112편
<-- 달라진 일상 -->
키르비르가 내 숙소에 지내기 시작한 날. 간만에 옆방에서 리엔과 키르비르가 즐겁게 떠드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일단 키르비르가 잘 적응한다는 사실에 안도한 나는 탁자 위에 올려둔 약병을 꺼낸다.
“후우...”
약병을 기울여 그안에 들어있는 알약 몇 개를 꺼낸뒤 하나만 남기고 다시 약통에 약을 집어넣은 나는 내 손에 쥐어진 흰색의 알약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언제까지 이런 약에 의존해야되는지... 참나...”
가볍게 투덜거린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알약 하나를 입안에 툭 털어넣는다. 그리고 약을 삼키기 위해 마실 것을 찾아 손을 옮기려할 때.
“타메르~!”
나를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파악!
등쪽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충격.
“커헉!!”
그리 강하지도... 아프지도 않는 충격이었지만 그 순간 입안에 굴러다니던 알약이 멋대로 목안으로 넘어간다.
“캑.. 케엑!!”
습기 하나없이 건조한 알약은 내 뜻대로 넘어가려하지않고 목에 단단히 걸려버린다.
“타메르?! 어디 아파?!”
나는 불편한 이물감과 함께 욱씬거리는 목을 부여잡고 내 등을 때린 존재를 바라본다.
“네.. 네이... 커헉!”
네이. 그녀는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심하게 당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도데체 무슨이유로 내가 괴로워하는지 모르는 네이는 그저 방만 동동구를 뿐이었다.
“네이.. 무.. 물!!”
나는 내 방 한쪽에 놓여진 상자를 지목하면서 어떻게든 내 의사를 표현한다. 그러자 다행히 네이는 내 말뜻을 어렵지않게 알아차렸는지 재빨리 고개를 끄덕거리며 상자를 향해 달려가 상자를 열어본다. 그리고 상자를 뒤지기 시작하지만.. 심각해진 네이의 얼굴이 펴질 생각을 안한다.
“타메르!! 물이 없어!!”
그녀는 상자속의 집기들을 밖으로 집어던지며 다급하게 나에게 외쳤다. 하지만... 애시당초 상자안에는 물이 존재하지않는다. 내가 말한 물이란 것은 상자안에 보관되어있는 포도주들. 불행히도 포도주가 들어있는 병들은 네이가 급하게 꺼내면서 집어던진덕분에 요란한 소리와 함께 깨져나갈뿐이었다.
“....”
나는 목이 막혀 괴로워하면서도 허망한 눈빛으로 네이를 바라본다. 상자를 전부뒤지고 그안에 들어있는 마실것들을 전부 집어던져 깨트릴 네이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나를 바라본다.
“크흡..”
일단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필사적으로 침을 삼켜보지만... 이 망할 약은 쉽사리 넘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 잠시만 기다려줘!”
네이는 자신의 잘못을 해결해야한다는 의무감에 어떻게든 물을 구하려고 밖으로 나가려고한다.
“커흑..”
하지만 그녀는 방문앞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괴로운 신음을 내뱉는 나를 바라본다.
“크으...”
그녀에게 지금 뭐하냐고 묻고싶었지만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했던 나는 그저 손짓으로 빨리가라는 뜻을 전한다. 하지만 네이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잠시 주저하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
그리고 내 앞에 서서 뭔가를 잠깐 고민하는 듯하다 이내 결심을 마쳤는지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내 얼굴을 붙잡는다.
“읍?!”
그리고 예고없이 나와 입을 맞추는 네이. 동시에 사람의 혀와 다르게 까칠한 그녀의 혀가 부드럽게 내 입술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런 그녀의 까칠한 혀와 내혀가 뒤엉키며 그녀의 타액이 목넘어로 흘러들어간다.
“....”
네이는 조심스럽게 내 입에서 자신의 입술을 뗴어냈다. 그런 그녀의 입술과 내 입술 사이에는 조금 진한 타액의 실이 이어진다.
“미.. 미안..”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나에게 사과하며 그녀와 나 사이에 이어진 타액의 실을 부끄러운듯 손을 휘저어 끊어내며 얼굴을 붉힌다.
“....”
나는 아무말없이 내 목언저리를 문질러본다. 방금전의 키스로 흘러들어온 그녀의 달콤한 타액과 같이 내 목에 걸려있던 알약이 흘러내려간 것이었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 네이는 묻지도 않았는데도 필사적인 변명을 해나간다.
“그.. 그게... 내가 물을 가져오려면 키르비르님의 탑을 올라야되니까.. 너무 늦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잖아.”
“....”
그런 그녀의 변명에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의 의도는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지만 어째 저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왠지 재미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미안...”
결국 허둥지둥 변명을 하려던 네이는 고개를 푹숙이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다시한번 나에게 작은 사과를 건낸다. 그제서야 나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네이를 바라본다. 그러자 눈을 흘기며 내 표정을 관찰하던 네이또한 내가 미소짓자 그제서야 안도한듯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뭐... 나쁘지는 않았어.”
“아.. 으응..”
내 대답에 네이는 부끄러우면서도 기쁜듯한 얼굴로 멋쩍게 머리를 긁적인다. 나는 그런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준다.
“난 너가 나에게 화가 난 줄알았는데...”
“아... 그거...”
네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는 내 손길이 반가운듯 작은 미소를 지은채 내 질문에 대답한다.
“조금... 속이 상하긴했어.”
“그.. 그래?”
너무나도 솔직한 네이. 거짓말과 상당히 거리가 멀었던 그녀는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 알린다. 하지만 네이는 조심스럽게 내가 자는 침대 맡에 걸터앉으며 말한다.
“내가 평정심을 잃었었나봐... 기다려주기로 약속했는데.”
“....”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곁에 걸터앉는다. 그러자 네이는 쑥스러운듯 잠시 주저하다 조심스럽게 투박한 상처투성이의 내 손위에 자신의 고운 손을 올려둔다. 그런 네이의 손길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입을 열어간다.
“하지만 네이. 너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나는 키르비르랑은..”
“쉿.”
네이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 자신의 손가락을 들어 내 입술을 막는 행동으로 내 말을 막아버린다. 그리고서는 나를 바라보며 싱긋히 웃는다.
“그건 타메르 일이잖아. 나에게 하나하나 말해주거나 해명해줄 필요는 없어.”
그리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내 곁에 기대 화창한 해가 떠있는 창가를 바라본다. 어께에서 느껴지는 자그마한 네이의 온기를 느끼며 나는 조용시 손을 뒤집어 그녀의 손을 마주잡아준다. 그러자 네이의 몸이 움찔 떨리지만 이내 그녀의 얼굴에 기쁜 미소가 번져간다.
“나... 기다릴테니까... 언제까지나 참고 기다릴테니까... 나에게만 돌아와주면 돼.”
“....응.”
그녀의 부탁에 나는 다시금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언제까지나 기다려준다는 네이. 그런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나였다.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내 어꼐에 머리를 기댄채 아무말없이 창가를 바라보는 네이를 바라본다.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게 가라앉아있는 그녀의 검은 눈동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네이.”
“응?”
내 부름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나와 눈을 마주친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씨익 미소지은 나는 그녀에게 제안한다.
“날씨도 좋은데 밖으로 나가지 않을래?”
“그래도... 괜찮아?”
“뭐... 괜찮지 않을 일도 없잖아?”
그녀에게 보란듯이 몸을 일으킨 나는 아직도 침대맡에 앉아있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뻗는다. 그러자 잠시 주저하던 네이는 살짝 미소지으며 내가 뻗은 손을 마주잡고 몸을 일으킨다.
“자. 나가자.”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며 나는 출구를 향해 성큼 성큼 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네이또한 잠시 주저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손에 이끌려 걸음을 옮겨나간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서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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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 쯤이었는데...”
나는 네이와 같이 유적지 중심에서 꽤나 떨어진 외곽지역까지 걸어나왔다. 네이는 상당히 멀리왔다는 사실에 불안한 기색을 여과없이 내비쳤다.
“타메르... 너무 멀리온것같은데...”
“알아 알아. 그래도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게 있어서...”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나마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작지만 소소한 기쁨과 행복뿐. 그녀를 이끌고 이렇게 유적 외곽까지 걸어나온 것은 그녀가 맘에 들어할 만한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 여기다.”
외곽임을 알리는 듯한 커다란 기둥같은 유적 구조물을 빙 돌아서 걸은 나는 그녀에게 내가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를 소개시켜준다.
“....”
네이는 아무말이 없었다. 그저 내 손을 꽉 움켜쥐는 것으로 자신이 놀랐다는 사실을 대변해줄 뿐이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 그곳은 아름다운 꽃밭이었다. 유적의 외곽지역. 베히모스 산맥에 들어서는 이곳은 작지만 유일한 평지가 있는 공간이었다. 과거 유적지에 머물던 마법사들도 이곳을 화단이나 공원처럼 이용했는지 수많은 꽃이 아직까지 남아서 언제나 환한 꽃밭이 펼쳐지는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이런데... 몰랐는데...”
그녀는 자신의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김없이 들어내며 떠듬거리는 말투로 중얼거린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유적의 중앙부분에서는... 이 커다란 기둥 떄문에 보이지가 않거든.”
나는 우리가 빙 돌아온 커다란 기둥모양의 구조물을 바라본다. 이 구조물덕분에 유적지 중앙에 있는 숙소가 키르비르의 탑에서는 이 아름다운 꽃밭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네이또한 그 이유를 수긍하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꽃밭에 들어선다.
“와아...”
아무리 수인족이라고 해도 여자는 여자라서 그런걸까. 그녀는 자신의 주변에 만개한 형형색색의 꽃들을 바라보며 즐거움이 가득한 미소를 짓는다.
“마음에 드는 것 같아 다행이네.”
“응!”
그녀는 밝게 대답하며 꽃밭을 향해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그런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이끌려 꽃밭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난생 처음이야! 마계는... 꽃이 없거든.”
진심으로 기뻐하는 네이를 바라보며 나 또한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렇게 순수하게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언제나 책이나 표본으로만 봤던 건데... 진짜가 이렇게 이쁠 줄은 몰랐어...”
어린아이처럼 꽃밭을 거닐면서도 꽃이 꺽이지 않게 발걸음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는 네이. 그녀는 진짜 이런 꽃밭은 처음인지 꽃 하나하나를 관찰해보던가 그 향기를 맡아보는 등 한껏 들뜬 표정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친다.
“어디가 타메르~”
하지만 예리한 네이는 그런 내 행동을 눈치채고 다시금 손을 붙잡아 나를 꽃밭으로 끌고온다.
“타메르는 이런 꽃밭이 싫은거야?”
“아니... 그건 아닌데... 나는 멀리서 구경하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나는 떠듬떠듬 변명을하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밀어내려하지만 네이는 싱긋이 웃으며 내가 도망못가도록 내 팔을 끌어안아 당긴다.
“자.. 잠깐 네이..”
그리고 다시금 꽃밭에 발을 딛이는 순간..
“으.. 으어.. 으.. 으에취!!!”
요란하게 재체기를 해버리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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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가 있으면 미리 말하지...”
“말할 틈을 안줬잖아. 크흥.”
커다란 기둥모양의 구조물에 기대앉은 나는 코를 훌쩍거리며 손으로 콧가를 비빈다.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네이는 미안하다는 얼굴로 멋쩍게 머리를 긁적인다.
“자. 여기.”
그런 나를 바라보던 네이는 자신의 허리춤에 매어둔 포켓에서 자그마한 손수건을 꺼낸다. 나는 그녀가 건내는 손수건을 받으려하지만 네이는 교묘하게 내 손을 피해서 그 손수건을 내 얼굴로 가져온다.
“자자~ 팽! 하세요~”
“....”
그리고 그 손수건으로 손수 내 코를 틀어막은 네이는 장난끼가 가득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한다.
“장난치지마.”
나는 그런 그녀의 손을 쳐내려하지만 네이는 다시한번 교묘히 손을 움직여 내손을 피해내며 다시금 내 코를 손수건으로 막는다.
“팽!”
“....”
마치 나를 어린아이 대하듯 하는 그녀의 행동이 어이없었지만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그녀의 장난에 장단을 맞춰주기로 한다.
“크흥!”
“잘했어요~”
그녀가 코를 막고있던 손수건에 코를 풀자 네이는 키득키득 웃으며 손수건을 간단하게 접어서 포켓안에 넣는다. 그나마 코가 상쾌해졌다는 것을 느낀 살짝 욱씬거리는 콧등을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 그럼 돌아갈까.”
“...응.”
네이는 아쉽다는 듯이 꽃밭을 한번더 돌아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내 말에 작게 대답하며 자연스럽게 내 팔에 팔짱을 끼며 몸을 밀착한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슬쩍 그녀를 돌아보지만 네이는 오히려 살짝 발돋움하여 내가 돌아보는 순간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고마웠어. 좋은 구경시켜줘서.”
“아.. 뭐...”
대충 말을 얼버무린 나는 그녀가 건 팔짱을 풀지않고 숙소를 향해 걸음을 옮겨나간다. 하지만 그런 우리의 다정한 걸음을 오래가지 않았다.
“데이트?”
우리 등뒤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그런 목소리 나와 네이는 화들짝 놀라며 반사적으로 팔짱을 풀고 서로간에 거리를 둬버린다. 그리고 등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다.
“이리엘?!”
목소리의 정체는 다름아닌 이리엘. 그녀는 어께에 길다란 저격소총을 짊어진 채로 뭔가를 오물거리며 우리들을 바라보고있었다.
“너.. 여긴 무슨일이야?”
“정찰 및 탐지기 설치.”
내 물음에 이리엘은 그녀답게 아주 심플한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그리고서는 별 관심없다는 듯이 손에 쥐고있는 조그만 비닐봉지에 감싸진 막대모양의 빵 비슷한것을 입안으로 가져가 한입 베어문다.
“타메르야 말로... 이 먼데까지 무슨일?”
“아... 어... 그게...”
당황한 내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빵같은 것을 우물거리던 이리엘은 네이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약간의 확신이 담긴 목소리로 묻는다.
“역시... 데이트?”
“아니야.”
더 이상의 의심은 풀기 위해 나는 단호히 부정을 표한다. 하지만 그때 내 곁에 서있던 네이가 천천히 내 앞으로 걸어나오며 자신보다 키가 작은 이리엘을 내려보며 그녀에게 되묻는다.
“하지만... 이리엘씨는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뭐죠?”
다시금 당연한 질문을 던지는 네이. 이리엘은 그런 네이를 무끄럼히 바라보다 다시금 빵 한조각을 입으로 가져가 우물거리며 대답한다.
“정찰 및 탐지기...”
“아닌 것 같은데요?”
네이는 이리엘의 말을 단호히 끊어버린다. 그러자 작게 오물거리던 이리엘의 입이 멈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다시금 작게 오물거리기 시작하며 자신의 앞에 선 네이를 바라본다. 그런 이리엘을 바라보며 네이는 살짝 무릎을 굽혀 이리엘과 시선을 마주치며 말한다.
“보다싶이 저는 수인족이에요. 평범한 인간보다 후각이 몇배는 좋답니다.”
“....”
그녀의 말에 이리엘의 입이 꾹 다물어진다.
“네이... 그게 무슨 말이야?”
뭔가 심상치않은 분위기의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그녀들의 대화에 끼어든다. 그러자 이리엘은 움찔 놀라며 나를 피하듯 뒤로 반보물러선다. 그런 이리엘을 바라보며 네이는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이리엘씨. 말 안하겠죠?”
“...응.”
“이건 이리엘씨와 저만의 비밀이에요.”
“알...았어...”
그녀는 그 한마디와 함께 나와 네이를 피하듯 옆으로 살짝 돌아가며 먼저 앞질러 숙소를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나는 네이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대체 어떻게 된거야?”
“뭐... 비밀공유랄까...”
내 물음에 네이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의외로 이리엘. 귀여운 취미가 있네...”
“귀여운 취미?”
그러나 네이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내 손을 감싸쥔다. 그리고 조금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를 이끌고 천천히 숙소를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그런 그녀의 손길에 이끌리면서 나는 앞서 걸어나가고 있는 이리엘과 네이를 의아하다는 듯이 번갈아 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Lizad / 헐... 촉수물은 쥐약이라서 .. 보류 ;ㅅ;
유운처럼 / 뭐... 그런셈이죠?
달을쫓는아이 / 그렇죠! 조교입니다! 조교해야죠! 하지만... 좀 소프트하게 갑시당 ;ㅅ; 하드한 조교는 무리여..
레리꿀 / 조교일까.... 뭐 아무쪼록 어떻게든 되겠죠?
으아아아아..
손에 핏물이 맺힌다 ;ㅅ;
머리속이 매말라가는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