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110화 (110/298)

110편

<-- Sub story-갈등 -->

끼이익..

나는 조심스럽게 키르비르의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발소리를 죽인채 조용히 그녀의 방안으로 걸어들어간다.

새근...

여전히 방안은 정리를 안한듯 엉망진창이었다. 아마도 내가 나간 뒤에 곧바로 다시 잠들었던 걸까... 키르비르는 방안에 누가 들어왔는지도 모른채 몸을 둥글게 만채로 침대 위에서 작은 숨소리를 내쉬고 있었다.

“....”

나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용한 발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선다. 그리고 그녀의 새하얗고 얇은 팔목을 바라보며 주머니에 찔러넣었던 남자가 건내준 한쌍의 팔찌를 꺼내든다. 역시나 그녀의 팔목보다 커다란 팔찌. 일단 어떻게든 그녀의 팔목에 걸어보고자 그 팔찌를 조심스럽게 그녀의 팔목에 걸어본다.

철컥.

그러자 가벼운 쇳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그 크기가 줄어들며 그녀의 팔목에 알맞은 사이즈로 줄어들어버린다.

“우응..”

키르비르는 팔목에 느껴지는 이질감에 잠시동안 몸을 뒤척였지만 다행히도 깨어나지는 않았다. 다시금 곤히 잠든 키르비르의 얼굴을 바라보던 나는 용무를 끝내고 이 방에서 나가려했지만..

우우웅..

그녀의 팔목에 채워진 팔찌가 신비한 공명음을 내뿜으며 작게 떨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키르비르의 몸의 마력을 흡수하는 듯 진한 푸른빛을 내뿜기 시작하는 팔찌.

“아얏!!”

그 순간 가벼운 통증을 느낀 듯 키르비르는 작은 비명과 함께 눈을 뜬다. 그리고 통증의 진원지인 자신의 팔목을 바라보고 눈을 휘둥그레 뜬다.

“뭐.. 뭐야 이거?!”

“아. 그거 말이지...”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키르비르에게 팔찌의 정체와 그걸 그녀에게 착용시킨 이유를 설명하려했다. 하지만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난 키르비르는 자신의 팔목에 채워진 팔찌를 움켜쥐고 어떻게든 빼내려고 애를 쓴다.

꽈악...

그러나 그녀의 팔목에 알맞게 크기가 줄어든 팔찌를 뺴내기엔 무리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포기하지않고 어떻게든 팔찌를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키르비르. 그러자 그녀의 새하얀 팔목이 점점 붉게 달아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만둬! 키르비르!!”

그녀의 팔목에서부터 붉은 핏물이 베어나오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허겁지겁 그녀의 팔을 붙잡아 그녀의 행동을 제지한다.

“너답지 않게 왜이래?! 이 팔찌는...”

평정심을 잃고 비이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키르비르를 질책하며 나는 팔찌에 대해 설명해주려한다. 하지만 내가 말을 미처 끝내기전 그녀의 얼굴을 본 나는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키르비르...?”

그녀는 울고있었다. 자신의 팔목에 채워져 자신의 마력을 빨아드리는 팔찌를 바라보며 평소와 다르게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멈춰야해... 막아야해... 마력이 없으면... 나는... 나는...”

그녀는 쉴새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의 피로 물든 팔찌를 놓지 않겠다는 듯이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의 여린피부를 찢겨져 흘러내리는 핏물은 팔찌끝에서 방울져 떨어지며 새하얀 침대 시트를 붉게 적셔나간다.

“키르비르!!”

나는 그런 키르비르를 소리쳐부르며 억지로 그녀의 턱을 붙잡아 자신의 팔에 채워진 팔찌가 아닌 나를 바라보게 만든다.

“마력이 사라지면.. 아빠가 나를..”

그녀의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언제나처럼 프라이드와 자존감이 넘쳐흐르던 키르비르가 아니었다.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된채 불안감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우선 울지말고 진정해...”

어떻게든 차분한 어조로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말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내 말조차 들리지 않는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허망한 눈동자로 멍하니 자신의 눈앞의 허공을 응시할뿐이었다.

“키르비르!!”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다시한번 고함을 지른다. 그러자 몸을 움찔 떨며 놀란 키르비르의 눈동자의 초점이 간신히 맞춰진다. 애처롭고 불쌍한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아무말없이 그녀를 품에 끌어안는다.

“아...”

그러자 작은 탄성을 흘리는 키르비르. 나는 움찔움찔 떨리는 그녀의 어께를 가볍게 토닥이며 그녀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괜찮아. 아무문제 없어. 모든게 정상이니까... 당황하지마.”

내 행동이 효과가 있는걸까. 조금씩 그녀의 몸의 떨림이 안정되어져간다. 간신히 평정을 되찾은 듯한 키르비르는 크게한번 훌쩍이며 자신의 울음을 지워버린다.

“이... 이거 놔..”

그리고 다시금 들리는 키르비르의 목소리는 약간의 울음기가 섞여있었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다부진 그녀의 목소리였다. 그런 목소리에 안도한 나는 그제서야 그녀를 끌어안았던 팔을 풀어준다.

“쳇.. 젠장... 이게 무슨꼴이야...”

그녀는 내 몸을 가볍게 밀쳐 내 품안에서 벗어나며 자신의 소매자락으로 얼굴을 신경질적으로 문지른다. 그런 그녀의 소매자락을 투명한 눈물이 작게나마 번져나가기 시작한다.

“젠장... 젠장...”

아무리 닦아도 눈물이 완전히 닦이지 않는 걸까. 키르비르는 계속해서 조그맣게 욕을 내뱉으며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부벼나간다. 그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나는 작게 쓴웃음을 지은채로 그녀의 행동을 바라봐줄 뿐이었다.

“다 울었어?‘

퍼억.

내 물음에 키르비르의 대답은 간결했다. 자신의 손에 집히는 푹신한 베게를 나에게 집어던지는 키르비르.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그녀의 체취가 스며들어있는 양털베게가 가볍게 내 얼굴을 두드린다.

“뭘 그렇게 숨기냐? 어자피 볼거 다본사이인데.. 우는거 하나 보여준다고 달라질 것 없잖아?”

내 얼굴을 두드린 베게를 옆으로 치우며 나는 짗꿎게 키르비르를 몰아붙힌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는듯 다시한번 소매로 크게한번 눈가를 문지른뒤에 나를 노려본다.

발갛게 달아오른 코. 얼마나 세게 비볐는지 그녀의 양 눈은 살짝 충혈되어있었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자국을 남기면서까지 애써 독한척하는 그녀의 모습이 되려 귀엽게 느껴져온다.

“큿.. 의외로 그런 모습도 어울리는구만.”

“시.. 시끄러!”

퍼억!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를 놀리자 더 이상 참지못한 키르비르는 반사적으로 나에게 주먹을 날린다. 하지만 전과 다르게 너무나도 가녀린 그녀의 주먹이 내 복부에 들어박힌다. 아프기는 커녕 그저 웃음이 나올정도로 간지러운 그녀의 주먹에 나는 나도모르게 실소를 흘려버린다.

“뭐.. 뭐가 그렇게 웃긴거야!!”

퍼억!

그러자 키르비르는 억지로 화를 내며 다시금 주먹을 날려보지만... 여전히 약한 물주먹이다. 아니. 이번엔 오히려 자신이 아팠는지 되려 키르비르쪽에서 살짝 이맛살을 찡그리며 자신의 주먹을 회수하여 허벅지 사이로 숨기고 가볍게 끙끙거린다.

“이... 이거... 너가 한것 맞지?”

아픔 자신의 주먹을 쓰다듬으며 키르비르는 자신의 손목에 채워저 자신의 마력을 봉하고 있는 팔찌와 나를 번갈아 돌아보며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그런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해줬다.

“크읏...”

그러자 키르비르의 입에서 분에 겨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뒤늦게 그녀의 팔목에 채워진 팔찌의 정체와 팔찌를 채운 이유에 대해 그녀에게 설명해가기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Solar Eclipse / 엌ㅋㅋㅋ 츤데레 공주였다는 거죠! 그러나 이제아니죠.

Lizad / 왕족은 조교해야죠. 그러니 약해진 지금이 기회입니다.

....

으음... 추석이잖아요. 그러니까..

추석이니까..

계속연재할께요.

이때까지 저에게 쿠폰주신분들이나 추천해주신분들에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을 듯하네요.

고로 주말. 정상연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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