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86화 (86/298)

86편

<-- 공습 -->

“꿈... 같잖아..”

우드득..

타메르는 손에 가볍게 힘을 줬다. 그러자 그의 오른팔에 머리가 잡힌 켈레브라의 머리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섬뜩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뭐라 짓걸이는거야?”

이미 켈레브라의 몸은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로 피범벅이 된지 오래였다. 매듭이 풀려버린 그의 오른팔에서는 수도꼭지가 열린것처럼 진득한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힘이 풀린 그의 동공은 반쯤 뒤집혀있었다.

“이제는 쓸모없겠군.”

죽었다고 해도 충분한 켈레브라의 상태에 가당치 않다는 듯이 콧웃음친 나는 마치 쓰레기버리듯 그의 몸을 방 한쪽에 집어던진다.

“마지막까지 기분나쁘게 하는 놈이군.”

가슴에 새겨진 발자국을 가볍게 팡팡 털어낸 타메르는 재수없다는 눈으로 쓰러진 켈레브라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켈레브라의 부하들이 도망간 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녀들을 쫓기전. 그의 시선이 천천히 방한쪽을 향해 움직인다.

“이봐. 괜찮은거지?”

그의 시선이 멈춘곳에는 바닥에 쓰러진채 몸을 감싸안고 있는 네이가 있었다. 켈레브라의 총격에 옆구리에 깊은 총상을 입은 네이. 하지만 타메르는 별로 걱정이 안된다는 눈으로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선다.

“아픈척하지마라.”

평소와는 전혀다른 말투. 하지만 그런 그의 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웅크려있던 네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경계심이 가득한 눈. 바짝 서있는 귀와 꼬리가 지금 눈앞에 있는 타메르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준다.

“흐음. 역시나. 벌써 완치됬군.”

타메르는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네이의 옆구리를 바라본다. 리볼버의 강한 총탄에 의해 찢겨진 옷자락 사이로 피가 묻어있지만 아무런 흉터도 남지 않은 그녀의 옆구리가 보였다.

“너는 누구야?”

네이는 날카롭게 타메르를 쏘아보며 자신의 봉을 강하게 움켜쥔다. 하지만 그런 네이가 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지 타메르는 큭큭 웃으며 그녀의 바로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내려다본다.

“이 몸의 원래주인이지. 비록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버렸지만 말이야.”

“.....”

평소에 알던 타메르가 아니라는 사실에 네이는 별 고민없이 자신의 봉끝을 타메르를 향해 겨눈다. 그런 그녀의 적대행위에 타메르는 가볍게 어께를 으쓱거리며 그녀의 봉끝에 손가락을 데고 옆으로 쓰윽 밀어낸다.

“넌 날 못이겨. 너 스스로도 잘 알텐데?”

“....”

오만한 타메르의 말에 네이는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입술을 잘근씹는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지은 타메르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허리를 한팔로 감싸안아 그녀를 품에 안는다.

“우읏..!!”

그런 갑작스런 타메르의 행동에 네이는 살짝 비명을 흘리지만 이렇다 할 저항없이 그의 품에 안겨버린다.

“너는 날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널 아주 잘알지.”

품에 안긴 네이의 귓가에 고요히 속삭이며 타메르는 진득한 미소를 짓는다.

“그 녀석의 기억은 나와 같이 공유한다. 너가 그 놈과 뒹굴었던 일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

“그... 그런...”

타메르의 말에 네이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궈진다. 그런 네이의 반응이 귀어운지 타메르는 그녀의 앙증맞은 고양이 귀에 가볍게 입김을 불어넣는다.

“흣..!!”

그러자 몸을 움츠리며 몸을 바들바들떠는 네이. 큭큭거리며 웃음을 흘리던 타메르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데며 진득한 눈으로 네이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녀석이 모르는 것을 나는 알고 있지.”

마치 최면을 걸듯한 낮은 어조의 부드러운 목소리. 네이는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멍하니 타메르의 눈을 마주바라볼 뿐이었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정도로 가까운 거리. 타메르는 네이의 눈빛을 피하지않고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을 향해 접근시켜나간다.

“아니야!!!”

파악!

하지만 그의 입술이 네이의 입술에 닿으려는 순간. 네이는 거의 발작적으로 소리를 치며 그의 몸을 밀어낸다.

“오호라..”

뒤로 신속히 두어걸음 물러선 네이는 격해진 숨을 가다듬으며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본다.

“너는 타메르가 아니야. 그의 몸으로... 나를 속이려하지마!!”

“하핫... 이거 참. 쉬운녀석은 아니라는거지?”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네이를 바라보는 타메르는 자신의 머리를 쓰윽 쓸어올린다. 그리고 길게 한숨을 내쉬며 경계심을 바짝 세운 네이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애시당초 이 몸의 주인은 나야. 그리고 말이야..”

잠시 말을 멈춘 타메르는 마치 다안다는 듯이 씨익 미소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너. 순간 기분이 좋았잖아?”

“....”

그의 말이 정곡을 찌른걸까. 네이는 붉게 달궈진 얼굴로 그를 노려본다.

“마음은 숨겨도 몸은 못숨기지. 터질듯이 박동하던 심장의 느낌이 아직도 손 끝에 선명하군.”

“그건... 네 놈이 나를 홀린것 뿐이야.”

“아니야~ 내가 너를 홀린게 아니야. 너의 몸이 솔직히 반응하는 거지. 진짜 주인을 알아보고 말이야.”

타메르는 피식 웃으며 느긋한 걸음걸이로 네이를 향해 다가간다. 그런 그의 접근에 이를 악문 네이는 곧바로 휘두를 태세로 봉을 움켜쥐고 그를 노려본다.

“다가오면... 주저하지않아.”

“뭐.. 해보시던가. 걱정말라고. 힘껏때려도 이 몸은 쉽게 죽지않거든.”

타메르는 주저없이 네이의 사정거리까지 다가선다. 그 순간 네이의 몸이 움찔거리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의 봉을 휘두르지 못한다. 분한 듯 작게 신음을 흘리는 네이 앞에선 타메르는 이럴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입꼬리를 비틀며 자신의 손을 움직여나간다.

스륵..

마치 자연스럽게 네이가 입고있는 반바지자락으로 기어들어가는 손. 반바지 않으로 기어들어간 타메르의 손은 속옷에 감싸져있는 네이의 비열을 문지른다.

“으읏..!!”

네이는 가벼운 비명과 함꼐 황급히 타메르의 손목을 붙잡는다. 하지만 타메르는 그런 네이의 행동에 별 반응없이 묵묵히 비열을 문지르는 손가락을 계속해서 움직일 뿐이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옆구리의 상처말이야. 너가 아무리 이종족이라고 해도 너무 빨리 회복되었지?”

타메르는 흘끗 그녀의 옆구리를 바라본다. 상처가 났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회복된 그녀의 옆구리. 리엔급의 신성마법이 아니면 저런 치유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 그만둬.. 흐읏..”

네이의 입에서 거절하는 단어가 튀어나오자 타메르는 피식 웃으며 가볍게 손가락끝을 세워 그녀의 균열 사이를 쿡 찌른다. 그러자 그녀의 비열안으로 살짝 파고든 속옷자락이 살짝 젖어간다.

“너의 몸에는 내 피의 일부가 흐르고 있어. 광혈의 저주에 걸린 피가 말이야. 비록 미량이라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약간의 변화를 주기엔 충분하지.”

마치 그녀를 애태우듯 타메르는 격하게 움직이지 않고 느긋하게 그녀의 비열을 위아래로 문질러나갈뿐이었다. 마치 간지럼과도 비슷한 자극 속에서 스며나온 투명한 애액은 천천히 그녀의 속옷을 조금씩 적셔나가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지금과도 같은 놀라운 회복력. 또는 비이상적인 신체적 반응이 그 예지.”

이미 그를 향한 네이의 경계는 무너져내린 후였다. 바짝 서있던 귀와 꼬리는 힘이빠져 축쳐져있었고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에는 뜨거운 군침이 고여가기 시작한다. 잔뜩 달아올라 붉어진 네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타메르는 가식적으로 자상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너는 날 벗어날 수 없어. 그 피가 네 몸안에 흐르는 동안엔 말이지.”

마치 그에게 홀린듯 네이는 그를 향해 얼굴을 접근시켜나간다. 가볍게 입술을 내밀며 키스를 원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타메르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딸랑..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 흔들리지 않았는데도 청명한 소리를 주변에 흘린다.

“...!!”

울려퍼진 소리가 네이의 귀로 스며들어가는 순간. 살짝 풀어져있던 네이의 눈동자가 다시 제 빛을 되찾고 초점이 맞춰진다.

빠악!!

“크읏!?”

순간적으로 타메르의 턱을 올려치며 그의 가슴을 강타하는 네이의 손바닥. 비록 손바닥으로 떄린거라 큰 충격은 없었지만 그의 몸을 뒤로 밀어내기 충분한 힘이 실려있는 공격이었다.

“하아.. 하아..”

가슴을 움켜쥐고 격하게 날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는 네이는 매서운 눈으로 타메르를 쏘아본다.

“이거 참.. 성가시구만.”

네이에게 거절당한 타메르는 짧게 혀를 차며 살짝 투명한 액체가 묻어있는 자신의 손가락 끝을 아쉽다는 듯이 문지른다.

“오늘은 기회가 아닌가보군. 뭐...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타메르는 네이를 향한 아쉬운 마음을 접고 켈레브라의 부하들이 도망친 방향을 바라본다. 그리고 미련없이 그 방향을 향해 걸음을 옮겨나간다.

“....”

그가 떠나가자 네이는 아무말없이 그가 떠나간 방향을 노려본다. 아직도 진정되지 않고 쉼없이 요동치는 가슴. 가랑이 사이가 찌르르 하며 간지러워지는 생소하고 답답한 감각속에 그녀는 이를 악문다. 지금 변해버린 그와 다시 대면했다가는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미친 네이는 타메르가 걸어간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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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어나야.. 해.. 그녀들을.. 지켜야해...”

네이와 타메르가 떠나간 방. 그 방안에 홀로남은 켈레브라는 아직 죽지않았다. 정확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하나남은 팔로 바닥을 기며 타메르가 떠나간 방향을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간다.

“아직.. 할 수 있어.. 싸울 수.. 있어..”

그의 말과 다르게 그가 기어온 길은 이미 검붉게 변한 핏물이 잔득 그려져있었다.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그의 몸. 하지만 그는 마지막남은 의지를 불살으며 그녀들이 있는 곳을 향해 조금씩 움직여나간다.

“아직.. 난.. 난..”

하지만 그의 의지와 다르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그의 몸의 감각이 하나 둘씩 그의 의지에 배반해나간다. 천천히 흐려지는 시야. 바들바들 떨리는 손끝은 더 이상 움직여지지 않는다. 끊어지려는 의식의 끈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계가온다.

“너희들만은... 살려보내야만..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킬 수 없다라는 사실에 그의 눈에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분노의 눈물이 머금어진다. 하지만 그에게 슬퍼할 틈은 없었다. 마지막 숨이 끊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그녀들에게 가까워져야한다는 생각아래 헛된일임을 알면서도 다시금 팔을 앞으로 내뻗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허공에서 바들거리던 그의 손은 이내 힘을 잃고 차가운 바닥에 툭 떨어져버린다.

========== 작품 후기 ==========

BOOWAK / 엌ㅋㅋㅋ 함장의 복수라뇨... 함장을 쥭일 순 읍죠!

abcbbq / 결말은 쥬금. 당연한거죠.

Lizad / 쓔바 쿰ㅋㅋㅋㅋㅋㅋㅋ

유운처럼 / 앜ㅋㅋ 그거죠.

실버링나이트/ 으익;; 좀만 참으시면 원상태로 돌아옵니다요!

우끼이 / 이익;; 모두다 아는구만요 ;ㅅ;

로나프 / 으으윽;;

잿빛나래 / 이런.. 다 알아보시다니;;

이번화 쓰면서 느낀게..

NTR하지 않기로 했잖아? 으앙!! 깜박했끠!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가야지.

NTR 당할 듯 말듯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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