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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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머리와 대머리의 남자는 소년의 혈흔을 추적하여 한 자그마한 건조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폐허가 되어있는 건축물. 하지만 그곳을 향해 소년의 혈흔은 이어져있었다.
“저기군.”
아마 창고로 사용하는 듯 3개의 창이 달린 자그마한 건조물. 그 건조물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향해 혈흔이 이어진 것을 확인한 두 남자는 소년의 무자비한 저격에 대비해 엄폐물 뒤에 숨는다.
“남은 유탄의 수는?”
갈색머리의 남자의 물음에 대머리의 남자는 배낭을 열어 유탄의 수를 확인해본다.
“3발이군.”
“그 정도면 충분하군. 모두 쏟아부울 준비를 해둬.”
갈색머리 남자의 말에 대머리의 남자는 아무런 대꾸없이 배낭에서 유탄과 발사기를 꺼내 신속히 발사할 준비를 해간다. 그 사이에 갈색머리 남자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 밀어 주변을 확인해본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멀지않는 곳에 위치한 조그만 엄폐물.
“상대는 과다출혈에 인한 빈사상태일 가능성이 커. 내가 미끼가 되어 저쪽으로 달려갈테니... 총성이 들린쪽을 향해 모든 유탄을 쏟아부어.”
“....”
남자의 말에 대머리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리고 갈색머리 남자의 간단한 수신호에 맞춰 자신의 유탄발사기를 발사할 준비를한다.
“3. 2. 1!!”
갈색머리의 남자는 신호와 동시에 앞으로 달려나간다. 그리고 소년의 저격에 대비해 꺼내든 머스켓으로 머리와 심장부분을 가린다.
타앙!!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싸늘한 총성. 그와 동시에 갈색머리 남자는 엄폐물을 향해 몸을 던진다.
“오른쪽 창문!!”
파앙!
갈색 머리 남자의 말에 오른쪽 창문을 향해 대머리 남자가 발사한 유탄이 곡선을 그리며 들어간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연속적으로 발사된 2발의 유탄또한 초탄을 쫓아 창문안으로 굴러들어간다.
콰아아앙!
그리고 터져나오는 요란한 폭음.
“....”
갈색 머리의 남자는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유탄의 집중포화를 받은 오른쪽 창문을 바라본다. 이미 유탄의 폭발력에 인해 벽자체가 무너져내려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날카로운 남자의 눈에 하나의 물체가 선명히 들어온다.
“좋아!”
그것은 다름아닌 이때까지 그들의 목숨을 노렸던 소년의 저격소총. 유탄의 폭발로 반쯤 박살난 저격소총은 파편들과 같이 바닥에 굴러떨어진다. 그런 저격총을 발견한 남자는 가볍게 환호성을 지르며 몸을 일으킨다.
“이봐! 시체를 확인하러가자고!”
상대를 제거했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해진 두 남자는 당당한 걸음거리로 창고의 입구쪽을 향해 다가간다. 하지만 승리감에 도취된 그들은 부숴진 저격총의 방아쇠 부분에 묶여있던 자그마한 흰 천조각을 볼 수 없었다.
“이거.. 심하군.”
바닥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있었다.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과다출혈로 죽을 정도의 핏물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원하는 소년의 시체는 없었다.
“어이. 이것봐.”
대머리 남자는 또다른 혈흔을 찾아낸다.
“정말 질긴 녀석이군.”
무언가 바닥에 질질 끌려가며 이동한듯한 혈흔이 길게 이어져있었다. 그리고 그 혈흔 뒤로 뒷문으로 추정되는 출구에서 옆으로 꺽여있었다.
“어이. 이만 포기하시지.”
갈색머리의 남자는 잔인하게 미소지으며 천천히 뒷문으로 걸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춤에 매어둔 머스켓을 뽑아들어 혈흔이 이어진 방향을 향해 겨눈다.
“...!!”
그 순간.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어이. 왜그래?”
갑작스런 남자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낀 대머리의 남자가 재빠르게 달려온다. 그리고 갈색머리 남자가 보는 곳을 돌아본 대머리의 남자또한 몸이 딱딱히 굳어진다.
“어.. 어떻게 이런일을...”
대머리의 남자는 바들바들 몸을 떨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손을 앞으로 내민다.
“시.. 시체를.. 장렬하게 죽은 전사들을.. 모독하다니..”
혈흔의 끝. 그곳에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못한 콧수염의 남자의 얼굴이 부서진 유적파편 위에 올려져있었다.
“비.. 빌어먹을 놈.. 망할놈!!”
대머리의 남자는 욕을 내뱉으며 콧수염의 남자의 얼굴을 붙잡는다.
“자.. 잠깐!”
그 순간. 재정신을 차린 갈색머리의 남자의 비명이 터진다.
딸깍..
그리고 들려오는 청명한 소리.
“...어?”
대머리의 남자는 멍청한 눈으로 자기앞에 떨어진 은색 안전핀을 바라본다. 안전핀 끝에는 얇게 찢어낸 옷조각이 묶여져있었다. 그리고 그런 옷조각 끝에는 콧수염 남자의 찢겨진 목에 목도리 처럼 매어져있었다.
콰아아앙!
그리고 커다란 폭발이 그 둘을 감싸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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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창고 안 한쪽 구석의 어둠속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소년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방금전 폭발이 일어난 뒷문을 통해 걸어간다.
“.....”
밖의 상황은 처참했다. 붉은 내장덩어리가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누구것인지 분간못할 다리와 손가락조각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에는 상반신만 남은 갈색머리의 남자가 거칠게 헐떡이고 있었다.
“.....”
그는 감길 것같이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뜨고있는듯 파들파들 떨리는 눈으로 소년을 노려본다.
“네놈.. 이었군.. 배의 함장.”
“....”
남자의 말에 소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긍정을 표한다.
“비.. 빌어먹을..”
남자는 가볍게 욕을 내뱉으며 자신의 힘을 짜내 축늘어진 자신의 팔을 들어올린다. 그런 그의 손에는 한정의 머스켓이 단단히 쥐어져있었다.
“주.. 죽인다. 네놈만은.. 길동무로..”
머스켓의 총구가 부들부들 떨린다. 하지만 필사적인 의지로 그는 머스켓의 총구를 소년을 향해 겨누는데 성공한다.
“할 수 없을껄.”
하지만 소년은 피할 생각도. 반격할 생각도 없이 조용히 그를 노려볼뿐이었다.
“과연 그럴까?”
남자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손가락에 힘을 줬다. 하지만..
“....”
머스켓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남자의 손에서 검지손가락이 사라진지 오래였기 떄문이다.
“젠장.. 완패로군.”
털썩.
남자의 손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져버린다.
“죽여라.”
모든 미련을 버린듯 남자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지만 소년은 고개를 가로저어 그의 말에 대답할 뿐이었다.
“어자피 금방 죽을 사람. 총알을 낭비할 필요는 없어.”
잔인하지만 현실적인 대답. 인간미라고는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한마디에 갈색 머리남자는 오히려 살짝 미소를 짓는다.
“냉혈한이군. 켈레브라님이 마음에 들어하실 놈이야.”
“현실적인것 뿐이야.”
소년은 아무말없이 남자를 노려보며 쓸일이 없는 검은색 리볼버를 다시 허리춤 홀스터에 꽂아넣는다.
“그나저나... 어디서 배운 사격솜씨지?”
남자는 감기려는 눈꺼플을 억지로 부릅뜨며 가장 궁금했던 사실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소년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그의 힘을 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냥... 머릿속에 들어있던거야.”
“하... 하하핫. 그런가? 그거 참... 불공평하군.”
남자는 소년의 대답에 헛웃음을 흘리며 마치 깊은 잠을 자듯 고요히 눈을 감는다.
“....”
남자의 죽음을 확인한 소년는 아무런 미련이나 죄책감없이 등을 돌려 자신의 비공정이 있는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소년이 가는 길에는 소년은 자신이 죽인 군인들의 시체를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생명을 버려서까지 동료의 원수를 갚으려는 남자. 동료를 위해 미끼가 되어준 병사. 죽어가는 동료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군인들. 하지만 그 어떤 비참한 이유라고해도 소년의 걸음을 잠시라도 멈추게할 수는 없었다.
========== 작품 후기 ==========
mkkjmk / 으히히히힝... 제 글을 읽고 재미있으셨다면... 글을 읽느라 소비된 시간이 아깝지 않으셨다면... 저에게 그보다 과분한 영광은 없죠 ;ㅅ;
로나프 / 근데 글쓴이는 프로가 아니라는게 씁쓸한 현실... 더 멋지고 치열하게 써보고 싶었는데 ;ㅅ;
레오칸 / 에.. 인간이라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예. 그렇죠. 하지만 이리엘은 괴물이니까 가능합니다. 넵. 괴물요.
실버링나이트 / 으..으음;;
씝싸기 이리엘 전투씬 종료. 그래봤자 빵야빵야 빵야 엌!
이게 다지만...
Lizad/ complete. 이게 맞나? 영어가? 으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