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77화 (77/298)

7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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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지.. 않아?!”

소년은 당황했다. 정확한 조준. 바람의 흐름까지 정확히 계산한 완벽한 일격이었다. 하지만 그런 소년의 사격은 보란듯이 빗나가 버린다.

“...읏!”

저격총을 살펴본 소년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스코프와 저격소총을 연결하는 이음세에 날카로운 쇳조각이 박혀있었다. 유턴을 쏴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튕겨나온 파편이 박힌 것이었다. 소년은 신속히 파편을 빼내고 스코프를 재조정하여 남자를 향해 저격소총을 겨누려한다.

타앙!

소년이 스코프를 통해 남자를 보는 순간. 남자가 가진 저격총의 총구가 자신을 향해 번뜩이는 것을 포착한다.

“...머리!!”

소년은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옆으로 젖힌다.

피잉!

그러자 총탄은 아슬아슬하게 소년의 머리를 빗겨지나가며 그의 머리카락을 몇가닥 절단시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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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한건가..”

호리호리한 남자는 짧게 혀를 차며 재차 소년을 조준해나간다. 이미 소년은 남자의 사격을 피하기조차 벅찬상황. 남자는 여유롭게 소년을 조준하지만... 조준이 끝나기도 전 소년은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도망치기 시작한다.

“겁쟁이 자식.”

그런 소년을 비웃으며 남자는 기분나쁜 미소를 지은채 도망가는 벌레 쫓뜻 스코프를 통해 천천히 도망치는 소년을 추적해간다. 일직선으로 된 통로. 이미 조준을 끝마친 남자쪽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 얼마가지않아 남자의 스코프에 정확히 소년의 뒷모습이 포착된다.

“죽어라.”

그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짙어지며 방아쇠에 걸린 손에 차분히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 순간. 스코프를 통해 보이던 소년이 바닥에 넘어져버린다. 한심한 소년의 행태에 콧웃음 치며 남자는 신속히 스코프를 내려 바닥에 넘어진 소년을 쫓는다.

“...?!”

하지만 소년을 포착한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소년은 발에 뭐가 걸리거나 미끌어져서 넘어진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바닥에 들어 누운것이다. 소년은 뒤돌아 누운 불편한 자세로 남자를 향해 저격총을 들어올린다.

“흥. 그 거리와 어정쩡한 자세에서 정밀 조준없이..”

타앙!!

남자는 소년의 무모한 행동을 비웃으려한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 매마른 총성과 함께 날라온 작은 총탄은 자신보다 배는 커다란 남자의 머리의 반쪽을 처참하게 으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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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는 표적을 쏘는 건 어렵지 않아.”

자신을 위협한 적을 제거한 소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흙이나 자잘한 생채기 투성이인 자신의 몸을 두어번 털어낸다. 그리고 다시금 새로운 탄환을 저격총에 장전하며 군인들의 추적을 피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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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또 당했어!!”

커다란 중저격총을 등에 짊어진 남자는 분한듯 자기 발아래 쓰러져 차가운 주검이 되어가는 남자를 내려다본다.

“빌어먹을... 너의 복수는 내가해주마.. 그 녀석의 머리통을 너와 비슷하게 날려버리겠어.”

그는 지금 죽은 남자와 꽤나 친분이 있는 듯 차갑게 식은 굳은 살 투성이의 그의 손을 붙잡으며 울먹인다. 그리고 다른 군인들은 그저 아무말없이 엄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동한다...”

그리고 갈색머리 남자의 조용한 한마디와 함께 차갑게 식어가는 전우를 놔두고 남은 사람들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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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정면에 보이는 엄폐물 오른쪽에 숨어있어.”

입가에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뒤에서 대기중인 동료들에게 신호를 내린다. 그러자 중저격총을 짊어진 남자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자신의 중저격총을 꺼내 유적 파편위에 거치시킬 준비를 한다.

“잠깐..”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진 그의 중저격총은 엄폐물과 함께 뒤에 숨어있는 상대를 날려버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콧수염의 남자가 말한 엄폐물을 단숨에 박살내고 숨어있는 소년을 피떡으로 만드려는 순간. 콧수염의 남자가 그를 제지한다.

“넌 최후의 카드야. 빗나가면... 중요한 기회를 놓칠 뿐만아니라 다음 기회조차 존재하지 않아.”

“그러면... 어쩌라고?”

콧수염 남자의 말에 중저격총의 남자는 마치 상대를 산채로 씹어삼킬 듯한 목소리로 그에게 되묻는다.

“내가 미끼가 된다. 저 자식이 나를 노리며 틈을 보이는 순간. 정확한 적의 위치에 너의 자랑스런 대구경 저격총탄을 먹여줘.”

“하지만... 당신은..”

자신을 희생한다는 말에 중저격총의 남자는 깜짝 놀란 어투로 그를 제지하려한다. 하지만 콧수염의 남자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제지하며 멋들어지게 자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걱정마. 팔이나 다리 하나쯤은 각오하고 있으니까. 만약 부상을 당하면... 그걸 빌미로 은퇴나 하려고.”

콧수염의 남자는 별것아니라는 듯이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는 지금 맴버중에 가장 최고령자였다.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켈레브라 부대에 몸담은 사람. 이제 질리고도 충분히 남을 시기였다.

“녀석의 사격솜씨로 보아 많아도 3발이다. 난 은퇴를 원하는 거지 장례를 원하는건 아니거든. 크크큿..”

“걱정마. 함께한 동료야. 당신이 은퇴하도록 내가 보장해주지.”

기분좋게 웃음을 터트리는 콧수염의 남자와 다르게 중저격총의 남자는 매마른 자신의 입술을 훑으며 비장한 눈으로 적이 숨어있는 엄폐물을 바라본다.

“그럼.. 간다!”

신호와 함께 콧수염의 남자는 자신의 허리춤에 매어둔 두자루의 회색 리볼버를 꺼내들며 주저없이 소년이 숨어있는 엄폐물을 향해 돌진한다. 엄폐물을 향해 돌진해가는 그의 눈에 엄폐물 뒤에서 저격소총을 꺼내든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타앙! 타앙!

소년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남자는 맞을 것을 기대도 하지 않으며 소년의 방향으로 리볼버의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큿.. 젠장!!”

소년은 그를 노리지 않고 있었다. 남자는 보란듯이 자기를 쏴달라고 정면으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소년은 주의깊게 상황을 살필 뿐이었다.

철컥.

“안돼! 숙여!!!”

그때. 콧수염의 남자를 지켜야한다는 압박감에 중저격총의 남자는 더 이상 숨어있지 못하고 소년을 날려버리기 위해 중저격총을 꺼내 유적파편위에 거치시킨다. 그 순간. 소년이 움직인다.

타앙!

기다렸다는 듯이 방아쇠를 당기는 소년. 남자가 중저격총의 개머리판에 어께를 견착시킴과 동시에 쏘아진 총탄은 그의 미간을 정확히 꿰뚫는다.

“이런 젠자아앙!!”

쓰러지는 동료의 모습에 콧수염의 남자는 자신이 총에 맞은 듯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지르며 소년이 숨어있는 엄폐물을 딛고 그 뒤에 숨어있을 망할 소년을 향해 리볼버를 겨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소년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았다.

카앙..

소년 대신 남아있는 것은 안전핀이 뽑힌 갈색빛 수류탄.

“...젠장.”

남자의 입에서 허망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콰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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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괜찮나?”

갈색 머리의 남자와 대머리의 남자는 피투성이가 된 콧수염의 남자를 부축해 일으켜세워준다.

“젠장.. 다행히..”

만약 그가 엄폐물을 뛰어넘었다면 수류탄의 폭발에 다진 고깃조각이 될것이었다. 하지만 엄폐물을 딛고 올라선 덕분에 그는 수류탄이 터지기 직전. 간발의 차이로 직접적인 폭발은 피할 수 있었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검게 타있는 그의 바지자락과 처참하게 찢어진 입안에서는 계속해서 뜨거운 핏물이 샘솟는다.

“그 녀석은?”

콧수염 남자의 질문에 대머리의 남자는 한쪽에 무너진 벽면이 만들어진 자그만 언덕을 가리킨다. 큼지막한 유적파편들이 쌓여진 그 언덕은 소년같이 작은 몸집을 가진 사람이 숨어있기 쉬운 요세처럼 보였다.

“빌어먹을 자식... 생쥐 같구만.”

콧수염의 남자는 투덜거리며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대머리의 남자를 살짝 밀어내 자신의 발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인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들이키며 독기가 서린 눈으로 소년이 숨어있을 작은 언덕을 노려본다.

“어이. 협상하겠다.”

“...진심인가?”

남자의 말에 대머리의 남자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런 대머리 남자의 물음에 콧수염의 남자는 바들바들 떨리는 자신의 손을 내려보다 이내 작은 한숨과 같이 대답한다.

“지금 내 몸상태로 싸우는데 짐만 될뿐이야. 차라리 ‘협상’쪽이 더 효율적이겠지.”

콧수염 남자의 말에 대머리의 남자는 아무말없이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커다란 배낭안에서 큼지막한 배낭형 가죽주머니를 꺼내 그에게 건내준다.

“스위치를 당긴후 5초다.”

“고맙군.”

대머리 남자의 배려에 콧수염 남자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건내준 가죽 가방을 어께에 짊어진다.

“그럼... 먼저가겠어.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겠다.”

마치 산책나가듯이 동료들에게 손을 휘휘 저어보이는 남자는 천천히 소년이 숨어있는 언덕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대머리의 남자와 갈색머리의 남자는 아무말없이 그런 남자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봐. 콜록 콜록..! 할말이 있다!!”

스스럼없이 언덕에 다가가는 콧수염의 남자. 그는 격해진 숨결에 두어번 기침을 하며 소년에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소리를 친다. 그때 언덕 한쪽의 어두운 틈새에서 자그마한 저격소총의 총구가 나타나 그를 겨눈다.

“무기는 전부 버리고왔다!”

콧수염의 남자는 자신이 비무장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양팔을 하늘로 올리며 자신을 향해 내밀어진 총구를 향해 걸어간다.

“거기.. 서서 이야기해.”

그때. 집중하지 않으면 잘 안들릴만한 소년의 목소리가 고요히 울려퍼진다.

“이봐!! 할 말이 있다고!”

하지만 남자는 소년의 목소리를 못들은 척 더 크게 소리치며 언덕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더 이상 다가오면. 쏘겠어.”

조금은 더 큰 목소리로. 소년의 최후통첩이 내려진다. 그런 소년의 말에 남자의 발이 우뚝 멈춘다.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남자는 소년과 자신의 거리를 가늠한다. 그다지 멀지않는 거리. 표적이 작은 틈 속에 숨어있다는게 문제였지만 그는 대머리의 남자가 준 이 가방의 성능을 믿었다.

“우와아아아아!!”

그는 기습적으로 우렁찬 괴성을 지르며 급소를 가린채 소년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간다.

타앙!!

그와 동시에 한발의 총성이 울려퍼지며 남자의 복부에 붉은 피보라가 일어난다. 하지만 남자의 질주를 멈출 수는 없었다.

타앙!!

또 한발의 총성. 그 한발의 총알은 남자의 폐를 관통한다. 결국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피가 끓는 듯한 숨소리로 컥컥 거리는 남자는 더 이상 달릴 수가 없게된다. 그는 울컥 올라오는 핏물을 삼키며 있는 배낭의 줄을 당긴 뒤 힘껏 자신이 짊어진 가죽 배낭을 던진다. 하지만..

타앙!!

그가 던진 가죽 배낭는 한발의 총성과 함께 마치 투명한 벽에 부딪힌듯 허공에 우뚝 정지된다. 그리고는 허망하게 그의 머리맡에 툭 떨어지는 가죽 배낭.

“으.. 우오오오오..!!”

그 순간. 콧수염의 남자는 마지막 힘을 짜내듯 떨어진 배낭을 한손에 움켜쥐고 소년이 숨어있는 틈을 향해 있는 힘껏 몸을 던진다.

콰아아앙!!

그리고 일어나는 거대한 폭발이 언덕의 일부를 날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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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웠나...”

폭발의 충격파을 피해 머리를 숙였던 대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머리를 들어올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이미 소년이 숨어있던 언덕은 처참하게 박살난지 오래였다.

“....”

갈색머리의 남자가 선두로 대머리의 남자는 천천히 소년이 숨어있던 언덕을 오른다.

“이봐... 이건..”

대머리의 남자가 바닥에 흥건히 고여있는 핏물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들에게 익숙한 검은 색 신발을 신은 다리 한쪽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군.”

갈색 머리의 남자는 소년의 시체 대신 한쪽에 생긴 핏자국을 찾아낸다. 처음에는 한두방울 정도만 떨어져있었지만 가면 갈수록 그 출혈양이 많아졌다.

“잡지는 못했지만... 큰 상처를 입은 것 같군.”

“하지만 그 상처부위가 어딘지에 따라 다르지.”

“알고 있어. 주의하며 움직인다.”

갈색머리의 남자와 대머리의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남겨진 선명한 혈흔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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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익..

피투성이가 된채로 어둠속에 숨은 소년은 주저없이 자신의 상의 자락을 찢어낸다. 그리고 주변을 경계하며 신속히 자신이 찢어낸 상의 자락을 단단히 묶어나가기 시작한다. 그의 양손이 피투성이가 되어 상의 자락을 묶어나가는데 자주 미끌어지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고 침착하게 매듭을 지어가기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매화일미 / 엌? 블랙로즈? 제 기억으로 오리지날에서도 블랙로즈는 남아있는데..

abcbbq / 으잌ㅋㅋㅋ; 이 소설은 판타지 ;ㅅ; 현대전이 아닙니다. 으허허헝. 솔직히 건액션은 자신읍써서;;

가슴이넉넉한사람 / 가슴만큼 마음도 넉넉하시군요 ;ㅅ;

로나프 / 으음? 영화인가요? 소설인가요? 만화인가요? 찾아봐야겠네..

실버링나이트 / 히로인보정.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리엘이 가진건 그저 귀신같은 저격실력뿐 ;ㅅ;

Lizad / 힠 여거너는 귀엽긔...

이리엘도 거의 끝나가네요.

아아~ 하지만 오늘은 월요일. 한주가 시작되네요.

모두들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합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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