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57화 (57/298)

57편

<-- Main story. 신성기사단 -->

교단 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높은 첨탑. 하늘을 찌르는 교단의 오만함의 상징이자 교단의 자랑인 거대한 첨탑끝에는 검은 그림자가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걸터앉은채 하늘로 떠오르는 비공정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헤에.. 키르비르. 제법인데? 차원의 흐름일 일시적으로 가속시켜 일어나는 반동을 이용한 시간왜곡이라...”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다름아닌 살짝 웨이브진 긴 흑발머리카락의 여성.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려는 듯이 짝 달라붙도록 작게 줄인 검은 로브에 챙이 상당히 넓은 커다란 마녀모자를 머리에 쓰고 있는 여성이었다. 100명에게 물어봐도 100명 다 마녀라고 대답할 정도로 마녀의 표본으로 보이는 옷차림을 한 여성은 손끝으로 마녀모자의 챙을 가볍게 튕기며 비공정을 바라본다.

“실력이 많이 늘었어. 이거..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지혜와 총명함으로 반짝이는 흑요석처럼 검은 눈동자. 하지만 날카롭게 세워져있는 눈썹과 독을 품은 듯 새빨간 그녀의 입술은 마치 치명적인 칼날을 품은 듯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다가서면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급소를 깊숙이 찌를 듯이 보였지만 그런 두려움조차 잊게 만들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 그녀는 천천히 구름사이로 사라져가는 교단의 비공정을 올려다본다.

“내가 가르쳐주지도 않은 것을 자기 멋대로 깨우쳐버리니.. 이래서 내가 너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거야.”

작게 투덜거린 여성은 난간에 걸터앉아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그리고 걸터앉아있던 엉덩이를 두어번 팡팡 두드려 털어낸 그녀는 가볍게 기지개를 핀다.

-에.. 에페리아님!!

그런 그녀의 얼굴 옆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반투명한 창이 떠오른다. 그런 창을 통해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아기자기한 늑대귀를 가진 한 소년. 그는 다급한 얼굴로 검은 로브의 여성. 에페리아를 부른다.

“아.. 시끄러. 보기좋게 뭉개버린 마도협회 늙은이가 겁 없이 또 날 부를리는 없겠고..”

흘끗 자신의 옆에 뜬 창을 통해 안절부절못하는 늑대귀의 소년을 바라보던 에페리아는 볼을 긁적이며 다시한번 비공정을 바라보던 에페리아는 천천히 입을 열어간다.

“차원의 틈새 내부에 이상 왜곡 포착이겠지.”

-차원의 틈새 내부에 이상 왜곡이..!

늑대소년이 말하는 순간. 타이밍좋게 똑같이 말한 에페리아는 어떻냐는 듯이 손가락을 튕기며 미소를 지은채 늑대소년을 바라본다.

-장난칠 때가 아니지않습니까!!

하지만 늑대소년은 되려 흥분하며 바락 소리를 지른다. 그런 소년의 외침에 에페리아는 그제서야 심각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본다.

“알아 알아... 아리엘이겠지.”

그녀는 답답한듯 자신의 커다란 마녀모자를 벗는다. 그러자 마치 빠져들듯 깊은 어둠을 머금은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에페리아는 그런 머리카락을 대충 두어번 쓸어내린다음 다시한번 마녀모자를 쓰며 늑대소년에게 말한다.

“호들갑 떨 필요는 없어.”

-에페리아님! 상대는 아리엘입니다!! 저희 마계를 위협하는 유일한 존재!! 단 한방으로 차원계를 소멸시킬 화력을 가진 존재를 상대로 그렇게 태평하게..

“그래. 이젠 유일한 존재이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바락바락 대드는 늑대소년의 말에 에페리아는 그저 자그마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오는 에페리아의 말이었지만 상당한 지위차이가 있었던 걸까. 늑대소년은 입을 다물고 에페리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너도 잘 알잖아. 저번에 나는 그 녀석에게 크게 한방을 먹였지. 아마 섣불리 덤비지는 못할꺼야.”

-하.. 하지만..

“걱정마. 모든건 내가 책임지니까. 뭐... 어자피 책임 질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나 밖에 없잖아? 하여튼 메트로폴리스 중앙 차원포격대에겐 2급 경계태세를 내려. 그리고 녀석의 움직임을 주시해.”

-알겠습니다.

결국 늑대소년은 에페리아의 지시에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꼬리를 내려버린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는지 늑대소년은 자그마한 목소리로 에페리아에게 경고를 해준다.

-차원구축함 한척을 격추시켰다해도.. 상대는 격추시킨 구축함급과 비교되지 않는 초주력함급 전투순양함 디에스 이레입니다. 제발... 경솔한 판단은 하지 않으시기를...

“후훗.. 그래그래. 알았다니깐.”

하지만 늑대소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별 위협을 느끼지 않았는지 에페리아는 작은 웃음을 띄우며 푸른하늘의 새하얀 구름사이로 사라져나가는 비공정을 부럽다는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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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7섹터. 차원의 뒤틀림 포착.

만든 사람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용도를 이해할 수 없을 도로 복잡한 수백개의 기계더미들 사이의 작은 공간. 작게 울리는 감정없이 매마른 목소리와 함께 기계더미들 한가운데 보호되는 듯이 마련된 작은 캡슐안의 한 소녀가 천천히 눈을 떠나간다.

-정보 분석중. 차원간 충돌확률 2%. 틈새의 비이상적인 개방확률 15%, 대상 차원계 카오스지수 24포인트. 자연적으로 뒤틀림이 발생할 확률 1.24%. 인위적인 차원의 뒤틀림으로 판명됩니다.

기이잉..

소녀의 몸을 가두고있던 캡슐이 천천히 열린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소녀. 실한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나체의 몸이지만 이렇다할 위화감은 느끼지 못하는지 그녀는 천천히 캡슐 안에서 걸어나온다.

한 치의 흩으러짐 없는 단정한 검은 단발머리와 딱딱히 굳어있는 무표정한 얼굴. 그녀가 숨쉴 때마다 작게 움직이는 가슴만 없다면 누가봐도 기계라고 할 정도로 감정없이 차갑게 식어있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런 얼굴에 비해 이제 막 발육이 시작한듯 자그마한 가슴. 볼에 남아있는 미묘한 젓살. 그리고 자세히 봐야 간신히 수긍할 만한 미묘한 곡선을 가진 허리라인을 가진 그녀의 몸은 이 소녀의 나이가 이제 고작 10대 중반에 들어선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뒤틀림 발생 전후 10분사이. 마력파동을 검색해.”

캡슐에서 걸어나온 소녀는 무표정한 얼굴에 걸맞은 높낮이가 없는 무덤덤한 억양의 목소리로 허공에 들려오는 기계음에게 명령을 내린다.

-마력파동 검색중. 검색 완료. 뒤틀림 발생 4분 24초전. 좌표 124,-223,112 포인트에서 과도한 마력집중을 확인. 차원의 뒤틀림은 인위적으로 발생한 뒤틀림입니다.

기계음의 보고에 소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한쪽에 대충 던져놓은 듯이 기계위에 아무렇게나 걸려있는 자신의 옷을 가져온다. 아직 어려보이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가슴만을 가리는 탱크탑. 그리고 상당히 길이가 짧은 반바지. 하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입지 않으면 여자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의 왜소한 몸매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였다.

“그 차원계를 표적으로 설정해. 차원계 경계등급은.. 2등급.”

-F-17섹터 표적 설정. 정확한 차원계정보 수집을 위해 탐사드론 방출. 경계등급 2등급으로 외부 차원습격 방어용 위성 사출.

“디에스 이레. 휴면모드 종료. 모든 시스템을 정상 작동시켜”

위이이잉..

그녀의 말에 따라 지금까지 들려왔던 기계음과 비교되지않게 정교하고 복잡한 기계음이 방안을 가득채워나간다. 그리고 천천히 환히 밝아지는 방의 내부. 여러 기계들이 가득한 그녀가 있는 방안은 수십개의 거대한 스크린과 조종을 위한 단말기가 가득한 넓은 중앙 통제시설이었다.

“목표는 F-17섹터. 1번과 6번 메인 엔진 가동. 차원 왜곡장 효율은 65%로 시범기동 실시. F-17섹터 근처로 링크를 연결해.”

-1번,6번엔진 기동. 엔진 효율 45% 저속 전진 개시. 차원 왜곡장 재부팅 개시,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F-17섹터 근방에 아직 살아있는 링크 위성이 포착됩니다.

“링크를 작동시켜. 현재 활성화된 전력은?”

-링크와 통신연결 완료. 링크가 재활성. 현 전함내 전력 생산량 정상치의 34%. 빠른속도로 정상치를 회복중에 있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차원왜곡장에 집중. 링크를 잡아당겨. 차원 도약을 개시한다.”

-차원 왜곡장 극대화 개시. 링크를 잡아 당기겠습니다.

기이이잉!!

거대한 거인이 힘을쓰는 듯 요란한 기계음이 거대한 통제시설안에 울려퍼져나간다. 하지만 그런 기계음보다 더 큰 목소리가 소녀에게 현 상황을 보고해나가기 시작한다.

-대규모 차원왜곡 개시. 링크와 본 함사이의 차원을 왜곡합니다. 차원왜곡으로 단축된 경로를 통해 이동개시. 디에스 이레. F-17섹터 근방지역을 향해 전진합니다.

“이번엔 놓치지 않아... 이번에야 말로 마계를 이 차원계에서 완전히 소멸시켜주마.”

거대한 스크린이 환하게 켜지며 밖의 공간을 보여준다. 오직 공허의 어둠만이 존하는 차원의 틈새들 사이로 얼핏얼핏 마치 우주의 행성들처럼 형형 색색을 가진 차원계의 모습들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 소녀의 눈이 고정된 것은 스크린 정 중앙에 있는 한 차원계의 모습.

얼핏보면 다른 차원계와 별반 다름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깨달을 수 있었다. 마치 커다란 무언가가 이물질이 달라붙어있는 듯한 모습. 원래 그 차원계의 색이 아닌 회색빛의 어두컴컴한 무언가가 차원계에 달라붙어있었다. 마치 기생충처럼 차원계에 달라붙어있는 무언가를 발견한 소녀의 매마른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아오른다.

“3등급 전투준비. 내가 신호하면 1등급으로 급속 상향할 준비.”

-차원전함순양함 디에스 이레. 3등급 전투준비 체제에 돌입. 주력함포를 제외한 모든 무기체제 가동. 2등급 전투체제에 대비한 주력 함포 발사 위치로 배치중. 1등급 전투체제에 대비한 대 차원 소멸포 예열 개시. 차원전함 디에스 이레. 전투 준비 완료.

차원전함 디에스 이레. 이 거대한 초 주력함급 함선은 한 행성이 아니라 한 차원계를 그대로 소멸시킬만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 거대한 함선은 천천히 자신의 육중한 몸을 이끌고 천천히 정체불명의 형상이 들러붙어있는 차원계를 향해 전진해나가기 시작한다.

========== 작품 후기 ==========

아마 원본에 비해서 많은 것이 바뀔겁니다. 던파 세계관을 가져다 쓴다해도 던파에 관심없는 사람들을 위한 배경설명이 필요하니까요. 여러 복선을 넣어야죠. 으허허헝..

이제 악당역활의 커다란 주축인 에페리아와 아리엘의 조금 이른 등장.

이번엔 놀랍게도... 에페리아는 아직 미정이지만 아리엘 능욕시나리오가..

뭐.. 그래도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기대할 사람은 극소수겠지요. 으허허헛.

abcbbq / 으잌ㅋㅋㅋ 원활한 스토리진행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에요. 실제로 키르비르가 더 파워업되기는 했지만요...

Solar Eclipse / 전 네이빠입니다. 리엔따위.. 리엔따위 ;ㅅ;.. 그저 옛정일 뿐이여..

Lizad / 아이곸ㅋㅋㅋ 죄송합니다;;

실버링나이트 / 넵. 훼이크. 이제 많은 훼이크가 들어갈꺼에요. 자잘한 훼이크부터 오함마급 훼이크까지 준비되어있습니다.

리쿠이즈 / 먼닭은 잘 몰라도.. 키르비르 능욕은 일발 장전.

잿빛나래 / 어이쿠! 그래도 2등이네요.

팽귄왈 / 1등이 요기 있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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