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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51화 (51/298)

51편

<-- Main story. 신성기사단 -->

“흐음..”

나와 거리를 벌린 란슈는 흥미롭다는 듯이 자신의 턱을 긁으며 나를 바라본다. 왠지 나를 살펴보는 드한 녀석의 기분나쁜 시선에 나는 얼굴을 찡그린채로 천천히 대검을 들어 녀석을 겨눈다.

“뭔가.. 약간 어색한 움직임이군요.”

“적에게 설교따위 하려고하지마.”

순간 속으로 뜨끔한 나는 억지로 미소지으며 허세를 부려본다. 하지만 이미 뭔가를 깨달았는지 란슈는 그저 기분나쁜 미소를 머금은채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자식이..!!”

녀석의 기분나쁜 행동을 참다못한 나는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으며 녀석에게 달려든다. 저 재수없는 안면을 짓뭉갤 생각으로 나는 힘차게 대검을 휘두르지만..

“후웃..!”

가벼운 기합과 함께 다시한번 빠르게 내 품으로 파고드는 란슈. 거대한 대검을 휘두르는 나보다 맨손으로 움직이는 란슈의 공격속도가 훨씬 빨랐다.

“큿..!”

단숨에 내 대검의 사정거리 안으로 파고든 란슈의 돌진력에 당황하며 낭패감에 신음을 흘린다. 이미 몸을 뒤로빼기는 너무 늦은 상황. 나에게 밀착한 란슈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올려다본다.

나는 녀석의 기분나쁜 시선에 이를 악물며 몸에 힘을 준다. 피할 수 없이 타격을 허용해야하는 상황. 몸의 근육을 잔뜩 긴장시켜 녀석의 타격을 한번만 견뎌낸다면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콰앙!!!

나에게 밀착한 란슈의 왼주먹이 움직인다. 힘차게 대지를 밟으며 자신의 몸을 단단히 고정시키며 내 옆구리를 노리는 강력한 일격. 단순한 주먹질로 일어났다고 하기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굉음이 울려퍼진다.

우드득..

“크.. 커헉..!”

녀석의 주먹에 실린 힘은 어마어마했다. 미리 충격에 대비하고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지만 내 오른쪽 옆구리에 깊숙이 파고든 녀석의 커다란 주먹은 내 몸에 엄청난 데미지를 주기 충분했다.

“후우..”

내 옆구리를 노린 묵직한 일격이 끝이 아니었을까. 란슈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오른팔을 뒤로 힘껏 당긴다. 그가 입고있는 갑옷 사이로 선명히 보이는 힘껏 팽창된 근육들. 피해야만했다. 보기보다 내 예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란슈. 그런 녀석이 전력을 다한 일격을 허용했다가는 아무리 나라고 해도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다.

“큿..!”

나는 황급히 녀석과 거리를 벌려 최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뒤로 물러서려했다. 하지만 내 의지와 다르게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예측을 상회하는 엄청난 충격속에 온몸이 경직된 것이다.

“제.. 젠장..!!”

뒤늦게 방어를 위해 팔을 들어올리려해도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회심의 미소를 지은 란슈는 당황하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이 힘껏 뒤로 당겼던 오른팔을 휘두른다.

콰아앙!!

섬광처럼 다가온 란슈의 주먹은 내 얼굴에 직격함과 동시에 마치 번개가 내 눈앞에 떨어지듯 순간적으로 사방이 환해진다. 내가 지금 얻어맞았다는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강렬한 충격앞에 나는 내 몸조차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뒤로 튕겨져 볼품없이 바닥을 구를 뿐이었다.

“크.. 크하악..!!”

통증은 곧바로 다가오지 않고 약간의 시간차를 노리고 나에게 다가온다. 구르는 와중 돌뿌리에 뒤통수가 부딪혔는지 뒷통수에서 욱씬거리는 통증과 함께 안면을 거대한 불덩어리로 지지는 듯한 격한 통증이 느껴져왔다. 나는 억지로 크게 숨을 들이쉬며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란슈를 노려본다.

“기세와는 다르게 별것은 아니군요.”

녀석은 쓰러진 나를 바라보며 거만하게 자신의 옆에 서있는 크루세이더가 건내준 천으로 자신의 주먹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어이없게 끝낼 수는 없었다. 녀석의 주먹질 한방에 입안이 걸레가 된듯 입안 가득히 고이는 핏물을 바닥에 뱉어내며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나간다.

욱씬..

하지만 몸을 일으켜는 내 행동을 방해하는 통증. 란슈에게 당한 한방 한방이 내 움직임을 방해해왔다. 비록 광혈의 저주의 회복력이 강력하다해도 심각한 상처를 치료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방금전 란슈의 일격으로 갈비뼈 몇 개가 박살났고 내장이 진탕이 되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닥에 쓰러져 괴로워하다 죽을 치명상이었지만 광혈의 저주로 인해 빠른속도로 치유되어가고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간신히 몸을 일으켜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

“흐음.. 척봐도 오른팔을 쓰지 못하는 것 같군요. 이래 돼서는 이 싸움의 결과는 안봐도 뻔한 것 같군요.”

“....”

그의 말이 맞았다. 오른팔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주 치명적인 패널티로 나에게 다가왔다. 우측에서 오는 녀석의 공격을 막기는 커녕 오른손으로 휘두르는데 익숙한 대검을 왼손으로 제대로 휘두를 수 있으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리엔...”

그녀가 지금 내 등뒤에서 십자가에 매달려있었다. 내가 여기서 쓰러진다면 리엔을 이해하고 보호해줄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끈질기군요.”

가볍게 한숨을 쉰 란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양손을 들어올린다. 이번에는 확실히 끝내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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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시란?”

화형대가 잘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티에르는 초조하게 자신의 소톱을 물어뜯어며 화형대를 바라본다. 그녀의 시선은 화형대에 매어진 리엔이라는 마녀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타메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뭐야?”

그런 그녀의 부름에 티에르 곁에서 팔장을 끼고 난간에 기댄채 화형대를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시란이 서있었다.

“타메르씨.. 괜찮을까?”

티에르는 화형대앞에서 란슈와 대치하고 있는 타메르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금 이상황. 누가봐도 타메르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아니. 아마도 다음 일격에 끝장나겠지.”

“그.. 그렇겠지?”

“젊었을때 철권의 란슈라고 불린 사람이야. 근데 늙으니까 약해지기는 커녕 더 영악해지고 강해진 것 같은데?”

“....”

시란의 매정한 상황 설명에 티에르는 입을 다물고 타메르를 바라본다. 피투성이가 된채로 괴로워하면서도 억지로 몸을 일으켜나가는 그의 모습. 뭔가 중요한 사연이 있어보이는 눈치였다.

“뭐야... 걱정되는거야?”

그런 티에르의 반응에 대충 그녀의 생각을 짐작한 시란이 그녀에게 묻는다.

“으응..”

“하아... 도데체 뭐가 걱정된다는거야? 나는 고소하기만한데. 오랜만에 화형식을 방해한 쓰잘데기 없는 녀석이라고.”

티에르의 대답을 들은 시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티에르를 쏘아보며 그녀를 구박한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그런 시란의 구박에 주눅들지 않는 티에르는 타메르에게 시선을 고정한채로 입을 연다.

“하지만... 저렇게 필사적인 사람은 처음인걸..”

“사악한 마녀에게 홀리면 저렇게 되는거야. 걱정은 마. 교단 소속의 란슈로써 교단의 지시없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렇게 사람을 멋대로 죽이지는 않을꺼니까. 대충 빈사상태만 만들어서 끌고 갈꺼야.”

“그.. 그렇게 나빠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내가 몇 번이나 말하냐. 사람이 저렇게 보여도 희대의 살인마일 수도 있는거야.”

계속되는 티에르의 반박에 살짝 짜증이 난듯 시란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타메르를 비난한다. 그러자 티에르는 시란을 돌아보며 입을 연다.

“하지만...”

“시끄러 시끄러! 구경이나 하자고. 이제 얼마가지않으면 끝나.”

결국 시란이 신경질을 내버린다. 그러자 티에르는 입을 꾹 다물고 시란을 바라본다. 하지만 시란은 그런 티에르의 시선을 외면하며 애써 지금 타메르와 란슈의 대치상황에 관심을 가진듯 그들을 바라본다. 그 순간 티에르는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저기... 시란?”

“또.. 뭐야?”

그녀의 부름을 외면하려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할 정도로 진지하게 자신을 부르는 티에르의 부름에 시란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시란은... 요도 맞지?”

“그..런데? 왜?”

시란은 지금 상황에 걸맞지않는 티에르의 대답에 살짝 불안해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티에르의 질문에 대답한다. 그러자 티에르는 싱긋이 미소짓는다.

“그러면... 크루세이더들에게 잡히면 곤란하겠지?”

“일단은... 그렇겠지.. 요도..니까..”

“시란.”

“뭐야?!”

확실한 시란의 대답을 들은 티에르는 방긋이 웃으며 시란이 들고있는 요도를 빼앗아든다.

“야.. 야!!!”

자신의 검을 빼앗긴 시란의 몸이 흐릿해진다. 뭐가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 시란은 소리를 지르며 티에르에게 자신의 검을 되찾으려하지만 티에르는 교묘하게 몸을 피하며 시란으로부터 거리를 벌린다.

“미안해!! 타메르씨좀 도와줘!!”

“야.. 야이.. 빌어먹을 자식아아아!!”

그리고 있는 힘껏 시란의 요도를 광장쪽을 향해 던져버린다. 요도가 멀어지자 시란의 영체는 안개처럼 흩어지며 멀리 떨어진 요도를 향해 날라가버린다. 귓가로 아련히 들려오는 시란의 욕설에 티에르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던진 요도를 바라본다.

푹.

“...아..”

그녀가 던진 요도는 아주 기묘하게 지금 막 몸을 일으킨 타메르의 오른팔에 박혀버린다.

========== 작품 후기 ==========

유이버 / 보니까 조회수 비례로 돈을 주더라구요. 편수를 늘려서 조회수를 올리겠다는 생각이겠죠.

Solar Eclipse / 으허허헛;; 격투씬은 오랜만이라 조마조마했는데.. 흥미진진하시다면 감사하죠.

abcbbq / 뒷이야기는 모두 준비됬습니다. 아슈발 꿈 편보다 더 기가막힌 반전과 충격, 독자들에 좌절감과 우울함을 선물해드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Lizad / 좀더 비참하게 만들기 위한 유리!

실버링나이트 / 일단 이번편의 주인공은 리엔! 신규히로인은 곧..

으아아아 월요일이다!! 으아아아아 월요일이야!!

으아니! 내 일요일이 어디간거지?! 누가 내 일요일을 가져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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