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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큐 시스템-4화 (4/425)

레스큐 시스템 4화

‘개뿔! 영광의 길이든, 고난의 길이든!’

눈앞에서 죽기 직전의 위기에 처한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은 인간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었으며, 소방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었다.

아니, 다른 것을 모두 떠나…….

아무도 구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홀로 죽어간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해 본 수혁으로선, 절대로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X발! X발!’

수혁은 어두컴컴한 계단을 빠르게 오르며 속으로 수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이번 선택으로 편하고 안락한 삶은 물 건너갔다.

이 사람만 구하고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혁은 결정하는 것과 동시에 알 수 있었다.

퀘스트의 내용대로 이 선택은 절대 돌이킬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수혁은 자신이 평생 소방관으로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수없이 욕을 해대는 것이었고.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대피하는 사람들을 힘겹게 헤치며 역주하는 수혁의 모습에 사람들이 의아한 눈초리를 보냈다.

“소방관입니다, 소방관!”

수혁의 외침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비켜주었다.

10층 정도 오르자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다 때려치우고 주저앉아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창문에 매달려 있던 남자의 모습이 눈앞에 계속 아른거리는데, 어떻게 쉴 수 있단 말인가?

수혁은 이를 악물며 다리에 힘을 주었다.

‘조금만 더 버텨라!’

수혁은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자신의 다리와 요구조자, 둘 모두에게…….

13층을 지나자 체력과 더불어 또 한 가지 난관이 수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연기!

아래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해 생겨난 연기가 스멀스멀 계단을 타고 가라앉는 있었던 것이다.

수혁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지금 수혁은 보통의 성인 남성보다 체력이 조금 더 나은 민간인이나 다름없었다.

과거로 회귀를 했고, 이상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장비도 없이 연기 속으로 들어가면 숨을 쉴 수 없다는 건 똑같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더는 수혁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아니었다.

10년이 넘는 소방과 구조 경력을 지니고 있는 수혁이다.

비록 충동적으로 달려오긴 했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방법도 생각하지 않고 맨몸으로 달려들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수혁이 고개를 돌려 벽 쪽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그가 염두에 두었던 것이 있었다.

[소화전.]

누군가 대피를 하면서 버튼을 눌렀는지 붉은색 표시등이 번쩍이고 있었다.

수혁은 망설이지 않고 소화전 함을 열어젖히다 동그랗게 말려 있는 소방 호스와 노즐을 꺼내 일렬로 쭉 전개하고는 위에 입었던 티셔츠를 벗고 점퍼만을 걸쳤다.

그러곤 깊게 심호흡했다.

‘이건 미친 짓이야!’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면서도 수혁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소화전의 개폐 밸브를 살짝 열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노즐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밸브를 완전히 개방한 것이 아니라 흐르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수혁이 벗어놓은 티셔츠를 적시기엔 충분했다.

수혁은 흥건하게 젖은 티셔츠를 재빨리 얼굴에 두른 뒤, 밸브를 완전히 개방했다.

그리고 손에 쥔 노즐을 돌렸다.

납작했던 호스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더니, 노즐을 통해 물줄기가 터져 나왔다.

“으윽!”

순간 뿜어져 나오는 수압에 수혁이 몸을 휘청거렸다.

하지만 수혁은 의외로 금세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방수할 때 호스에서 발생하는 수압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때문에 수혁 역시 잔뜩 긴장하며 힘을 주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컨트롤이 가능했다.

‘그 레벨 업이라는 것 때문인가?’

레벨 업을 했을 때 보았던 글자가 떠올랐다.

‘신체 능력이 소폭 상승한다고 했었지.’

그것이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느껴지는 걸로 봐선 사실인 듯했다.

넓게 펴진 물줄기가 안개처럼 흩어지며 연기를 몰아냈다.

검은 연기가 옅어지자 수혁은 지체하지 않고 그 사이로 뛰어들어 갔다.

“흐읍, 흐읍-!”

물에 젖은 티를 두르고 있는 탓에 수혁의 호흡이 거칠었다.

봄베의 마스크와는 다르게 숨을 쉬는 것 자체가 원활하지 않아 괴로웠다.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연기는 더욱 짙어졌으며, 조금씩 화끈거리는 열기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흘끔 옆을 쳐다봤다.

16층.

앞으로 한 층만 더 올라가면 기절한 남자가 있다.

하지만 수혁은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다시 한 번 소화전 함을 열었다.

감압 밸브에 연결되어 있는 호스를 분리한 뒤, 그대로 어깨 위에 들어 맸다.

그러곤 남은 한 층을 단숨에 뛰어올라 갔다.

“후욱-!”

17층에 도착한 수혁이 철제 방화문을 열자, 붉은 불길이 넘실거리는 생지옥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수혁의 눈에 긴장이 서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며, 계속해서 글자들이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킬 : ‘위험 감지I’가 발동됩니다.]

[스킬 : ‘위험 감지I’가 발동됩니다.]

[스킬 : ‘위험 감지I’가 발동됩니다.]

글자들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지금부턴 한 번만 잘못 움직여도 죽을 수 있다는 것!

방화복은 고사하고 고작 물에 젖은 점퍼와 마스크 대용으로 쓰고 있는 티셔츠밖에 없는 상황.

다시 한 번 폭발이 일어난다면…….

수혁은 그대로 불에 바짝 구워진 바비큐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수혁이 긴장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래도……. 안 갈 수는 없지.”

이를 악문 수혁이 짧아진 호스의 노즐을 잠갔다.

그러곤 17층에 있는 소화전을 열어 새로 연결을 하고는 불길을 향해 물을 뿜었다.

치이이이익-!

물과 불이 만나 뿌연 증기가 피어올랐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뜨거운 증기가 손등에 닿자 화끈한 감각과 함께 순식간에 물집이 잡혔다.

표정이 절로 일그러질 정도의 통증이 밀려왔지만, 수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정도의 화상과 통증은 10년이 넘는 구조 활동에서 수도 없이 많이 겪어보았다.

끔찍한 고통에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지만, 수혁은 멈추지 않고 착실하게 전진했다.

스프링클러와 소방 호스에서 물줄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아직 불길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아직 어디선가 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시간이 없어.’

다행히 지금까진 연쇄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시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농후했다.

굳이 미친 듯이 울려대는 이명이 아니더라도, 경험으로 알 수가 있었다.

수혁의 눈동자에 잠시 고민이 스쳤다.

그러다 뭔가를 결심한 듯, 이를 악물고는 노즐을 잠갔다.

그러자 물줄기에 막혀 주춤했던 열기가 수혁을 향해 휘몰아쳤다.

“크으윽!”

끔찍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수혁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16층에서 가져온 호스를 풀어 17층의 소화전에 연결되어 있는 호스와 묶었다.

그러고는 요구조자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지금처럼 천천히 가다가는 그도 죽고, 자신도 죽는다.

그나마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최대한 빠르게 요구조자를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사항으로 판단했다.

‘뛴다!’

호스를 한 손에 휘감아 단단히 붙잡은 수혁이 불길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흠뻑 젖었던 점퍼가 순식간에 마르면서 불길이 옮겨붙었다.

하지만 수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창문에 걸쳐져 정신을 잃은 요구조자에게 달려가는 것만을 생각했다.

키이잉-!

커다란 이명이 들려왔다.

앞으로 달려가던 수혁이 급히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조금 전까지 수혁이 달려가던 앞길에, 불타오르는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수혁은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다시 뛰었다.

이제 요구조자가 있는 곳까지 남은 거리는 고작 5m가량.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다.

그때, 수혁의 귓가로 다시 이명이 들려왔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불길한 느낌!

수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요구조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요구조자 발견 시에는 제일 먼저 호흡을 확인한다.

그 후 부상 정도를 파악하고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응급처치를 한 뒤, 구급대에 인계하여 후송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절차다.

하지만 수혁은 그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

요구조자를 잡아채듯 끌어안고는 그대로 건물 밖으로 몸을 내던진 것이다!

“저, 저!”

“꺄아아악!”

빌딩 밖에서 불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수혁과 정신을 잃은 남자가 그대로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우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피이이잉-!

수혁의 손에 감겨 있던 호스가 팽팽하게 당겨지며 추락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그 대가로 수혁은 엄청난 고통을 경험했다.

“끄으으윽!”

팔이 뜯겨 나가는 것 같았다.

아니, 이 정도 통증이라면 실제로 뜯긴 것일지도 몰랐다.

손등에 잡힌 물집이 호스와 맞닿으며 터져 버렸고, 그 안에서 진물이 흘러나왔다.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수혁은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요구조자를 붙잡은 손에 온 힘을 쏟아 넣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조금 전까지 수혁이 있던 17층에서 말이다.

붉은 화염이 창밖으로 터져 나오며 수혁을 미친 듯이 뒤흔들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호스에 감겨 있는 팔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 같았고, 남자를 붙잡고 있는 손은 힘이 달려 바들바들 떨려왔다.

‘한계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1분? 2분?

확실한 건 이 상태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휘몰아치는 화염에 호스의 내구력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소방 호스는 방화 재질로 만들어지지만, 저런 화염 속에서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간…….

‘지금 당장 끊어져도 이상할 게 없지!’

빨리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힘이 다하든, 호스가 끊어지든.

콘크리트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피떡이 되고 말 테니까!

그때 수혁의 눈에 창문이 들어왔다.

16층이었다.

‘여기라면?’

빌딩의 창문은 강화유리다.

엄청난 강도와 두께로 제작된 탓에 웬만한 힘으론 깨트릴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그런 강화유리가 지금은 거미줄처럼 쩍쩍 금이 간 채,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고 있었다.

조금 전 폭발의 여파로 인해 균열이 간 것이다.

다른 방법을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수혁은 창문을 발견하는 것과 동시에 발바닥으로 창문을 걷어찼다.

터엉-!

툭 건드리기만 해도 깨질 것처럼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유리는 단번에 깨지지 않았다.

이를 악다문 수혁은 반동을 이용해 다시 한 번 힘차게 걷어찼다.

쩌어억-!

이번엔 통했는지 금이 쩍- 하고 벌어졌다.

‘마지막!’

이젠 정말로 한계였다.

이번에도 창문이 깨지지 않는다면 끝장이다.

수혁은 두 눈을 감고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창문을 향해 양발을 뻗었다.

“X발, 좀 깨져라!”

수혁의 발길질이 창문과 충돌했다.

와장창-!

눈을 감고 있는 수혁의 귓가로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발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수혁은 망설이지 않고 앞을 향해 남자를 집어던지며 호스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다.

“꺄악!”

“위험해!”

“저, 저 미친놈!”

가슴을 졸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렸다.

산산이 조각난 유리가 땅으로 떨어지는 탓에, 밑에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자리를 피했다.

수십, 수백 개의 유리 조각이 땅에 떨어지며 귀가 찢어질 듯한 소음을 터트렸다.

눈을 가리고 시선을 돌렸던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다시 빌딩 위를 쳐다보았다.

조금 전까지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리는 눈으로 땅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 역시 수혁의 시체는 없었다.

“허억- 허억!”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아니, 땀뿐만이 아니라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침과 눈물, 심지어 오줌까지 지린 것 같았다.

“사, 살았어?”

믿을 수가 없었다.

어찌나 힘을 주고 있었는지,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 팔을 들었다.

고작 그 정도의 움직임만으로도 팔은 바들바들 떨어대며 수혁의 의지를 거부했다.

“하, 하하.”

이제야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죽었다면 이렇게 온몸이 박살 난 것 같은 고통을 못 느꼈을 테니까.

되살아난 지 하루 만에 다시 죽어버리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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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성공!

*당신은 퀘스트를 완벽히 수행했습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대량의 경험치 획득!

*필요 경험치 충족으로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 신체 능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레벨 6이 되었습니다.

*등급 – 동네의 영웅을 획득했습니다.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스킬 : ‘생명 감지I’[Active]를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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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쓰러져 있는 수혁의 앞에 글자들이 떠올랐다.

실소가 절로 흘러나왔다.

레벨 업이니 뭐니 하는 글자들이 눈앞을 가득 채웠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았다.

옆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보였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호흡은 정상적이었다.

그것을 확인한 수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구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희열이 느껴지며 몸이 떨려왔다.

‘사람을 구했어!’

다시는 소방관 따윈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수혁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선택이 자랑스러웠다.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는 수혁의 앞에 다시 글자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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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선택한 길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고난의 길입니다.

*앞으로 당신에게는 수많은 고난과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

*그것들은 때때로 당신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당신의 결정으로 인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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