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프로게이머 148화-----------------
정명의 첫 플레이오프 상대는 TBM이었다.
정명은 TBM VS OMA전을 보며 그래도가 올라오지 않을까 예측했으나, TBM은 당당히 OMA를 꺾고 플레이오프로 진출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정명의 팀은 TBM을 4강에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시청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대 뒤편.
해설자, 그리고 관계자들은 선수 대기실에 몰려들어, 오늘의 승자에게 말을 붙여 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정말 엄청난 경기력이었어요. 오늘처럼만 하시면 결승전에서도 3 : 0으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고마워요, 마이클. 결승에서도 잘할게요.”
“오늘은 평소처럼 미드 라인에 갱킹을 집중시키는 게 아닌, 탑 라인에 힘을 주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있죠. 그건… 비밀입니다.”
사람들은 정명의 입에서 더 많은 말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정명은 결승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리그에서 우승을 한 것도 아니고, 지금 설레발쳐 봐야 좋을 게 없으니까.
그리고 선수들이 모두 차에 올라타자, 정명은 차 문을 탁탁 쳤다.
“오라이, 오라이! 기사 양반, 출발합시다.”
그 말에 운전수인 에리가 멀뚱히 정명을 쳐다봤다.
“오라… 이? 무슨 뜻이야?”
“All right요.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의 발음을 흉내 낸 말이에요.”
“아하.”
TBM과의 4강 경기는 3 : 0으로 금방 끝났다.
경기 시작 전.
해설자나 팬들은 박빙의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느니, 60분이 넘는 초장기전이 펼쳐질 것이라느니, 하는 예측을 내놓았지만 그런 예상들이 완벽하게 빗나간 것이다.
정명은 TV에서 해설자들이 오늘 경기에 대해 예측하던 것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박빙은 무슨. TBM과는 5전 3선승제가 아니라, 10판을 해도 10판 다 이길 자신이 있었는데.’
이미 TBM과의 연습 경기에서 어느 정도 기량 파악이 되었기에 나올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4강전 첫 경기가 끝난 순간, 확신이 되었다.
마치 북미 팀 대 한국 팀의 경기를 연상시키듯, 정명의 팀은 라인전에서부터 TBM을 폭파시켜 버리며 게임을 30분 만에 끝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은 나 혼자서 어떻게든 캐리해야 한다고 애를 썼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잠시 후.
오늘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 줬던 팀원들은, 연습실에 도착하자마자 하나둘 뻗기 시작했다.
“아, 힘들어.”
“좀만 쉬자…….”
“정명, 오늘 연습 안 할 거지? 응?”
플레이오프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많고, 시간은 없다.
때문에 팀원들은 이번 경기를 위하여 잠자는 시간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정명조차 상당한 피곤함을 느낄 정도로 꽤 강행군이었다.
“피곤해. 낮잠 잘래.”
벨라는 그렇게 말하며 곧장 자신의 방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차석진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는 것도 귀찮은지 방바닥에 뻗어 버렸다.
사람들이 하나둘 뻗기 시작하자, 이제는 코치 겸 매니저인 에리 또한 ‘에구구 힘들다.’라며 소파에 누으려고 했지만, 정명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왜 네가 엄살을 피워? 일 더 해.”
“엑!”
불쌍한 표정을 짓는 에리를 보며 정명은 아차 싶었다. 갈궈야 말을 잘 듣는 건 에리가 아니라 쿠론이었다.
“아, 농담이에요. 오늘은 조금 쉴게요. 결승전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있으니까.”
그제야 안심하며 소파에 몸을 눕히는 에리.
눈을 감으며 쿠션을 끌어안는 게, 낮잠이라도 자려고 저러나 싶었으나 곧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피곤하다면서요. 안 자요?”
“어.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이 안 와서. 레딧이나 들어가 볼까 싶어서.”
사실 정명은 팀원들에게 레딧과 같은 팬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시켰다.
굳이 들어가서 반응을 살펴야겠다면 코치인 에리 정도만.
지금 시점에서 선수들이 팬 사이트를 들락날락 해 봐야, 득 볼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리는 레딧을 들어가자마자 킥킥 웃기 시작했다.
“이것 봐. 어떤 사람이 글 올렸는데, 우리의 약점을 분석한 글이래. 팀의 실세, 정명이는 꼭 보라는데?”
“안 봐도 됩니다. 만약 대단한 것 같다면, 읽고 당신이 나중에 요약해서 알려 주세요.”
빅 매치가 다가오면 커뮤니티에는 이러저러한 분석글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집단 지성 운운하며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정보 수집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하겠지만, 아마추어들의 분석이 도움이 되어 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그들은 나름대로 대단한 분석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실 프로들은 그들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
커뮤니티에서 정보 수집이라는 이름하에 아마추어들의 분석을 봐 봤자,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 또 있어. 우리 팀의 약점은 한국에서 온 차석진이래. 음, 그럴듯하게 써 놨는걸?”
“아, 됐다니까요. 안 들어도 돼요.”
“큭큭, 이건 진짜 재밌는 것 같은데? 이건 네 얘기니까 꼭 들어야 해.”
“뭔데요.”
“글 제목은 ‘정명은 사실 엄청난 바람둥이다. 내가 봤음.’인데, 이 사람 말에 따르면 네가 나랑 쿠론, 두 명을 동시에 사귀고 있다는데, 이거 정말이니?”
뭐가 그리 재밌는지 꺽꺽대며 웃는 에리.
정명은 근처에 있던 베개를 들어, 에리에게 휙 던졌다.
“아, 그만 잠이나 자라고! 이 아줌마야!”
“캑!”
다음 날 저녁.
정명의 결승전 상대가 정해졌다.
방금 전 펼쳐진 4강전에서 C90과 네오폴드는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박빙의 경기를 펼쳤고, 그 승자는 놀랍게도 네오폴드가 아닌 C90이었다.
경기는 2 : 3의 치열한 혈투였는데, 특히 마지막 경기는 60분이 넘어간 초접전이었다.
“신기하네요. 저는 네오폴드가 이길 줄 알았는데.”
“글쎄, C90도 꽤 잘하긴 하지. 결승전에 올라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C90.
예전에 연습 게임에서 스플릿 푸시 전략으로 정명을 골치 아프게 했던 팀.
그 이후로 그들과의 연습 게임은 없었다.
그리고 다들 그때의 일을 생각했는지, 묵묵히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개인 방송은커녕 솔로 랭크도 금지다. 플레이 스타일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정명의 팀은 사실상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고, 그만큼 많은 분석을 당하고 있었기에 연습 경기 상대도 신중히 골라야 했다.
*
그로부터 며칠 뒤.
드디어 결승전 날이 밝았다.
경기장에 도착한 팀 선수들은 아무 말도 않은 채, 나름대로 묵묵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에리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고, 쿠론은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또한 탑에서 극한의 컨트롤로 혈투를 펼쳐야 하는 벨라는 명상을 하고 있었고, 복잡하게 맵을 돌아다녀야 하는 정글러, 메테오는 동선 복기. 그리고 정명은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히든 퀘스트 No. 3. 로열 로더]
북미의 전설이 되거나, 그저 실력이 상당히 좋았던 팀으로 기억되거나.
당신은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보상: ????
‘이길 수 있다. 지금껏 해 온 대로만 하면 말이지.’
허공에 떠 있는 메시지를 끈 정명은, 지금 이 방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차석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차석진은 스트레스를 받는지,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석진아.”
“예, 예?”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화들짝 놀라는 차석진.
그리고 정명은 그런 석진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잠깐 나와 봐. 숨 좀 돌리러 가자고.”
석진을 데려간 곳은 바로 음료수 자판기 앞이었다.
그리고 정명은 달달한 음료수 하나를 뽑아, 석진에게 건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인적도 드물고 조용하지. 너한테만 알려 줄게.”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차석진은 음료수 캔을 따지도 않은 채, 조용히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정명은 살짝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래. 뭔데?”
“우리 팀 이름 있잖아요. NHG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아직 아무한테도 안 말해 주셨다면서요. 비밀이라고.”
“그랬지.”
“저한테만 말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네 긴장이 좀 풀릴 것 같니?”
“예.”
정명은 흐흐 웃었다. 평소 정명에게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장난꾸러기 소년 같은 미소였다.
“나 혼자 게임하냐?”
“예?”
“나는 데뷔 시절… 그러니까 SAO 때부터지? 소년 가장처럼 플레이해야 됐거든.”
“소년 가장이요?”
“다른 말로 하면 버스 기사. 팀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내가 2인분, 3인분씩 빡세게 해야 했단 말이야.”
“아…….”
“게다가 OMA로 올라가서도 그랬고, 중국에 가서도 그랬어. 그때 일들이 생각나서 지은 이름이야. ‘나 혼자 게임하냐, 이것들아!’ 하고.”
그 말에 석진은 킥킥 웃었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들고 있던 음료수 캔도 따서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팀 이름을 그렇게 대충 지어도 돼요?”
“뭐, 어때? 사람들은 팀이 아닌, 내 이름을 기억할 텐데. 그리고 정 아니면 다시 만들지 뭐. 한국 팀들 보니까, 팀 이름을 엄청나게 자주 바꾸더만. 무슨 패션 브랜드처럼 말이야.”
“큭큭, 그건 그렇죠.”
차석진의 긴장이 풀렸다는 것을 확인한 정명은 석진과 함께 대기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기실 문을 열기 직전, 정명은 막 생각났다는 듯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팀 이름이 조금 맞지 않기는 하네. 이제 내가 혼자 캐리하지는 않으니까.”
잠시 후, 결승전을 치를 양쪽 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의 대표가 한 명씩 무대 앞으로 나와, 간략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떠신가요. 정명, 당신의 팀이 북미 최강이 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명은 여유 넘치는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실제로 여유가 넘치는 것은 아니고, 상대에게 과시하기 위한 태도였다.
“최강이 될 준비요? 우리는 이미 북미 최강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경기는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일 뿐이죠.”
“자신감이 넘치시네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동안의 성적이 제가 허언증이 아니란 것을 증명해 줄 겁니다.”
C90의 리더도 나름대로 자신의 포부를 밝혔지만, 긴장한 정명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인터뷰가 끝난 후.
정명은 C90의 리더와 악수를 나누고는 부스 안으로 들어와 경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군…….’
난생 처음으로 도전하는 쪽이 아닌, 도전을 받는 쪽에 섰다.
물론 어느 쪽이든 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
-NHG, 휘둘리기 시작합니다!
-제가 C90 선수들에게 살짝 들은 건데, C90이 연습 경기에서 NHG를 많이 잡았다더군요. 바로 저 스플릿 푸시로요.
경기 중반.
C90이 사용한 전략은 전형적인 1/4 스플릿 푸시였다.
지난번, 연습 게임에서 사용한 1/3/1 스플릿 푸시의 변형 전략이었다.
[NHG_정명 님이 아군 포탑을 지목합니다.]
“저거 지켜. 쿠론이 가라. 원 딜러 키워야지.”
쿠론은 정명의 오더에 따라 바텀라인에 쌓인 빅 웨이브를 먹으러 가며 투덜거렸다.
“메아리, 저 새끼는 계속 바텀에 있네. 존나 거슬리게.”
“쿠론, 욕하지 마. 아까 스태프가 팀 보이스 내보낼 수도 있으니 알아서 주의하라고 말한 거 기억 안 나?”
“들으려면 들으라고 하지, 뭐. 욕해 주면 좋아하는 애들도 있는 것 같던데.”
정명은 ‘그게 바로 너라고?’라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그리고 동시에 조용히 있던 벨라가 걱정스럽다는 듯 의견을 냈다.
“이제 어떻게 해? 메아리 저 녀석, 합류할 생각도 없는 것 같고, 혼자 포탑 거덜 내고 있는데.”
“흠…….”
“그냥 바론 칠까? 치면 쟤네도 올 수밖에 없잖아?”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해답은 강제 한타를 걸거나, 스플릿 푸셔를 자르거나.
그리고 정명이 내린 판단은 강제 한타를 거는 것이었다.
“벨라, 저기 와드로 텔레포트! 원 딜 바로 물어!”
대치 상황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보고 있던 정명이 조금 억지로 한타를 열었다.
질질 끌려 다니다가 겨우 잡은 기회였으므로, 정명은 이 순간에 모든 걸 걸기로 했다.
[5초 영웅 스킬을 사용합니다.]
순간 정명은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자마자, 상대 원 딜러에게 달려들었다
-지금 원 딜러한테 방템이 없거든요? 서포터가 지켜 줘야 하는데… 아이고. 스킬샷이 다 빗나가네요.
-정명의 탈주 닌자, 화려한 무빙으로 원 딜러를 그대로 터뜨려 버렸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해 주는 선수가 진짜거든요!
-그 말에 따르면, 정명 선수는 진짜겠네요. 정말 중요한 순간에 슈퍼 플레이를 보여 줬습니다.
스플릿 운영을 하던 탑라이너가 부랴부랴 한타에 합류했지만, 이미 늦었다.
끌려 다니다가 끝끝내 패배했던 연습 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였다.
“끝났네. 몸 대면 넥서스 부술 수 있겠다. 다들 수고했어. 다음 경기에서도 이렇게만 하자.”
잠시 후 시작된 2경기.
2경기에서 정명은 그냥 탑에 힘을 빡 주기로 했다.
스플릿 푸셔는 기본적으로 1 : 1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자는 것이다.
-슬슬 탑라이너가 열 받을 것 같은데요.
-네. 부스를 박차고 나가서 갱킹 그만 좀 오라고 멱살 잡기에 딱 좋은 순간이죠.
-그건 좀 말리고 싶은데요. 저기 벨라 선수가 싸움 엄청 잘할 것처럼 생겼는데, 비쩍 마른 마르코 선수가 덤벼 봐야 5초도 못 버텨요. 인정하시죠?
탑 라인의 성장 억제를 위하여 정글러인 메테오뿐만 아니라, 정명까지 로밍을 가서 사정없이 다이브를 쳤다.
“됐다. 저거 이제 걸레 됐으니까 이제 우리 쪽에서 스플릿 걸자고.”
상대 탑라이너의 성장이 억제되자마자 이번에는 반대로 정명 쪽에서 스플릿을 걸었다.
C90은 대응하자니 일대일에서 지고, 한타를 걸자니 상대가 싸워 주지 않는 악순환에 빠졌다.
-C90, 엄청 끌려 다니네요. 한타로 돌파하든가, 가서 막든가. 빨리 선택을 해야죠?
-타워 다 터져 나가네요. 글로벌 골드는 점점 벌어지고… 이거 힘들겠네요.
C90의 스플릿 전략이 점점 힘을 잃고 있었다.
첫판은 살짝 힘겹게 이겨 냈지만, 두 번째 판은 스플릿 전략 자체를 차단했다.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스코어는 어느새 2 : 0.
C90의 팬들은 아직 모른다며 패패승승승을 외치고 있었고, 반대로 NHG 쪽의 팬들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며 아우성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3경기가 시작되었다.
“쟤네 이번에도 스플릿 들고 나오려나?”
“보아하니 제일 열심히 연습한 게 저거인 것 같은데, 우리가 쉽게 막았으니 고민되겠지.”
“나 같으면 그냥 하드 탱커 섞어서 무난하게……. 음, 저건 포킹 조합인가?”
그리고 C90은 뜬금없이 포킹 조합을 꺼내 들었고, 3경기는 1, 2경기보다 훨씬 빠르게 결판이 났다.
-또 물립니다. C90, 그냥 하던 스플릿이나 계속 하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포킹 조합은 난이도가 꽤 높거든요. 연습 많이 안 했다면, 그냥 안 하는 게 답입니다.
그와 동시에 카메라가 C90 선수들의 모습을 잡았다.
결승전 마지막 경기여서 비록 항복은 못 치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패배를 직감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C90의 넥서스가 터지며 경기가 끝났다. NHG의 우승이었다.
[리그에서 우승하셨습니다!]
[퀘스트 달성! 칭호, 로열 로더를 획득하셨습니다.]
[전승 우승의 업적을 달성…….]
우승과 동시에 메시지가 정신없이 떴다.
정명은 정신없이 뜨는 메시지와 울면서 다가오는 차석진을 번갈아 보고는 차석진에게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