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프로게이머 129화-----------------
XTC의 연습실.
사오미가 예능 방송을 보려고 TV를 켜니 마침 팀 ME의 승자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엔 다를 겁니다. 올스타전은 이벤트일 뿐, 진짜 리그는 다르죠.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제가 뭔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말하고 있는 사람은 선수가 아닌 통역이었다.
통역은 지난 스프링 시즌에 처음 중국에 온 선수, 최동민의 말을 번역해 주고 있었다.
-중국에서의 생활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다들 따듯하게 대해 주고, 음식도 입에 맞고. 아, 조금 더운 것만 빼면요.
그 말을 끝으로 사오미는 혀를 차며 채널을 돌렸다.
“저놈, 말은 참 청산유수네요. 지난번에 식당에서 보니까 밥 먹으면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던데. 저… 이름이 뭐랬더라?”
“최동민.”
“아, 네. 최동민. 요즘은 팀마다 한국인이 2명씩 섞여 있어서 이름 외우기가 힘드네요.”
‘확실히 한국인이 엄청 많아지긴 했지.’
월드 챔피언십은 말할 것도 없고, 올스타전까지 한국인이 접수해 버렸고, 거기다가 일대일 매치까지 정명이 우승해 버리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중국 구단주들에 의한 한국인들의 대 탈주, 코리안 엑소더스가 시작되었다.
사오미는 한국인 용병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듯,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이던데. 형한테 중국어 많이 물어보죠?”
“그렇지. 참고로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은 경기 내적인 일이 아니더라.”
“그럼요?
“중국어 욕. 그게 그렇게 궁금한가 봐.”
구단주들은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몇 배를 제시하며 선수들을 빼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대부분의 구단에서는 한국인이 최소 1명, 보통은 2명이 용병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외국인 용병 제한에 걸리지 않는 최대한의 숫자였다.
*
가볍게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이제는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으므로, 일정이 조금 빡빡하게 진행되었다.
“원 딜 봐, 원 딜!”
“저 아직 궁 남았어요!”
“추격해, 추격!”
이번에 붙은 팀은 특이하게도 한국 팀이었다.
팀 ME, 그리고 로얄 패밀리아와의 사이가 안 좋아져서 연습 게임을 할 수 없게 되자 연습을 위해 정명이 내린 판단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정명은 마지막 연습 게임을 승리로 끝냈다.
다른 팀원들은 이긴 게 좋아서인지, 연습이 끝난 것이 좋은지는 몰라도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와, 끝났다! 수고하셨습니다.”
“허리가 뻐근해…….”
“어, 그래. 이제 팀 연습은 그만 하고, 개인 연습 해. 컨디션 안 좋은 사람은 쉬도록 하고.”
정명의 말을 끝으로,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명 또한 게임을 나가려던 순간, 방금 연습한 팀의 오더이자 리더인 이상민이 정명을 불렀다-역시 엄청 잘하네. 올스타전에서 그런 활약을 보일 만해.
“하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 얘기하고 싶은 게 좀 있는데. 혹시 음성 채팅 가능해?
가끔 이런 일이 있다.
채팅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있기에,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를 하자는 일이.
정명은 진지한 이야기인가보다 생각하며 마이크 볼륨을 높였다.
“잘 들리시죠?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
“어. 우리 아마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못 나갈 것 같다.”
“…네.”
이미 정명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겉으로는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하며 큰 소리를 치지만, 실은 대충 알고 있다. 월챔에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이상민은 우울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최동민이가 중국으로 간 게 조금 컸어. 잘하던 놈이 빠진 것도 문제지만, 그 녀석 연봉을 안 다른 애들도 중국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눈치더라고. 그래서 다들 집중을 못 하고 있지.”
“음, 중국이 환상을 가질 만큼 엄청나게 좋은 곳은 아닐 것 같은데요.”
“그리고……, 나도. 나도 집중을 못 하고 있다.”
“형도 중국으로 가고 싶으세요?”
“아니, 난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하면 은퇴하기로 감독과 말을 끝냈으니까. 이쯤 했으면 이제 적당히 물러나서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 줘야지.”
이상민의 나이는 이미 30이 넘었다.
은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은퇴하지 않은 게 이상한, 그런 나이였던 것이다.
“이제는 네가 No. 2야. 무슨 말인지 알지?”
정명은 그 말을 곧장 알아들었다.
실력이 넘버 2라는 말이 아닌, 현역 프로 게이머 중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는 뜻이었다.
“나이 먹으니까 진짜 힘들더라. 눈으로는 움직임을 쫓을 수 있어. 그런데 손이, 반응 속도가 따라 주지를 않아. 퇴물 다 된 거지 뭐.”
이상민은 쌓인 것이 많았는지, 술 취한 사람처럼 신세 한탄을 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17살 게이머가 5년 동안 연습한 자기보다 잘한다든가, 팀원들과 세대 차이가 나서 잘 어울리지 못한다든가 하는 그런 얘기들이었다.
“감독이 이번에 은퇴하면 코치 자리라도 알아봐 주겠대. 그런데 지금 은퇴 안 하고 버티면 그것도 없을 줄 알라고 하더라.”
“그거 참… 그래도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사람에게 너무 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아차, 내가 바쁜 사람 붙잡고 너무 오래 떠들었네. 그럼 쉬어.”
채팅이 끊기고, 연습실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정명은 이상민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도 저렇게 되지는 않을까 불안해졌다.
‘애초에 난 20대 중반에 다시 돌아왔으니까.’
운 좋게도 특별한 능력을 손에 넣었다.
처음에는 당장에라도 리그를 씹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에도 몇 년이 걸렸다.
‘그래도 난… 저런 식으로는 끝내고 싶지 않다.’
정명은 한숨을 쉬며, 아까부터 떠 있던 메시지창을 읽기 시작했다.
[연습 게임 승리! 보상으로 35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됐다…….”
“뭐가 돼요?”
갑자기 등 뒤에서 사오미가 말을 걸었다.
정명은 깜짝 놀라며 인기척 좀 내고 다니라고 불평을 한 뒤, 시스템창을 열었다.
[정신력 스탯을 구입했습니다. 현재 스탯: 89]
연습 게임에서 얻은 포인트를 조금 더한 끝에, 정명은 드디어 모든 스탯을 89로 만들었다.
그 뿌듯함에 성취감을 느끼기도 잠시, 정명에게 곧바로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진짜 시작은 만렙부터]
*모든 스탯이 89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진짜 싸움에 뛰어들 자격을 얻었습니다. 이제 더 넓은 곳을 향해 나아가십시오.
보상: 피지컬 +1
‘어라… 이게 끝? 정말로?’
무언가 대단한 게 나오리라고 생각했지만 메시지 내용도 무척 짧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니지, 드디어 90의 벽을 뚫은 거잖아?’
정명은 허겁지겁 자신의 스탯을 불러왔다.
[현재 능력치]
피지컬 (90/100)
정신력 (89/100)
오더 (89/100)
판단력 (89/100)
스탯창을 본 정명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됐다… 진짜 됐다. 드디어 숙련도 챔피언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순수 피지컬만 90을 찍었어.’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번에는 특별하게 무언가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지난번처럼 눈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그런 것.
의아해진 정명은 운동 기구를 들어 보는 등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평소와 똑같았다.
‘뭐, 초인이 되고자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이건 됐어. 그나저나 이 막대한 포인트는 이제 어떤 방법으로 채워야 하는 건지 안 알려주는 거야?’
혹시나 10만 포인트 뒤에 5만 정도로 깎아 주지 않을까 싶어 버튼을 눌러 봤지만, 포인트를 깎아 주기는커녕 필요 포인트가 오히려 늘어난 상태였다.
정명은 얼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고, 그런 정명에게 다시 퀘스트 메시지가 떴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본 정명은 씩 웃었다.
‘그래, 팀을 만들면 해결이 되겠다.’
*
그로부터 이틀 후.
XTC 팀원들은 로얄 패밀리어의 경기를 위해 방송국으로 향했다.
밥을 든든히 먹고 기분이 좋았던 정명은 어떤 사람과 마주치자, 기분이 급격히 나빠졌다.
“아오, 저게. 또 날 노려보고 있네. 한 대 때려 줄 수도 없고.”
“혹시 우드, 쟤 애인이라도 뺏으셨어요? 취향이 참 독특하신…….”
“안 그랬어! 올스타전 숙소에서 엄청 싸운 후로 저런다니까.”
“저런 괘씸한! 형님. 걱정 마십쇼.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정명은 티웨이와 현실 갱을 가니, 마니하고 낄낄대며 불쾌한 마음을 던졌다.
그리고 잠시 뒤,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경기는 순위를 가르는 중요한 경기였다.
순위권에 도전하는 팀이라고 해 봐야 4팀 정도인데, 다른 팀도 아니고 순위권에 있는 팀에게 진다면 무척 타격이 크니까.
그런데 밴픽 단계에서 밴픽을 주도하던 코치는 살짝 당황했다.
“뭐야, 정글 3밴이잖아?”
정글 3밴. 꽤나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숙련도 레벨 5에 오른 캐릭터들이었는데, 정명이 특히 자주 썼기에 이런 표적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명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지난주라면 모를까, 지금은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음… 어떡하지? 정명, 네가 가장 잘 하는 캐릭터는 그 세 캐릭터였잖아.”
“다른 거 고르죠. 다른 것으로 해도 자신 있습니다.”
“그래, 좋아. 그러면 프린스 4세로. 되지?”
“예.”
정명은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자신 있게 들어갔다.
첫 먹잇감은 미드라이너. 무려 극 초반 2레벨 갱킹이었다.
-퍼스트 블러드! 아, 어쩐지 초반부터 자꾸 싸움을 걸더라니, 2레벨 갱킹이 예약되어 있던 거군요!
-이건 조금 골치 아프죠. 저건 반드시 갱킹을 가서 풀어 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말려요!
‘쉽다, 숙련도 캐릭터로 90을 찍었을 때보다 훨씬 괜찮은 느낌이야.’
정명은 순식간에 미드와 탑 라인에 유효타를 냈다.
그리고 궁극기를 찍자마자 바로 바텀 라인으로 향했다. XTC의 바텀 라인은 피지컬 90이 넘는 우드를 당해 내지 못할 게 뻔했으니까, 그 전에 손을 쓰려는 것이었다.
[왕을 위하여!]
우드가 열심히 컨트롤을 해 보지만, 너무 움직임이 뻔하다.
정명은 우드의 예상 움직임 지점에 창을 꽂고, 그대로 우드를 띄워 버렸다.
‘피지컬만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거였으면, 스탯이 4개나 있을 이유가 없지. 피지컬 믿고 까부는 놈은 한계가 있다.’
-정명 선수가 프린스 4세로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3개 캐릭터 말고도 이렇게 잘 다루는 챔피언이 있었다니, 앞으로 타 팀 코치진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간단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정글 라인은 밴을 안 하면 되니까요.
초반부터 게임을 터트린 정명은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마음 같아서는 우드에게 중지 손가락이라도 먹여 주고 싶었으나, 그런 짓을 하다가 500만 원 짜리 벌금을 먹은 게이머가 있었기에 관두었다.
‘포인트 확인만 하고 갈까.’
2 : 0으로 승리했지만, 얻은 포인트는 4,500.
이제 스탯을 올리는데 드는 포인트와 비교하면 귀여운 정도로 적은 포인트라, 정명은 피식 웃어 버렸다.
*
그 후, 정명의 활약 덕분에 XTC는 가까스로 월드 챔피언십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골치 아픈 월드 챔피언십 진출전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좋아, 이번에야말로 4강 까지 진출해 보자!”
능력치도 업그레이드 되었기에, 정명은 꽤나 자신이 있었다.
다만, 능력치가 업그레이드 된 사람이 정명뿐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다른 팀원들은 빈말로라도 최상위 티어 선수라고는 평가할 수 없는 선수들이었고, 그것이 꽤나 큰 약점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그동안 연습한 것이 있었기에 16강 조별 리그는 통과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8강전 첫 경기.
시작한지 10분 만에 해설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거, 시작하자마자 세 라인 전부 터졌네요.
-미드가 밀리니, 정글도 접수당했죠? 정명선수, 정글 몬스터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제비뽑기로 진행된 조 추첨식에서 XTC가 만난 상대는 한국의 2위 팀이었다.
정명은 처음 월챔에 도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한국 팀을 만나며 침몰했다.
*
“다들 수고했다. 오랜만에 편히 쉬자.”
팀원들은 오랜만에 편히 술도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냐, 재계약은 할 거냐.
야심한 밤,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티웨이는 정명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사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재계약 안 할 지도 몰라요. 게임은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서 간간히 할 생각이에요. 돈도 충분히 벌었고.”
“그러니.”
“부모님이 슬슬 결혼을 준비하라고 하셔서요. 아시다시피 게이머 생활을 하다 보면 결혼은커녕 여자 만날 시간도 부족하잖아요. 그런데 스트리밍으로 전업하면 그 정도 여유는 생기니까.”
정명이 보기에, 티웨이는 전형적인 중국인이었다.
전형적이라 함은 효를 중시하다 못해 부모님의 얘기를 거의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다른 팀원도 비슷비슷했다.
사오미 또한 스트리밍에서 돈을 좀 벌기로 했고, 남은 팀원 2명은 여전히 선수로 활동하기로 했다.
정명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팀원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동안 정말로 수고 했다. 나중에 또 보자.”
*
이적이 한창 활발해지는 겨울 시즌.
정명이 자유 계약 선수로 나오게 되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그에 관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 또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다.
팀 ME로 간다, 이름 없는 2부 리그 팀에게 고액 연봉을 제안 받고 그쪽으로 간다, 혹은 이번엔 한국에 도전한다, 아니다 애인이 있는 북미로 갈 것이다 하는 각종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진위를 묻는 연락이 엄청 많이 왔기에, 정명은 그냥 전화기를 꺼 버렸다.
그런데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정명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정명, 팀 ME로 이적한다는 소문, 진짜인가요? 아니면 설마 정말 한국으로?”
“뭘 직접 찾아와서 묻고 그러나요 메이.”
전직 기자라서 그런지, 메이는 깊은 호기심을 드러내며 물었다.
“다른 사람은 가짜 정보에 낚여서 파닥대고 있는데, 나만은 진실을 알고 있다……. 너무 짜릿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몰라요, 그런 거. 그런데 당신은요? 아직 매니저일 잘 붙어서 하고 있나요?”
“음, 사실 위태위태해요. 하핫. 딱히 잘못한 게 없어도 팀이 패배하거나 하면 압박이 들어오거든요.”
“하하, 제가 로얄 패밀리아에게는 져 드릴 걸 그랬네요.”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메이는 대답을 기다리며 간식을 기다리는 강아지의 표정을 하고 있었기에, 정명은 큭큭 웃어 버렸다.
“비밀로 해 주실 거죠?”
“네, 네!”
“어디에도 안 들어갑니다.”
“예?”
“당분간 휴업이에요. 재충전 시간입니다.”
“하, 하지만 경기에 나가지 않으면 금방 감이 떨어질 텐데… 실례지만, 이제 나이도 많으시고.”
정명은 그 다음부터는 입을 닫았다.
그 후, 정명은 오랜만에 한국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책장의 만화책 더미를 들쑤시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내가 이쯤에다 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