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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프로게이머-127화 (127/226)

-----------------레벨업 프로게이머 127화-----------------

-송하니, 더블 킬! 트리플 킬!

-GG! 게임을 마무리 짓습니다.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징징거리더니, 한국에서는 잘 하고 있네. 실력이 더 오른 것 같아.’

팀을 만들고 싶다고 열변을 토한 뒤로 송하니는 더 이상 그에 관하여 정명에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날 했던 대화에서 자신의 의사가 충분히 전해졌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거의 확정된 팀이죠. 벌써 11연승입니다.

-정말 한 명도 빠지는 사람이 없어요. 다 잘하는 팀입니다. 그럼 리플레이를…….

정명은 벽에 걸려 있는 TV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경기장으로 마련된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의 캐릭터에 모든 신경을 쏟아붓고 있었다.

‘벌써 여름이네.’

올스타전이 끝난 이후, 5개월이 지났다.

어느새 여름이 된 날씨는 본격적인 여름이 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더웠는데,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그런 날씨였다.

정명은 다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아우 씨, 더워. 여기는 에어컨도 안 된다니?”

“되긴 하는데, 사람이 많으니까. 아, 에어컨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도 시원해지지 않는 데 한몫하고 있지.”

불평을 하고 있는 남자는 김준상이였다.

소년 가장처럼 팀 AAIG를 홀로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김준상은 오늘 새 팀원을 구하기 위해 3부 리그가 열리고 있는 곳으로 와야만 했다. 정명은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따라왔을 뿐이었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괜찮은 선수 구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

“네가 화장실 간 사이에 한 명 봐 뒀어. 저 사람은 어때?”

정명이 자신이 눈여겨보고 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을 지목했지만, 김준상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시계 밑에 있는 빡빡이? 아까 물어봤지. 이미 계약했대. 굳이 말은 안 했지만, 내가 제시하려던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계약한 것 같더라.”

“그럼… 난 기권. 최소한 여기서는 추천할 만한 사람이 없어.”

아무리 5인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게 좋다고는 하지만, 부상이나 병, 혹은 개인적인 이유 따위로 은퇴하거나 자리를 비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때를 대비하여 대체할 사람을 미리미리 뽑아 둬야 하는데, 뽑아 갈 사람이 없었다.

‘정확히는 쓸 만한 사람이 없는 거지. 사람이 없긴 왜 없겠어, 다른 곳도 아니고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그러자 옆에 있던 스태프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다른 사람을 지목했다.

“저기,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저 사람은요?”

“그 사람은… 오래 못 가지 않을까 싶은데, 하하.”

정명이 스탯창을 보니, 스태프가 찍은 사람의 정신력은 40이 채 안 되었다. 고달픈 프로게이머 생활을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인 것이다.

김준상은 중국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한국어로 욕설을 내뱉었다.

“아나, 붐붐TV 자식들, 프로 리그판 망하게 하려고 작정한 거야, 뭐야. 사람 다 빼 가면 우리는 어쩌라고?”

구단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이유는 별것 없었다. 개인 방송국을 서비스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공격적인 확장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돈 많은 사람들이 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기업의 광고를 위해서. 구단 운영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였다.

다른 하나는 그냥 구단 하나 운영해 보고 싶어서 ‘아빠 나 저 구단 살래.’ 하는 경우. 돈 많은 재벌들의 취미 생활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두 가지의 경우에서 모두, 구단 운영을 통해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었다.

영입한 선수들을 인터넷 방송에 내보내며, 곧장 현금을 굴리는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와는 완전히 그 성격이 달랐다.

‘어휴, 이거 대체 왜 이렇게 됐냐. 갈수록 답이 없네, 이거.’

그리고 그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들은 현역 프로 선수들, 유망주 할 것 없이 대충 피지컬이 좋다 싶으면 순식간에 낚아채 가고 있었다. 마치 저인망 그물처럼.

그렇게 선수들을 싹쓸이해 가는 통에, 각 구단들은 이것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무척이나 고심하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갑자기 피곤해진 정명은 김준상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곧장 숙소로 돌아온 정명은 에어컨을 켜고, 저녁도 먹지 않은 채 잠에 빠져들었다.

‘대체 몇 시간을 잔 거지? 분명 저녁에 잤는데 아침이라니…….’

정신은 깨어 있지만, 몸을 움직이기는 싫다. 그렇게 30분을 누워 있다가, 겨우 일어나서 핸드폰을 찾았다.

시계를 보니 이미 대낮이었는데, 계산해 보니 13시간을 자 버린 것 같았다.

‘신생아처럼 잤네. 어제는 이상하게 피곤하더라.’

잠에서는 깼지만 일어나기 싫어, 이불 속에서 핸드폰만 뒤적거리던 정명은 메일함을 열어 보았다.

메일함에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메일이 와 있었다.

[에리]: 우와, 이번에는 단독 인터뷰를 했다고? 대단하네. *^^* [muPPIA]: (광고)신작 ‘프로게이머 시스템’ 연재 중! 지금 만나 보세요!

[조시]: 혹시 일본 가면 일본도 사 올 수 있던가요? 코스프레할 때 필요한데.

[XTC_사무실]: 팬클럽 창단식에 관하여 말씀드립니다.

정명은 비몽사몽인 채로 메일을 하나하나 읽어 보았다.

에리의 메일은 안부 메일이었다. 정명이 잘나가는 것을 축하하는 내용으로 시작한 메일은 쿠론이 리그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어지다가, 고양이가 무릎에 앉아서 잠들었기에 한 시간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끝났다.

정명은 에리의 메일을 보며 큭큭 웃은 뒤, 다음 메일은 읽어 보지도 않고 삭제해 버렸다.

‘무삐아… 이것들은 차단을 하는데도 어떻게 자꾸 메일을 보내는 거지? 이건 삭제.’

광고 메일을 삭제한 정명은 다시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세 번째 메일은 조시의 메일이었는데, 정명은 메일 제목을 읽은 순간, 무심코 욕이 튀어나왔다.

“일본도를 어떻게 사 와, 미친놈아! 그게 무슨 핸드폰 액세서리라도 되는 줄 아냐?”

정명은 마지막 메일로 시선을 돌렸다.

발신인을 보니 XTC 직원이 보낸 것이었는데, 내용을 읽어 보니 몇몇 팬과의 팬 미팅을 연다는 것이었다.

“조촐하게 팬 미팅 열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라.”

팬 미팅은 이미 미국에서의 경험이 있으므로, 그렇게 부담스럽다거나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걸리는 것은, 그 조촐하게 연다는 장소가 상당히 비싼 호텔이라는 것이었다.

‘이건 부담되는데. 전혀 조촐하지가 않잖아. 100명이면 너무 많아. 규모라도 조금 줄여 달라고 할까?’

만약 정명이 중국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주최자가 엄청 부자인 건가, 혹은 낭비벽이 있는 것인가 생각했겠지만, 중국에서 이런 허례허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명은 전화를 걸어 팬 미팅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오는 사람들은 추첨으로 뽑았냐는 물음에 사무실 직원은 그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음… 뭐랬더라. 어떤 기업의 사장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유명 연예인이라는 사람도 있던 걸로 기억하네요.

“어라, 다들 어째 돈 많은 사람들인 것 같네요?”

-아, 우리가 돈 받아 먹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신분이 확실한 사람들만 뽑으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한국 선수들은 이런 이벤트 있으면 장기 털린다, 뭐다 하면서 무서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신경을 좀 쓴 거니까요.

“아, 예. 장기… 다행이네요.”

*

그로부터 몇 주 뒤.

정명은 팬 미팅이 진행되는 장소인 도심의 한 유명 호텔로 향했다.

모이는 사람들이 다들 사장이다, 재벌이다, 뭐다 하기에 딱딱한 비지니스를 생각하고 갔지만, 팬 미팅은 의외로 평범하게 진행되었다.

코스프레를 하고 온 사람도 있었고, 이미 술에 취해 기분이 한껏 업된 사람들, 그리고 아직 중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다들 쾌활하면서도, 예의를 잊지 않는, 사무실 직원의 말대로 ‘신원이 보장된’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들이었다.

“안녕하세요. 저기, 사진 좀 찍을 수 있을까요?”

잠깐 쉬고 있는 정명에게 한 여자가 다가와 카메라를 흔들며 말했다.

여자는 한껏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긴장한 이유는 TV에서만 보던 선수가 앞에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 여자는… 아, 기억났다. 그래도 모르는 척해 주는 게 맞겠지.’

정명에게 사진을 찍자며 온 여자는 지난번 식당에서 정명에게 명함을 주고 쿨하게 사라졌던 사람이었다.

“예. 물론이죠. 자, 웃으세요.”

여자는 정명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고, 정명 또한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모르는 척했다.

정명이 그 정도 배려는 있는 사람이었다.

팬 미팅이 슬슬 끝날 시각.

긴장을 풀며, 과자를 집어 먹고 있던 정명은 갑자기 위화감을 느꼈다. 주변이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기 때문이다.

‘뭐야, 아무도 없네?’

정명은 자신의 장기를 걱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한 사람이 넓은 강당을 가로지르며 뚜벅뚜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정명에게 다가온 사람은 치파오를 입고 있는 여우 같은 인상의 미녀였다.

팬 미팅이 진행될 동안, 한 번도 못 봤던 사람이기도 했다.

“뭐지, 보스의 등장인가?”

그 말에, 입가에 여유 만만한 미소를 띠고 있던 여자가 살짝 당황했다.

“네? 보스요?”

“무게 잡고 나오시니까, 그런 것 같아서요.”

“큭큭, 맞아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보스의 등장이죠. 그런데… 혹시 저 모르세요?”

그 말에 정명은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봤다.

“음… 그게…….”

“카난이라고 합니다. 후, 다음부터는 조금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는데…….”

“카난? 중국인 아니세요?”

“예명이랍니다. 선보는 것도 아닌데 오늘은 이런 얘기는 됐고, 오늘은 무튜브TV의 대표로서 찾아온 거예요.”

또다시 이야기가 나왔다.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한 얘기가.

정명은 스트리밍 사이트로 오라는 제안을 수십 번도 더 들었기에, 귀찮은 듯 손을 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영입 제안이 아니라,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가요?”

“요즘 스트리밍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는 것 아시죠? 그런데 제가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거든요. 레드오션이 되어 버린 시장, 그로 인하여 투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수익은 줄어들고.”

“저런, 안타깝네요.”

“그렇다면 제가 이 사업을 접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카난의 물음에, 정명은 어이없다는 듯 답했다.

“저는 회사 경영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데요? 그건 회사 측 사람들과 상의해 보시는 게…….”

“회사 사람들과는 충분히 이야기했어요.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당신의 팬으로서? 후후.”

무튜브TV.

정명은 사실 이 회사를 알고 있었다.

엄청난 치킨 게임 끝에 다른 업체들을 다 함락시킨 뒤,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던 그 사이트였다.

정명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어차피 1위 자리로 올라갈 회사라고 생각했기에, 적당히 아는 것을 말해 주기로 했다.

이번에 도움을 주면, 나중에 뭐라도 받아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런 난잡한 상태가 오래갈 리는 없어요. 그러면 결국 치킨 게임인데… 돈 많은 사람이 유리하겠죠? 당신 회사처럼요.”

“당신이 아니라…….”

“그래요, 카난. 당신의 회사처럼. 자그마한 업체는 올해를 넘기기도 힘들 겁니다.”

카난은 ‘쉽지 않네…….’라고 중얼거리며 쓰게 웃었고, 정명은 그 말을 못 들은 척 말을 이었다.

“엄청난 머니 싸움이 시작되겠죠. 결국 살아남는 곳은 많아야 두 곳 정도. 그리고 그 싸움이 끝나면 승자는 싸움이 치열했던 만큼의 보상을 얻을 테고요.”

정명은 그렇게 운을 떼며, 기억나는 일을 추측하는 것처럼 말해 주었다.

무튜브TV가 어떻게 1위 자리에 오르게 될지, 어떤 골치 아픈 문제가 있게 될지.

이상한 의심을 받기 싫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정도만 말해 주고 있었지만, 카난은 전부 알아듣는 눈치였다.

정명의 이야기가 끝나자, 카난은 갑자기 정명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정말… 정말 제 생각과 똑같아요! 당신, 천재죠?”

“예? 아니, 너무 믿지는 마시고…….”

정명은 너무 오버했나 싶어서 뒤늦게 발을 뺐지만, 카난은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여태껏 이런 말을 해 준 사람이 없었어요. 생각이 꽉 막힌 노인네들은 그걸 몰라요. 레드오션이니 발을 빼라, 돈만 날리는 것 아니냐. 돈 되는 시장인 걸 알아보지를 못하고, 멍청하기는!”

카난은 쌓인 게 많았던지, 불평불만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러길 10분.

한참을 씩씩거리던 카난은 이제 다시 처음의 여유 만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저는 어쩌면 이런 말을 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사실 누가 어떻게 말하든, 이 사업을 밀어붙일 생각이었거든요.”

“엑…….”

“음… 그런데 그렇게 되면 아시죠? 사실 그렇게 되면 프로 리그의 질은 조금 떨어질 수도 있어요. 양질의 선수가 부족해질 테니까. 혹시…….”

“스트리밍 사이트의 선수 빼가기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요. 프로는 돈으로 말하죠. 그들은 그저 자신을 더 대우해 주는 곳으로 떠났을 뿐입니다.”

“이해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솔직히 주는 돈이 비슷하다면, 누가 프로게이머를 하려고 하겠어요? 연습은 힘들고, 다섯 명이 한집을 쓰는 짜증 나는 합숙 생활이고. 거기다가 지면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욕먹고. 남는 건 글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명예 정도일까요?”

정명은 이야기를 들으며 슬쩍 시계를 봤다. 이제는 예정된 팬 미팅이 끝날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 그 명예를 아는 사람이 이제는 많이 없어요. 그래… 미국에서 편히 지낼 수 있음에도 중국의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고, 스트리밍 업체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던 어떤 사람을 제외하면요. 그래요, 항상 도전에 목마른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게이머… 아닐까요?”

“제가요? 저 엄청 돈 밝히는데요. XTC도 돈 제일 많이 준다고 하니까 온 거예요.”

“그래요, 그렇다고 해 두죠. 우후후.”

정명은 진실을 말했지만, 카난은 별로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

어느덧 스프링 시즌이 시작되었다.

XTC의 이번 상대는 스프링 시즌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던 팀.

때문에 XTC는 단 한 번의 위기 없이, 쉽게 게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우오오오!

-도끼, 맞혔습니다! 정명, 곧장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도끼를 맞아 슬로우가 걸린 캐릭터는 도망칠 수 없었고, 덕분에 정명은 여유롭게 추격하며 캐릭터의 막타를 쳤다.

[더블 킬!]

“쉽네, 쉬워. 이거 솔로 랭크였으면 딱 여기서 항복 눌렀다.”

그 말과 동시에 항복 투표가 시작되었다.

해설자들은 GG!를 외치며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알렸고, 정명은 머쓱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그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4,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평소처럼 메시지를 확인하고 기계적으로 메시지를 끄려던 정명은 ‘엥?’ 소리를 내며 다시 메시지를 다시 켰다.

‘포인트 획득량이 4,500?’

정명이 지금까지 받았던 포인트는 2 : 0 승리 시의 7,000.

즉, 리그의 수준이 떨어졌기에 획득 포인트도 줄었다는 것이었다.

‘수준이 조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걸 눈으로 직접 보니 조금 참담하다.’

강팀이라 불리던 중국 리그의 기량을 지금까지도 갖고 있는 팀은 팀 ME와 로열 패밀리아. 김준상이 있는 AAIG도 살짝 맛이 가기 시작했기에, XTC를 포함하여 딱 세 팀만이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고 보면 되었다.

그 메시지를 보자, 정명은 최근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 대한 답을 드디어 얻을 수 있었다.

“그래, 2년이면 오래 있었지. 하지만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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