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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 무공수확자-160화 (160/175)

160화

섬서행(15)

흑천맹의 고수들이 달려들자 육가장의 두 노괴가 그들 사이로 스며든다. 유심조로 환강을 흩어 놓은 것에 제법 경계를 하는 눈치다.

젠장, 초극 고수들 떼로 상대하면서 천문위가 언제 덮칠지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건가?

= 마원 불러!

이렇게 떼거리로 달려들면 한 방에 보내기 좋다.

- 예, 리퍼.

농꾼의 대답을 들으며 바로 금속 분말을 털어낸다.

쾅, 콰콰쾅!

분진 폭발로 전, 후, 좌 머릿수가 많아 보이는 삼 면을 틀어막고 열려 있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다.

“죽어!”

호통과 함께 강기가 덮쳐든다.

상대는 셋. 한 명이 선두에 서고, 둘이 양옆을 받치는 전형적인 삼재진의 협공이다.

따로 협공 수련은 안 한 놈들이라는 소리.

쾅!

콰자자자작!

칼로 강기를 받아내는 순간, 방수가 전격을 쏟아낸다.

뒤를 받치던 둘이 급히 몸을 물려 피했지만, 나와 맞부딪친 한 명은 이미 전격에 감전되고 뒤이어 휘둘러진 내 칼에 목이 날아간다.

목 잃은 시체를 한 놈에게 걷어차 한 발 더 물러서게 만들고, 그 틈에 다른 한 놈을 향해 달려든다.

콰자자자작!

도기에 전압 걸어 만든 유사 강기로 그리는 벼락이 순식간에 상대를 몰아붙인다. 그리고 그 사이에 소도를 쥔 방수가 움직이니.

푹푹.

유사 강기가 서린 소도가 그의 심장을 꿰뚫는다.

- 리퍼.

경고가 귀를 울리기도 전에 몸이 바닥을 구르고 있다.

콰자작, 파학!

내가 섰던 자리가 박살나고 내가 죽인 놈의 시체가 거력에 분쇄된다.

육가장주, 육진성이다.

방수가 바닥을 구르는 내 몸을 멀리 던지니, 육진성이 살기로 번들거리는 눈으로 바닥을 박차 나와 거리를 좁힌다.

아나, 천문위나 되는 인간이 초극 나부랭이에게 기습질이냐고!

우웅!

급히 천도공을 일으킨다.

육진성이 내 코앞까지 들이닥치는 순간, 그의 전신은 이미 강기로 뒤덮였다. 그리고 강기의 돌풍으로 화해 나를 휘몰아친다.

쩌저저저정!

전력으로 칼을 휘두른다. 도강이 그린 벽력의 그물이 강기의 돌풍을 막아서지만, 그것도 잠시다.

쩌엉!

힘에 밀린 내 칼이 뒤로 밀려난다. 그리고 그렇게 밀려나는 내 몸을 방수가 움직여 아예 뒤로 잡아 던진다.

콰카캉, 쾅!

내가 섰던 공간이 육진성의 공격에 휘말려 박살나는 것을 보며 십여 장을 날아갔다.

그렇게 발이 땅에 닿기 무섭게.

“죽어라!”

앙칼진 목소리가 터지며 희디흰 강기의 손톱이 나를 내려찍는다.

백강참조, 미면나찰의 제자가 납신 것이다.

카캉, 쾅! 카카카캉!

그렇게 덮쳐드는 손이 두 개가 아니다. 여섯, 세 쌍이나 되는 손이 강기 어린 손톱을 세우고 나를 찢어발기는 궤적을 그린다.

미면나찰의 제자 셋이 죄다 달려온 것이다.

칼 한 자루로 셋을 상대하는 것은 버겁다.

“타합!”

전력을 다한 큰 칼 놀림으로 셋을 잠시 뒤로 물러나게 만들고는 왼손에 유사 기맥을 연결, 도기로 전환한다.

등 뒤에서 소도를 쥔 방수가 튀어 나오며 도기와 전압이 만들어낸 유사 강기를 뿜어낸다.

세 명의 아줌마가 다시 내게 달려드는 순간.

오올!

방수가 휘두르는 네 자루 칼날이 어둠을 사르는 빛을 터트리며 내 몸을 휘감는 궤적을 그린다.

하지만 아줌마 셋은 터지는 섬광에 눈 하나 찌푸리지 않고 양손을 움직인다.

카카캉, 카쾅!

백강참조를 펼치는 세 쌍의 손과 섬광격에 물든 네 자루의 칼이 그렇게 내 몸을 두고 공방을 펼칠 때, 나는 자유로운 오른손을 움직인다.

콰콰쾅, 콰앙!

분진 폭발의 충격이 그들을 뒤로 밀어내고 나를 허공으로 띄운다.

그렇게 아줌마들 사이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전신을 강기로 물들인 노친네가 달려든다.

콰콰콰콰쾅!

피풍의를 활짝 펼치며 연신 분진 폭발을 일으켜서 몸을 더 띄운다.

그렇게 허공으로 날아오른 틈을 타 유심조를 펼친다.

벼려진 육감이 한쪽 담벼락 뒤의 익숙한 기척 셋을 잡아낸다.

나를 향해 달려오는 수십의 인영들과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육진정은 물론, 무너진 전각에서 왜놈과 상황을 살피는 기련신마와 그 일당들도 느껴진다.

육가장주, 육진성은 땅에 내려서기 무섭게 뒤로 물러난다. 흑도의 노괴답게 유심조를 펼칠 때 바뀌는 내 기세를 읽은 것이다.

피풍의를 접으며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런 나를 향해 흑천맹의 초극들이 달려든다.

내 주위를 휩쓰는 커다란 원을 마음속에 새기고 땅에 닿는 즉시, 그 원을 현실로 불러냈다.

촤악!

나를 향해 덮쳐들던 여섯의 몸이 상하로 분리되며 내 주위로 피의 원이 그려진다.

“뭐, 뭐야…. 저건?”

“저게 어떻게 가능해?”

한 칼에 초극 고수 여섯이 동강 나는 광경에 나를 향해 달려들던 흑천맹 초극 고수들이 기겁성을 내지르며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그건 흑천맹 초극 고수들의 감상일 뿐, 천문위 둘은 달랐다. 유심조의 기세를 잃기 무섭게 육진성이 나를 덮쳤다. 초극 고수들 틈에 있던 육진정 역시 마찬가지.

두 명의 천문위가 한 번에 달려드니 내가 할 일은 뻔했다.

개구단으로 이미 공력은 채운 상태. 손을 휘두르며 분진 폭발을 일으키려는데….

우우웅!

달려오는 육진성이 내게 손을 뻗으니 주변의 공간이 울리며 기막을 깨트린다. 기막으로 폐쇄 공간을 형성하지 못하니 분진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분진 폭발이 막히는 즉시, 방수가 움직인다. 내 몸을 뒤편 담벼락 너머로 던진다. 그리고 그렇게 던져지는 나를 향해 육진정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든다.

나는 달려드는 육진정을 바라보며 유심조를 일으켰다. 그렇게 막 육진정이 휘두르는 칼의 궤적에 내 목이 들어서려는 순간.

콰르르릉!

전신을 뇌전의 강기로 휘감은 인영이 육진정을 덮쳤다. 한 자루 창을 앞세워 전신을 강기로 물들이는 한 명과 같이 말이다.

그렇게 세 명의 천문위가 한데 어우러진다.

“이런 잔꾀를!”

육진성이 노성을 터트리며 육진정을 돕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담벼락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사람은 남궁화청과 조유덕 둘만이 아니었다.

“타합!”

개방의 장걸개 상 노개가 전력으로 황망장을 펼치며 육진성의 앞을 막아선다.

강기로 그려지는 누런 구렁이의 용트림은 상대가 천문위라도 몇 초간 잡아 두기에는 충분했다.

기련신마와 일당들이 기겁을 하며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미 유심조가 그려야 할 궤적은 내 마음에 새겨졌다.

콰카캉! 콰캉!

검과 창이 몰아치는 한가운데를 향해 수직의 궤적이 그려진다.

파핫!

유심조의 궤적이 통과한 순간 육진정의 몸이 멈칫했다.

콰콰콰쾅!

그리고 이어진 두 천문위의 공격에 육진정의 육체는 말 그대로 갈려 나갔다.

- SX-23의 수확을 시작합니다.

= 그냥 수거해.

지금 느긋하게 수확하고 있을 시간 따위 없다. 그냥 SX-23 자체의 수거를 명한다.

- 예, 리퍼.

남궁화청과 조유덕이 육진성을 향해 달려들었고, 기련신마가 육진성에 합류한다.

육진성을 잡아 두느라 전력을 다한 상 노개는 일단 뒤로 물러나 숨을 돌리려는데, 그런 상 노개를 향해 왜놈과 기련신마 일당 일곱이 덮쳐들었다.

= 덮쳐!

농꾼에게 명을 내림과 동시에 바닥을 박차고 상 노개를 향해 달린다.

콰자작, 파작!

내 양손이 연신 전격을 내뿜자 상 노개를 협공하려던 일곱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나고, 왜놈이 상 노개와 부딪친다.

그리고 그렇게 물러나는 일곱의 뒤쪽으로 육중한 거체가 벼락을 감고 떨어졌다.

쾅, 콰자자자작! 콰작!

육중한 거체가 땅에 내려서기 무섭게 사방팔방으로 뇌전을 쏜다.

한 놈이 감전되고 남은 여섯이 좌우로 흩어져 뇌전을 피했다.

넷, 둘로 흩어지는 그들을 향해 나와 농꾼이 손을 썼다.

오올!

넷에게는 방수가 던지는 비수의 무더기를 선사한다. 당연히 호거술이 만들어내는 증폭 영역을 거쳐 유사 강기를 머금은 비수들이다.

카카카카캉!

넷 다 방수가 던지는 비수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 탓에 자신들을 향해 뻗어 오는 뇌전을 피하지 못했다.

파자작, 파작!

마원이 뻗어낸 뇌전에 감전된 넷의 몸에 유사 강기를 머금은 비수들이 꽂혀 들었다.

그렇게 농꾼이 방수와 마원을 움직여 넷을 잡아낼 때, 나는 느긋하게 둘의 앞을 막아선다.

쩌저저저정!

벼락의 그물로 그 둘을 몰아세우기만 해도 된다. 마원의 뇌전이 그 뒤를 치니 말이다.

순식간에 일곱을 처리하고 상 노개를 도와 왜놈을 정리하려 하자 한쪽에서 노성이 터져 나왔다.

“뭘, 멍하니 보고만 있는 거냐?”

혈주마군이다. 현재 흑천맹을 이끄는 여섯 중 하나.

“맹주의 복수를 하지 않을 셈이냐!”

그의 호통에도 전의를 보이는 흑천맹의 초극 고수는 열이 되지 않았다.

하긴 천문위 둘을 상대로 도망 다니다가 한 칼에 초극 여섯을 죽이는 신기를 보였다. 거기에 어쨌든 천문위인 육진정을 죽였으며 기련신마의 수하 일곱까지 순식간에 해치운 나다. 감히 덤빌 엄두가 안 나는 것이다.

“은혜도 모르는 것들!”

미면나찰의 제자 셋이 앞으로 나섰다. 그 곁에 혈주마군이 서니, 귀몰색마를 잡아간 도끼 영감과 검을 꼬나쥔 염소수염이 나섰다.

이들 여섯이 현재의 흑천맹을 이끄는 자들이다.

왜놈을 잡아야 하는데 이것들이 그냥 보내 줄 분위기가 아니다.

하긴 이 작자들을 처리하면 미면나찰과의 일은 정리될 것 같으니….

나를 향해 강기의 다발들이 쏟아진다.

콰콰쾅, 콰쾅!

강기 다발을 피해 뒤로 물러나는 나를 향해 세 쌍의 손이 손톱을 세워댄다. 미면나찰의 세 제자다.

기련신마와 육가장주는 창걸개와 남궁화청이 감당하는 상황이니 당장은 이들에 집중해 볼까!

분진 폭발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

우웅!

천도공을 일으켜 유사 기맥에 공력을 때려 박는다.

오올!

다섯 개의 칼날이 빛을 뿜으며 휘둘러진다.

- 6

그중 네 개의 칼날이 후방과 좌우 공간을 점하고 탄강을 튕겨내고 백강참조의 공격을 막아낸다.

- 5

그러니 나는 오직 눈앞의 상대에게 집중하면 된다.

- 4

쩌저저저정!

섬광격의 칼날이 벽력의 그물을 그리니 눈앞의 아줌마는 양손을 휘둘러 그것들을 받아내지만 이내 가슴과 옆구리에 칼을 맞고 쓰러진다.

- 3

섬광격의 위력을 능히 맨손으로 받아내는 것이 그녀의 백강참조지만 천도공이 시전 되는 순간 적용되는 천문위의 전투 감각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배터리 충전!”

- 2

파자자자작!

내 외침에 마원이 쏘아낸 수십 가닥 섬전이 공간을 가르고 등판에 작렬한다.

- 6, 6, 6

비어 버린 배터리가 차오르고.

쩌저저저정!

죽은 아줌마 대신 자리를 채운 염소수염을 박살낸다.

- 5

“빌어먹을 이건 도대체!”

“팔이 여섯이라니!”

“진짜 괴물인 거냐?”

나를 둘러싸고 공격하는 작자들의 입에서 당혹성이 흘러나오지만, 내용은 귀담아들을 것이 아니다.

터져 나오는 당혹성으로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재빨리 몸을 돌려 칼을 놀릴 뿐.

- 2

“꺄악!”

아줌마 하나를 더 잡은 뒤에 다시 충전한다.

“후일을!”

여섯이 셋이 되니 도끼 영감이 그렇게 외치며 내 정면으로 달려든다. 후일을 기약하라는 소리.

그 말에 내 후방을 공격하던 혈주마군과 미면나찰의 마지막 후예가 바로 강격을 날린다.

쾅, 쾅!

힘과 힘이 부딪치는 반발력으로 몸을 뒤로 크게 물린다.

그렇게 둘이 빠지는 순간, 도끼 영감의 몸이 조각났다.

천문위의 감각으로 휘두르는 칼날 하나 감당하기 힘든데, 방수가 휘두르는 네 개의 칼날이 더해지니 당연한 결과다.

뒤로 크게 물러난 그 둘의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내 몸은 그 둘을 향해 쏘아졌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둘을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제 상 노개를 도와 왜놈을….

콰콰쾅!

굉음과 함께 하나의 인영이 내 앞으로 굴러왔다.

- 마*카*투 델타의 치료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내 앞에 널브러진 인영은 다름 아닌 상 노개다.

미친, 왜놈이 천문위를 앞둔 고수인 상 노개를 이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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