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절강행(19) 合 장인규의 나날(02)
“우선은 가볍게 해보지요. 공력은 병기의 차이가 있으니 무기를 보호하는 정도만 사용하기로 합시다.”
호장우가 자신의 칼을 뽑으며 말했다. 도신이 두툼한 것이 중병(重兵)으로 볼 수 있는 대감도였다.
“그러지요.”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칼을 뽑아 연무장 중앙에 섰다.
마주 선 호장우는 경철운보다 살짝 작은 덩치다. 중병에 들어가는 대감도를 쓰는 것도 그렇고, 별호가 철륜도 임을 감안하면 힘에는 자신 있는 듯하다.
“그럼 시작합니다.”
말과 동시에 호장우가 움직였다. 호쾌하게 내려찍는 일격. 중병의 내려찍기는 피하는 것이 상식. 몸을 뒤로 물려 피한다.
순식간에 내려찍기가 횡 베기로 변해서 베어 온다.
물러나는 발을 멈추고 슬쩍 체중이동을 일으키며 칼등을 왼손으로 받치며 맞받아친다.
캉!
칼과 칼이 부딪치며 격렬한 충격이 전신을 통해 퍼져 나간다.
나와 호장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뒤로 물러난다.
“힘이 보통이 아니시군요. 어지간한 역사들도 칼을 맞대면 바로 뒤로 밀려나는데.”
호장우가 환하게 웃는다. 이 자식 근력이 내 아래가 아니다.
- 리퍼, 상대는 수확 대상자입니다. 나노 머신이 장시간 남성 호르몬 분비에 관여했다면 근력이 리퍼보다 약할 이유가 없습니다.
농꾼이 내 생각을 읽은 듯 경고한다.
내가 약물을 빨아 단기간에 근육을 키웠다면, 호장우는 남성 호르몬을 조절해서 장기간 몸을 만들었다는 소리.
호장우가 크게 치고 들어오니 나도 같이 움직인다. 힘이 비슷하니 물러나면 기세가 죽어 불리해질 게 뻔하다.
캉, 카캉! 캉!
칼과 칼이 부딪칠 때마다 불꽃이 튄다. 힘과 힘의 맞대결. 서로 절초를 사용하기 보다는 힘을 보기 위해 단순 경쾌한 칼질을 반복한다.
대감도의 묵직함을 살려 꽂히는 공격들에 별호가 철륜도인 이유가 실감된다.
하지만 나는 몸 자체가 중병인 사람이다. 발을 움직이며 몸을 움직인다. 움직임을 따라 체중이 쏠리고 그 체중을 고스란히 실어 칼을 휘두른다.
내 칼과 대감도의 무게 차이는 많아 봐야 한 관. 하지만 내 몸무게와 호장우의 몸무게는 금속 코팅된 뼈다귀 탓에 십수 관은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도격에 실리는 힘은 호각세. 단순 근력에서는 내가 밀린다는 소리다.
“이제 제대로 해보지요.”
호장우가 미소를 지었다.
우웅!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대감도가 울음을 토했다. 누런 도기가 피어오르고, 피어오른 도기가 실타래 같이 엉키며 도신을 뒤덮는다.
누런 도기와 다른 확연한 황금 빛깔의 존재감! 보타삼문 중 하나인 보제사의 내공인 대정금강기(大正金剛氣)가 만들어 내는 강기였다.
“후우!”
내뿜는 호흡과 함께 일어난 공력이 내 칼에 흐르고, 칼날에 기운이 일어난다. 예기가 서린 한 가닥 기운이 칼끝에서 뻗어나니, 나는 내 눈높이로 칼날을 들어 뉘였다. 그리고 그 뒤를 받치듯 검게 물든 왼손으로 칼등을 겨눴다.
오올!
한 가닥 기운이 소리와 공명하여 그 몸집을 불려 칼날을 뒤덮는다.
“강기!”
“도강이다!”
“이 대주도 초극 고수였어?”
연무장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뇌응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지금 그딴 거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갑니다.”
호장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와 나 사이의 간격이 사라지고 누런빛이 덮쳐든다.
쾅, 콰콰쾅!
힘도 속도도 좀 전과는 판이하다. 호장우의 신형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오직 금강야차인이 만들어 내는 도강의 궤적 뿐.
누렇게 빛나는 굳건하고 강렬한 힘이 나를 짓누르듯 덮쳐 온다.
그는 수확 대상자. 초극에 이르기 전까지의 모든 데이터가 내게 있었다. 그의 초식, 버릇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의 칼이 어디로 향할지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 모두 다 말이다.
상식적으로 나는 그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약점을 쑤셔 그 공격을 끊어 낼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씨발!’ 하고 욕 밖에 안 나온다.
여유롭게 피하기는커녕 칼이 덮쳐들기 전에 전신을 짓눌러 오는 강기의 위세에 몸을 보호하기 바쁘다.
약점을 쑤셔? 강기의 여력을 뿌리치고 칼을 들이밀면 그 약점은 이미 사라져 있기 일쑤다.
카카캉, 콰쾅!
호거술로 강화된 도기를 앞세워 어떻게든 수를 쓰려 했지만, 누런 불광(佛光)이 만들어 내는 궤적은 강철과도 같이 굳건하게 내 도격을 튕겨 내며 나를 몰아붙인다.
수레바퀴 앞을 막아서는 사마귀가 된 기분. 이래서 ‘철륜도’라 불리는 건가!
뒤로 훌쩍 물러나는 동시에 왼손의 울음이 그친다.
쩌저저정!
그리고 벽력이 치듯 요란하게 우는 칼. 이어서 다시 왼손이 울음을 터트렸다.
파하핫!
하얀 빛이 세상을 뒤덮는다.
콰콰쾅!
빛과 함께한 세 번의 도격. 그 결과 불광의 수레바퀴가 멈췄다.
“대단한 수법!”
칼을 멈춘 호장우가 눈을 크게 뜨며 감탄을 터트렸다. 눈이 멀어야 정상인데 너무 멀쩡하다.
“끄으윽!”
“내 눈!”
“앞이 안 보여!”
호장우는 멀쩡한데 애꿎은 구경꾼들만 눈이 멀어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 호장우의 몸에 차광 필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농꾼이 눈알의 반사광을 분석하여 내놓은 결과다. 예전에 뭔 일이 있어 눈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다.
“크윽!”
멀쩡한 호장우와는 달리 나는 격돌의 여파에 밀려 이 장이나 뒤로 밀린 상태.
호장우가 다시 불광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그 위용을 과시하지만, 나는….
“그만, 내가 졌소!”
패배를 자인할 수밖에 없었다. 비장의 한 수가 단지 잠시 칼을 멈추게 했을 뿐이다. 배터리의 전력이 충전될 때까지 시간을 끌어도 바뀔 건 없지 않은가.
“하아.”
한숨 밖에 안 나온다. 이게 내 현주소다. 일반적인 초극 고수와는 어떻게 해 볼만 해졌지만, 수확 대상자를 상대로는 아직 모자란 것이다.
그냥 푹 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수법에 눈먼 구경꾼들을 치료해야 했다.
***
미리 한 약속대로 호장우의 데이터 수집은 무난하게 끝났다. 계속 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조처도 취했으니 신하 분타에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었다.
총타로 돌아왔다.
거처로 돌아오기 무섭게 농꾼이랑 호장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확 대상자를 상대할 논의를 했다.
사부의 데이터가 그러했고 진우탁의 데이터가 그러했듯이 호장우의 데이터도 나를 당장 초극 고수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데이터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다. 데이터들은 분명 나에게 초극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길을 걷기 위한 힘이 부족한 상태다.
“영약이 와야 된다는 소린데….”
소환단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니 성공한다는 보장을 할 수도 없다. 그러니 지금 상태에서 어떻게든 무력을 보강할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젠장, 안 되네.”
왜구들이 사용했던 호거술의 합창을 재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스피커를 늘려 어떻게든 재현해 보려 했으나 서로 하모니를 이루기는커녕 메인 보컬의 음역이 코러스의 음역을 지워 버린다.
아무래도 메인 보컬의 호거술과 코러스가 되는 호거술의 심법이 다른 듯 했다.
왜구들을 만날 일 많으니 심법은 구하려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두 가지 심법을 동시에 사용할 방법이 없으니 호거술의 합창은 써먹을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이대로는 수가 없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호거술로는 호장우의 도강에서 간신히 몸을 지킬 뿐이다.
전격과 호거술의 조합으로도 호장우가 굴리는 칼질의 수레바퀴를 잠시 멈추게 할 뿐이다.
그냥 전격을 날린다? 강기를 앞세우고 맹렬하게 휘두르는 도격이 공간을 점하고 있는데 거기에 무슨 철 이온을 날리고 전격이 달릴 경로를 만든단 말인가.
“최소한 배터리가 하나 더 필요해!”
전격과 호거술의 조합으로 배터리 하나를 비워 공격을 잠시 멈추게 하고, 그 사이에 장력으로 전격을 날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 것 같지 않은가.
물론 이것도 호장우의 경우에서나 그렇다. 수확 대상자 중 나이가 젊은 편인 호장우가 이럴 진데 그보다 나이가 많은 자들, 강한 자들 상대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몰랐다.
“어떻게 안 되냐?”
하지만 일단은 호장우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지금 구할 수 있는 재료로는 더 이상 골격에 배터리를 설치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골격의 배터리를 초기화해서 분할하고,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실행하려면 재료 수급이 우선입니다.
“광산에서 필요한 광물들이 나와야 한다는 소리인데, 언제 나올 줄 알고 기다려?”
청도방의 금광이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거기서 필요한 광물이 나오기만을 넋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그렇게 머리를 굴리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망간 단괴는 어때? 바다에 굴러다닌다는 거. 그거 어지간한 금속 광물은 다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냐?”
- 구할 수만 있다면 배터리를 분할하고 용량 확대가 가능합니다만, 바다 수천 미터 아래에 있어 채취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수천 미터?”
뭔가 내가 아는 상식과 다른 소리다.
“망간 단괴 그거 대륙붕에도 굴러다닌 거 아냐?”
대륙붕은 비교적 얕은 곳 아닌가? 깊어 봐야 200~300m로 알고 있는데?
- 대륙붕의 망간 단괴는 질이 떨어지고….
“그런 게 우리랑 상관 있냐?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 보는데?”
내가 농꾼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 자료 수정합니다. 대륙붕의 망간 단괴는 심해의 망간 단괴보다 질이 떨어지고 채산성이 맞지 않아 쓸모없다 등록되어 있지만, 그건 21세기 기준. 현재 우리 기준으로는 훌륭한 자원입니다. 수집을 위해서는 고래와 상어 종의 해양생물을 추천합니다.
상어나 고래라면 대륙붕 정도의 해저는 가뿐하게 오갈 수 있는 것이다.
“순찰 중인 응 시리즈의 탐색 대상에 해양생물을 추가하고, 적합한 타입들을 공방으로 발주 넣어. 아, 그리고 응 시리즈도 2개체 새로 추가하고.”
세 마리가 절강 연안에서 왜선들을 찾는 데 동원되고, 한 마리는 염가동에게 배치된 탓에 내가 당장 부릴 수 있는 게 응1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초극 고수와 맞상대가 가능하다 생각했을 때는 잠시 정도는 응 시리즈의 지원이 없어도 괜찮다 생각했다.
하지만 호장우를 상대로 작금의 현실을 알고 나니 머리 위에 항시 한 마리를 띄워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 따로 부릴 매들을 보충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렇게 대충 결론을 내니 복귀 후 첫날이 훌쩍 지났다.
다음날, 훈련을 재개했다.
3인 1조를 이뤄 다수를 상대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단련시킨다.
근데 어째 애송이들 움직임이 상당히 적극적이다. 은근히 내보이던 반항심 같은 것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야?”
은근슬쩍 화인천에게 물어봤다.
“자기들도 느낀 게 있는 거겠죠. 솔직히 그렇잖아요. 당장 옆에 선 동료들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자기 영역에서 자기가 최고인 줄 알고 살아왔지만, 자기와 비슷한 놈이 한 자리에 열둘이나 있는 상황이니.”
“그 정도로 정신 차렸을 리가?”
그랬다면 내가 그딴 문서 만들고 수결까지 하는 생 쇼를 벌였을 리가 없다.
“게다가 왜구들 상대로 피를 봤지요? 냉정하게 따져 본 거겠지요. 자신들이 박살낸 왜구들의 전력과 자기 사문과 가문의 전력을요.”
절정 무인 서넛이 이끌고 나가는 중소 방파의 전력으로는 왜선 두 척 정도가 한계.
“왜구가 두 척 이상 몰려오면 상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것의 배나 되는 전력을 피해 없이 박살내는 것이 뇌응대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내가 작정하면 저희들 사문이나 가문을 박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그렇다는 건가?”
슬쩍 입가에 미소가 서리려는데 이어지는 화인천의 말이 초를 친다.
“뭐, 확실히 그것도 그렇지요. 흠, 어쨌든 그렇게 강력한 뇌응대도 멸왜단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신하 분타에서 똑똑히 목격한 것이 큰 것도 있고….”
그렇게 말하며 슬그머니 내 눈을 피하는 화인천이다.
그런 화인천의 태도로 녀석들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던 이유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저희들 열둘을 처참하게 농락한 나는 저 녀석들에게 괴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그런 괴물로 보이는 나도 호장우에게 일방적으로 몰리다가 패배를 선언했다.
별로 나이차도 나지 않는, 비슷한 나이 대에서 ‘나’라는 하늘을 봤는데, 그런 하늘보다 더 높은 호장우를 봤다.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아니 저희들이 하늘이라 여긴 것이 우물 안에서 올려다본 바깥세상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자신들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아니 제 놈들 주제 파악한 것은 좋은데, 그걸 왜 내가 깨지는 걸 보고 깨닫는데!
장인규의 나날(02)
신호음에 눈을 뜨니 망할 동구 형의 전화다.
망할 놈의 볼테이지 블레이드 건을 생각하면 차단해 버리고 싶지만, 소림 무공 업데이트 소식일지도 모르니 그럴 수 없었다.
해남 번개 팀의 팀장에게 들어보니, 초극 데이터 업데이트만으로는 초극 고수가 될 수 없단다. 탈태환골 시 외부 칼로리를 보충해 줘야 해서 영양 보급 탱크에 들어가야 한다나?
연구소 관리 시설이라 소림 무공 사용자 수를 생각하면….
“동구 형, 무슨 일이야? 혹시 소림 무공 업데이트 소식이라도 떴어?”
- 업데이트가 되기는 했는데 소림 무공은 아니고 보타산 쪽?
수확하는 놈이 마이너 성애자야?
“거기도 해남파랑 오십보백보인 마이너잖아! 수확하는 놈 도대체 누구야!”
- 그건 내 짬밥으로는 알 수 없는 기밀이고.
“약 올리려고 전화한 거야?”
- 그건 아니고. 이번에 연구소에서 좋은 무기 하나 만들었거든.
“안 해! 저번 볼테이지 블레이드 때문에 내가 어떤 꼴이 됐는지 잊었어? 팀 해체될 뻔했다고!”
- 볼테이지 블레이드는 경찰 진압 팀 쪽에서는 정말 좋아하던데?
“내가 경찰이야? 헌터라고!”
경찰이야 몬스터 제압은 물론 블랙 헌터 진압에도 써먹을 수 있으니 좋아하는 거고.
- 이번에는 진짜야. 레져런스 블레이드라고 음공 기반 무기야.
“음공 기반?”
- 핵심은 음공 데이터지. 무기 자체는 간단해. 칼에 스피커 달고 유사 기맥 연결한 게 다야. 성대가 조내 피곤한 기술이라 스피커로 대처했는데 기가 막히게 들어가더라고.
음공 기반이라면 그럴듯하다.
“한번 줘 봐.”
- 일단 네 계정으로 음공 데이터 업데이트할 게.
***
눈 떠보니 병원이었다. 상체를 일으켰다.
“깼냐?”
부랄친구이자 팀 금강동인의 부팀장인 태군이다.
“애들 피해는?”
“나노 머신의 자가 치료로 해결될 부상 정도야.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는 인원은 너뿐이다.”
“놈은?”
“너 당하고 난 다음에 우리가 잡았지.”
“어떻게?”
“볼테이지 블레이드가 사냥에는 못 써도 호신용으로는 괜찮더라고.”
목숨 걸려 있는 일인지라 돈 생각 안 하고 때려잡았다는 소리다.
“씨발. 이번에는 또 뭐가 문제야? 분명 A급 새끼들한테 이상 없이 통했잖아.”
볼테이지 블레이드 건이 있어서 이번 레져런스 블레이드는 S급을 상대로 써보기 전에 다른 몬스터를 상대로 사용해봤다.
레져런스 블레이드가 만들어내는 강기는 물리력 기반의 현대 화기나 볼테이지 블레이드와는 확실히 달랐다. 여타 무공과 같이 몬스터의 재생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분명 확인했다.
“팀원들 데이터 모아서 분석해봤는데 S급 새끼에게 딸린 패시브 스킬인 공명 공포가 그 스피커로 내던 음공을 박살 낸 거 같다고 그러더라.”
패시브 스킬 나부랭이에 깨지는 음공이라고? 씨발, 강기가 왜 필요한데! S급 잡기 위해 필요한 거잖아! 근데, S급에게 써먹을 수 없다니!
“망할 인간 넘겨도 꼭 이상한 것만 넘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