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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전부는 아니야-317화 (317/424)

00317  소제목 추후 결정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오···! 김 과장님. 스마트폰으로 바꾸셨네요. 좋아 보인다.”

갑작스러운 스마트폰 열풍. 오래된 폴더폰을 사용하던 김 과장은 ‘휴대폰으로 인터넷도 하는 세상에 아직까지 구닥다리 접는(?) 폰을 사용한다.’며 잘난 척하는 직장 동료의 쓴소리에, 100만 원이나 하는 스마트폰을 큰마음 먹고 새로 장만했다.

“좋아 보여? 총무부의 조 과장이 구닥다리 폰을 사용한다고 뭐라 그러잖아. 열 받아서 홧김에 질러버렸지. 하하하.”

“조 과장님이요? 그분이 좀 그런 면이 있긴 하죠? 그래도 잘하셨어요. 과장님 폰이 좀 낡긴 낡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최신 폰으로 바꿨잖아.”

“진짜 멋지긴 하네요. 이게 바로 갤럭시S죠? 왜 아이폰을 안 사시고?”

“나도 고민을 했는데 나한테는 갤럭시가 더 편하더라. 내가 매우 앞서가는 얼리 어답터도 아니고 스마트폰으로 할 건 인터넷 말고는 없잖아. 그럴 바에는 자판이나 다른 기능들이 내게 익숙하면 더 편할 것 같았거든.”

“그렇긴 하죠. 자기가 편하면 됐지 굳이 다른 사람이 무슨 폰을 사용하던 사실 그건 상관없는 일이죠. 그런데 과장님. 인터넷 말고도 스마트폰으로 할 게 엄청 많아요. 그러니까 그냥 인터넷만 하지 마시고 이것저것 다양한 기능도 사용해보세요.

“머리 아파.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복잡한 건 귀찮더라. 나는 그냥 인터넷이나 할래. 괜히 게임에 중독되는 것보다 낫잖아.”

김 과장은 안 대리의 말의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각보다 편리한 기능 되게 많아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쇼핑도 가능해요.”

“뭐? 스마트폰으로 쇼핑? 진짜 그런 것도 돼?”

“그럼요. 요즘 CF 못 보셨어요? 스마트폰으로 터치 한 번이면, 당일 집으로 배송한다고 광고하는 거 있잖아요. 동지마트.”

“아···! 알지. 동지마트 광고는 나도 봤어. 그거 중독성 있던데. 그런데 그게 그 이야기였어.”

“네. 참! 그리고 과장님 집이 마포구라고 하셨죠?”

“응. 맞아. 신수동이 우리 집이야.”

“마포구는 전 지역 어디든 3시 전에만 주문하면 어디든 당일 배달이 된다고 그러던데요. 게다가 요즘은 특별 홍보 기간이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5% 더 할인해준다고 해요.”

“진짜? 어떻게 하는 건데?”

“음. 저는 아이폰 유저라 정확하게는 잘 몰라요. 아무튼 방방곡곡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요. 그걸 다운받으면 될 겁니다.”

“방방곡곡? 그건 어떻게 받는 건데?”

“저는 동지마트 홈페이지에 가서 다운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과장님도 한 번 해보세요.”

“그래? 잠시만. 어디 보자. 동.지.마.트. 나왔다. 여기를 터치하라 이 말이지. 어라···. 여긴 뭐야? 다른 곳하고 다른데? 되게 깔끔하다.”

김 과장은 안 대리의 설명에 스마트폰으로 동지마트를 검색 후 그곳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사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서도 그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요 며칠 사용해본 결과 인터넷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스마트폰을 샀건만 그동안은 생각보다 못한 불편함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지마트 홈페이지는 달랐다. 그가 스마트폰으로 이용해본 다른 사이트 다르게 정말 보기 좋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렇죠? 동지마트는 이미 스마트폰 유저를 위해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이트들처럼 화면이 깨지고 그런 게 없어요. 대단하죠?”

“우와. 요즘 사람들이 동지마트, 동지마트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다른 사이트들은 정말 들쭉날쭉에 사진이나 그림은 깨지고 그래서 되게 불편했거든. 그런데 안 대리. 여기서 어떻게 하면 돼?”

“잠시만요. 과장님 스마트폰 오른쪽 상단을 보세요. 거기 배너 있죠?”

“음. 오른쪽 상단이라···. 혹시 방방곡곡이라고 적힌 거?”

“네. 동지마트에서 새롭게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이름이 방방곡곡이에요. 거기 터치해서 들어가면 과장님 휴대폰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할 거예요. 그걸 입력하면 문자가 오고, 그 문자에 첨부된 주소로 들어가면 앱을 다운받을 수 있어요.”

“알았어. 일단 방방곡곡 터치. 오! 진짜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네. 010-XXX-2010.”

띠링~!

“왔다, 왔어. 이야. 뭐가 이렇게 신기해.”

아직 스마트폰을 산 지 며칠 되지 않은 김 부장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것 말고도 QR코드로 앱을 다운받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건 아직 과장님이 모를 것 같아서, 조금 복잡한 방법을 알려드린 거예요.”

“이게 더 불편한 방법이라고? 나 참. 귀찮아서 그냥 대충 사용하려고 했는데, 알면 알수록 완전히 신세계네.”

“좀 그렇긴 하죠? 그러니까 과장님도 귀찮다고 인터넷만 하지 마시고, 다른 것도 한 번 알아보세요.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러게. 나중에 또 조 과장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밖에 할 줄 모른다고 구박할지 모르니 공부 좀 해야겠어. 음···. 이제 됐다. 다운로드 중이라네. 이제 기다리면 되는 건가?”

“네. 다운로드 완료되면 앱을 실행하면 되세요.”

“쉽네! 별것 아니구먼.”

“그렇죠? 조금만 알면 정말 편리한 게 스마트폰이라니까요.”

“그런데 안 대리는 방방곡곡 이용해봤어?”

“당연하죠.”

“정말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야?”

“저도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정말 되더라고요. 물론 다른 대형 할인 마트도 당일 배송 서비스는 하고 있는데, 우리 집은 안 됐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 우리 집 앞에 있는 슈퍼가 DJ마트로 변하면서 저도 혜택을 받게 된 거죠.”

“밤 늦게 오고 그런 건 아니고?”

“대략적인 시간도 소비자가 정할 수 있어요. 저는 퇴근 시간에 맞춰서 배달시키는데, 집에 도착하고 30분 안에 배달이 와요. 왜, 가끔 집에 먹을 게 떨어졌을 때 장보기 귀찮고 그럴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스마트폰으로 주문해놓으면 정말 편해요. 게다가 5% 할인도 되니까 더 좋죠. 완전 강추.”

안 대리는 마치 자신이 동지마트의 대변인이 된 것처럼 열정적으로 ‘방방곡곡’에 대해

“와···. 진짜 신기하다. 무슨 피자나 짜장면 배달도 아니고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당일 배달이 되냐.”

“더 신기한 건 뭔지 아세요? 방방곡곡이 지금은 서울이나 대도시 일부 지역만 서비스되는데 내년 말쯤이면 당일 배송이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바야흐로 대한민국에서는 어디서나 당일 주문 당일 배달이 가능해지는 거죠.”

“대단하긴 대단하다. 그런데 안 대리. 넌 동지마트 주식이라도 사뒀어? 왜 그렇게 네 일처럼 흥분해?”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놀라워서요. 기사를 보니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까지 건립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택배도 당일 배송이 가능해진다고 해요. 물론 직접 전달까지 당일은 힘들지만, 집 앞 DJ마트까지 물건이 도착하면 방방곡곡 앱으로 알려주고 고객이 방문해서 찾아가는 방식이죠. 왜 그런 적 있잖아요. 배송 조회해보면 근처 물류센터에 물건은 도착해 있는데, 배송까지는 하루 더 기다려야 할 때의 답답함. 꼭 그게 아니라도 택배까지 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 건 운송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라고요. 그러니 어떻게 안 흥분해요?”

“그렇긴 하네. 전 세계에서 당일 주문 당일 배송을 현실화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되겠어. 도시 규모의 작은 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유일하겠지?”

“그럼요. 동네 슈퍼를 공략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 접근하는 방식부터가 세계 최초일걸요. 저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재벌 2세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고현호 사장을 말하는 거야?”

“네. 제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던 재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고현호 사장이 그랬잖아요.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캬아···. 진짜 멋진 말 아니에요? 남자인 제가 봐도 반할 것 같아요. 우리 사장님이 고현호 사장 반의반이라도 닮았으면 제가 정말 충성을 다해 열심히 일할 텐데 말이죠.”

“쯧쯧. 순진하기는. 그냥 쇼야, 쇼. 물건 잘 팔려고 벌이는 일종의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안 대리야. 넌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그런 감성팔이에 넘어가?”

사이비 종교에라도 빠진 것 같은 안 대리의 모습이 김 과장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감성팔이요? 설사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다른 재벌들은 그런 감성팔이도 안 하잖아요. 고현호 사장은 최소한 대중들 무서운 줄은 알아요. 그러니까 자기 재산 털어서 용역 비리 피해자에게 보상해주고, 기부도 다른 사람보다 자주 하죠. 지난번에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된 계약직 직원만 수천 명이 넘어요. 그리고 이번 방방곡곡 프로젝트로 배달기사를 포함해서 4,000명 가까운 직원을 새롭게 뽑는대요. 과장님. 거기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일 것 같아요?”

“그··· 글쎄. 대충 계산해도 인건비만 한 달에 백억 원 이상 들어가겠는데.”

“그렇죠?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그런 거금을 쓰는 바보가 있을까요?”

“아마 어렵겠지···.”

“그러니까 고현호 사장의 행동을 단순히 감성팔이로 몰아갈 수 없는 겁니다. 인터뷰 기사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다른 재벌들과 달리 정의와 양심이 뭔지 알아요. 그래서 최소한 비상식적인 일을 벌이지 않죠.”

“비상식적인 일이라면 땅콩 스캔들 같은 걸 말하는 거야?”

“당연하죠. 그때 과장님이 저랑 소주 먹으면서 그러셨잖아요. 우리나라 부자들은 다 저따위라서 땅콩 스캔들 같은 사건이 놀랍지 않다고. 솔직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죠. 부자들이 우리를 자신들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그런데 고현호 사장은 달라요. 그래서 제 일도 아닌데 자꾸 응원하게 되고요. 은근히 매력 있는 사람이라니까요.”

“그래 일반적인 재벌들과는 다르다는 건 인정. 그렇지만 너무 빠지지는 마. 난 안 대리가 남자 좋아하는 건 반대야.”

“헐···! 과장님! 대체 저를 어떻게 보고. 저··· 완전 여자가 좋거든요. 여자라면 환장하는 상남자 스타일이라고요.”

“아아···. 그러고 보니 안 대리가 여자한테 환장하는 모습을 보긴 봤다. 지난번 회식에서 노래방을 갔을 때 도우미 곁에 찰싹 붙어서 에로영화 한 편을 찍는 걸 봤는데 내가 실수했네.”

“헉! 과··· 과장님. 그건 여자한테 환장한 게 아니라 그냥 분위기를 좀 띄우려고···.”

“그러니까 분위기를 띄우려고 차장님도 있는 노래방에서 물고 빨고 했다, 이거지?”

“잊어주세요. 그때는 제가 너무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랬어요. 제발 과장님.”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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