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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전부는 아니야-252화 (252/424)

00252  소제목 추후 결정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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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미스터 고

그동안 미스터 고가 우리 회사와 협력을 아끼지 않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대형할인마트 진출의 첫 번째 시장으로 중국과 함께 한국을 후보지에 넣은 것도 미스터 고의 그런 열정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은 이번 아시아 진출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을 석권한 우리에게 아시아 시장 석권의 교두보가 될 의미 있는 첫걸음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분명 매력적인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제가 겪은 한국 사람들은 다른 어떤 민족보다 열정적이며 가슴 따뜻했습니다.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두고두고 기억이 날 만큼 멋진 곳이었죠.

특히 미스터 고가 소개해준 동지랜드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종종 생각날 정도로 제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직원들이 제게 베풀어준 친절은 어린 시절 어머니께 받은 사랑처럼 포근하고 편안했습니다.

거기다 세계적인 기업인 동지그룹의 계열사라는 것도 우리에게는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동지그룹의 든든한 자금력을 생각하면 우리가 크게 무리하지 않고도 무사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줄 믿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형 할인 마트 시장은 이미 충분히 포화 상태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중국 시장은 터무니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화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미스터 고와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시장성, 잠재력, 파급력을 고려한 이사진들의 선택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직접 전해주지 못하고 이렇게 서면으로 대신하게 되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실망할 미스터 고를 생각하니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과 동지그룹이 완전히 갈라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 이사진들은 한국 시장 자체에는 회의적이지만 동지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D&Y 피트니스 클럽에는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동북 아시아 세 나라의 공통점이 바로 엄청난 교육열입니다. D&Y 피트니스 클럽, 특히 아이 두(I DO) 시스템은 우리가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최고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아이 두(I DO) 시스템이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최근 들어 상류층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교육시스템이 유행하고 있는 북미나 영국을 비롯한 보수적인 성향의 유럽 국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대형 할인 마트 제휴는 어렵게 되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스터 고만 승낙한다면 아이 두(I DO) 시스템 도입을 위한 협력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제게, 동지그룹이 D&Y 피트니스 클럽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하셨죠. 저 또한 D&Y 피트니스 클럽에 대해 검토해봤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충분한 잠재력은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동지그룹만의 명성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나마 아시아 시장은 가능성이 높지만 북미 시장은 진입 장벽이 무척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과 동지그룹 간에, 아이 두(I DO) 시스템을 포함한 D&Y 피트니스 클럽에 대한 제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우리가 진출하는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과 D&Y 피트니스 클럽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종합 마트를 설립하고 그것을 시작으로 점점 더 인지도를 높여 북미나 유럽시장으로 진출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동지그룹의 잠재성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북미나 유렵에서의 영향력은 우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에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 또한 대형 할인 마트가 아닌 다른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동지마트와 합작을 한국 시장에 진출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면서 이런 식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제안한 것에 대해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머물면서 대화를 나눴던, 열정 가득하고 진취적인, 미스터 고라면 불쾌해 하기보다는 새로운 기회에 대한 도전의식을 불태우고 있을지도 모르죠.

아무쪼록 저와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의 새로운 제안을 넓은 마음으로 선입견 없이 평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미스터 고와 동지마트에 항상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From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 회장 더글라스 애리얼리 >

“빌어먹을. 역시나 거절이군.”

김학수 부장이 공식적인 업무로 동지마트에 방문해서 고현호 이사와 면담 중 노트북에서 이메일 도착 알람이 울렸다. 주소록에 등록된 사업적으로 중요한 이들로부터의 이메일만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을 해놨기 때문에, 고현호 이사는 김학수 부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노트북을 열었다.

발신자는 더글라스 애리얼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의 회장이다. 고현호 이사가 그동안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와 합작을 이끌어 내려고 엄청나게 많은 고생을 한 터라 부푼 기대감을 안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리저리 길게 쓰인 편지의 주된 내용은 결국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는 이야기였다.

더글라스 애리얼리 회장이 극비리에 한국에 방문해 고현호 이사를 만나고 갔을 때만 해도 두 회사 사이의 합작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은 한국이 아닌 중국 시장을 택했다.

중국 시장이 한국 시장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혹시나 하며 기대를 걸고 있던 고현호 이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이었다.

“어디서 온 이메일인데 그렇게 낙담을 하십니까?”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

“역시 거절이군요.”

동수에게는 비밀로 하고 고현호 이사와 김학수 부장 둘이서만 진행했던 파트너십 계약이었다. 김학수 부장 또한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더글라스 애리얼리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그 또한 상당한 기대를 했었다.

“그래. 거절이야. 미국 놈들답게 주절주절 편지는 길게 써놨더라. 이야기가 길어져서 불안했는데, 역시 중간쯤 내려가니까 거절하는 내용이 나오네. 하여간 이상한 놈들이야. 그냥 처음부터 알려주면 어디 덧나나. 기다리는 사람, 읽는 사람 감질나게 말이야.”

“전 그게 더 마음에 들던데요. 다짜고짜 거절이라고 통보하는 것보다는 말입니다.”

“아! 인제 어쩌지. 마 팀장에게는 나만 믿어라고 큰소리를 떵떵 쳐놨는데, 혼자서 이리저리 분투하는 동안 나는 그냥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는 셈이 되었으니 말이야.”

더글라스 애리얼리 회장의 거절 편지에 담긴 희망적인 내용은 지금 고현호 이사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장 배가 고파서 죽을 판에, 갑자기 친구가 와서 ‘우리 미국 가서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자.’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비용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미국을 가기 위해 여권과 비자를 준비하는 동안 굶어 죽을 판인데, 미국에 있는 미슐랭에서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휴···. 제가 봐도 마동수 팀장이 동지마트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건 거의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과의 제휴도 물 건너갔으니 동지마트의 성장은 곧 한계에 도달하겠군요.”

“망할 더글라스 애리얼리 같으니라고. 우리랑 제휴할 생각이 아니라면 왜 굳이 비밀리에 한국에 와서 나랑 밥을 먹고 동지랜드까지 구경한 거야. 아! 정말 이건 정말 잔인한 희망고문이라고.”

낙천적인 성격의 고현호 이사도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에서 보내온 이메일에는 웃음을 지을 수 없었다.

동지마트 자체의 자생력을 키우려면 키울 수 있다. 문화센터와 아이 두 캐주얼은 다른 대형마트에는 찾아볼 수 없는, 동지마트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이런 특징만 계속 유지할 수 있어도 지금의 동지마트가 적자로 돌아설 일은 없다.

그러나 한계는 거기까지다. 고작 10개의 지점으로 규모에서 최소 10배가 넘는 다른 대형 할인 마트와 가격 등으로 경쟁한다는 건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거나 합병을 하거나 뭔가 덩치를 키울 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동지마트는 결국 그저그런 대형 할인 마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의 더글라스 애리얼리 회장이 아주 완전히 거절은 하지 않았나 봅니다? 표정이 아지 나쁜 것 같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표정? 그렇다고 울 순 없잖아. 물론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긴 해. 더글라스 애리얼리 회장이 D&Y 피트니스 클럽과 월드 베리어스 클럽(World Various Club) 간의 파트너십을 제안했거든.”

“아! 그건 그냥 그림의 떡이군요. 지금 파트너십을 맺어봐야 마 팀장을 밀어내고 프로젝트 실무를 맡은 권희태 과장의 공이 될테니까요.”

“그렇지. 그러니 당분간은 입 다물고 있어야지.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동지마트를 성공적으로 살려내야 D&Y 피트니스 클럽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다는 거야.”

“방법은 하나밖에 없군요.”

“방법이 있어? 그게 뭔데?”

김학수 부장의 말에 고현호 이사의 눈이 반짝거렸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한마디는 가뭄 속 단비처럼 반가웠다.

“마동수 팀장에게 말해서 또 다른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요.”

“뭐?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그럼 이사님은 다른 방법이 있으십니까?”

“없지. 그래! 어쩌겠어. 지금까지 큰소리친 게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털어놓고 마 팀장의 능력을 믿어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Rrrr

- 네 마동수 팀장입니다.

“어. 마 팀장. 나야.”

- 네. 이사님.

“잠깐 내 방으로 좀 와. 급히 상의할 일이 있으니까.”

- 알겠습니다. 지금 곧 찾아뵙겠습니다.

***

============================ 작품 후기 ============================

와. 쿠폰 정말 감사합니다. 하루 사이에 확 늘었습니다. ㅎㅎ 사실 '쿠폰 주세요.' 이런 말 하기 좀 민망한데 고깝게 여기지 않아주셔서 다행입니다. ^^

몇 번 말씀드렸다시피 동지마트 에피소드는 슬슬 마무리할 단계가 오고 있습니다. 이제 동수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죠. ㅎㅎ 그래서 새로운 변수 or 도우미? 를 변수로 살짝 등장 시켰습니다.

아무리 동수가 능력이 좋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해외 개척하고 이런거 말이 안 될 것 같아서요.

동지마트와 해외진출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후계자 경쟁으로 로또는 마무리 지을 생각인데 길면 100회? 될 수 있으면 좀 더 줄이고 싶은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후계자 경쟁에서 승리한 후 동지그룹을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리는 모습을 그리고 싶은데 지금 제 역량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합니다. 형가사에서 보셨다시피 스케일이 커지면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ㅠㅜ

요즘 e북이 꾸준히 잘나가고 있습니다. 인기가 좀 더 좋아지고 제 역량이 좋아지면 2부를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수가 약혼하는 장면까지가 1부, 후계자 경쟁이 2부, 그리고 대기업간의 경쟁이 3부. 이렇게 보면 사실상 3부나 마찬가지겠죠.

슬슬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물이고 이능력물에 퇴마록 같은 한국적 판타지를 섞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요즘 국악공연을 보러 가거나 무속 신앙 등을 공부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동수 친구인 경찰관 최광우 이야기는 차차기작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동수랑 최광우랑 캐릭터가 조금 겹치는 것 같아서 동수가 제게서 희미해질 쯤 쓰려고 합니다.

아마 차기작은 로또가 거의 끝날즈음에 조금씩 연재를 시작하겠죠. 그때가 되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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