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2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시연이가 원하는 포즈를 취하고 무사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와 시연이는 차를 세워둔 주차장으로 향했다. 한 손으로는 거대한 곰 인형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우리를 쳐다봤다.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연이는 자신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를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기에 바빴다. 내가 사준 반자를 바라보며 저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 고생을 해도 보람은 있었다.
나는 원래 조금 정감 없는 인간이었다. 이벤트? 멋모르는 20살에 딱 한번 해보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려? 배려란 상대방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남녀평등이 요구되는 이 시대에 여성에 대한 배려는 그녀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믿었다.
그랬던 내가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면서 이벤트도 준비하고, 이렇게 거대한 곰 인형도 쪽팔림을 무릅쓰고 들고 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일이라면 웬만하면 들어주고 싶어졌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니까 상대에 대한 배려와 희생은 서로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던 내가 변해버렸다. 그동안 제짝을 만나지 못해서 그랬을까? 나도 이러는 내가 낯설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똥수’는 뒷좌석에 던져버리고 차에 올라탔다. 이대로 집으로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옆자리에 앉아 여전히 반지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시연이의 손을 잡았다. 그녀가 나를 돌아다봤다. 나는 시연이의 어깨를 잡아당기며 키스를 했다. 그녀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매혹적인 향기가 났다. 말랑말랑한 입술을 살짝 깨물고 혀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시연이도 내 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시연이의 눈빛이 몽롱한 표정으로 변했다. 나는 더욱 강렬하게 입술을 빨았다. 나의 거친 키스에 시연이가 움찔거렸다.
“저기 시연아.”
“네?”
나는 잠시 키스를 멈추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키스할 때 말이야. 코로 숨 쉬는 것은 어떨까? 자꾸 입으로만 호흡을 하려고 하니 숨쉬기가 힘들잖아.”
“아! 그러면 되는 거였구나. 동... 동수씨와 나누는 키스가 처음이라서 잘 몰랐어요. 동수씨는 키스 많이 해봤어요?”
키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시연이가 갑자기 내 과거를 궁금해 했다. 연인사이의 금지어가 이런 과거이야기다. 그러면서도 궁금한 것이 또한 인간의 모습이다. ‘키스는 이렇게 하는 거야.’, 나중에 가서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는 이렇게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아는 척을 하면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과거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나도 앞으로 조심해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해?”
나는 지그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질문을 했다.
“조... 조금요. 왠지 동수씨 앞에 서면 아이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능숙하지 못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조금 조심한다고 했던 행동이 그녀에게는 오히려 불안감을 줬던 것 같다. 나도 이대로 시연이를 들여보내기가 아쉬웠다. 오늘은 조금 더 깊은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다. 집에 다녀오기는 너무 멀고, 차안이나 호텔은 싫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산 빌딩의 옥상이 생각났다. 사람을 불러 깨끗하게 청소를 해두고 찝찝한 마음에 침대만 바꿔 놨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딱 한 번 가보고 일단은 방치해두고 있었는데, 생각이 그곳으로 미쳤다. 나는 오른 손으로 시연이의 왼손을 꼭 붙잡고 삼은빌딩으로 차를 몰았다.
“와. 여기가 동수씨 빌딩이구나.”
“처음 와보는 거지? 빌딩 자체는 별로 볼 것도 없어. 자. 올라가자.”
나는 시연이의 어깨를 감싸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8층에서 내려 계단을 타고 옥상으로 올랐다. 굳게 잠긴 옥상 문을 열쇠로 열고 밖으로 나갔다. 혹시 사고가 나거나 다른 문제가 생길까봐 나만 이용할 수 있게 항상 잠가두기로 결정했었다.
“여기는 어디에요?
“응. 빌딩을 인수하고 보니 옥상 건물을 아주 잘 지어놨더라고. 시연이 너도 보면 놀랄걸?”
나는 궁금해 하는 시연이를 데리고 옥탑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가 조금 싸늘한 것 같아 보일러를 틀었다.
“여긴 그냥 집인데요? 여기서 살 거예요?”
“아니.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우선은 내버려 두고 있어. 그래서 가구들은 있는데, 내부는 텅 비어있어.”
“동수씨! 여기 혼자 오지마세요.”
“응? 그건 왜?”
“그냥 바람피우기 딱 적당해 보이잖아요. 침대도 있고.”
이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이것도 어쩌면 철없는 스무 살 친구들의 과한 상상력이 만든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하하하. 내가 널 두고 왜 바람을 피워. 그리고 이렇게 공개했잖아. 정말 그럴 생각이 있었으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있었겠지?”
“그... 그래도요. 네?”
시연이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애인에게 집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두 군데나 있다면 나라도 마음에 걸릴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세를 주기도 이상하고, 사무실로 사용할 일도 없고 정말 내게는 계륵 같은 곳이다.
“그래. 알았어. 그리고 여기로 통하는 문들은 전부 번호키로 바꾸고 비밀번호도 전부 알려줄게. 그럼 됐지?”
“음. 동수씨 집 비밀번호도요. 전 이제 동수씨 피앙세잖아요. 헤헤.”
“그래요. 알았습니다. 우리 피앙세님. 그런데 저는 갑자기 바람을 피우고 싶네요.”
“네?”
“이렇게 말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연이를 안아 들고 침대로 향했다. 깜짝 놀라 소리라도 지를 줄 알았는데 상기된 표정만 지으며 내 목을 꼭 끌어안고 얌전히 매달려 있었다. 그녀를 번쩍 들어 침대에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그리고 내 입술을 시연이의 입술에 가져다댔다. 혀로 그녀의 입안을 마음껏 유린하면서 오른손으로는 시연이의 가슴을 더듬었다.
“아...”
시연이가 야릇한 신음소리를 냈다. 입술을 지나 뺨을 훑었다. 그리고 귀와 목덜미를 오가며 집요하게 핥고 빨았다. 그녀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시연이는 내 옷을 꼭 잡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받아들였다. 나는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려 허리를 거쳐 그녀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천천히. 천천히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다가 허벅지로 손을 내렸다. 까끌까끌한 스타킹의 감촉이 손에서 느껴졌다.
“하아....”
목과 귀를 빨던 행동을 잠시 멈추고 시연이를 내려다봤다. 몽롱하게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유난히도 섹시해보였다. 나는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허벅지를 만지는 손에 점점 힘을 주었다. 시연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후우...”
그녀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가 도발적이었다.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 옷자락을 꼭 잡고 있던 시연이의 손을 풀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바닥을 혀로 살짝 핥았다. 입술로 빨고 이로 살짝 깨물자 시연이가 파르르 떨며 다른 한 손으로 내 목을 감쌌다. 나는 그녀의 팔을 타고 점점 위로 올라갔다.
“제가 좀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 동수씨.”
“쉬... 괜찮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나는 당황하는 시연이를 달래고 그녀의 원피스 등에 달린 지퍼를 엉덩이가 있는 곳까지 내렸다.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오늘은 불을 끄면 안 돼요?”
원피스라서 옷을 모두 벗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는지 시연이는 부끄러워하며 불을 꺼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형광등을 끄고 벽에 달린 작은 조명등을 켰다. 노란 조명등 아래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시연이에게 다시 다가가 키스를 하면서 원피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허벅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스타킹의 밴드부분이 느껴졌다. 살짝 더 손을 넣자 그녀의 보드라운 허벅지 살이 손에 닿았다. 손을 더 올리려고 하는데 치마가 자꾸 걸리적거렸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음 원피스를 벗겨버렸다. 원피스와 맞춰 입은 보라색의 섹시한 브래지어가 그녀의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잠깐만요.”
내가 그녀의 브래지어를 풀려고 하는데 시연이가 제지를 했다. 그러고는 나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내 코앞에서 단추를 푸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시연이의 목과 등을 어루만졌다. 단추가 다 풀리고 와이셔츠를 벗었다. 나는 지체 없이 그녀의 브래지어를 풀어냈다. 시연이의 풍만한 가슴이 살짝 출렁거렸다. 그녀의 봉긋 솟은 가슴은 언제 봐도 아름다웠다.
고개를 살짝 내려 시연이의 몸 전체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야리야리한 보라색 팬티가 그녀의 처녀지를 수줍게 가리고 있었다. 허벅지까지 올라간 스타킹이 시연이의 섹시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나는 그녀의 가슴에 입을 대고 빨았다. 그리고 그녀의 배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악...”
시연이의 유두를 살짝 깨물자 그녀가 얕은 신음소리를 냈다. 나는 정성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물고 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배를 만지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렸다. 손끝에서 그녀의 속옷이 느껴졌다. 속옷 사이로 손가락을 살짝 집어넣었다.
“동수씨...”
“응? 시연아.”
“사랑해요.”
“그래. 나도 사랑해.”
내가 손을 팬티 안으로 집어넣자 그녀는 조금 불안한 듯 나를 불렀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그 말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원하는 말을 해주면서 살짝 키스를 했다. 시연이가 내 목을 꽉 감싸 쥐었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나는 시연이와 키스를 나누며 잠깐 멈췄던 손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까끌까끌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녀의 숲이 느껴졌다. 살짝 그곳을 쓰다듬다가 그녀의 은밀한 계곡을 향해 손을 내렸다.
“하... 하악...”
자신 외에는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았던 그녀의 내밀한 계곡에 내 손이 닿자 그녀는 탄성을 터트렸다. 나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계곡주변을 탐사했다.
“아... 아...”
시연이는 잔뜩 헐떡거리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눈 떠봐. 시연아.”
내 말에 시연이는 살짝 눈을 떴다.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빨갛게 변했다.
“동.. 동수씨.”
“겁먹지 말고. 나를 봐.”
나는 시연이의 시선을 고정시켜놓고 그녀의 숲과 계곡을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손가락 사이로 부드러운 물기가 약간 느껴졌다. 나는 물기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손가락을 더욱 깊이 집어넣었다. 손가락 끝으로 그곳을 살짝 건드렸다. 나를 바라보던 시연이의 눈이 다시 감겼다. 그리고 내 품에 깊숙이 안겨왔다.
“헉.... 아....”
내 손가락을 집요하게 그녀의 계곡 주변을 자극했다. 내 손길이 지날 때마다 시연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부들부들 떨었다. 애처로운 병아리 같았다. 나는 그녀의 떨림에 따라 손을 움직였다. 손가락에 묻어나는 물기가 더욱 진해지는 느낌이었다.
“동수씨. 나... 나 정말 이상해요. 금방이라도 정신을 놓을 것 같아요.”
시연이가 약간 흐느끼는 어투로 내 귀에 속삭였다. 그 말을 듣자 나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느껴졌다. 손을 더욱 깊숙이 집어넣어 물기가 흘러나오는 계곡 안을 살짝 건드렸다.
“하악...”
시연이의 신음소리가 커지는 순간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몸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움직임을 멈추고 팬티 안에서 손을 뺐다. 시연이의 눈이 초점을 잃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초조함과 불안함이 섞인 눈동자에 뭔가를 더 갈망하는 눈빛이 숨어있었다.
“10월 말에 약혼식이 끝나면 널 가질 거야. 알았지?”
나의 말에 시연이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해보였던 그녀의 얼굴이 평온하게 변했다. 내가 침대에 눕자 시연이는 품속으로 파고들어왔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내 가슴을 살짝 어루만졌다. 지금이라도 그녀의 마지막 남은 속옷을 벗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약혼식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참기로 했다. 시연이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동수씨.”
“응?”
“나 정말 사랑하죠?”
“그럼. 내게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윤시연.”
“네?”
“사랑해.”
“헤헤. 저는 더 많이 사랑해요, 마동수씨.”
여자는 항상 확인받고 싶어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녀가 원한다면 수십, 수백 번도 확인시켜 줄 수 있다. 시연이가 다가와 내 뺨에 살짝 키스를 했다. 그리고 다시 품에 안겨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오늘 나눴던 진한 스킨십에 많이 긴장했던 모양이었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천사 같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행복한 감동이 물 밀듯이 몰려와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 작품 후기 ============================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것 같아 대략적인 D-day(?)를 잡았습니다. 이정도로 만족해주시면 안 될까요? ㅠ
어제 낮에 올린 것까지 포함해서 하루에 3편을 썼더니 엉덩이가 다 아프네요 ㅎ 의자를 바꿔야 할 듯 해요. 지금 쓰는것도 좋은 편인데 오래쓰다보니 많이 딱딱해졌어요. 혹시 괜찮은 의자 아시면 추천 좀 해주세요. 저는 듀오백밖에 몰라요.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시기전에 선추코 잊지 말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