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8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집에 돌아와 누웠는데, 시연이의 부드러운 가슴이 생각나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은행에서 차장이 해준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지금 내게 15억 정도의 현금이 있으니 60억만 대출을 받고 가지고 있는 현금 5억을 보태서 빌딩을 사면 될 것 같았다. 돈이 너무 많아져서 돈 벌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만 신경 쓰면 돈을 벌 방법이 있는데도 가만히 있는 게 더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가끔 TV에서 연예인들이 등장해서 사업하다 망해 수십억의 빚이 있다며 질질 짜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 그런 쪽으로는 나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대학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해주신 말로는 사업을 하면 두 가지의 큰 중독에 걸린다고 한다. 하나는 이른바 ‘대박’이라는 것이다. 작은 돈을 투자해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으니, 도박과 비슷한 중독 증상을 보여 망해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다른 하나는 위에서 ‘군림’하는 맛이다. 사업을 하면서 오너가 되면 자신의 손짓하나 말 한마디에 작게는 수십 명에서 크게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다 보니 그 재미를 잊지 못한다.
형진이 덕분에 ‘대박’의 위험성을 절실하게 깨닫다보니 그것에 대한 유혹은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딱히 높이 올라가 누군가를 지시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직장 생활에서 성공만 해도 지시할 수 있는 직원들이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되는 곳이 대기업이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게 싫어서 한방에 수십억을 날릴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지도 않다.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원래는 10만원씩 지원하던 고아원에 대한 기부금을 100만원으로 올린 것 말고는 별다른 기부는 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도 돈이 없어서 굶주리는 아이들이 있는 상황이다 보니 내게는 크게 와 닿지가 않는다. 물론 그곳은 당장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존경한다. 그런데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현실에 더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몇 억씩 희사하고 그러고 싶지는 않다. 괜찮은 단체가 있으면 매달 백만 원 정도의 금액을 몇 군데 기부하면서 살아갈 생각이다. 5군데만 매달 100만원씩 지원을 해도 1년이면 6,000만원이고, 20년이면 12억이다. 나는 한 번에 큰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소액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조금 이상한 것이 돈 있는 사람에게 자꾸 기부하라고 강요를 한다. 나는 내가 돈이 없을 때도 그 모습이 이상했다. 돈 버는 방법만 정당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그 사람 결정할 일이다.
차라리 돈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쿨하게 인정하고,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부자들이 과소비를 하면 위화감이 든다고 거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쓰는 돈에서 생길 세금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각하며 더욱더 많이 쓰도록 유혹해야 한다. 대신 그전에 세금은 철저하게 거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세금포탈을 없애고 어리석은 위정자들이 세금이 헛되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서, 거둬들인 세금을 서민들의 생활개선을 위해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앞으로는 돈을 쓸 때 당당하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 요트라. 요트. 생각도 못했는데 갑자기 자꾸 사고 싶어지네.”
당당하게 쓰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니, 금방 요트가 사고 싶어졌다. 아까는 시연이 앞에서 호기를 부린다고 대강만 알아봤는데, 이제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돛이 달린 세일요트가 멋있기는 하지만 바다에서 자주 있을 것도 아니다보니 파워요트에 관심이 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내가 원하는 파워요트를 만드는 곳이 없었다. 그래도 이번 달 말에 현대요트에서 Asan42라는 13m짜리 파워요트를 10억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침실도 두 곳이나 있고, 내부 전자제품도 최고급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하니 구미가 당겼다.
아직은 이르다. 우선 파워요트를 몰려면 요트조정면허라는 것을 따야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신형요트를 몰 필요는 없다. 구형 파워요트의 단점이 엄청난 기름 값인데, 그래도 아직은 한강에서만 탈 생각이니 기름 값이 적게 드는 신형 요트를 당장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인천으로의 뱃길이 열리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구형 요트만 해도 충분하다. 지금은 연습 삼아 몰고 다니다가 나중에 익숙해지면 그때 편안하게 일본까지 갈 수 있는 좋은 배를 구입하면 그만이다.
아까는 잠깐 검색해봐서 몰랐는데, 그래도 TV, 오디오, DVD, 세탁기 등 필요한 모든 제품을 갖춘 풀 옵션의 중고 요트는 3 ~ 5억은 줘야 살 수 있었다. 나도 확실히 담이 커졌는지 ‘그쯤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시연이와 함께 면허부터 따고 그 시기에 맞춰 요트를 사면 괜찮은 요트를 사면 될 것 같다.
다음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월급통장부터 새로 만들었다. 당장 돈은 있어야 재테크든 뭐든 소꿉놀이(?)를 할 것 같아서 새로 만든 통장에 5천을 넣어놓고 희희낙락거리며 회사로 돌아왔다.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이번 달에 진급한 최 대리가 뭔가를 들고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보니 길가에 자주 뿌리고 다니는 사채 전단지였다. 이 인간이 왜 이러나 싶어 보고 있는 전단지를 뺏으며 말을 걸었다.
“최 대리. 뭐해?”
“응? 아냐. 아무것도. 얼른 이리 줘.”
“사채? 부잣집 아들이 갑자기 웬 사채?”
“누가 그래? 우리 집이 부자라고?”
최 대리가 내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화를 버럭 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도 부자라고 한 적은 없었다. 얼굴이 워낙 곱상하게 생겼고, 옷도 깔끔하게 입고 다녀서 그런가보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안해. 내가 오해했다면 미안해. 그냥 깔끔하게 입고 다녀서 그런 줄 알았지. 그런데 갑자기 사채는 뭐야?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무리 그래도 사채는 아닌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옷도 그렇게 고급은 아니었다. 그냥 외모와 잘 어울려 좋아보였을 뿐 평범했다. 내가 그동안 선입견 때문에 제대로 못 본 것 같았다.
“모르면 그냥 잠자코 있어.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그러니까 뭔 일인지 말을 해봐.”
내 말을 듣던 최 대리는 잠깐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혹시 돈 좀 있어? 좀 급해서 그래.”
“회사에서 대출도 해주잖아. 나도 뭔지 알아야 알아보든 말든 하지.”
“어머니 수술비 때문에 그래. 원래 몸이 안 좋으셔서 요양원에 계셨는데 거기서 또 상태가 좋지 못해서 수술이 급해.”
“얼마나 안 좋으신데.”
나는 최 대리를 야외 휴게소에 데려갔고, 거기서 질문을 계속 했다. 내가 자꾸 묻자 최 대리는 결국은 말을 해줬다. 부잣집 자식인 줄 알았던 최 대리는 사실 집안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버님도 어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 밑에서 혼자 자랐다고 한다. 대학 다닐 때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그때부터 가장이 됐고 군대도 그래서 안 간 것이다.
몸이 멀쩡한 사람은 군대를 가야한다며 최 대리를 속으로 욕했던 내가 저주스러웠다. 그래도 건강하신 부모님 밑에서 살다보니, 집안 형편 때문에 군대를 가지 않는 것은 생각도 못해봤다. 군 면제라면 꼭 뭔가 부정한 비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나도 참 편협하게 살았구나 싶었다. 매번 그렇게 짠돌이처럼 굴고, 내기 당구를 칠 때는 그렇게 이기려고 악을 쓰던 모습이 이해가 갔다. 이 녀석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필요해?”
“그게.”
가서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눈빛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오지랖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동안 있는 집 자식이 짜게 군다고 욕했던 것, 몸도 멀쩡한 면제를 받았다고 뒤에서 욕했던 것을 이렇게라도 해서 털어버리고 싶었다.
“오천이면 돼?”
“가능해?”
주저하는 최 대리의 모습에 내가 먼저 빌려줄 금액을 말했다.
“응. 주식투자하다가 빼놓은 돈하고, 이번에 성과급 받은 것까지 합치면 가능해. 내려가자 인터넷뱅킹으로 바로 이체해줄게.”
나는 혹시라도 몰라서 그 정도 목돈이 생긴 것에 대해 적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 대리. 정말 고마워. 정말 이 은혜 잊지 않을게. 고마워 동수형.”
갑자기 안기면서 ‘동수형’이고 말하는데 웃음이 나왔다. 나는 마음의 빚을 털려고 했는데 정말 고마웠나보다. 그 정도로 다급했으니 사채전단지까지 보고 있었을 것이다.
“은혜는 무슨.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빌려주는 것인데. 꼭 갚아.”
“그럼. 이자까지 쳐서 갚을게. 걱정 마.”
“이자는 됐고. 나 결혼하기 전까지만 갚아라.”
“결혼?”
“하하하. 한 5년 후에 할 생각이니까 그때까지는 꼭 갚아라.”
“그럼. 당연하지. 3년. 3년 안에 갚을게.”
농담 삼아 결혼이야기를 꺼내자 당장 결혼하는 줄 알고 걱정하던 최 대리는 5년 후에나 생각해본다는 내 말에 기한까지 정하며 약속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을 해서 사람 간을 조리게 만들다니, 나라는 인간은 확실히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사무실에 내려가자마자 컴퓨터에서 차용증 양식을 뽑아서 최 대리에게 서명하게 했다. 솔직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불편함으로는 그 돈을 안 받아도 그만이다. 그래도 자칫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나면 나만 골치 아파진다.
“그리고 혹시나 어디 가서 내가 돈 빌려줬다는 이야기는 하지 마. 나도 있는 돈 탈탈 털어 빌려주는 것이니까 괜히 이상한 소문나서 내게 돈 빌리러 오는 사람이 생기면 곤란해.”
“알았어. 걱정 마.”
자존심 때문인지 한 번도 집안 형편이 어렵다고 말한 적이 없던 최 대리였다. 오늘도 정말 다급하지 않았으면 내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입조심을 시켰다. 그리고 계좌번호를 물어 바로 5천을 전송했다. 입금된 돈을 확인한 최 대리의 얼굴이 활짝 폈다. 수술비가 그렇게까지 비쌀 리는 없겠지만, 사채까지 생각한다는 사실은 집도 이미 담보를 잡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냥 두말하지 않고 돈을 빌려줬다. 이렇게라도 숨통이 트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Rrrr
시연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
“네. 선생님. 아니 동수씨. 히히히”
이 녀석도 확실히 무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이렇게 어색한데, 본인은 오죽할까 싶었다.
“수업은 없어?”
“네. 공강 이예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정말요. 저도 그랬는데.”
“아. 그 요트 말인데. 요트를 몰려면 자동차처럼 면허를 따야한데.”
“그래요?”
“응. 그래서 일단 필기시험을 보고 강습해주는 학원이 있으니 거기 같이 등록하자.”
“네. 운전면허학원을 다닐 때는 혼자 다녀서 심심했는데, 저는 좋아요.”
여름 방학을 하자마자 운전면허학원부터 등록하게 했다. 같이 여행을 다니다보면 혹시 내가 몸이 안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면허증을 따게 했는데, 사실 가끔 풍경에 취해 술이라도 먹고 싶어지면 안심하고 한 잔 마시기 위한 나의 꼼수도 껴 있었다.
“그래. 요트는 이번 주말 말고 면허증을 따는 시기에 맞춰서 사자. 몰지도 못하는데 배만 사는 것도 이상하잖아.”
그렇게 한동안 시연이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최 대리에 대한 찝찝함이 가시는 것 같았다. 가만 보면 나는 시연이에게 은근히 위로를 받고 사는 것 같다. 그녀는 이제 내게는 정말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시연이의 웃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행복했다.
◆ 강남의 모 백화점.
“언니 여기에요.”
“시연아! 그동안 잘 있었어.”
장희는 서울에 볼일이 있어 시연의 얼굴도 볼 겸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았다. 그날 그렇게 수다를 떨고 헤어진 지 겨우 3일만이었다.
“그럼요. 3일밖에 안되었는데, 너무 보고 싶었어요.”
“호호호. 나도 그래. 내가 오늘 네게 아주 중요한 노하우를 전수할 테니, 일단 나랑 화장실부터 가자.”
“노하우를 전수하다면서 갑자기 웬 화장실요.”
궁금증이 일어 질문을 했지만, 장희는 음흉한 웃음만 지으며 시연의 손을 끌었다. 화장실에 도착한 장희는 안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더니 갑자기 시연의 치마를 위로 올렸다.
“어머. 언니. 왜 이러세요.”
“잠깐만 있어봐. 이봐. 이봐. 꼬라지 하고는.”
장희는 시연의 치마 속을 확인하더니 이번에는 시연의 상의 단추를 몇 개 풀어 그녀의 옷 안을 날카롭게 살폈다. 장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시연은 반항도 제대로 못하고 우물쭈물 거렸다.
“언니. 왜 그래요. 히잉. 이유는 설명을 좀 해주세요.”
“아가야.”
“네. 언니.”
“너 마탱이와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했지?”
“마탱이면 우리 동수씨를 말하는 거예요?”
“오. 그건 좋은 자세다. 동수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우와. 언니도 알고 있었어요? 저도 다른 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른 언니 누구?”
“진경 언니요.”
“우진경? 그 녀석 살아있었어? 일단 연락처 좀 줘봐. 나중에 연락이라도 해보게.”
“네. 여기.”
시연과의 대화 도중 반가운 이름을 듣자 장희는 하던 일을 멈추고 연락처부터 옮겨 적었다. 귀국하고 동수 말고는 동기를 한 번도 보지 못해서 많이 심심하던 차였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지. 마탱이와 사귄지 얼마 됐다고?”
“2달 조금 넘었어요. 왜요?”
“이런. 이런. 넌 그런데도 그런 속옷을 입고 다니니? 키스는 했고?”
“네.”
시연은 장희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주억거렸다.
“슬슬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할 텐데?”
장희는 왕년의 음담패설 여왕답게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게. 그. 그.”
“알아. 그런데 말이다. 언제 중요한 순간이 올지 모르는데, 그 초딩틱한 속옷은 대체 뭐야. 나중에 동수가 그 속옷을 본다고 생각해봐. 갑자기 도망갈지도 몰라.”
“정말요? 히잉. 도망까지 갈까요?”
“그럼. 상의를 열었는데 초딩들이나 입는 속옷이 등장해봐. 그 꽃무늬 어쩔 거야? 네가 입는 속옷들은 전부 꽃무늬, 고양이 무늬, 강아지 무늬, 곰탱이 무늬 그런 것들이지? 그런 무늬를 보면 갑자기 네가 여인이 아니라 초딩처럼 생각될 것 아니냐? 그럼 어떡해. 도망가야지. 그래 안 그래?”
“그. 그런 것 같아요.”
그런다고 남자들이 도망갈 리는 없지만, 장희의 뭔가 논리적인 말에 시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시연은 장희의 박력에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그 팬티스타킹. 제발 참아줘.”
“스타킹은 왜요? 남자들은 이런 스타킹도 좋아한다고 하던데?”
시연의 말에 장희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이런 어리석은 중생을 봤나.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생겨.”
“두 가지씩이 나요?”
“첫째. 팬티스타킹은 벗을 때 번거롭잖아. 마음은 급한데, 언제 그것을 벗고 있을 거야?”
“그. 그런가요?”
“둘째. 너도 스타킹을 벗어보면 알겠지만, 팬티 위로 빨간 스타킹 자국이 남아. 그게 얼마나 보기 흉한지 알아?”
“맞아요. 스타킹 벗을 때마다 빨간 자국이 자꾸 신경 쓰였어요.”
“여자가 가장 섹시한 순간은 허벅지까지 올라가는 밴드 스타킹을 신었을 때야. 그럼 자국도 남지 않고, 번거롭게 벗을 필요도 없어. 그런데 문제는 밴드 스타킹은 자꾸 흘러내린다는 것이야. 그래서 또 하나의 섹시 아이템이 필요하지.”
“그게 뭔데요?”
시연은 장희의 열정적인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바로 가터벨트야. 남자들이 또 그런 것에 아주 환장을 해.”
“정말요? 정말 그럴까요?”
“그럼. 그럼. 이제부터 내가 섹시한 속옷들을 골라주마. 가터벨트도 함께. 카드 한도는 넉넉하지?”
“네. 아빠가 용돈은 넉넉하게 주셔서.”
“그럼 가자.”
화장실에서 나온 두 여인은 백화점 명품 속옷 매장에 들러 섹시한 속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야시시한 속옷을 고르고 있는 어려 보이는 키 큰 여자와 그보다 더 어려보이는 키 작은 여자의 모습에 매장 직원은 그들이 왜 저런 속옷이 필요한지 몰라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 작품 후기 ============================
괜찮은 요트는 20억을 줘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 현대요트라는 곳에서 Asan45이라는 배를 판매하는데 가격이 약 10억이라고 합니다. 그밖에 중고 요트에 대한 가격과 외양은 작품설정에 올려뒀습니다. 저도 인터넷에서만 확인해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잘 알고 계신분이 있으면, 조언 부탁합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