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8 지랄이 풍년이다.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현우와 나는 기욱 선배의 음담패설을 곁들인 맛깔 나는 설명 덕분에 고급밤문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재형이나 형진이는 집이 부유하다보니 어느 정도 그쪽의 경험이 있어 보였다. 꽤 담담한 표정들이다.
“야. 재형아. 형진아. 혹시 너희들은 기욱이 형이 말한 그 일프로라는 곳도 가봤냐?
“응. 아는 형 따라 딱한 번 가봤는데 거긴 아무나 받아주지도 않는다. 우리끼리 가면 쫓겨날걸? 연예인 지망생이나 진짜 연예인이 나오는 곳도 있어서 입조심 하는 분위기야. 가격도 엄청 비싸. 최소가 500부터 시작하고, 그 형 말로는 기본이 천만 원인 곳도 많다더라. 나도 내 돈 내고는 절대 못가지.”
내 질문에 형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풀어놨다. 역시 남자들만 있으면 이런 음담패설이 있어야 분위기가 산다. 얼굴에 금을 쳐 바른 것도 아닐 텐데 단지 술시중을 받기 위해 천만 원씩 쓰는 인간들이 있다니 무서운 세상이다. 우리도 지금 기욱이 형의 공돈 500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잘 놀까 고민 중이니 누굴 욕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그런데 형. 굳이 이렇게 차려입고 가야해?”
“이놈이 또 뭘 모르는 소리를 하네. 보통 그런 곳은 뜨내기손님을 받는 곳이 아니야. 단골 확보가 관건이라고. 그러니까 허접하게 입고 가는 것보다 잘 입고 가야 서비스도 좋아.”
기욱 선배에게 저렇게 깊은 뜻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해도. 검은 넥타이는 뭐람. 솔직히 뭔가 장난기가 섞인 것 같지만 계속 물어봤자 순진한 중생 취급을 받을 뿐이니 그냥 안주나 먹어야겠다.
제법 술도 마셨고 기욱 선배가 알아놨다는 하드코어 룸살롱(이건 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밤문화 용어는 끝이 없다)을 가기위해 술자리를 정리했다. 참 재미있는 사실이, 어차피 거기 가서도 술을 마실 거면서 굳이 일부러 1차를 하고 움직이는 이유다. 말짱한 정신으로 거기 가서 놀기에는 아직 우리들의 내공이 부족하다.
검은 양복을 입은 다섯 남자들이 거리에 나오자 취객들도 알아서 우리를 피했다. 취기 때문인지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여자들이 모이면 접시가 깨질지 모르지만 남자들이 모이면 없는 혈기도 생겨서 사고치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 중에는 기욱 선배나 현우만 조심하면 된다.
기욱 선배의 안내를 받아 향한 곳의 겉모습은 평범했다. 지하로 내려오는 모습이 심상찮았는지 기도 한 명이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질문이 좀 이상했다. 보통 ‘어떻게 오셨습니까?’ 또는 ‘뭘 도와 드릴까요?’라고 물어봐야 정상 아닌가? 아니 그것보다 보통 저런 기도가 아니라 성숙미가 넘치는 마담이 나와서 물어야 정상 아닌가?
‘젠장. 형은 왜 하필 이런 차림으로 모이라고 해서는. 무슨 조폭 같은 걸로 오해한 것 같은데.’
까칠하지만 겁 많은 현우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그래도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았다. 기욱 선배가 형진이와 함께 마담으로 보이는 여인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넸다. 뭐라고 소곤소곤 이야기 하자 마담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면서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기도를 향해 고개 짓 휙. 오호 고개 짓이 예사롭지가 않다. 화류계 중년 여성의 포스가 느껴진다고 할까?
마담의 반응에 우리 앞에 있던 기도가 고개를 푹 숙이며 인사를 했다.
“즐거운 시간 되십쇼. 사장님.”
어쨌든 우리는 룸으로 안내되었다. 시설이 세련되고 깔끔했다. 내부에 간단하게 볼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었다. 화장실이 있다고 신기해했다가 요즘은 없는 곳을 더 찾기 힘들다며 구박만 받았다. 대학생 시절 함께 홍대 클럽이나 강남의 나이트를 다닐 때는 아는 것도 많고 꽤 인기도 있었는데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웨이터가 들어와 술자리를 세팅하고 나가자 잠시 후 아가씨들 5명이 마담과 함께 들어왔다.
“특별하신 분들이라 신경 좀 썼어요. 그래도 마음에 안 드시면 말씀만 하세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뭐라고 구라를 쳤기에 특별하신 분들이라고 했을까? 형진이 명함을 주는 걸로 봐서는 회계 법인에서 나왔다고 한건가? 금방 들통 날 텐데.
확실히 룸에 들어온 아가씨들은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방석집 여인네들과는 격이 달랐다. 괜히 이런 말을 꺼냈다가는 비교할 걸 비교하라며 욕만 먹을 게 뻔하다.
“알아서들 앉아.”
우리는 매너(?)있는 남자들이다. 모양 빠지게 여자를 고르지 않는다. 접대 업소에서 일하는 여자들이지만 존중한다는 의미로 선택권을 넘겼다. 기욱 선배가 밤문화를 가르쳐줄 때 알려준 기본적인 스킬이다. 여기까지 와서 괜히 까칠하게 맘에 드네 안 드네 해봤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기분만 상하니 적당히 존중해주면 분위기가 더 좋다는 이야기다.
정말 우리가 선택권을 넘겨서 그런지 아니면 아무도 퇴짜 맞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쁜 건지 확실한 것은 그녀들의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는 사실이다.
“안녕하세요. 지나예요.”
내 옆에 앉은 아가씨는 예쁘다기 보다는 통통한 볼살이 굉장히 귀여운 여자였다. 옆에 착 달라붙어 따끈한 물수건으로 정성스럽게 손을 닦아 주고 나서는 술도 따라주고 안주도 먹여준다. 수박같이 씨가 있는 과일은 씨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골라낸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먹여줬다. 솔직히 기분은 괜찮았다.
기욱 선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드레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가슴을 조몰락거리면서 놀았지만 다른 녀석들은 나와 별다를 바 없었다. 예전 모습을 몰랐다면 놀 줄 모른다고 생각했겠지만 어째 좀 점잖아진 건가?
어쨌든 술 마시고, 심심하면 노래하고, 목마르면 술 마시고, 가끔은 수다 떨고. 결국 노는 방법은 똑같다. 어떤 술을 마시느냐 그리고 어떤 여자가 옆에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래도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다 보니 우리들의 행동도 조금씩 과감해졌다. 기욱 선배는 어느새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오기 전에 하드코어라고 했는데 딱히 그런 요소는 보이지 않았다.
잘 놀던 기욱 선배가 갑자기 노래를 끊고 아가씨들에게 10분만 나가있어 달라고 요구했다. 아가씨들이 나가자 우리는 일제히 형을 쳐다봤다. 두 시간 동안 놀더니 지친건가? 아니면 뭔가 있는 건가? 다들 궁금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선배는 악동같이 씨익 웃더니 우리를 불러 모았다.
“야. 내가 왜 이랬는지 궁금하지? 그냥 해봤어. 뭔가 중요한 밀담을 나누는 것 같잖아. 흐흐”
다들 어이없어 황당해 했지만 나는 어린애 같은 선배의 치기가 너무 귀여워서 배를 잡고 웃었다.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양반이다.
“근데 형. 뭐 오기 전에 하드코어라고 하더니 그냥 평범한걸요?”
“오. 이 녀석 은근히 기대했구나? 조금만 기다려. 그리고 괜히 민망하다고 나가기 없기다! 지금 다들 약속해.”
우리가 무슨 선택권이 있나 뭔지도 모르는데. 그냥 선배가 요구하는 대로 새끼손가락 걸고 굳게 약속을 했다.
“약속 어기는 사람은 평생 고자다.”
선배의 치기는 아직 죽지 않았다.
10분 정도 있다가 아가씨들이 다시 들어왔다. 큰 수건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수건 안에는 물수건과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수건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나서는 각자 우리 앞에 섰다. 그때 기욱 선배가 우리끼리 모았던 돈 중 30만원을 꺼내서 테이블위에 올리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가장 먼저 물을 빼는 아가씨가 다 가지는 거야.”
우리가 그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아가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파트너였던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후다닥 내 벨트를 풀고 바지와 속을 한꺼번에 내리고 나서는 물수건으로 내 거시기를 정성스럽게 닦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를 바 없었다.
뭐야 이게. 이런 거였어? 나이가 확실히 들긴 들었는지 거시기만 내놓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꽤 민망했다. 절대 안 나가겠다고 약속했으니 나갈 수는 없고. 업소 여성과 관계를 가지는 게 언젠가부터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내 분신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하게 부풀어 올랐다. 삽입까지 할 분위기는 아니었고 결국 물을 뺀다는 이야기는 유사 성행위를 통해 사정하게 만든다는 뜻이었다.
갑자기 내 파트너가 불쌍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부풀어 오르긴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물고 빨아도 사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현우와 눈이 마주쳤는데 확실히 민망했다. 이럴 땐 그냥 고개를 숙이는 게 상책이다. 고개를 숙이자 손으로 열심히 왕복 운동을 하던 지나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녀의 눈빛이 야릇하게 변했다.
거시기에 콘돔을 끼우고 나서 스커트 속으로 보일락 말락 하던 야시시한 팬티를 벗어던지고 내 무릎위로 올라왔다. 입고 있던 상의의 어깨끈을 풀자 하얀 가슴이 그대로 드러났다. 내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하면서 서서히 내 앞으로 다가 왔다.
‘꿀꺽’
침이 넘어갔다. 뭔가 분위기로 흥분시키려는 의도였다면 분명히 성공했다. 지나의 입술이 내 입술을 살짝 덮었다. 두 팔은 어느새 내 목을 감싸 안았고 서로의 몸이 완전히 밀착되자 엉덩이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털이 콘돔으로 감싼 내 거시기 위로 지나가는게 느껴졌다.
“하아~ 하아~”
그녀의 입술은 빰을 지나 내 귀를 향했다. 그녀의 신음 소리가 천둥처럼 들렸다. 너무 능숙해서 그런지 아니면 정말 흥분을 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야릇한 숨소리였다. 엉덩이 움직임도 점점 과격해졌다. 순간 내 거시기가 그녀의 질 깊숙이 들어갔다. 지나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잠깐 움찔했을 뿐 삽입되었다는 사실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절묘하게 허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엉덩이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졌다.
“좋아. 하아~ 좋아. 하아~.”
야릇했던 눈빛은 초점이 풀렸는지 몽롱하게 변했다. 그녀의 풀린 눈동자를 보자 오히려 내 정신은 돌아왔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니 친구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망할. 포르노 배우도 아니고 무슨 망신이야’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 싶어 그녀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쉬. 이제 그만. 잘했어. 그만. 충분해. 그만해도 돼.”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속삭이자 그녀의 움직임이 멈췄다. 풀렸던 눈도 돌아왔다. 뭔가를 말하고 싶은 눈빛이었지만 더 이상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던 큰 타올로 상체를 덮어주고 말려 올라간 치마도 내려줬다.
“나가서 좀 쉬어. 안 들어와도 돼. 머리 좀 식혀.”
그렇게 말하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돈을 집어 손에 쥐어 주고 그녀를 내 보냈다.
“형. 남은 20만원 줘봐요.”
기욱 선배에게 받은 20만원을 4등분으로 나눠 남아있던 아가씨들에게 주고 그녀들도 룸 밖으로 내보냈다. 룸 안은 금방 조용해졌다.
“왜 저런 거냐?”
“몰라요. 약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원래 자극에 예민했던 애 같기도 하고.”
“형. 이건 하드코어가 아냐. 완전 민망해. 우리 앞으로 룸에서는 조용히 놀자. 솔직히 애들 앞에서 거시기 내놓고 있으려니 깐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들겠더라.”
“그러게 확실히 목욕탕하고는 느낌이 다르네.”
마지막 재형이의 말이 대박이었다. 그래도 오지말자는 이야기는 안 나왔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공돈이 생기지 않는 이상 우리가 함께 룸살롱을 갈일은 없을 것이다.
가게를 나오니 시간은 벌써 12시를 넘었다.
“야 근데 돈이 좀 많이 남았는데 어떡하지? 원래는 2차 비용은 빼고 예산을 잡은 거라 150만원 넘게 여유가 있는데?”
“형. 그 돈 그거 다 써야 돼?”
“당연하지 임마. 이렇게 남겨 가면 내가 욕먹어.”
"졸린데"
“재형아. 우리 가끔 만나서 술 마시는 압구정동에 있는 바에나 갈까?”
“오. 마동수 은근히 거기가 그리웠구나? 거기 여자 바텐더가 또 죽이지.”
“뭐야. 이것들이 둘이서만 그런 좋은 곳에 다녔단 말이야. 이런 치사한 놈들.”
“만날 가서 맥주나 빨았는데 오늘은 잘난 척 좀 해야겠는걸?”
“그래. 오늘은 형이 로얄살루트 21년산 쏜다.”
“좋아. 가서 먹고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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