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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으로 무림지존-155화 (155/207)

#155. 날 만나러 온 것이더냐?

닷새 후 남궁검가 앞마당에 한 대의 마차와 말을 탄 열 명의 검수들이 대기했다.

그리고 반 각이 지나기도 전에 별채 쪽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엔 화운이 보였다.

스스로 걷고 있었는데 발을 떼는 것조차 힘겨운 모습이 역력했다.

이제 열 살인 아이가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몸임에도 스스로 걷고 있으니 모두들 놀람을 금치 못했다.

스스로 마차까지 간 화운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남궁검가주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감사합니다. 진짜 인사는 훗날 찾아와 제대로 하겠습니다.”

“고집도 그렇고, 말투도······ 애늙은이가 따로 없구나. 약조한 대로 마차를 빌려줄 테니 너도 뜻대로 되지 않을 시 본가로 돌아와 정양하기로 한 약조를 지키거라.”

“예.”

웃으며 대답한 화운은 섭소천을 바라봤다.

“이모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래, 꼭 와야 한다.”

“그럼요.”

화운이 섭소천에게도 웃어줄 때다.

“야, 담엔 아프지 말고 와. 나랑 한 번도 못 놀았잖아.”

섭소천의 곁에서 일곱 살 아이가 입을 삐쭉 내밀고 말했다.

남궁현이었다.

화운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남궁현, 내가 형이라고 했지? 담에도 그렇게 말하면 형이 혼내줄 거다.”

“어? 나한테 도전하겠다는 거냐? 그렇담 싸우자!”

남궁현이 팔소매를 걷어붙이자 남궁검가주가 꿀밤을 먹였다.

“형이 맞으니까, 함부로 굴지 마라.”

“치-! 형 아닌 것 같은데.”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있어. 그럼 담에 올 땐 형이 큰 선물을 줄게.”

큰 선물이라는 말에 머리통을 문질러대던 남궁현이 눈을 크게 떴다.

“형, 진짜지? 진짜 선물 줄 거지?”

“그래. 사오 년 정도만 기다려. 그럼 진짜 큰 선물을 가져올게.”

“이히히! 우리 형 최고!”

금세 돌변한 남궁현의 태도에 다들 피식 웃는 가운데 화운은 작별을 고한 후 마차에 올랐다.

선우비연 역시 남궁검가주 내외에게 고마움을 전한 후 화운의 뒤를 따라 마차에 탔다.

남궁검가주는 호위로 붙여준 가문의 무인들을 보며 단단히 일러두었다.

“본가의 가모와 소가주를 모시는 것처럼 안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게.”

“예, 가주!”

이윽고 마차와 열 명의 검수들이 탄 말들이 장도에 올랐다.

화운이 남궁검가에 머문 지 보름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

산서성 오태산.

오태산은 오래전부터 불가의 성지로 여겨져 곳곳에 수많은 사찰들이 세워져 있어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런 오태산 북쪽 능선 아래에 불가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일반 장원이 들어서자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담가장.

장주의 성은 담이고, 이름은 대후라고 했다.

검은 수염에 당당한 체구 그리고 부리부리한 눈빛.

보통 사람들을 압도하는 위엄이 있음에도 마주치는 이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에도 껄껄 웃어주니 인근 마을의 사람들은 담 장주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했다.

대륙 북방이 으레 그러하듯 오태산 인근에도 툭하면 마적들이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담가장의 장주가 검 한 번 휘두르면 마적들이 꼬리를 말고 도망치기 일쑤라 그렇게 십여 년이 흐른 지금은 인근 마을 사람들의 자랑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태양이 한참 떠오른 시각.

한 대의 마차와 열 기의 인마가 담가장 정문에 도착했다.

화운 일행이었다.

남궁검가의 무인들이 호위를 해준 덕분에 별 탈 없이 한 달 만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쾅! 쾅!

남궁검가주가 화운과 선우비연의 안위를 위해 특별히 붙여준 검객 목운상이 장원의 정문을 두들기자 잠시 후에 하인으로 여겨지는 노인이 문을 열었다.

“뉘신지요?”

“여기가 담대후 대협께서 계시는 곳이오?”

“예. 장주님 함자가 그리 됩니다만?”

“우린 안휘 땅 남궁검가에서 온 사람들이오. 담 대협께 인사를 드릴까 하니 안에 기별을 넣어주시오.”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노인은 무림인들의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인지 남궁검가라는 말에도 별반 놀라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곧 급한 발걸음과 함께 한 장년인이 놀란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장주님을 모시는 서윤이라고 합니다. 본장의 총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남궁검가에서 오셨다구요?”

“남궁검가의 목운상이라고 합니다. 귀장의 장주님께 본가의 가주님께서 보낸 사람들이 있으니 장주님을 뵈었으면 합니다.”

목운상이 포권한 후 남궁검가주가 직접 써 준 배첩을 꺼내 내밀었다.

예의를 갖추면서도 절도가 있었다.

서윤은 마주 포권한 후 배첩을 받았다. 그리고 목운상과 마차 그리고 말에서 내려있는 무인들을 둘러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배첩은 장주님께 전해드릴 터이니 일단 안으로 들어오셔서 기다려 주십시오.”

서윤의 손짓에 정문이 활짝 열렸다.

그런데 이때였다.

“목 대협, 걸어서 들어가겠습니다.”

마차 안에서 화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겠는가?”

“예.”

화운이 대답하자 목운상은 마차 문을 열었다.

마차 안에는 침상이 깔려 있었고 병색이 완연해 보이는 열 살짜리 아이가 힘겨운 모습으로 몸을 일으키고 있으니 서윤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 차올랐다.

이윽고 화운과 선우비연이 마차에서 내렸다.

화운은 서윤을 향해 섰다.

그리고 서둘러 물었다.

“담가장의 소장주님께서도 안에 계시는지요?”

“소장주님 내외께서는 외유를 나가셨는데 어찌 그러시는지?”

서윤은 화운과 목운상을 번갈아보며 의구심을 지었다.

이때 잔뜩 굳어진 화운이 소리쳤다.

“어서 장주님께 소장주님이 나가신 곳으로 가보시라고 하십시오. 어서요! 소장주님 내외가 위험합니다! 서두르십시오!”

소장주 내외가 위험하다는데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불에 덴 사람처럼 화들짝 놀란 서윤이 부리나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질풍처럼 달려 나온 사람이 있었다.

검은 수염에 당당한 풍채.

틀림없는 스승 검마였다.

더 젊고 살집도 많았으나 특유의 강단 있는 눈빛은 그대로였다.

“무슨 소리냐! 내 아들이 위험하다니!”

바람처럼 달려 나온 담대후가 화운과 목운상을 번갈아보며 외쳤다

“한시가 급하니 소장주 내외분께서 가신 곳으로 서둘러 가보십시오. 이유가 급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화운이 급히 말했다.

화운의 몸 상태를 한눈에 알아본 담대후는 서윤을 돌아보며 말했다.

“손님들을 객청으로 모셔라.”

그 말을 끝으로 담대후의 모습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그 놀라운 무위에 목운상을 비롯한 남궁검가의 무인들이 깜짝 놀랐다.

“저토록 대단한 분이 이런 외지에 계시다니, 실로 놀랍구나!”

“그렇지요? 장주님께서 무림 쪽에는 관심이 없으셔서 그렇지 일파종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으시지요.”

서윤의 말에 목운상은 고개만 끄덕였다.

“안으로 드시지요. 장주님께서 가셨으니 별일 없을 겁니다.”

화운 일행은 서윤의 안내를 받아 작은 규모의 객청으로 갔다.

‘내가 다치지만 않았어도! 하아, 그때 낭왕의 비무에 관여하는 게 아니었어!’

화운은 객청에서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했다.

혹여 스승님의 아들 내외가 이전처럼 흉액을 당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여 가슴이 답답했다.

“앉아서 기다리거라.”

선우비연이 말했다.

“아뇨, 전 괜찮습니다.”

“운아.”

“늦은 거 아닐까요? 아니어야 할 텐데.”

아들의 안절부절 하는 마음을 어찌 몰라볼까.

선우비연은 잔뜩 걱정하는 화운을 보고는 조금 단호한 투로 말했다.

“네 잘못이 아니다. 네가 다치는 바람에 늦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거라. 우리가 남궁검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오는 길에 횡액을 당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럴까요?”

“그래.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게 사람이잖느냐. 살다보면 사람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인 경우도 있는 법이다.”

“그렇긴 합니다만······.”

“여튼 괜찮을 게다. 무사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선우비연이 다독여주었으나 화운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창가에 선 채 바깥만 내다보고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났을 때였다.

서 있는 것조차 버티지 못한 화운이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때 출입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담대후와 서윤이었다.

“귀하들 덕분에 큰 화를 면할 수 있었소. 감사드리오.”

담대후가 포권하며 감사를 표하자마자 화운이 물었다.

“다 무사하신 겁니까?”

“그렇다. 고맙다.”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하아! 다행이에요.”

화운이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는 사람처럼 굴며 긴 한숨까지 내쉬자 담대후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 찼다.

“감사의 인사는 다시 드리기로 하고, 이제 어찌 된 영문인지 물어도 되겠소?”

담대후가 선우비연과 목운상을 번갈아보며 물었다.

“그 대답은 제가 드릴 수 있습니다. 담······ 대협과 둘이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열 살짜리 아이가 나서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다른 이들은 말없이 지켜보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들어보면 알게 되겠지.’

담대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윤을 돌아봤다.

“손님들께서 편히 쉬실 수 있도록 별채를 내드려라. 혹여 식사는 거르지 않으셨는지 여쭙도록 하고.”

“예.”

서윤이 대답한 후 선우비연과 목운상을 바라봤다.

“가시지요.”

이때 막 밖으로 나가려던 선우비연이 다시 돌아와 담대후를 향해 말했다.

“대협. 전 이 녀석이 제 아들이라 허황된 이야기 임에도 무작정 믿고자 했습니다. 헌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겪어보니 모든 게 사실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아들을 잃어버린 심정이라 무척 힘들기도 했습니다만, 지금 이 녀석 역시 제 아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부디 열린 마음으로 이 녀석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선우비연이 허리까지 조아리니 담대후의 의아함은 얼굴 표정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

허나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인 법이다.

담대후는 대화를 나눠보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리다.”

잠시 후.

담대후와 화운,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날 만나러 온 것이더냐?”

담대후가 물었다.

“예.”

화운은 담대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담대후는 마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는 화운의 모습이 참으로 의아했다.

“들어보고 싶구나.”

“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너만 괜찮다면 시간은 많다.”

“예. 전 괜찮습니다. 문제는 대협입니다.”

“······?”

“제가 하는 말이 실로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약속하마. 네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들어주겠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겠다. 네 덕분에 아들내외와 손자를 구할 수 있었다. 아들 녀석이 조금 다쳐서 치료중이니 나중에 따로 인사를 할 게다.”

“전 그분들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쁩니다.”

화운이 정말 그렇다는 듯이 빙그레 웃었다.

담대후는 일말의 가식도 느껴지지 않는 화운의 표정에 궁금증만 더 커졌다.

“이제 들어보자구나.”

“예.”

화운은 지금까지 생각해 두었던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지금의 담대후는 처음 만났던 검마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니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했다.

“대협께서는 검을 익히셨지요?”

“그렇다.”

“기초검법부터 시작해서 본신절학까지 대협께서 익히신 무공들을 제가 전부 알고 있다면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

“대협의 가족 외에 그러한 걸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없다. 나와 내 아들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담대후가 단언하듯 말했다.

화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무가의 절학은 함부로 누설 되지 않는 법이니까.

게다가 담대후는 무림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다시 말씀 드립니다. 놀라지 마시고 끝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내가 익힌 무공들을 알고 있단 말이냐?”

“예.”

“말해보거라.”

“배운검, 비응삼십이검, 사혼구검 그리고 연혼팔검입니다.”

“······!”

담대후의 얼굴이 충격으로 굳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연혼팔검은 살검이자 감각의 검입니다. 손에 피를 묻혀야만 익힐 수 있습니다. 공력의 힘으로 상대를 부수는 것이 아닌 찰나의 순간에 생기는 생사의 간극을 찾아 베는 것입니다. 감각적으로, 본능적으로 그리고 검에 충만한 살의로.”

담대후는 귀신을 본 듯한 표정만 지었다.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멀쩡한 몸이었다면 당장 출수하여 전신을 제압해 버렸을 터였다.

“이제 제가 걸었던 긴 여정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 여정엔 대협께서 항상 함께해 주셨습니다.”

점입가경!

그야말로 갈수록 태산이었다!

미리 약조한 것도 있고 해서 담대후는 폭발할 것 같은 궁금증과 의문을 억지로 찍어 누르며 화운이 하는 말에 집중했다.

“전 혼자였고 아무것도 아닌 삼류도 되지 못한 존재였습니다. 하여 마지막 기회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제천마존의 비동! 바로 그곳으로······.”

제천마존은 담대후도 들어본 인물이다.

강호무림에 한 발짝이라도 걸쳐본 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전설적인 존재였으니까.

점점 더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담대후는 인내심을 가지고 들었다.

화운은 그런 담대후를 향해 자신이 겪었던, 담대후와 함께 하기도 했던 길고 긴 여정을 한 치의 거짓도 없이 모조리 풀어놓았다.

정말 긴 이야기였다.

스승이신 분께 추호의 거짓도 할 수 없어 세세한 것까지, 상황에 따라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도 말하다 보니 한 시진이 훌쩍 넘더니 두 시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상황까지 모든 이야기를 마칠 수 있었다.

놀람과 경악으로 점철되었던 담대후의 표정은 어느 순간부터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운은 자신을 지그시 응시하는 담대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담대후는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 속에서 고심에 빠진 듯했다.

화운은 이해했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다르니까. 그땐 좌절의 끝까지 내몰린 상태였었고, 지금은······ 평화로울 테니까.’

화운은 억지로 허리를 세웠다.

“혼란스러울 줄 압니다. 이런 몸으로 나타난 놈이 다짜고짜 제자라고 하니······.”

“네 말이 사실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내가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내 본신절학을 그렇게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담대후의 목소리가 무겁게 흘렀다.

배운검, 비응삼십이검, 사혼구검까지.

담대후 자신이 익힌 검학들의 각 초식들과 각각의 묘용까지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자신이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결코 알지 못할 것들까지.

담대후는 화운이 했던 말을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되풀어보았다.

어느 한 곳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잘 만들어진 톱니바퀴들처럼 아귀가 딱딱 들어맞았다.

‘그 모든 게 사실이라면······.’

담대후는 화운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화운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생각해 봤다.

오래지 않아 머릿속이 차츰 정리가 되었다.

잠시 후, 담대후는 화운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을 꺼내놓았다.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절대 이상의 경지에까지 올랐던 너인데, 그런 너에게 스승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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