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셋으로 무림지존-101화 (101/207)

#101. 초혼의식

“소림사의 육조 혜능선사의 혼을 불러주십시오.”

화운은 초혼제로 육조 혜능선사께 금강부동을 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초백이 손뼉을 치며 부르짖었다.

“맞아. 그거였어! 혜능선사! 혜능선사였어!”

“······!”

“······?”

화운 등이 무슨 말인지 몰라 멀뚱히 쳐다보자 초백이 화운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마신 아수라 이야기랑 함께 들었던 이야기가 바로 혜능선사에 관한 이야기라고.”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러니까 스승님께 듣기로 본파가 막 자릴 잡아가던 시절에 소림에서 한 승려분이 찾아오셨다더군. 육조 혜능선사셨지. 헌데 그분이 본파에 청하길 달마조사의 혼을 불러달라는 거야. 당시에 성승으로 대단한 유명세를 떨치던 분의 청이거늘 어찌 마다하겠어. 달마대사의 혼을 청하는 초혼제를 올렸다더군.”

“면벽 수련을 하다 달마대사를 만난 게 아니라고요?”

남궁현이 불쑥 끼어들어 물었다.

“면벽 수련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여튼 초혼제를 지낸 후에 혜능대사께서는 뭔가 크게 깨달으셨다고 해. 소림의 선승이 본파에 와서 대오각성을 하신 게지. 우훗훗!”

초백은 모산파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았다는 듯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달마대사를 만나 금강부동을 깨달으셨다는 게 아니고 여기서 초혼제를 통해 달마대사를 만나고 깨달았다는 거잖아요? 근데 그런 대단한 사실이 어째 면벽 수련으로 둔갑해서 알려졌을까요? 혜능선사 같은 분이 거짓말을 했을 리도 없고······.”

남궁현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야 본파에서 대사께 정중히 부탁드려서 그렇게 된 거지.”

“무슨 부탁인데요?”

“초혼제를 지냈다는 걸 함구해 달라는 거였어.”

“예?”

“생각해 보거라. 달마대사까지 불러낼 정도의 초혼제라면 누구인들 불러내지 못할까. 그 사실이 알려지면 온 세상 사람들이 죽은 자와 만나게 해달라고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 뻔하니까 함구해 달라고 청한 게지.”

어느새 종사의 말투는 사라지고 평소의 말투로 돌아와 있는 초백이었다.

그런 초백 덕분에 감춰진 비사 하나를 알게 된 네 사람은 서로를 돌아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탁드립니다. 혜능선사를 불러주십시오.”

화운이 다시 청했다.

그 어느 때보다 정중하게.

“강도처럼 굴려더니 그새 또 마음이 바뀐 것이냐.”

노인이 말했다.

제법 위엄이 서린 모습이었다.

화운이 초백을 강제해서라도 서고에 들어가려던 마음을 품었던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화운은 놀라지 않았다.

공손히 허리를 조아렸다.

“천마를 상대하고 이 땅에 마신이 강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무례를 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같은 생각입니다.”

“날강도로군.”

“잘못인 줄은 압니다만,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을 지키고자 하는 일입니다.”

“네놈의 죽음으로 마신을 막을 수 있다면 어찌 할 테냐? 그러면 네놈 목숨을 던질 것이냐?”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모두와 함께 싸우다 죽는 길을 택할 겁니다.”

“이기적인 놈이로고.”

“보통 사람의 마음이 그러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어떻습니까. 마신이 이 땅에 강림하는 걸 막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도 모산파의 서고를 굳게 닫고만 계실 것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날강도 같은 네놈을 어찌 믿어?”

“그러니 혜능선사를 모셔주십시오. 그분이시라면 옳고 그름을 구분하시어 무슨 말씀이라도 주시겠지요.”

화운의 표정이 고집을 부리는 사람처럼 단단해 보였다.

“날강도놈!”

초백은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초혼제를 할 때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초혼제.

혼을 불러 모시는 의식.

화운을 비롯한 네 사람은 초백이 시키는 대로 모산을 내려가 검은 닭 두 마리와 찹쌀 한 되 그리고 모주 세 병을 사왔다.

“목을 잘라서 여기 다 피를 받아. 피를 받고 나면 털을 뽑고 내장은 덜어낸 후에 가져와.”

초백이 검은 사발 두 개를 내주었다.

선우유성과 남궁현은 각기 검은 닭 한 마리와 사발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자넨 솥에다 물을 끓여. 닭 두 마리 삶을 거니까 물의 양은 거기에 맞춰.”

“예.”

화운은 주방으로 사라졌다.

“전 뭘 할까요?”

백리연이 물었다.

초백은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없어. 그냥 있어.”

“술은 어디에 쓰실 건가요?”

“술은 마셔야지. 어디에 써?”

“예?”

“닭을 삶을 거라는 말 못 들었어?”

“들었어요.”

“닭고기가 있으니 술을 마셔야지.”

“······!”

“초혼제는 초혼제고 먹고 마실 건 먹고 마셔야지. 사는 것 자체가 도(道)라는 말도 못 들어봤어?”

초백이 히죽 웃었다.

아무래도 닭고기와 술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아진 것 같은 모습이다.

사실 닭 파는 데에 가서 피만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초혼제를 벌이기로 작심한 순간 닭고기와 술을 먹고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그래서 닭을 사오라고 했다.

“요리는 할 줄 알아?”

“아직 배우질 못했습니다.”

“그래, 그럴 것 같았어. 그니까 그냥 쉬어. 그나저나 이놈들이 잘 잡고 있으려나. 크흘흘!”

다시 한 번 히죽 웃은 초백이 밖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혼자 남게 된 백리연은 실내에서 서성였다.

“······!”

어느 순간 서늘한 바람이 뒷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순간 각 건물마다 수목귀를 붙잡아 두었다는 사실이 퍼뜩 떠올랐다.

화들짝 놀란 백리연은 화운을 찾아 주방으로 달아났다.

반시진 후.

초백과 함께 닭고기와 모주를 먹고 마셨다.

닭을 삶을 때 초백이 소금과 몇 가지 약초를 넣었는데, 그 때문에 약향이 은근히 배어나는 게 제법 맛있었다.

“니들 덕분에 간만에 호강하는구나.”

의자에 등을 기대앉은 초백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저희야 말로 잘 먹었습니다. 근데 하나 여쭤도 됩니까?”

남궁현이 조심스런 얼굴로 물었다.

“뭐냐?”

“아까 산문에서 하시는 걸 보면 생명을 귀하게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도가의 공부가 좀 그런 가르침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닭고기를 맘껏 드셔도 됩니까?”

남궁현의 물음은 초백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백리연과 선우유성은 왜 그런 걸 묻냐는 얼굴로 남궁현에게 눈짓하며 초백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초백은 웬 뚱딴지같은 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닭을 죽인 건 너희들이지 내가 아니지 않느냐.”

“예?”

“닭을 가르고 피를 뽑고 삶고 다 너희들이 했잖느냐.”

“그야······.”

“난 섭취해야 사는 생명답게 필요한 것을 섭취한 죄밖에 없느니라.”

남궁현은 초백의 말이 궤변 같아 다시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자 초백이 말을 덧 붙였다.

“생명이야 모두가 귀하지. 그렇다고 인간이 풀만 뜯어먹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스님들께선 그러고 계시는데요?”

“그거야 그분들의 삶이고.”

“그래도······.”

“이눔아! 풀만 먹고 살면, 풀은 생명이 없다던? 헛소리 말고 가서 그릇이나 씻어 와라.”

초백의 호통에 남궁현이 찔끔하여 얼른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우유성도 일어나서 거들었다.

두 사람이 주섬주섬 식기들을 가지고 나가자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 초백이 화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말해봐라. 혜능선사를 만나서 뭘 여쭈려고 그러는 것이냐?”

화운을 응시하는 초백의 눈빛은 어느새 맑은 정기를 담고 있었다.

‘더 이상 거짓은 안 되겠군.’

화운은 자세를 바로 했다.

“본맹에서는 천마를 상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한 가지 절학을 연구 중입니다.”

“그게 무엇이냐?”

“금강부동입니다.”

초백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놀란 건 오히려 백리연이다.

“맹에 공개했다는 무학이 혜능선사의 금강부동이었어요?”

“예.”

화운의 대답에 백리연은 더 이상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인들에겐 무공이 다라더니 그런 모양이구나!”

백리연의 반응을 보고는 초백이 우습다는 투로 말했다.

그에 백리연이 살짝 발끈하는 태도로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모산파에만 있는 부적술들을 세상을 위해 공개할 수 있으세요?”

“어림없다!”

초백이 꼬장을 부리는 노인처럼 말했다.

백리연은 바로 쏘아붙였다.

“무인들에게 무공은 바로 그 부적술과 같은 거예요. 그리고 화 대주께서는 그 어림없는 행동을 한 거구요.”

“그 정도였냐.”

초백이 머쓱한 얼굴을 했다.

그도 무인들의 무공에 대한 탐욕을 모르진 않는다.

혜능선사의 금강부동이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탐을 낼 자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래, 용하다. 그건 인정해 주마.”

고개를 끄덕이며 초백이 일어났다.

“술도 마셨겠다, 눈 좀 붙일 것이니 자정 전에 깨우거라.”

초백이 사라지자 화운과 백리연 둘만 남았다.

백리연은 아직도 놀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

“정말 금강부동이었어요? 못 믿어서가 아니라 너무 놀라워서 그래요.”

“정파에 사황과 천마를 상대할 분이 계실까요?”

“예?”

“소림, 무당, 화산 같은 대문파의 장문인들과 장로들에게 희망을 걸어도 될까요?”

화운이 물었으나 그는 답을 알고 있다.

무당의 장교진인조차 사황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 다른 칠대문파라고 다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 고수가 있었다면 이전의 삶에서 사황천하가 되지 않았을 테니까.

게다가 천마는 지금으로썬 사황보다 더 강해 보였다.

“그 정도인가요?”

백리연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화운은 창밖을 내다보며 대답해주었다.

“저도 욕심이 많아요.”

욕심이 많지만 천하를 위해 공개했다는 뜻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대답이다.

사실과 달랐으나 한편으로는 불철주야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 화운의 삶 자체가 천하의 안위와 직결된 것이었다.

화운이 포기하거나 무너지면 천하는 둘 중의 하나가 될 것이었다.

사황천하 혹은 천마천하.

“정말 심각하군요.”

백리연은 이제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더 화운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천하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들 중 누가 화운만큼 천하를 위해 싸우고 있는가?

위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이조차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드세요.”

백리연이 뜬금없이 말했다.

화운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술잔이 자신에게로 이동해 있었다.

술병을 다 비웠으니 마지막 한 잔이었다.

“지금 드릴 건 이것밖에 없네요. 그래도 제 마음이 지금 막 담겼어요.”

백리연이 말하면서도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러나 화운을 응시하던 눈을 돌리진 않았다.

화운은 백리연의 시선을 받으며 손을 뻗어 잔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가 천천히 음미하듯 마셨다.

그녀의 마음이 담겼다더니 술맛이 살짝 다르게 느껴진다.

화운은 잔을 내려놓았다.

“달군요. 무척.”

화운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충분히 만족하여 저절로 떠오르는 그런 미소였다.

그 미소에 백리연 역시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상이 편해지면 제대로 대접해 드릴게요.”

“그 약속 꼭 지켜주십시오.”

“그러겠어요.”

서로를 향한 밝은 미소만큼이나 두 사람의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었다.

***

자정 직전.

화운은 초백을 깨웠다.

“흐아아암! 벌써 시간이 됐어?”

기지개를 늘어지게 켠 후 자리에서 일어난 초백은 모산파 교당으로 향했다.

굵은 황촉에 불을 붙이고 제단에 법구들을 준비했다.

선우유성과 남궁현이 검은 닭의 피를 받아둔 사발도 올려놓았다.

여러 장의 부적들도 한쪽에 가지런하게 준비했다.

그리고는 제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머리에는 역시나 흑백의 태극이 그려진 도관을 썼다.

“우선 내 스승님부터 모시겠다. 누가 나설 것이냐?”

초백의 물음에 모두들 무슨 말이냐는 표정만 지었다.

“혼을 모실 몸뚱이가 있어야 할 게 아니냐!”

그제야 초백의 말을 알아들은 화운이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나섰다.

“네놈은 안 돼. 기운이 너무 강해서 사부님이 들어가질 못 할 게야. 셋 중에 하나가 해. 아니 여인의 몸에 사부님을 모실 순 없으니까 너희 둘 중에 한 놈이 해.”

초백이 선우유성과 남궁현을 가리켰다.

순간 남궁현이 재빠르게 뒤로 한 발 물러났다.

“이리 와서 앉거라.”

초백이 선우유성을 향해 말했다.

그제야 옆을 돌아보고는 남궁현이 물러나 있는 것을 확인한 선우유성이 인상을 썼다.

“그럴 것 없다. 저놈은 자승자박한 꼴이다. 죽은 지 오래된 혼백일수록 육신에 받아들이는 것이 힘드니라.”

순간 남궁현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고, 선우유성은 히죽 웃으며 초백이 가리킨 곳으로 얼른 달려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눈을 감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자세로 가만히 있거라. 무인이 운기조식을 할 때처럼 전신의 모든 것을 개방한다는 생각으로 있으면 된다.”

“예.”

선우유성은 살짝 긴장되는 것을 심호흡을 통해 가라앉힌 후 초백의 말대로 귀신이든 뭐든 모든 걸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가만히 있었다.

선우유성이 준비가 되자 초백은 장생검을 집어 들었다.

벼락 맞은 복숭아나무로 만든 목검이었다.

초혼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진언을 읊조린 초백은 장생검을 뻗어 검은 닭의 피가 가득 든 사발에 검끝을 담갔다.

그러자 놀랍게도 검은 피가 검신을 따라 흡수되듯 빨려 올라왔다.

검은 피를 충분히 빨아들인 후 장생검을 휘둘러 선우유성의 주위에다 원을 그려 뿌린 후 다시 검을 뻗어 이번엔 부적 몇 장을 찍어 올렸다.

그리고는 진언을 왼 후 선우유성의 머리 위로 찌르듯 뻗자 불이 화라락 붙었다.

그때부터 스승의 함자를 대며 혼을 청하는 진언을 빠르게 외기 시작했다.

화운과 백리연 그리고 남궁현은 검붉은 피로 원을 그려놓은 한 가운데에 앉아있는 선우유성과 초백을 번갈아봤다.

그렇게 반각이 흘러가던 어느 순간이었다.

쉴 새 없이 진언을 중얼거리고 있는 초백의 몸에서 갑작스런 돌풍이 일어났다.

순간 화운은 초백의 몸 안에 공간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낮에 보았던 광경과 유사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다.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공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거기서 훈풍 같은 기운 흘러나와 선우유성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이어서 선우유성의 입을 비집고 신음이 흘러나오더니 그의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미약하던 떨림이 점차 격해지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멈추었다.

그리고 선우유성이 두 눈을 번쩍 떴다.

흡사 검붉은 피를 빨아들인 것처럼 보이는 괴이쩍은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더니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모산의 교당이로구나! 태상노군께서 보우하사 이곳을 다시 보게 되다니! 정녕 기쁘기 한량없도다!”

“스승님!”

초백이 감격하여 부르짖었다.

그러자 장내를 둘러보던 선우유성의 시선이 초백에게로 향하더니 한동안 말없이 고요한 눈빛만 보냈다.

“스, 스승님.”

자신을 몰라보는 것은 아닌지 초백이 당황하자 선우유성의 입이 다시 열렸다.

“초백이에게 강림하신 분이 어떤 분이신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혼백만 남고 보니 알겠소이다. 선사.”

“예? 선사라니요? 스승님, 저 초백입니다. 초백이라구요. 대사형을 포함해서 전부 서쪽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소인은 어찌 합니까? 저 혼자 본파를 어찌 해야 합니까?”

“허허허! 선사께서 초백이의 육신에 머무는 이유가 계실 터 그대로 행하심 될 것이지 않겠소. 다만 부탁드리오니 무엇을 행하시든 본파의 명맥이나마 지켜주셨으면 하외다.”

알 수 없는 스승의 말에 초백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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