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 변고(1)
“이게 다 뭡니까?”
화운이 놀라 물었다.
식탁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네 덕분에 몸도 나았으니 앞으론 식사라도 챙겨주마.”
“직접 만드신 거예요?”
“추아가 많이 도와주었다.”
시비 이름이 소추였다.
화운은 소추를 힐끔 돌아본 후 다시 이옥영을 바라봤다.
“제가 뭘 바라고 그런 건 아닙니다.”
“안다. 나 역시 뭘 바라진 않는다. 그냥 고맙고, 조카니까 또 내가 어른이고 본가의 가모이니 식구들을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겸사겸사 이 숙모도 부실해진 몸에 살 좀 찌우고. 어떠냐, 깡마르니 볼품이 없어 보이지?”
“예. 살 좀 찌셔야 해요.”
“이 녀석! 숙모도 여자다. 대놓고 사실대로 말하다간 혼구녕 난다.”
이옥영이 짐짓 성난 척을 했다.
화운은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이제 먹죠. 맛있는 냄새를 참는 건 진짜 힘드네요.”
“그래, 먹자. 추아도 이리 와.”
“네.”
소추도 얼른 다가와 의자에 앉았다.
“양 총관께서는 어디서 드신답니까?”
“가문의 무사들과 함께 먹겠다고 하더구나.”
지금 선우세가엔 십여 명의 무사들만 남았다.
제천마존의 비동이 있는 곳으로 간 숫자가 백 명이 조금 못되니 전부 합쳐 세가의 무인은 일백을 살짝 넘는 정도다.
세가라 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숫자다.
한참 성세를 구가할 땐 천여 명을 훌쩍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제대로 몰락한 셈이다.
“많이 먹어둬라. 가주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너랑 나랑 할 일이 많다.”
“많이 부려먹으려고 작정하신 것 같네요.”
“싫으냐?”
“이상하게 싫지는 않네요.”
“녀석. 가족이어서고, 네가 착해서다.”
“착해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여튼 사양치 않고 잘 먹겠습니다.”
화운의 젓가락이 갑자기 빨라졌다.
생선 요리랑 고기볶음이 입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무차별적으로 씹히고 삼켜졌다.
전투적인 식사.
지금 화운이 하는 모습이 딱 그랬다.
이옥영은 그 모습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화운은 일다경 만에 식사를 끝냈다.
배가 동산처럼 부풀었다.
“잘 먹었습니다.”
“보기 좋구나. 항상 그렇게 먹거라. 눈칫밥 먹지 말고.”
“……!”
“유성이가 네 걱정을 하며 말해주곤 했다.”
“그깟 게 무슨 대수라고 걱정을 하고 그랬대요. 유성인 너무 착해요.”
“미안해 할 건 난데. 내가 건강했었다면 적어도 눈칫밥은 먹지 않도록 해주었을 텐데, 미안하구나.”
“유성이가 착한 건 숙모님을 닮아서인가 봅니다.”
화운이 빙그레 웃었다.
그러나 이옥영이 고개를 저었다.
“날 닮았다면 진즉에 우문검가의 잠룡인가 뭔가 하는 놈을 찾아가서 아작을 내버렸을 게다.”
“우문산? 걘 왜요?”
“그놈한테 송가보의 계집을 빼앗겼다.”
“예에! 언제 그랬대요? 전 처음 듣는데.”
“네가 이곳으로 오기 직전에 벌어진 일이다. 송가보의 보주란 자가 천박할 정도로 돈만 아는 늙은이어서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다만, 유성이는 상심이 컸던 모양이다.”
“그랬겠지요. 좋아한 만큼 아픔도 컸겠지요. 근데 그런 상황에서도 그렇게 절 걱정하고 그랬답니까?”
이옥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얼굴에 살짝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유성인 가주님을 닮았다. 덩치 큰 소심쟁이지. 가주님이 무게 좀 잡고 그러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고민쟁이다.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이렇게 하면 정파의 도의적인 행보에 어긋나진 않는지. 늘 고민만 하느라 큰 판을 벌이지 못한다.”
“…….”
“가주께 맡겨서는 세가를 일으킬 수 없겠더구나. 아무래도 내가 적극 나서야 할 것 같아 수련을 무리해서 했는데, 그만 주화입마를 겪고 말았다.”
운기행공을 할 때 외부의 충격을 받거나, 심적 동요로 인한 집중력이 깨지면 몸 안에 도는 기를 통제하지 못하여 내공이 역류하거나 폭주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게 주화입마다.
특히 갑자기 내공을 증폭시키고자 무리하게 운기행공을 할 때나 큰 내상을 입어 치료하고자 운기조식을 할 때가 위험하다.
혈도가 막히는 정도로 끝난 이옥영의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보통은 심장이 터져 죽거나 죽는 순간까지 미치광이가 되어 살인을 저지르곤 한다.
“운아.”
“예.”
“염치없지만 네게 부탁을 해야겠다.”
“무슨 부탁이요?”
“세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적극 도와다오.”
“그거라면 벌써 시작했는데요.”
“……!”
“양 총관이랑 함께 이야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마저 식사부터 하십시오.”
의아해하는 이옥영을 향해 화운이 빙그레 웃었다.
식사를 끝내자 양 총관을 불러 셋이 한자리에 앉았다.
양총관이 무슨 일이냐는 얼굴로 빤히 쳐다보자 화운은 대뜸 검을 뽑아 강기부터 보여주었다.
“보다시피 제가 좀 강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화운은 검을 집어넣은 다음 간밤의 일을 이야기했다.
“제가 허락도 받지 않고 일을 저질렀습니다. 간밤에 하도 화가 나서 우문검가를 찾아갔습니다.”
“무슨 일을……!”
양 총관의 얼굴에 염려가 한가득 떠올랐다.
“가보니 검은 수염을 제법 길게 기른 사람이 있더군요.”
“혹시 미간에 사마귀가 있더냐?”
“보지 못했습니다.”
“그럼…… 우문검가주랑 닮았는데, 좀 더 날카로운 인상이지 않더냐?”
“그래 보였습니다.”
“장천검! 그가 장천검 우문낙성이다. 설마 무례하게 군 건 아니겠지?”
묻는 양 총관의 얼굴이 가관이었다.
마치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자꾸만 웃음이 나오려고 해서 화운은 시선을 돌렸다.
이옥영은 양 총관과 반대였다.
기대 가득한 얼굴이었다.
마치 ‘그 까짓 거 장천검이고 뭐고 한 방에 날려버렸지?’ 하는 것 같았다.
화운의 강함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어서 하는 기대였다.
“두 분 표정이 진짜 극과 극이네요.”
“아니라고 말해줘! 아니지?”
“날려 버렸지? 맞지?”
양 총관과 이옥영이 동시에 물었다.
화운은 어찌 되는지 보자는 생각으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예.”
“다행이다! 잘했네. 잘했어!”
“역시! 대체 얼마나 강해진 것이냐! 장천검을 한 방에 날려버리다니!”
“가모?”
안도하려던 양 총관이 이옥영을 돌아봤다.
“왜요?”
“장천검을 누가 날려요?”
“운이가요.”
“무례하지 않았다고 방금 그렇게……?”
양 총관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화운을 돌아봤다.
“무례하지 않은 거 맞습니다. 절 보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창밖에서 한 방에 날려버렸거든요.”
“……!”
양 총관의 두 눈이 있는 대로 커지며 이옥영을 돌아봤다.
“운이가 기연을 만난 모양입니다.”
그렇게 말한 이옥영은 화운에게 물었다.
“말해다오. 대체 얼마나 강해진 것이냐?”
잠시 고민하던 화운은 이옥영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말했다.
“우문검가 정도는 저 혼자서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돼!”
양 총관이 속마음을 드러낼 정도로 놀랐다.
그러자 화운이 검을 다시 뽑았다.
새파란 강기가 맺히더니 이내 검끝에서 어른주먹 만한 구체로 응집하였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구체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검환!”
이옥영이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그녀는 화운이 우문검가를 혼자서 쓸어버릴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원래 허튼 말을 할 아이가 아니니까.
그런데 검환이라니!
검강과 검환은 차원이 다른 무위다.
검에 대한 조예가 상당한 수준의 깨달음에 올라서야만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검환이다.
그러니 지금 화운의 무위는 우문검가 하나 정도를 쓸어버리는 수준이 아니다.
그 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이, 이, 이, 이게 진짜 검환입니까?”
양 총관이 의자를 밀치고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얼마나 놀랐는지 말까지 더듬거렸다.
화운이 검환 이상의 경지에 올라 자신만의 새로운 검환, 검멸을 만들었다는 걸 알면 당장이라도 까무러칠 것 같았다.
“틀림없어요. 운아, 여기를 날려 버릴 게 아니라면 그만 갈무리 하거라.”
이옥영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검끝에 응집하였던 검환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 모습에 이옥영은 또 한 번 놀랐다.
강기를 발휘하고 거둬들이는 게 대단히 빠르고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체 얼마나 강해진 것이냐?’
너무 놀라 차마 묻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화운은 모른 척하며 말했다.
“장천검을 한 방에 날려버리자 우문가의 총관이 겁을 먹더군요. 그래서 제가 본좌 놀이 좀 했습니다.”
“본좌 놀이?”
“예. 감히 본좌의 밥상인 선우세가에 숟가락을 대다니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냐고 겁을 줬습니다.”
“풋! 본좌의 밥상! 그래서?”
이옥영이 웃음을 터트리며 물었다.
“겁이 많은 사람인지 벌벌 떨며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하더군요.”
“무슨 비밀까지 털어놓기라도 하더냐?”
“예. 풍어제 때 본가가 기어이 어등쟁투에 나가겠다고 하면 크게 망신을 주려고 해적들을 동원할 계획까지 준비해 놓았다더군요.”
“해적과 손을 잡았단 말이냐? 우문가가?”
“마, 말도 안 돼. 정파가 어찌 해적이랑…….”
양 총관도 놀랐는지 의자를 일으키다 말고 화운만 쳐다봤다.
“그래. 우문검가가 그렇게 빨리 커진 이유가 있었어. 해적들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손에 넣었던 걸 거야.”
이옥영이 이제야 알겠다는 투로 말했다.
사 년 전쯤에 우문검가가 일 년 만에 두 배로 세력을 확장했던 걸 기억해낸 것이다.
“망할 놈들, 그런 더러운 자금으로 본가의 사업체를 몽땅 사들였던 거였어!”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이옥영이 물었다.
그에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던 양 총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간 가주님께서 가모께는 알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쉬쉬했습니다. 본가에 남아 있는 사업체가 없습니다. 단 하나도요. 모조리 우문가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야비한 놈들이 뒤에서 회유하고 앞에서 돈 지랄을 해대는 바람에 지켜낼 수가 없었습니다.”
“선우표국도요?”
“예.”
“선우상선은?”
“지금은 우문상선입니다.”
“항주어관은 뭘 하고요?”
“그들이 가장 먼저 우문가와 손잡았습니다.”
“언제부터…… 빈털터리가 된 게 언제부터인가요?”
“선우표국이 마지막으로 넘어간 지 반 년 정도 되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무능해서…….”
“양 총관의 셈이 정확하다는 건 제가 잘 알아요. 그럼에도 넘어갈 정도면 제가 멀쩡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표국만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만, 마지막 표행이 잘못되는 바람에…….”
“그럼 반년 동안 세가의 무인들도 무일푼이었던 건가요?”
“간신히 절반 정도씩 주고 있습니다.”
“그 돈은 어디서 났고요?”
“가주님께서 조상님들을 모신 선산 빼고는 세가의 땅을 전부 처분하셨습니다.”
“아!”
이옥영이 탄식했다.
세가가 빈털터리가 되어서가 아니다.
이옥영의 성격상 그깟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라고 넘어갈 일이다.
이옥영이 탄식한 건 선우세가주 때문이다.
‘그 우유부단한 고민쟁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병상이라는 이유로 자신 앞에서는 늘 한결 같은 호탕한 웃음을 보여주었으니.
‘상공! 염려 마세요. 상공껜 옥영이가 있어요. 돌아오시기 전에 우문 씨 놈들을 박살을 내놓겠어요.’
이옥영의 얼굴이 사납게 굳어졌다.
화운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능히 짐작이 갔다.
“이 참에 다 갚아주지요.”
“그래. 아주 박살을 내버리자!”
“그렇다고 무작정 쳐들어가는 건 안 됩니다.”
화운의 말에 이옥영이 왜 안 되냐는 얼굴로 쳐다봤다.
그녀는 지금 극도로 화가 나서 이성적인 판단이 조금 흔들린 상태였다.
“말씀드렸다시피 저 혼자서도 우문가를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간 선우세가가 사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적들을 이용해서 우문가를 한 방에 날려버릴 계획을 세워야지요.”
화운이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이었다.
***
계획을 세웠다.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리고 풍어제 날이 왔다.
풍어를 기원하는 어민들의 바람이 요란한 축제와 함께 바닷가로 모아졌다.
마지막으로 어등쟁투 차례가 되자 대나무로 만들어진 오층 높이의 장대 탑이 등장했다.
탑 꼭대기에는 물고기 모양의 등이 달렸고, 한쪽에서는 그걸 노리는 이무기가 등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무기를 막고 어등을 지킬 무인은 화운이었다.
선우세가가 거뜬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화운이 화려한 재간을 발휘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 막 이무기가 등장하려는 순간이었다.
“해, 해적이다!”
어디선가 다급한 고함이 들렸다.
“해적이다! 해적이 나타났다!”
사람들의 당황한 시선이 바다로 향했다.
과연 저 멀리 큼지막한 전투선 세 척이 등장하고 있었다.
화운은 그 광경을 확인한 후 이옥영을 돌아보았다.
이옥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운은 선우세가의 무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선우세가가 해적들을 물리칠 것이다!”
화운이 내력을 실어 소리치자 어민들이 돌아봤다.
화운은 땅을 박차고 멋들어진 모습으로 허공으로 솟구치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모든 상황을 뒤엎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급봅니다! 급보입니다! 가모님!”
선우세가에서 달려온 무인이 이옥영을 찾았다.
그 외침이 얼마나 다급한지 화운도 이옥영을 향해 달려갔다.
“무슨 일이냐?”
이옥영이 서둘러 물었다.
“가주님께서…… 가주님께서 변고를 당하셨다고 합니다. 남궁검가와 함께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 괴인들의 습격을 받아 가주님과 소가주님께서 함께 변고를…… 크흑흑! 이 일을 어쩝니까! 본가가 전멸을 당했다고 합니다!”
“대체 그게 무슨 날벼락 같은 말이냐! 다시 말해봐라! 다시 말해보란 말이다!”
“좀 전에 남궁검가에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 사태 파악을 위해 조사단을 급파했다고 합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이옥영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화운이 다급히 손을 뻗어 부축했다.
그제야 화운의 존재를 깨달은 이옥영이 화운의 팔을 힘껏 움켜잡았다.
“운아!”
“예.”
“네가 가다오. 네가 가서 소상히 알아봐다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화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축하고 있던 이옥영의 팔을 놓았다.
그러자 이옥영이 더 강하게 화운의 팔을 움켜잡았다.
“정파도 내 식구, 내 가족이 무사할 때나 정파인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숙모님…….”
“정녕 사실이라면, 그게 정녕 사실이라면! 모조리, 모조리 찾아내라!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찾아내서 사지를 자르고 목을 베어버려라. 상공과 내 새끼 몸에 칼을 댄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란 말이다. 알겠느냐?”
“예!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화운이 힘차게 말하자 그제야 이옥영이 팔을 놓아주었다.
“위치가 어디랍니까?”
“악록산 부근이라고 하네.”
“알겠습니다. 숙모님,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어서 가거라. 얼른 가거라!”
이옥영이 피 토하는 심정으로 소리쳤다.
화운은 땅을 박차고 신형을 날렸다.
무영공공비의 운해비룡을 펼친 화운의 모습이 금세 까마득한 하늘로 솟구쳐 사라지는가 싶더니 도로 돌아와 바다로 향했다.
쾅! 쾅! 쾅!
해적선들이 차례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곧 화운의 모습이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