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
이젠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전 그렇게 알고 안심하겠습니다.”
-부장님은 다른 걱정 하지 마시고 사업만 보시면 됩니다.
내가 이런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로즈마리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였다.
-저도 지금은 그러고 있는 중이거든요.
“…”
-유튜버들에게는 이런 반응들을 애써 무시하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견뎌내는 게 일입니다. 또 때론 채널을 키우기 위해 이런 반응을 요령껏 유도하기도 해야 하고요. 그리고 일전에 부장님을 직접 만나서 제가 리뷰할 모리엘츠 컬렉션의 가격을 듣는 순간 이미 지금 이 비슷한 반응이 나올 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어요. 구독자들 입장에선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반응들일 거고, 그래서 일부러 더 이런 노이즈가 나오게끔 유도하는 영상을 찍었던 거예요.
“일부러요?”
-네, 일부러. 채널을 키우는 데에 노이즈 마케팅만큼 효과적인 마케팅이 없죠. 남 흠집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있지 않나요? 그리고 시사, 이슈 유튜버들 대부분이 하나같이 그런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에게 제가 올린 모리엘츠 리뷰 영상은 물어뜯기 좋은 떡밥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전 체질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너무너무 싫어하고. 갑자기 제 채널이 크게 성장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그게 열등감에서 비롯된 감정이든 뭐든 어쨌든 저에게 흠집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더라고요. 그제야 알겠더라고요. 제가 있는 이곳이 그렇게 녹록한 판은 아니라는 걸. 잘됐어요. 저도 이번엔 저란 사람에 대해 변호라는 걸 좀 해봐야겠어요.
“…?”
-항상 그런 걸 잘 못 했었거든요. 이번 기회에 언제 날 한번 잡아서 그런 사람들 모두에게 제 입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겠어요. 그리고… 정말 안심하셔도 됩니다. 도덕적으로 남에게 흠 잡힐 짓 하면서 살아오지 않았거든요. 전 저 스스로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저란 사람의 도덕성으로 인해 폴앤크루 홍보에 피해가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저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그건 저희 홍성을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고요.”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홍성은 파트너십을 단순 숫자로만 계산하지 않습니다.”
-…!
“저는 단지 로즈마리 님이 걱정됐을 뿐이고요. 어쨌든 저희와 함께하기로 하신 분 아닙니까. 모리엘츠 리뷰 영상에 올라오는 반응들로 상처를 받지 않으셨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의도한 부분이라고 하시니 안심하고 있겠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네, 말씀하세요.
“음…”
로즈마리가 이렇듯 대수롭지 않게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기회다 싶었다.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지금 이 상황을 제가 한국에서 좀 더 이슈화시켜 봐도 되겠습니까?”
-어떻… 게요?
“그 방법은 지금부터 고민해보겠습니다. 만약 로즈마리 님께서 그 부분에 동의만 해주신다고 하면,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역전시킬 자신만 있다고 하시면 좀 더 이슈화를 시켜 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모리엘츠 리뷰 영상에 로즈마리가 폴앤크루 컬렉션을 입고 있기 때문이란 말은 선수들끼리 굳이 할 이유가 없었다.
-얼마든지요. 채널이 노출될 기회가 생기는 건 언제든지 환영이랍니다.
“그럼 제가 한국에서 분위기를 몰아보겠습니다. 이번 영상에 로즈마리 님을 저격한 유튜버들이 나중에 가서 얼렁뚱땅 발을 빼지 못하도록 그 발을 단단히 묶어버리겠습니다. 저도 체질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딱 싫어하거든요.”
-어떻게 하실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유럽 일정 다 끝내고 한국 오시면 제가 시간 편하실 때 맞춰서 식사 한번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면 이지혜 대리 좀 다시 바꿔주실 수 있겠습니까?”
-잠시만요.
-네, 부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재밌게 놀다 와요.”
-네?
“회사 카드 들고 갔죠?”
-네.
“그동안 출장 다니면서 해보고 싶었던 거, 먹고 싶었던 거, 보고 싶었던 거 회사 카드로 로즈마리랑 같이 다 하고 와요. 그리고 로즈마리가 해보고 싶다는 거 다 하게 해주고. 영수증 처리 같은 거 걱정하지 말고 지혜 씨는 영상만… 제대로 찍어와요.”
-넵!
“그리고 모리엘츠 본사 방문 일정 잡았죠?”
-네, 삼 일 차 때 방문할 생각입니다. 미리 매장 방문 예약은 해놓은 상태고요.
“내가 안 차장님한테 시켜서 가능하다면 미스터 총게랑 점심 식사 한번 같이 할 수 있게 세팅해 놓을게요.”
-미, 미스터 총게요? 모리엘츠 마케팅 디렉터 타미 총게 말씀이세요?
“약속을 잡을 수만 있다면 짧은 인터뷰가 있을 거란 말까지 미리 해놓을 테니까 로즈마리가 미스터 총게 인터뷰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주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저도 이젠 모르겠습니다. 빠꾸 없이 달려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난 출근과 동시에 차장들을 소집했다.
“다들 유튜브 확인해 보셨죠?”
난 차장들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역시나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던 양 차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는 건지 전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어제 올라왔던 저격 영상들 말고도 추가로 로즈마리를 공격하는 저격 영상이 두 개나 더 올라왔더라고요. 다들 뭐 그 내용이 그 내용이지만…”
“저도 확인했습니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 뒤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우리 입장에선 좋은 거 아닙니까?”
“자칫 모리엘츠 협찬이 폴앤크루를 노출시키기 위한 협찬이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될까 봐 걱정스럽네요.”
김 차장이 말했고, 그의 말에 양 차장과 안 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반칙을 한 적이 없습니다.”
내 말에 김 차장은 뭔가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남들도 다 하는 마케팅이라는 걸 했을 뿐입니다. 불법이 아니죠. 마케팅의 다른 말은 현혹 아니던가요?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경제적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뿐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 방법이 적중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저희가 했던 기대보다 더 크게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데, 차장님들 생각은 어떠십니까?”
“틀린 말씀은 아닌데… 전 개인적으로 로즈마리가 걱정됩니다. 부장님 말씀대로 저희야 모리엘츠 리뷰 영상이 성지가 되면서 폴앤크루를 제대로 노출시키는 데 성공을 했지만, 그 영상으로 인해 로즈마리가 허언증 환자라는 인격적인 공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
“안 그래도 어젯밤에 통화를 했습니다. 오히려 이슈가 되면 될수록 자기 채널의 노출이 높아질 거라 기대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자기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콘텐츠들에 자신이 있단 소리 아닐까요?”
“…”
“전 어제 통화한 이후로 로즈마리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똑똑하기도 똑똑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계산도 많은 친구 같더라고.”
“크흐… 역시 톱 크리에이터는 아무나 되는 게 아냐.”
안 차장이 혼잣말을 하듯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난 그런 안 차장에게 물었다.
“미스터 총게한테 시간을 좀 내줄 수 있는지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시간요? 무슨 시간?”
“로즈마리가 백날 말로 모리엘츠 리뷰 영상 때 보여준 컬렉션이 정품이라고 설명해 봤자, 안 믿을 사람은 안 믿을 겁니다. 물론 바젤에서 열릴 전시 행사에 VIP로 초대받아서 참석을 하는 영상이 올라가는 순간 여론은 바뀌겠지만, 그 역시도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말도 안 되는 억지 이유들을 갖다 붙여 가며 꼬투리를 잡을 거고요.”
내 말에 차장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게 미스터 총게 입에서 정품이란 말이 나오게 만들어 주죠.”
“흐음… 아무리 총게 그 양반이 하는 일 없이 매장에만 죽치고 있어도 그래도 명색이 모리엘츠 마케팅 디렉터인데 그런 인터뷰를 하겠다고 할까요?”
“그래서 제가 지금 직접 안 하고 안 차장님한테 접촉을 해보라고 하는 거 아닙니까. 안 차장님 좋아하잖아요, 그 양반이.”
“그래도 이건 그거랑은 다르죠. 모리엘츠 자존심이 있지…”
“사업에 자존심이 밥 먹여준답니까? 저도 몰랐을 때야 모리엘츠라고 하면 뭐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중국에서 안 차장님이 그만큼 매출 올려버리니까 바로 태도가 바뀌잖아요. 결국은 매출이고 돈입니다. 그렇게 꽉 막힌 양반은 아니잖아요. 안 차장님이 총게 그 양반한테 로즈마리를 잘 좀 포장해서 소개해 주세요. 중국 시장 공략하는 데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실제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양 차장님.”
“네, 부장님.”
“미팅 끝나는 대로 홍보팀에 연락해서 그때 한지우한테 모리엘츠 입혀서 기사 냈던 거 그거 어떻게 한 건지 정확한 루트를 좀 알아보세요.”
“그건 왜요?”
“판을 좀 더 키워 봅시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대로 묻기엔 기회가 아까워요.”
“…?”
“로즈마리랑 로즈마리를 저격했던 유튜버들 중에 굵직한 유튜버 몇 명 엮어서 현재 유튜브 상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내용을 기사로 흘려보세요.”
“우와… 이거 지금 완전 묻고 떠블로 가는 느낌인데?”
안 차장이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쳤다.
“저격 영상 만들었던 유튜버들이 나중에 가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지 못하도록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어버리자고요. 어차피 로즈마리가 지금 파리 넘어가서 찍고 있을 영상을 올리는 순간 상황은 무조건 역전됩니다. 로즈마리 역시 제가 이슈를 더 키우는 부분에 동의를 했고요.”
“근데 이게 기삿거리나 됩니까?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고 유튜브에서나 자기들끼리 골목대장 행세하는 존재들일 뿐인데.”
“언제부터 대한민국 인터넷에 기사다운 기사가 돌아다녔다고 그러세요? 요즘은 이슈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만큼 이슈 거리에 펌프질을 잘하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던데…”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로즈마리 사진은 무조건 폴앤크루를 입고 있는 사진으로 사용하시고요.”
“그야 당연하죠.”
“그리고 김 차장님, 어제 제가 부탁드렸던 내용…”
“지금쯤 다른 브랜드 매장 실장들이 폴앤크루를 입고 근무를 하고 있을 겁니다.”
“오케이… 그건 그렇고 이 부분은 김 차장님도 함께 도와주셔야 하는 부분이니까 잘 들어주세요.”
“….”
“인터넷 기사 뜨는 순간 영업부 전 직원 각자가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각종 커뮤니티에 그 기사 내용을 퍼 날라 달라고 주문을 좀 걸어 주세요. 영업부만의 일이 아닙니다. 전사 운영본부만의 프로젝트도 아니고요. 따지고 보면 상무님 프로젝트인 폴앤크루를 띄우는 회사 차원의 일입니다. 전 이럴 때 영업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단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넵!”
로즈마리가 업데이트시킨 모리엘츠 리뷰 영상 게시 시각이 24시간을 넘어간 시점이었다.
이젠 뭐 더 이상 그 영상에 올라온 댓글들을 하나하나 다 확인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가장 최근에 달린 댓글 순으로 몇 개를 확인을 해봤는데, 하나같이 다른 채널에서 좌표를 찍고 몰려든 사람들이 왜 해명 영상을 올리지 않느냐고 재촉을 하는 댓글들이었다.
잘 모르겠다.
그들의 요구가 타당한 것인지, 아님 지나친 것인지.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한 건 로즈마리가 추가 영상을 올리지 않고 침묵을 하면 침묵을 할수록 달리는 댓글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거였고, 그녀의 채널을 지지하던 팬들의 지지 댓글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렇게 여론이 한쪽으로 기울어 로즈마리가 허언증 환자로 몰리게 되니 일명 로즈마리 코인을 타고 너도나도 그녀를 저격하는 영상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로즈마리 코인에 탑승한 유튜버들의 영상은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
양 차장의 말처럼 그 내용이 그 내용일 뿐이었으니까.
다음 날 아침이었다.
출근과 동시에 양 차장이 내 자리로 찾아왔다.
“아침에 올라온 기사 확인해 보셨습니까?”
“아직이요. 다들 시간 맞춰서 올려 달라고 확실하게 전달했죠?”
“물론이죠. 저는 이미 다 확인했습니다. 이대로 진행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럼 김 차장님한테도 양 차장님이 지금 바로 시작해 달라고 말 좀 전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영업맨들의 말발이 글발로 옮겨지는 순간이었다.
해당 이슈를 다루고 있는 기사들은 홍성 영업맨들의 작업으로 인해 각종 영향력 있는 대형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홍성 영업부 직원들은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한 이슈에 펌프질을 했다.
로즈마리와 로즈마리를 저격하고 있는 유튜버들, 그리고 이슈의 발단인 4억짜리 모리엘츠 컬렉션에 관한 내용을 여러 각도의 입장에서 댓글 작업을 펼쳤다.
그리고 난 다른 업무를 보는 중간중간 가장 처음 로즈마리를 저격했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추가 영상이 올라왔는지를 수시로 확인했다.
그렇게 오전 근무가 끝나갈 즈음이었다.
장 본부장으로부터 호출이 왔다.
“혹시 이거 봤어?”
장 본부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게 내밀었다.
난 그가 보여준 내용을 확인하고 곧바로 그에게 폰을 돌려주었다.
“네, 영업부에서 돈 주고 요청한 기사들입니다.”
“뭐?”
장 본부장은 화들짝 놀라며 날 쳐다봤다.
“내가 지금 뭘 잘못 들은 건 아니지?”
“지금 제가 해당 이슈를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아니 왜? 좋지도 못한 내용인데, 이런 걸 왜 돈 주고 올렸어? 거기다 이런 일을 보고도 안 하고…”
장 본부장은 이내 내가 자신이 한 마지막 말에 살짝 불쾌한 감정을 담아 고개를 갸웃거리자 민망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아니 내 말은 이게 영업부에서 그렇게 독단적으로 진행할 사안이 아니지 않냐는 뜻이지. 최소한 상무님은 알고 계셔야 하는 내용 아냐?”
“보셨다시피 기사에 홍성 관련 내용은 하나도 없습니다.”
난 환하게 웃으며 이해를 바랐다.
“곧 깔끔하게 다 정리가 될 겁니다. 그것도 홍성에 무조건 유리한 쪽으로. 본부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니 저보다 더 잘 아실 거 아닙니까. 현장을 지휘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하나하나 다 보고를 올리기가 힘들 때도 있다는 걸.”
“그야 그렇지. 그래도 이건…”
“주로 제 감에 의존을 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주로 그렇죠. 그리고 저한테는 지금이 딱 그런 타이밍이고요.”
“흐음….”
“저 역시 보고를 올리고 책임을 분산시키면 마음이 편하죠. 그런데 지금은 결과가 너무 뻔해서 별걱정 없이 밀어붙이고만 있는 중입니다.”
“이사님은 아셔?”
“저 믿고 며칠만 기다려 주십시오. 폴앤크루… 말도 안 되게 띄워 보겠습니다. 실은 저도 이 정도까지는 기대를 안 했었는데… 보신 대로 판이 많이 커졌습니다. 위험하게 커진 게 아니라 안전하게 커져버렸습니다.”
“확실한 거지? 상무님 기대가 크다.”
“제가 언제 본부장님한테 이렇게까지 확신을 보인 적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공 부장이 그렇게 확신에 찬 얼굴로 말하니까 내가 할 말이 없어지잖아. 궁금증만 더 커지고… 하긴… 내가 오지랖이었네. 영업부 일인데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월권을 했어.”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즈마리의 유럽 영상이 올라온 건 그로부터 이틀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