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
별로 안 궁금합니다
안낙현으로부터 몇 가지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어째서 해외 사업부 직원들이 기를 쓰고 주재원 근무를 가려고 하는 건지 이해도 됐고, 과연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가...하는 의심도 드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사에서 어떻게 모르고 있었는지도 궁금했고.
“본사나 물류창고, 매장과는 다르게 중국 법인은 법인장님 재량으로 돌릴 수 있는 운영비가 상당히 많아요. 그러다 보니 본사에 있어도 본사 소속 해외 사업부는 중국 법인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게 전부인 거고. 그걸 이제 악이용 하는 거지, 중국 법인에서.”
중국 법인장의 정확한 직위는 이사다.
직책이 법인장인 것이고.
“그런데 말이 법인장님 재량 하에 돌리는 거지, 그 실상은 밑에서 다 해먹는 거예요.”
“다 해먹는다면...”
한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중국 센젠 현지 법인에는 여러가지 부정이 난무한다는 정도의 이야기였는데, 그걸 30분에 걸쳐 떠들어대는 안낙현이었다.
물론 난 듣는 동안 적당한 호응을 해주며 함께 인상을 쓰고 또 함께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3.1절, 광복절 같은 날 홍성 중국 법인 이름으로 영사관 행사에 후원을 많이 해요. 그때 많이 해먹는 거지, 뒤로 말이에요.”
“그렇군요.”
“그리고 난 누가 중국 주재원 가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려고요.”
“왜요?”
“이게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 사람이 가면 또 괜찮아. 그런데 미혼인 사람이 가잖아요? 그럼 생활 패턴이 무너질 수 밖에 없어요.”
“그건 또 왜 그런가요?”
“뻔하죠. 월급 이외 생활 보조금이라는 게 나오는데, 그게 무시 못할 정도로 나와요. 그리고 집, 식대가 다 따로 나오지, 아까 말한 거처럼 운영비는 거의 눈먼 돈이지...그러니까 무조건 다 법인 카드로 긁고 보는 거야. 운영비 발란스는 월말 가서 어떻게든 맞춰지는 거니까. 미혼인 남자들끼리 모여서 뭐하겠어요? 주로 보면 밤에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포커 치거나 KTV가거나 그러는 거예요. 그런 패턴에 물들다 보면 아무리 월급 외에 다른 보조금이 많이 나와도 정작 모이는 돈은 없는 거고.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가면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오는데, 아닌 사람이 가면 몸은 몸대로 골고 주머니는 주머니대로 털려서 오는 게 바로 주재원 근무죠.”
그런 주재원 근무자들의 현지 생활을 법인장에게 다이렉트로 고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법인장 몰래 밑에서 법인 운영비를 가지고 장난을 친 증거들을 모아 보고를 했고.
그 덕에 중국 센젠 법인이 발칵 뒤집어졌다고 하는데, 난 안낙현이 하는 말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법인장이 바보도 아닐 거고, 진짜 법인장이 이해불가능할 정도로 능력이 없는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그럼 이 정의로운 안낙현은 도대체 지난 4년 동안 뭘 하고 있다가 주재원 근무가 거의 끝이나는 4년차에 가서 그런 비리들을 고발했던 것일까?
내부적인 사정이야 있었겠지.
하지만 그것까지 물어보면 오늘 안에 집에 돌아가긴 힘들 것 같아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궁금한 내용도 아니었고.
“아무튼 그래서 아마도 현지 본부장부터 줄줄이 아웃이 될 거 같습니다. 대기 상태예요. 저 역시 아웃당할 각오하고 보고를 올렸던 거고.”
“음...정말 회사를 위해 큰 용기를 내신 거네요. 잘 하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빅 뉴스가 본사엔 전혀 들리지 않았을까요?”
“보통 현지 법인 관련된 뉴스는 해외 사업부만 입을 다물면 밖으로 잘 안 나가는 법이죠. 그래도 워낙에 사안이 큰 건이라 아마 곧 듣게 되실 겁니다. 다행히 전 본사 전무님이 해당 사안 보고를 올렸단 이유로 본사로 불러주셔서 망정이지, 아니었음 현지 법인 분위기상 전 제 발로 나가야 하는 그런 그림이었던 거죠, 한 마디로. 저는 운이 좋았어요.”
과연 그럴까...
운이 좋았다고 하기 보단, 본능적으로 자신이 살 길을 열어놓고 판을 짰던 거겠지.
그리고 그 판에 배팅을 했던 거고.
지금은 또 날 상대로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하는 게 틀림없다.
나한테 자기가 중국에서 했던 일을 이야기하는 이유야 뻔하지 않겠나.
나 이런 사람이다.
그러니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편하게 가자...하는 식의 합의 제안 정도?
“그렇군요...”
“에휴...이유야 어떻든 4년을...아니구나 정확하게는 거의 5년이네요. 그 긴 시간을 몸담았던 곳인데, 제발 원만하게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죠.”
“그건 그렇고 안 대리님.”
“네.”
한 시간 정도?
정말 열심히 들어줬다.
절대 서운해하지 못할 정도로 귀를 기울였고, 또 적절한 호응까지 해주면 열심히 들어줬다.
그랬으니 이젠 내 차례다.
“중국 법인이야 우리 영업 기획부랑은 크게 상관이 없는 곳이니까요.”
“...네?”
“저는 그렇습니다. 저는 안 대리님이 왜 다시 본사로 복귀를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선 크게 중요하게 생각을 안하는 사람입니다. 별로 안 궁금합니다.”
“...!”
“저는 그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우리 영업 기획부에서 팀장으로 일을 하실지, 그게 더 궁금한 사람입니다.”
미소를 얼굴에 걸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적절하게 이용해먹는 안낙현이 아닌가.
그런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선 똑같이 해줘야한다고 배웠다.
똑같이 웃는 얼굴로 내 속이 내 속인 사람처럼 상대를 해줘야 한다.
안 그럼 말릴 가능성이 높으니까.
보통 이런 사람들은 보통의 다른 사람들을 대하듯 상대를 하다보면 기가 빨린다.
나라고 그동안 본사에서 놀고 먹었겠나.
안낙현 같은 스타일의 사람들을 한두 명 만나본 게 아니다.
같은 팀원으로 일도 해봤고, 백화점 거래처 사람으로 만나 끈질기게 상대도 해봤다.
거기다 안낙현이 모르는 부분이 하나 있다.
홍성 본사 영업부, 그 중에서도 대리급 정도 되면 브랜드 본사 직원들을 다이렉트로 상대해야 된다.
그 브랜드 본사 직원들, 그러니까 유러피언,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프랑스 쪽 애들 대부분이 안낙현 같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난 그런 브랜드 본사 사람들을 잘 잡아먹기로 나름 소문이 난 사람이고.
말을 길게 섞으면 안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는.
하는 말은 들어주되,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안된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나와 다른 스타일, 능글맞은 스타일에 흥분이라는 걸 하게 되고, 흥분을 하는 순간 말리게 된다.
딱 할 말만 하면 된다.
그게 업무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정확한 수치와 정확한 기간 등을 확실하게 밝혀서 일적으로만 얽히면 되는 거다.
“본사에서는 1년 조금 넘게 근무하셨죠?”
“...네.”
“그리고 나머지 기간은 모조리 다 중국 법인에서 보내셨고...”
“그렇...죠?”
“그 말인 즉 홍성 본사가 취급하는 유럽 명품 쪽으로는 아예 백지 상태가 됐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에이, 그건 또 아니죠. 본사에 있는 동안 거의 어지간한 업무는 다 해봤어요. 만토바부터 시작해서 저기 어디야? 루가노 폭스타운 출장도 몇 번 가봤고, 또 링겐에 있는 아운지 클럽 출장도 다 가봤어요.”
고작 1년 동안?
그 1년 동안 그 많은 출장을 가봤다고?
글쎄...
“그러면 환율 적용시켜서 가격표 뽑고, 인보이스 처리하는 부분까지는 어느정도 되신단 말씀이시죠?”
“음...그거야 뭐 하다보면...”
“저는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웃는 얼굴로 안낙현의 빈 잔에 술을 채워준 뒤 말을 이었다.
“팀장, 대리, 사원 할 것 없이 일당백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업 기획부 2팀 팀장 자리에 안 대리님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고 한숨부터 나오더라고요.”
안낙현이 살짝 당황을 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웃는 얼굴로 할 수 있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대부분 이런 스타일의 사람들은 내로남불이다.
자신이 하는 건 괜찮아도, 남이 자신을 상대로 웃는 얼굴을 가지고 잔인한 말을 하면 당황하기 마련.
내가 내 잔에 술을 채우는 동안, 안낙현은 술병을 받아 대신 따라줄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난 이 말을 하기 위해 금쪽같은 강혜선과의 데이트를 포기하고 오늘 저녁을 안낙현에게 할애한 것이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안 대리님 같은 활력소가 우리 영업 기획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지션이 문제인 거죠.”
“...”
“팀장이라면 응당 팀원들을 이끌어야되는 포지션인데, 현재 안 대리님은 본인도 잘 아시겠지만, 본사 영업부 한 팀을 무리없이 이끌만큼 본사 영업부 일에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 않습니까.”
웃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인상을 쓸테니.
정곡이 찔린 안낙현은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한 거죠. 그동안 해온 업무가 다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장 대리를 맡게 된 제가 그런 사정까지 다 봐주며 안 대리님이 팀장으로서 적정 수준까지 올라오기만을 기다려줄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홍성 시스템이야 뭐...”
“다들 절실한 사람들입니다.”
“...!”
“누구 하나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최소한 영업 기획부 소속 인원들 중에는요. 그들의 절실함을 가벼운 농담이나 분위기로 뒤흔들지 말아주십시오. 조금은 진지하게 임해달란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에이,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십니까?”
“했다는 게 아니라, 하실 거 같아서 미리 부탁을 좀 드리는 겁니다.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편하게 들어주십사...하는 마음에 이런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겁니다.”
“...”
“중국 현지 법인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본사 영업부는 치열합니다. 우린 성과급을 제외하면 중국 현지 법인처럼 부수적인 수입도 없습니다. 그래서 각 팀별로 경쟁도 치열할 뿐 아니라, 이젠 영업 마케팅부, 영업 기획부 이렇게 둘로 나뉘면서 부서간 경쟁도 피할 수 없게 생겼습니다. 안 대리님?”
“...네.”
“저도 회사 생활,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즐겁게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크게 인상 쓰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게 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팀웍이라는 게 만들어져야 하는 거고, 상호 존중이라는 게 베이스에 깔려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다른 직원들 다 보는 앞에서 저한테 브라더...이런 표현은 가급적 삼가해주시고요, 또 말 보다는 행동, 결과로 보여주는 팀장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반 사원일 때야 마이웨이 스타일을 고집하기 위해선 잘 개기기만 하면 됩니다. 어차피 사원이 개긴다고 해봤자 그 상대는 바로 위에 선배, 대리 아니면 끽해봤자 팀장일 테니까요. 개긴다는 표현이 조금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끼리니까 편하게 이야기 합시다. 근데 팀장 쯤 되면 그게 힘들죠? 팀장이 개긴다고 하면 차장, 부장을 상대로 개긴다는 말인데, 차장부터는 손에 직접적인 직원들 생살여탈권이라는 게 생기지 않습니까.”
“...!”
“똑똑한 분이시니까, 제가 어떤 부탁을 드리고 있는 건지 이해하셨을 거라 믿겠습니다.”
안낙현, 안 대리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하지만 안 대리를 영업 기획부 2팀장으로 받으라는 지시에 숨이 막혔던 게 사실이다.
안 대리를 요리하지 못할 거란 걱정 같은 건 없었다.
회사의 매뉴얼은 촘촘하니까.
그리고 그 매뉴얼은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이 높은 자에게 유리하게끔 만들어져 있는 거고.
개인적인 감정을 모두 배제시키고 매뉴얼대로만 안 대리를 대한다면 크게 걱정할 건 없을 거다.
하지만 안 대리가 이끌 영업 기획부 2팀의 장향은과 박기태를 생각한다면 초장에 기를 꺾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팀장을 잘못 만나는 것 만큼 불운한 직장 생활은 없는 거니까.
박기태는 그렇다치더라도 내가 끌어들인 장향은은 무슨 죄겠나.
분명 안 대리의 지시를 받으면서도 안 대리를 가르쳐가며 일을 해야 할텐데...
내가 만든 상황은 아니지만, 어쨌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장향은이 조금이라도 숨을 쉬면서 일을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안 대리에게 진지함을 주문해야만 했다.
안 그럼 장향은 성격상 돌아버릴 거다.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양 대리와 박기태가 만토바 출장으로부터 복귀를 했고, 손 팀장의 배려로 이 대리가 벌써부터 합류를 한 상황.
인턴을 받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2주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미리 전달을 받았다.
시기적으로 딱 좋았다.
인턴들이 들어오기 전에 부서 분위기를 만들어놓는 게 중요하니까.
지금쯤 해외 사업부로부터 안 대리를 불러들여야 할 것 같았다.
해외 사업부장을 직접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딱히 안 대리에게 맡긴 업무가 없다면 지금부터 안 대리를 우리쪽으로 출근을 시켜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해외 사업부장은 오히려 그래주면 고맙다며 쌍수를 들고 반겼다.
박 부장과 장 차장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안 대리의 책상을 마련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공식 영업 기획부 전체 미팅을 열었다.
모두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미팅에 참석했다.
하지만 딱 한 사람, 안 대리만은 실실 웃는 얼굴, 여유가 넘쳐 흐르는 얼굴을 하며 미팅에 임했다.
보기 좋았다.
최대한 좋은 면만 봐주자고 속으로 다짐을 한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보기에 나쁘지는 않았다.
저렇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줄 사람이 한 명 정도 있는 건 크게 나쁠 거 같지 않았다.
전체 미팅을 끝내고 양 대리와 안 대리를 따로 불러 팀장급 미팅을 진행했다.
아직 진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팀장인 내가 팀장급 미팅을 주관한다는 게 약간은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 얼굴에 철판을 딱 깔고 진행을 했던 거다.
그 자리에서 양 대리가 안 대리에게 한 마디 한다.
“저기 안 대리.”
“네, 양 대리님.”
“음...예전에 내가 이미 한 번 해봤어.”
“뭘요?”
“해봤는데, 안 통해. 안 통하더라. 그니까 하지마.”
“뭐가...”
“팀장님, 우리끼리 있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해도 되겠죠?”
양 대리가 내게 양해를 구한 다음 웃는 얼굴로 안 대리에게 말했다.
“어차피 같은 배 탔잖아. 개인적으로 안 대리랑 잘해보고 싶어서 해주는 말이니까 오해는 하지 말고. 개기지마, 여기선. 어차피 공 팀장님은 타고 있는 라인 스케일 자체가 우리랑은 다르셔. 모르는 모양인데, 전무님 다이렉트 라인이야.”
“...!”
“라인 이런 거 다 떠나서 어차피 나나 안 대리 모두 공 팀장님 보다 입사 선배잖아. 선배가 후배한테 개겨서 영웅대접 받고 싶냐? 내가 개기다 털려보니까 영웅 대접은 커녕 병신 취급만 당하더라. 중국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선 안 통하니까 그냥 조금 피곤하더라도 몸으로 직접 뛰어. 그걸 못할 거 같으면 뭐...쩝. 안 대리가 데리고 갈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그냥 남들 하는대로 해. 팀장이란 게 그런 위치 아니겠어?”
양 대리가 초반부터 너무 겁을 주길래, 내가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양 대리님도 참...개기다니요. 표현이 너무 그런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안 대리님이라면 분명 잘 하실 겁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업무 적응도 금방 하실 거고요. 그렇죠, 안 대리님?”
“그, 그럼요. 하하하...업무 적응 바로 해야죠. 안 그래도 제가 지금 향은 씨한테 앞으로 제가 봐야 할 업무 리스트 좀 뽑아달라고 말하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런 건 이제 팀장 대리를 봐야 할 안 대리님이 직접 뽑아서 팀원들한테 나눠주는 거죠. 중국 법인에선 안 그러나요?”
“그러니까요. 제가 딱 뽑아서 나눠주려고 했다...뭐 그런 뜻이죠, 제 말은. 하하하.”
“앞으로 우리 쓸데없는데 에너지 빼앗기지 말고 일만 놓고 잘 해봅시다, 안 대리님.”
“...네, 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