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판을 엎어라!
브랜드 업체와의 미팅에서는 이것만 지키면 99퍼센트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수가 있다.
놀랍게도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장 차장이 나머지 1퍼센트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걸 본 적이 없다.
일명 장 차장 식의 협상의 법칙.
장 차장이 팀장이었을 시절, 그를 따라다니며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업체들과의 미팅 현장을 상당히 많이 경험했었다.
회사로 찾아오는 업체도 있었고, 우리가 직접 유럽으로 찾아갔던 적도 많다.
카멜레온 같은 모습으로 상황에 맞춰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다른 인격으로 변하는 장 차장을 볼 때마다 대단하단 생각보다는 소름이 돋는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었다.
그런 그가 날 데리고 다니며 가르쳐주었던 다양한 계약 현장 경험.
그리고 난 오늘 처음으로 양 대리와 함께 팀장의 타이틀을 달고 첫 단독 미팅을 준비해야 했다.
협상의 법칙 하나.
브랜드의 크기와 상관없이 회사로 찾아오는 상대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 환대하라.
주로 계약을 따내기 위해 회사로 찾아오는 브랜드 업체는 자체적으로 한국 내에 자기네 브랜드를 가지고 들어올 여력이 없어서 우리 회사가 가진 유통 채널을 이용해보고자 하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진작부터 들어와 있었지만, 컨트롤 업체를 바꾸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나크리스는 수 년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브랜드다.
우리 회사가 가진 국내 유통 채널을 이용해보고자 찾아오는 케이스.
약속 시간 30분 전에 전화를 걸어 상대의 현재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약속 시간보다 10분 먼저 로비로 내려가 상대를 기다렸다.
박기태는 사무실을 지키게 만들었고, 나와 양 대리, 그리고 이지혜가 함께 내려갔다.
양 대리는 내가 직접 나크리스 측 사람들을 기다리기 위해 로비로 내려가는 모습에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보통 대리급에서 내려가면 충분하다는 걸 알지만, 이 역시 장 차장에게 배운 거다.
"안녕하십니까, 홍성 인터네셔널 영업 5팀 공은태 팀장 입니다."
"나크리스 아시아 마켓 총괄 김형찬 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분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같이 오신 분은..."
"일본인 입니다."
미팅에 직접 참여하게 될 양 대리와 김형찬이 데리고 온 일본인 담당자를 서로 인사시켜 준 뒤 회의실로 안내했다.
그리고 이지혜를 시켜 상대 측에서 원하는 마실 것을 준비하게 만들었다.
"그럼 전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아니에요, 자리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까 지혜 씨는 사무실 복귀해서 업무 보세요. 가시기 전에 생수 몇 통만 한 쪽에 따로 준비해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협상의 법칙 둘.
간판을 보지 말고 내실을 봐라.
어차피 상대 간판에 대한 사전 조사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한다.
그건 기본이다.
브랜드 간판이 크건 작건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았다는 말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게 있다는 말.
그 상황에서 상대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고 얕잡아 보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간판이 아닌 내실을 봐야한다.
그 내실은 상대 업체의 내실이 아닌 협상 카드를 들고 자리에 나온 상대를 말한다.
그가 어떤 스타일인지를 유심히 봐야한다.
"어떻게 한국분이 나크리스 아시아 마켓 총괄을 맡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또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느껴지고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디자인 스쿨을 나왔습니다."
"아..."
"첫 직장이 운이 좋게도 자라였습니다. 자라에서 VMD(visual merchandiser - 쉽게 말해서 디자이너가 상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VMD는 그 상품을 고객들이 사고싶게끔 매장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옮긴 회사가 필립 플레인이었어요."
"아! 필립 플레인 본사에 한국분이 계시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한 번 들었던 적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때 홍성 인터네셔널의 박용훈 부장님과 처음 인연이 됐었죠. 그게 벌써 2년 전 일이네요. 시간 정말 빠릅니다."
"그러시군요."
"그러다가 중간에 개인적인 일로 필립 플레인을 나와서 이것저것 손을 대다가 지금은 나크리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라에서 필립 플레인으로 옮긴 것까지는 자연스러운 이직이나 필립 플레인에서 나크리스로 떨어지는 과정에는 분명 뭔가 이유가 있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의 이력이 아니다.
자신의 이력을 얼마나 숨김없이 이야기를 해주느냐이다.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아무래도 영어로 미팅을 진행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저희가 하는 말을 전혀 못알아듣고 계신 거 같은데, 계속 한국말로 대화를 진행하는 게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형찬이 자신이 데리고 온 일본인 담당자에게 나의 의견을 전달하자, 일본인 사가모토는 환하게 웃으며 일본인 특유의 영어 발음으로 쌩큐라고 했다.
그렇게 미팅은 영어로 진행이 되었다.
협상의 법칙 셋.
협상 테이블 위에선 질문을 받지말고 무조건 질문을 하기만 하라.
"나크리스가 그래도 일본에서는 꽤 잘 되고 있는 브랜드 아닙니까?"
"일본 컨트롤 업체가 자체적으로 프로모션도 계속 진행하면서 나크리스를 많이 밀어주고 있습니다."
일본인 사가모토가 말했다.
몇 해 전 나크리스가 한국에 들어왔다가 참패를 하고 철수를 한 이유는 나크리스 브랜드 탓이 아니라 컨트롤 업체의 역량 부족이라는 소리를 하고싶은 모양이었다.
"하긴 일본 매거진에 보면 나크리스 프로모션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긴 하더라고요. 나크리스 본사가 프로모션 비용도 따로 제공을 하는 겁니까?"
내 말에 상대는 잠시 주춤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양 대리가 치고 들어갔다.
"그건 기본 베이스죠."
"요즘은 아닌 브랜드 업체도 많더라고요. 나크리스는 어떤가요?"
내 말에 사가모토는 입맛을 다셨고, 당시 나크리스에 있지도 않았을 김형찬이 대답을 대신했다.
"저희같은 경우는 기본 베이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매장이 확보가 된 상태에서 요구를 해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얼마든지 융통성 있게 검토를 해 볼 의향이 있습니다."
"프로모션 비용이 없는데, 어떻게 브랜드를 알리고 또 매장을 계속 확보할 수 있을까요?"
"음..."
"왜 그래요, 양 대리. 구체적인 사안이야 천천히 이야기하면서 조율하면 되는 거지. 아직 마진 베이스 이야기도 안 나왔는데, 왜 벌써부터 급하게 프로모션 비용 이야기를 꺼내요. 안 그렇습니까? 하하하"
"그, 그럼요. 한선 물산이 아닌 홍성 인터네셔널이라면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 본사 측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일본 컨트롤 업체로는 프로모션 비용을 어떻게 떨궈주나요? 직접 주지는 않으실 거 같고..."
난 사가모토를 쳐다보며 물었다.
사가모토는 잠시 김형찬과 눈빛을 교환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총 오더 금액의 3퍼센트가 프로모션 비용으로 빠집니다."
"오더 금액요? 일본은 컨사인먼트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봅니다."
"아닙니다. 일본은 컨트롤 업체가 직접 오더를 해서 유통을 시킵니다."
"라이센스다?"
"네."
"그런 경우 마진은 어떻게 됩니까?"
"가죽 파트 70에 의류 파트 75로 넘겨줍니다."
"거기 플러스로 프로모션 비용 들어가고 또 매장 직원들 인센티브까지 빠지고 나면 가죽 파트 72에 의류 파트 77 정도로 보면 되는 건가요?"
"..."
"그런데 저희는 60에 65고..."
협상의 법칙 넷.
숫자에 집중하지 말고 상황에 집중하라.
마진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김형찬과 사가모토의 표정이 바뀌었다.
이미 박 부장, 장 차장을 만나 기본적인 마진 베이스에 대해선 이야기를 끝냈는데, 그 밑선이 담당자라고 나와서는 마진 베이스를 뒤흔들려고 하니 당혹스러운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난 상황을 좀 더 넓게 볼 필요가 있었다.
박 부장을 통해 홍성 인터네셔널의 문을 두드린 김형찬과 사가모토.
벌써 따로 자리를 가졌다는 건 명백한 사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박 부장은 나크리스에서 제시하는 마진 베이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액션을 취했을 거다.
액션을 취했다는 거지, 그렇게 진행을 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만약 거기서 그렇게 약속을 했다면, 오늘 이 미팅 자리에 박 부장과 장 차장이 얼굴이라도 비춰야 정상이다.
형식적인 협상 테이블일테니.
하지만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다.
나크리스와의 미팅 시간에 대해선 이미 오전에 보고를 올렸음에도.
부장 체면에 나크리스를 상대로, 거기다 외국에서 인연을 만든 김형찬을 상대로 마진 몇 퍼센트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나크리스가 제시한 마진 베이스가 썩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테스트라고 봐야 한다.
홍성 인터네셔널 입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브랜드, 나크리스.
그 브랜드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떠넘기는 건 아무리 내가 계약을 엉망으로 따내도 그정도는 충분히 커버를 칠 수 있다는 계산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건데, 거기까지 생각이 발전하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부장의 의도는 너무나 명백해졌다.
날 테스트 하는 거다.
"저희 홍성만 보고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오지는 않으셨을 거 같은데..."
"사실 원래 주요 일정은 일본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까지 가는 김에 박 부장님 잘 계시나 얼굴도 볼 겸 연락을 드렸더니 감사하게도 시간 괜찮으면 같이 식사나 하면서 사업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러시군요."
"아무래도 나크리스는 한국 시장에서 한 번의 큰 실패가 있었잖습니까. 저희 입장에서도 조심스럽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이미 일본에서 저렇게 잘 나가고 있는데, 굳이 무리하게 투자를 해서 한국 시장에 다시 도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그런 생각이죠."
김형찬 역시 노련한 승부사였다.
여기서 상대가 그럼 오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하며 자리를 일어나버리면 며칠 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박 부장 때문에 내가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알고 뻥카를 칠 정도로 노련했다.
"솔직히 저도 차장님으로부터 나크리스를 한 번 받아보란 말씀을 전해듣고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민이라면..."
"선발대가 재미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죠. 저희가 기껏 국내에 깔아서 인지도를 올려놨는데, 계약 기간 끝나는대로 마진 베이스 올려서 다른 컨트롤 기업과 붙어버리는 브랜드를 하도 많이 봐서요. 나크리스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크리스 정도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들에게 여러차례 뒷통수를 맞다보니까, 아무래도 저희가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브랜드는 조금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김형찬이 준비한 카드를 꺼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엔 제법이네? 하는 듯한 가소로운 인정이 스며있었다.
"가죽 파트 전체매출에서 3퍼센트는 따로 빼서 매장 직원들 인센티브로 운영하시게끔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인센티브로 먹고 사는 게 매장 직원들인데, 매장 직원들 인센티브야 당연히 따로 잡아주셔야 하는 부분이고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의류 파트 마진이 너무 낮습니다. 가죽도 아니고 의류 파트 65퍼센트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몽클레어랑 막스마라 딱 중간입니다."
"대신 홍성에는 컨사인먼트로 물건을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혹시 못 들으셨습니까?"
"아니죠, 컨사인먼트라고 해서 무조건 마진을 낮게 잡아도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 쪽에서는 컨사인먼트 계약이 더 손이 많이 가는 계약입니다. 시즌이 넘어갈 때마다 일괄적으로 매장에 있는 재고들을 다 수거해서 다시 프랑스로 보내는 작업은 누가 할 겁니까? 그걸 직접 해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도 한국에 브랜드를 다시 론칭할 수만 있다면 아웃렛 쪽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롯데나 신세계가 백화점 사업으로 돈을 벌 거 같습니까? 못 벌어요. 몇몇 특수한 지점을 제외하고는 다 적자라고 보셔야 됩니다. 백화점에서 난 적자를 다 아울렛이나 인터넷 쇼핑쪽에서 커버하고 있는데, 아웃렛에 자리 받기가 쉬울 거 같습니까?"
"흐음..."
"양 대리님."
"네, 팀장님."
"작년 국내 유통 시장 현황 보고서 좀 꺼내봐요."
"여기있습니다."
"이거 한 번 가져가셔서 천천히 확인해보세요. 제 말 못 믿으실 거 같으면 성심 물산이나 제명 인터네셔널 쪽 사람들 만나서 확인해보셔도 좋고요."
"..."
"저희가 나크리스를 받을 때엔 반드시 저희가 아웃렛 쪽으로도 물건을 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합니다. 그걸 별도로 생각하고 계시다면 저희 뿐 아니라 국내에 있는 패션 브랜드 컨트롤 기업 그 어느곳하고도 이야기가 안 될 겁니다."
"한국 시장이 쉬운 시장이 아니란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공은태 팀장님을 직접 만나니까 더 어렵네요. 하하하..."
"컨사인먼트로 해서 가죽 파트 65, 의류 파트 70으로 가시죠. 그럼 저희가 아웃렛 쪽도 다 책임지고 가겠습니다. 컨사인먼트의 가장 큰 취약점이 바로 그겁니다. 국경을 넘어야 한다면 왔다갔다 물류비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단 말이죠.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죠. 그게 서로한테 좋은 거 아닙니까?"
양 대리는 고개를 숙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서류들을 정리했고, 사가모토는 콧김을 내뿜으며 김형찬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컨사인먼트 조건으로 가죽 파트 65에 의류 파트 70."
"계약 기간동안 최대한 집중해서 컨트롤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협상의 법칙 다섯.
판을 엎어라.
그리고 내 입맛에 맞게끔 다시 짜라.
나크리스와의 미팅을 끝내고 곧바로 장 차장을 찾아갔다.
물론 형식적으로 장 차장을 찾아간 거지, 내 진짜 목적은 박 부장이었다.
전체 사무실 가장 상석에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부장과 차장의 자리가 나란히 있다.
하늘 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부장도 우리 회사에선 개인 사무실을 배정받지 못한다.
전무님 밑으로 유일하게 재경 부장만이 개인 사무실을 사용한다.
"어떻게 됐어?"
장 차장이 물었고, 파티션 너머로 고개만 돌려 박 부장이 날 지켜보고 있었다.
"가죽 파트 65에 의류 파트 70. 거기에 가죽 파트 전체 매출에서 3퍼센트는 매장 직원들 인센티브로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굳이 프로모션 경비까지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리스크를 많이 떠안을 필요는 없는 거니까요. 상황 봐가면서 괜찮게 된다 싶으면 매장 수 늘여가며 요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잘했어."
짜릿했다.
칭찬에 인색한 장 차장의 입에서 잘했다는 말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소름이 올라왔다.
그리고 박 부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1팀한테 밀 브랜드 정리는 다 끝났나?"
"네."
"뭐 밀 건데?"
"그냥 저희가 다 가지고 가겠습니다."
"뭐?"
박 부장 역시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냥 저희가 다 가지고 가겠습니다."
"뭐라는 거야? 너네 영업 5팀이 무슨 수로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 다 컨트롤 해가면서 나크리스 준비를 해?"
장 차장이 인상을 찡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박 부장이 날 불렀다.
"공 팀장."
"네, 부장님."
"이리와 봐."
난 장 차장의 눈치를 살폈다.
장 차장은 박 부장 쪽으로 턱짓을 하며 가보라는 신호를 줬다.
내가 파티션을 돌아 박 부장 앞으로 서자, 내 옆으로 장 차장이 나란히 섰다.
"너희가 다 가지고 가겠다는 게 무슨 소리야?"
“한 번 해보겠습니다, 부장님. 대신 인원 보충 한 명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