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이 갑이다-329화 (329/341)

# 329

레벨이 갑이다

329화

재오픈 날짜가 정해졌을 때, 박 대표는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동안 이용자들이 느꼈을 불편함에 대한 작은 보상 차원에서 진행하자고 했다.

이서우는 흔쾌히 수락했고, 핵심 멤버들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숙의 끝에 기본적으로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고, 모든 던전과 필드에서 아이템 드롭율이 2배 상승하도록 했다.

서버가 닫힌 기간은 보장을 해 줬기에 한 달 무료 이용료는 더 빛이 났다.

여기서 김소연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는데, 세 달 계정비를 20만 원에 끊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지 말고 그냥 3개월, 6개월, 12개월을 묶어서 이용료를 조금 낮추죠.”

“오빠, 그거 좋겠다. 학생들은 이용료가 비싸다고 아우성이더라고요. 그동안은 인기가 좋으니 안 대표가 계정비에 대한 건 아예 귀를 닫았던데, 이참에 바꿔도 좋을 것 같아.”

“수익이야 많이 떨어지겠지만 이미지 메이킹에는 좋을 것 같으니 나도 찬성.”

“그럼 나도 찬성!”

핵심 멤버 넷이 동의를 하자 금액에 대한 이야기로 금세 넘어갔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3개월에 50만 원, 6개월에, 90만 원, 12개월에 170만 원이었다.

이 발표에 유저들의 호응은 엄청났다. 이벤트 공지가 나가고 24시간 만에 무려 10억 명이 20만 원을 결제하고 3개월 무료 혜택을 얻었다.

글로벌사는 하루 만에 계정비로만 200조를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사람들은 세 달 계정비가 끝나면 다들 12개월을 끊겠다며 호응이 엄청났다.

드롭율 2배 상승 이벤트도 말할 필요 없이 반응이 좋았다.

그 외에도 필드에서 특수한 몬스터나 채집물을 통해 주화를 획득할 수 있게 했고, 높은 등급의 주화는 전설 아이템까지 교환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거래중개소 수수료 면제와 경매장 수수료 50퍼센트 할인까지 집어넣자 유저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회의가 끝나고 이서우와 이설아는 따로 자리를 가졌다.

“오빠, 바로 접속할 거지?”

“그래야지. 해야 할 일도 있고.”

“근데 진짜 괜찮겠어?”

“뭐가? 아, 대표 자리?”

“응.”

“앞으로 사이즈가 더 커질 텐데 그 자리에 있으면 귀찮은 일이 많아져. 마음대로 여행도 못 가고.”

“그렇긴 하지만…….”

“세계 일주 가기로 한 거 기억 안 나?”

“헤헤, 그걸 어떻게 잊어.”

“나도 여유롭게 사는 게 좋아.”

이서우는 이제 돈 욕심이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하루에 수백억, 수천억씩도 벌어들인다.

이서우에게 순수하게 들어오는 돈만 말이다 .

이번 이벤트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하루에 100조 이상도 벌어들이니 이제는 편안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럼 얼른 접속해서 뉴 월드마저도 평정해 버려!”

“그러려고. 박 대표님 잘 도와드려.”

“응!”

뉴 월드에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으면 이서우는 게임하는 시간을 줄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설아는 지금 같이 있지 못한다고 해서 전혀 서운해하지 않았다.

이서우는 접속 베드에 누웠다.

이전과는 달리 메시지 하나가 더 떴다.

-약관이 변경되었습니다.

-약관을 확인하시고, 문제가 있다면 즉시 글로벌사로 문의 주십시오.

-약관 내용에 동의하십니까?

‘그래.’

약관 내용이 쭉 나왔지만 이서우는 어떤 내용인지 알기에 바로 동의를 했다.

그러자 다른 메시지가 떴다.

-신체 스캔과 결과를 글로벌사로 보내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동의해.’

-뉴 월드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이서우는 뉴 월드의 세계로 왔다.

“흐음, 이 냄새가 그리웠다니까.”

종료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접속했다.

이서우는 몇 주 만에 뉴 월드로 왔지만 뉴 월드는 그때로부터 단지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이서우는 마나를 끌어올려 보았다.

“좋아, 그대로군.”

미소를 지으며 방향을 잡았다.

통치자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갔다.

과거처럼 통치자만 죽이지 않고, 통치자 영역 내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싹 쓸어 버렸다.

화가 난 통치자가 나왔지만 이서우는 절반의 마나를 투자해 단숨에 처치했다.

통치자 영역이 워낙 넓어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하지만 10레벨이 오르면서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서우는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통치자들을 계속해서 찾아다녔다.

하급 통치자 하나가 더 유명을 달리했을 때, 통치자들 사이에 소문이 나 버렸다.

이서우는 12일 동안의 사냥을 마무리 하고 종료했다.

“휴우, 빡세다, 빡세.”

“오빠, 이틀이나 안 나와서 걱정했어.”

“아, 통치자 지역을 빠르게 정리하려다 보니 늦어졌어.”

“강제로 종료할까 했는데, 접속 베드에서 신체 스캔을 했는데 별 이상이 없다고 해서 기다린 거야.”

“신체 스캔 기능을 넣으니 좋네.”

신체 스캔 기능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접속시간이 제한되어 있었고, 첫 접속 때 단 한 번만 사용했기에 외부에서는 쓸 일이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유저들도 반응이 좋아.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자녀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엄청 좋아하셔.”

“다행이네. 접속 인원은 좀 어때?”

“첫날은 동시 접속이 2천 만 명이 넘었어.”

“총 가입자가 3,000만 정도 아냐?”

“첫날 반응이 좋아서 더 많이 늘었어. 이제 3,500만 다돼갈 걸?”

“만 18세 이상 인구가 4,500만 정도일 텐데 가입자 숫자가 엄청나네. 아직 부작용이 의심될 텐데도 빠르게 늘어나는 걸 보니 뿌듯한 걸?”

“응. 오빠가 낸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 그거?”

“응. 오빠도 오랜 시간 식물인간이 됐다가 깨어났다고 알렸고, 오빠로 인해 몇 사람이 더 깨어날 수 있었다고 하니 다들 신뢰를 하더라고.”

“불안해하지는 않고?”

“오빠가 깨울 수 있다고 했고, 누구라도 의식불명이 되면 환자뿐 아니라 그 환자의 가족구성원들의 생계까지 다 책임진다고 하고 반응이 엄청 좋던걸?”

이서우는 혹시라도 부작용이 두려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생길까 봐 모든 것을 오픈하기로 했다.

과거 어나더 월드 시절에 경험했던 것부터, 자신이 게임 속에 갇혀 있던 사람을 다시 밖으로 불러낸 것까지.

윤슬아까지 인터뷰에 응하면서 이서우의 말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서우는 박대표와 의논해 아예 부작용만 따로 관리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직원들도 빵빵하게 채워 넣었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단 한 명의 이용자도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서비스를 상상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렇다고 이용자들의 부당한 요구까지 들어주지는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상식에서 어긋나는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더욱 더 글로벌 사를 신뢰할 수 있었다.

“참, 세계적으로도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야. 오빠가 한 일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불안을 씻어내고 기분 좋게 가입하더라고. 이틀 동안 1억 명 이상 늘었어.”

“그렇게나 많이?”

“응. 이제 거의 17억 명에 육박할걸? 늘어난 이용자들은 전부 다 20만 원으로 3개월 무제한 이용 가능한 이용료를 결제했다.”

“와, 대박이네.”

“응. 계정비로만 20조가 추가로 들어왔으니까.”

개인 접속 베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고 접속 방 인원이 줄어들었느냐? 꼭 그렇지도 않았다.

계정을 끊고 집에서 하는 사람들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함께 접속 방에서 주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추가 이벤트로 접속 베드의 가격도 일시적으로 할인을 해 주니 구입을 고민하던 사람들이 구입 결정을 하면서 더 늘어날 수 있었다.

접속 베드 주문이 늘어나면서 접속 베드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서우가 글로벌사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부품 단가가 올라가 직원들까지 혜택이 돌아가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부품 업체와 계약을 할 때 직원들의 복지의 일정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만약 잡음이 생기게 되면 계약이 파기되니 협력 업체들도 직원 복지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해도 사장들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니 가능한 것이었다.

접속 방도 많이 늘었다.

조기 은퇴자나 정년을 채우고 나온 은퇴자나 가장 하고 싶은 게 접속 방이라는 조사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서우는 늘였던 접속방도 적당한 사람을 찾아 다 넘겨주었다.

지금은 부모님이 하는 접속 방 하나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접속 방을 하지 않아도 돈 나올 곳이 많은데, 굳이 다른 사람들과 경쟁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이서우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서우가 하는 접속 방의 수익이 엄청났다.

하루 순수익만 수억 원이다. 200개의 접속 방을 운영하고 있었으니 1년 순수익만 수천억 원에 달했다. 그런데 그런 곳을 깔끔하게 정리해 버렸다.

글로벌사의 직원들도 많이 늘었다.

청소하고, 주차 보조를 하는 직원들까지 모두 다 정직원이었다.

어떤 일을 하든 모두 소중한 글로벌사의 구성원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직원들끼리 서로 존중했다. 임원들도 함부로 직원에게 말하지 않았다.

복지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법적으로 정해진 것들은 당연히 하는 것이고, 그 외에도 여러 혜택을 주고 있었다.

출산휴가가 2년 주어지는데 1년은 100퍼센트 유급이고, 나머지 1년은 무급이었다.

남자도 육아휴가가 2년 주어지는데 조건은 여성과 같았다.

주 4일 28시간에 출근 시간이 자유로운 유연근무제가 잘 되어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그 어떤 기업보다 높았다.

회사 내에 돌봄 시스템이 아주 잘 발달 되어 있어 직원들은 안심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0세와 2세까지는 교사 한 명에 아이가 하나나 두 명을 돌보고, 3세부터 7세까지는 교사 한 명이 아이들 두세 명을 돌본다.

우수사원들에게는 해외 연수도 지원되고, 사택 지원, 제로금리 대출 지원 등도 꽤 호응이 좋았다.

이서우와 이설아가 만든 재단에 대한 기부도 늘어나면서 사회 곳곳의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했다.

다른 사람들의 기부금을 받지 않고 오직 이서우 본인의 돈만으로 진행을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글로벌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입지가 커졌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대박이 나니 회사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 직원들이 다들 즐거워 보여. 에너지가 넘친다고나 할까?”

“이왕 하는 일, 즐겁게 하면 좋지.”

“노력한 만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니까 다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노력한 만큼 얻어 가야지.”

“그게 말이 쉽지 그걸 실천하는 사람은 잘 없잖아.”

“근시안적이라서 그래. 당장 눈앞에 이득만 보면 노동력을 착취하는 게 가장 돈을 벌기 쉬워 보이니까. 하지만 이미 많은 돈이 있는데, 계속 더 움켜쥐려는 건 욕심이야.”

이서우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상생하는 방법을 실천해 나갔다.

국민들은 글로벌사를 정부보다 더 고마운 존재로 인식했다.

정부로서는 뼈아픈 일이지만 어쩌랴, 정부의 정책보다 글로벌사로 인해 체감하는 행복이 더 큰 것을.

“어라, 형님이네. 잠시만.”

“응.”

“네, 형님. 말씀하세요.”

-지금 시간 좀 되냐?

“네. 마침 뉴 월드에서 나왔으니 오늘은 시간이 돼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급히 좀 이야기할 일이 있으니.

“네. 제 집무실로 오시면 돼요.”

-그래. 곧 가마.

통화를 끝낸 이서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슨 일일까 의문을 가졌다.

“규석 삼촌이야?”

“응. 할 이야기가 있다고 좀 보자네.”

“급한 일?”

“목소리가 엄청 급해 보였어.”

“무슨 일이지.”

“집무실에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 줘.”

“응.”

이서우는 이설아와 헤어져 집무실로 갔다.

손규석의 집은 회사와 가까웠지만 아직 오려면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뉴 월드 건물의 운영 상황을 살펴보았다.

직접적인 관리는 프랑드가 하지만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올리니 한눈에 쉽게 파악이 가능했다.

프랑드가 이서우에게 올리는 보고는 아주 꼼꼼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NPC들도 빌딩 사용과 관련한 정보를 받고 있기 때문에 프랑드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이 레벨 지역을 다 개척하면 엄청난 수익이 생기겠네. 글로벌사에서 얻는 수익보다 많겠는 걸.”

하이 레벨 지역은 지금 개척한 곳의 수십 배가 넘는다.

그 넓은 곳에 100층짜리 건물을 짓는다면 수천 채도 가능했다.

물론 중국과 인도가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발전하기 전에 통치자와 지배자까지 싹 쓸어 버리면 절반 정도는 취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서우는 1천 채 이상의 빌딩을 지을 땅을 얻는 게 가능했다.

“평균 레벨도 꽤 증가해서 하이 레벨 지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네. 중국과 인도도 부작용 때문에 줄어들었던 인원을 회복했고.”

모든 상황이 좋은 쪽으로 진행이 되고 있어 절로 웃음이 나왔다.

똑똑똑.

“회장님, 손…….”

“회장님이라고 하지 말라니까 그러시네.”

“그게 대표님의 명령이시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박원식은 직원들에게 이서우를 회장으로 부르라고 지시했다.

“박 대표님도 참. 노인 네같은 회장은 싫다니까.”

“저기, 회장님. 손규석 팀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네. 모셔오세요.”

“네, 회장님.”

회사 운영은 모두 박원식에게 넘겼기에 이서우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서우가 너무 회사 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까 봐 이렇게라도 묶어 두려는 것이었다.

“서우야, 큰일 났다.”

“일단 앉아서 얘기해요.”

“그래.”

이서우는 흥분한 채 말하는 손규석을 진정시키고는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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