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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갑이다-213화 (213/341)

# 213

레벨이 갑이다

213화

이서우가 종료하고 운동을 마칠 때쯤 이설아도 접속을 종료했다.

“오빠, 아직 안 잤어?”

“아, 오늘은 조금 볼일이 있어서.”

“볼일?”

“주 변호사님 좀 만나려고.”

“아, 사업 때문에?”

“아무래도 돈을 놀리기는 아까우니까.”

“그건 그렇지. 은행에 가만히 잠자고 있으면 손해지.”

엄청난 돈이 은행에 있어 VVIP 이용자였지만 목에 힘이나 주려고 돈을 썩혀 두고 싶지는 않았다.

“나도 만나 봬야 하는데, 같이 갈까?”

“그럼 좋지.”

하루 잠을 자지 않아도 그다지 문제가 없어 이서우는 생각난 김에 주선용을 만나기로 했다.

전화로 이설아와 동행한다고 말을 하고 출발했다.

진한 선팅을 한 차가 K사를 빠져나갔다.

“와, 주 변호사님도 꽤 재미를 보셨나 보네.”

“그러게. 건물이 으리으리한데?”

3층 신축 건물 전체가 주선용의 사무실이었다.

외관은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는데, 디자인이 들어갔는지 상당히 독특한 모양이었다.

직선이 아니라 곡선을 살려서 지은 건물이어서 그런지 보기에는 편안하고 좋았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3층에 VIP접대실이 있었는데, 거기서 주선용을 만날 수 있었다.

“제가 찾아갔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이참에 바깥 구경도 하고 좋죠, 뭐.”

주선용이 계속 회사로 온다는 걸 이서우가 말렸다.

며칠째 안에만 있으니 답답한 것이다.

“마실 건 늘 드시는 걸로 준비할까요?”

“네.”

주선용이 직접 차를 타서 테이블에 놓았다.

“사무실도 멋지게 지으셨는데 직원은 없나 봐요?”

“직원들은 1층에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분들이신데 제가 직접 대접해야죠.”

주선용에게 두 사람은 은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서우로 인해 그는 꽤 큰돈을 벌었다.

전신과의 대결에서도 그랬고, 골드를 미리 사 놓으면서 대박을 쳤다.

그러니 대접이 좋을 수밖에.

“이제 일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네. 일단 이것부터 보시죠.”

테이블에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40인치가 넘는 크기였는데, 거기에는 화려한 건물이 보였다.

“5년 안쪽으로 된 물건들만 준비를 했습니다. 규모나 지역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셔서 5층에서 10층까지 다양하게 준비했으니 천천히 살펴보십시오.”

“네.”

이서우는 주선용에게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지역들도 다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를 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규모가 큰 곳이 수익이 확실하니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와, 다 엄청 좋네. 마음 같아서는 전부 다 갖고 싶어. 그치, 오빠?”

“그러게. 역시 주 변호사님이시네. 이렇게 마음에 드는 걸 많이 보여 주시면 어쩌라고.”

“하, 하, 하. 그, 그런가요? 뭐, 돈 더 버셔서 다 사시면 되죠.”

“그럴까요?”

“…….”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이서우가 덥석 물어 버렸다.

주선용이 준비한 물건들을 합치면 수천억에 이른다.

그런데 그걸 다 사려고 하다니.

“주 변호사님, 오빠 재력이면 이거 충분히 다 사고도 돈이 남을 거예요.”

“헛.”

주선용은 과거 중국의 부자들이 백화점에 가서 ‘이거랑 이거 빼고 전부 다 주세요.’라고 말하던 때를 떠올렸다.

“일단 이거랑, 이거 두 개는 확실히 당기네요.”

“디자인도 들어갔고, 지어진지 3년 미만의 것들입니다. 첨단 기능도 다 있고, 접속 방에 맞는 내부 인테리어만 하면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을 겁니다.”

이서우가 고른 것은 지하 2층 지상 7층의 건물이었다.

나와 있는 정보에는 대지 면적이 250평이고, 건폐율과 용적률도 상당히 좋았다.

이 정도 물건이면 500억은 훌쩍 넘는다.

“이 두 건물이라면 1, 2층을 카페로 해도 접속 베드가 700대 정도는 들어갈 겁니다. 부모님께서 하는 곳보다 수익이 3배 정도는 될 거고요.”

“베드 수는 2배가 조금 넘는데 수익은 꽤 되네요?”

“여기는 접속 방 이용 요금이 그곳보다 조금 더 비싸게 형성이 되어 있거든요.”

“다른 한 곳은 어떤가요?”

“거기는 워낙 중심지라서 건물 크기는 조금 작아 500대 정도 들어갈 겁니다. 하지만 접속 방 이용 요금이 고급형도 시간당 평균 2만 원 선이어서 수익은 짭짤할 겁니다.”

“둘 다 부모님께서 운영하는 곳보다는 크네요.”

“네. 공간이 좀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두 번째 건물이 첫 번째보다 100억 정도 더 비쌉니다.”

“유동인구도 그렇고,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화려하게 지어 놓으면 장사는 잘되겠네요. 일단 직접 보고 결정할게요.”

“네. 설아 씨는 다 보셨나요?”

“네. 전 오빠처럼 큰 규모는 조금 힘들고, 이걸로 할게요.”

“거기는 서우 씨의 부모님과 비슷한 규모고 300억 대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조금 신경을 쓰신다고 해도 350억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접속 베드도 비슷하게 들어가나 보죠?”

“네. 5층 건물이니 1, 2층을 카페로 하고 나머지 층에 베드를 넣으면 300대 정도 들어갈 겁니다.”

“딱 좋네요.”

“네. 그럼 물건부터 보러 가시죠.”

주선용은 시원시원하게 일이 진행되어 신이 났다.

이 정도 규모라면 수수료만 받아도 1년 동안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와, 직접 보니 더 좋다, 오빠.”

“그러게. 역시 실물을 직접 봐야 한다니까.”

건물 외관부터 내부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이서우는 다음 건물도 확인했고, 마음을 굳혔다.

이설아도 직접 확인하니 더 마음에 들어서 진행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렇게 빨리 결정을 내린 건 두 분이 처음입니다.”

“좋은 게 있으면 빨리 잡아야죠. 알아서 잘하시겠지만, 깨끗한 거 맞죠?”

“물론입니다. 아주 깨끗합니다. 한데, 서우 씨는 세금이 좀 많아질 겁니다.”

“뭐, 이득을 취했으니 내야죠. 더 많이 내는 것도 아니고 번 만큼 내는 거지 그다지 불만은 없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다들 세금은 내기 싫어해서 어떻게든 줄여 달라고 난리거든요.”

“곤란하셨겠네요.”

“처음에는 골머리를 앓았죠. 하지만 과감하게 끊어 버리니 마음이 편안하더군요.”

“탁월한 선택이시네요.”

주선용의 말에 이서우는 운영권 문제로 귀찮게 하던 길드가 떠올랐다.

어떻게든 많은 수수료를 받아 챙기려는 욕심 많은 길드들을 말이다.

“골드 환전으로 빠지는 돈이 많았다면 전 도시락을 싸들고 따라다니면서 서우 씨에게 법인을 만들라고 했을 겁니다.”

“그랬다면 저도 어쩌면 법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봤을지도 모르겠네요.”

골드를 현금으로 환전하고, 현금으로 다시 골드를 산다.

횟수가 많아질수록 수수료가 많이 들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템을 사고파는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아까워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고파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수수료는 국가가 정해준 업체가 거둬들여서 다시 국가에 일정 비율을 지불하는 형식이었다.

세무서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하는 것이 정부로서도 이득이었다.

하나, 이서우는 아이템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골드를 굳이 사지 않아도 되어 수수료가 적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주선용은 적극적으로 이서우에게 법인을 만들어야 된다고 조언을 했을 것이다.

“인테리어도 지난번 그곳으로 하면 될까요?”

“네. 아무래도 했던 곳이 편하죠.”

“거기가 제일 잘하는 곳이니 만족하실 겁니다.”

“그럼 처리가 되는대로 공사 진행해 주세요. 이번에는 얼마나 걸릴까요?”

“층별로 인원을 많이 투입하면 2주 만에도 됩니다.”

“그러면 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돈보다는 시간이 중요하니까요.”

“네.”

“저도 오빠랑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은 물건들 있으면 언제든 아시죠?”

“그럼요. 당연히 두 분께 먼저 연락을 드려야죠.”

최대 고객이기에 주선용은 좋은 게 생기면 항상 먼저 그들을 챙긴다.

이서우도 그걸 알지만 한 번 더 이야기를 해서 환기를 시키는 것이었다.

“참, 서우 씨, 오늘 갑자기 주식이 빠르게 올라가던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 오빠, 이번에 수호기사 되면서 또 올랐나 봐.”

“그러게. 그것 말고는 딱히 한 게 없으니까.”

“수호기사가 되셨다고요?”

“네. 오빠가 오늘 카이젠 제국의 수호기사가 됐거든요.”

“헐. 그러셨구나. 안타깝네요. 미리 알았으면 왕창 사 두는 건데.”

“이런, 저도 그 생각을 못 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황제에게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할 걸 그랬네요.”

이서우는 주식에 워낙 관심이 없어 K사 것만 계속 사라는 부탁을 하고서는 잊고 지냈다.

펠렌의 후예라는 것이 안전장치가 되어 주고 있어 떨어질 염려가 없었다.

물론 세상일이라는 게 항상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뉴 월드에서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어 안심이 되었다.

“뭐, 그동안 사 두신 게 많아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이득 많이 봤으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오늘 장이 마감할 때까지 30퍼센트 정도는 오를 거라는 전망이 있으니 지금 가진 것만 해도 대박을 치셨고요.”

“많이 모였나 봐요?”

“네. 총 3퍼센트 정도 됩니다.”

“오를 거라는 전망이 큰데도 내놓는 사람들이 있었나 보네요.”

“그럼요. 많이 오르면 사람 심리가 팔고 싶거든요. 혹시 떨어지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 때문에 그렇죠. K사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사야 되는데도 잃을 것도 두렵고, 적당히 벌었으니 빠지자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렇구나. 뭐, 어쨌든 올랐다니 좋은 소식이네요.”

“네. 저도 서우 씨 덕분에 이득 좀 봤네요.”

“주 변호사님도 사셨어요?”

“그럼요. 오를 게 뻔히 보이는데 안 사면 바보죠.”

이서우와 함께 있으면서 그가 손대는 것들은 주선용도 숟가락을 얹었다.

그 덕분에 이득을 워낙 많이 봐서 승승장구 중이었다.

“그럼 저흰 이만 가 볼게요. 잘 처리 부탁해요.”

“네. 안심하시고 맡겨 주세요.”

이서우와 이설아는 주선용과 헤어져 한적한 공원을 찾았다.

“오랜만에 휴식이다, 그치?”

“그러게. 요즘 이벤트다 뭐다 해서 바빠서 통 데이트를 못 했네.”

이설아는 자연스럽게 이서우의 팔짱을 꼈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곳이어서 두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다음번에는 땅을 좀 알아볼까?”

“땅?”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 아직까지 많잖아. 앞으로 드론 자동차가 활성화되면 거리도 중요하지 않으니 지금이 적기인 것 같은데.”

“주 변호사님과 얘기도 해 보고, 몇 군데 가 보자. 근데 주식 오른 건 의외다 그치?”

“그러게. 30퍼센트가 오르면 대체 얼마야. 헐!”

주선용이 말할 때만 해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따지고 보니 엄청난 액수였다.

“내가 2퍼센트니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보다 많을 것 같아.”

“박 대표님이 주신 1퍼센트가 정말 엄청난 거였네. 그 때 K사를 선택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어.”

“그러니까. 주식이 이렇게까지 돈이 될 줄 몰랐는데, 진짜 초대박이다, 그치?”

이서우도 놀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K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해서 이서우와 이설아는 수천억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

1퍼센트를 받을 당시만 해도 수백억의 가치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보다 몇 배는 뛰었으니 3퍼센트면 엄청난 것이었다.

“이건 무조건 가져가는 게 좋겠네. 아직 발전 가능성이 높을 테니.”

“응. 나도 계속 사려고.”

“배당금만 해도 수십억 규모니 안 살 이유는 없지.”

돈을 많이 벌었지만 돈 버는 상상을 하니 두 사람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때였다.

갑자기 드론 자동차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날아오더니 누군가가 위에서 칼을 던졌다.

화들짝 놀란 이서우는 얼른 이설아를 안고 바닥으로 굴렀다.

“오, 오빠!”

“괜찮아. 가볍게 스친 것뿐이야. 어서 피하자!”

하지만 공격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드론 자동차에서 한 사내가 뛰어내리더니 두 사람의 앞길을 막아섰다.

이서우와 이설아의 경호원들이 다급히 달려왔지만 거리가 있어 빠르게 좁힐 수가 없었다.

마스크를 쓴 사내는 회칼을 찔렀다.

이서우는 그동안 무에타이 훈련을 하며 힘을 키워 왔다.

한 달 전부터는 대련 위주로 훈련을 했기에 싸움에 대한 감각은 탁월했다.

동체 시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반사신경까지 좋았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사범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위기의 순간,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컥!”

이서우가 회칼을 옆으로 쳐 내고 무릎으로 복부를 가격했다.

명치를 강하게 치니 사내는 숨도 쉬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말았다.

“괜찮으십니까?”

“우린 괜찮아요. 저놈부터 잡으세요.”

“네!”

경호원들은 거품을 물고 쓰러진 사내를 포박하고는 경찰을 불렀다.

‘마치 뉴 월드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았어. 어떻게 된 거지?’

이서우는 회칼 앞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마치 뉴 월드에서 전투하듯 편하게 상대했다.

현실인데도 이렇게 편하게 싸울 수 있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지 생각을 이어 가려는데, 이설아가 소리쳤다.

“오빠, 피!”

“그냥 스친 거라니까. 괜찮아.”

“그래도 피가 나잖아. 빨리 병원에 가자. 응?”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어서 병원에 가자.”

“알았어.”

이설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이서우는 박 대표가 알려 준 병원으로 갔다.

괜히 근처 병원에 갔다가 소문이 이상하게 나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습격이 있었기에 근접 경호는 필수였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습격까지 받은 마당이니 경호원들을 물릴 수는 없었다.

VIP대우를 받으며 상처를 치료했다.

이서우는 스쳤다고 하지만 10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의료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상처가 거의 남지 않지만 꿰매는 곳을 보고 있으니 이설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서우는 꿰매면서도 이설아를 달래야 했다.

이 소식은 곧장 박 대표에게 전달이 되었고, 경찰서도 발칵 뒤집혔다.

‘쩝. 예전에는 그렇게 무시를 당했는데,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들 챙겨 주는구나. 이게 돈의 힘인가.’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서우는 한편으로 돈이 있어야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씁쓸했다.

K사로 간 이서우는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이설아가 떨어지지 않으려 해서 함께 잠을 잤다.

피로가 풀린 것인지 5시간 정도 잠을 자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눈을 뜨자마자 이서우는 크게 놀라고 말았다.

너무 놀라 자연스럽게 헛바람을 삼켰다.

“헐!”

“오, 오빠?”

이서우가 화들짝 놀라는 소리에 이설아도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린 그녀도 보고 말았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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