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이 갑이다-54화 (54/341)

# 54

레벨이 갑이다

54화

접속하자마자 이서우는 캐릭터 창부터 열었다.

앞서 공격력과 스텟 변화만 집중해서 살펴봤는데, 전직도 했고, 장비도 새로 맞췄으니 전체적인 것을 다 살펴보려는 것이다.

이름 : 이서우

하이 레벨 : 100

칭호 : 전설을 잇는 자

*제작 성공 시 높은 등급이 될 확률이 증가한다.

*제작 성공 시 숙련도 경험치가 70퍼센트 증가한다.

*제작 시간이 70퍼센트 단축된다.

*다른 생산 기술을 습득해도 모든 혜택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생산 기술 레벨에 따라 모든 혜택이 상승한다.

*공격력이 10퍼센트 상승한다.

*방어력이 10퍼센트 상승한다.

명성 : 850

직업 : 전설의 약초꾼

펠렌의 후예로 모든 약초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전설의 약초꾼이 되면 죽은 사람도 살려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이 레벨 특성 스킬

-약초 바르기

-???

……

-???

생명력 : 89,270(+20,400)

마나 : 56,940

공격력 : 17,223(+1,707)

속성 공격력 ▼

물리 방어력 : 5,783(+573)

마법 방어력 : 5,983(+593)

근력 : 441(+92)

민첩력 : 425(+70)

체력 : 300(+90)

지력 : 100

정신력 : 160(+10)

관찰력 : 109(+10)

잠재력 : 60(+10)

*관찰력 : 약초꾼이 가져야 할 기본 능력이다.

*관찰력이 일정 경지에 이르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잠재력 : 수치가 높을수록 성장 가능성의 폭이 커진다.

보너스 포인트 : 131

“헐, 대박.”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생명력도 3만 가까이 증가했고 마나도 5천 이상이 올랐다.

공격력은 전직 전보다 2배 이상이 올라서, 그야말로 환골탈태였다.

‘칭호에서 공격력과 방어력이 10퍼센트씩 올랐네. 스텟도 장난 아니고. 어라, 지력 순수 스텟이 100이 됐는데 왜 메시지가 안 떴지?’

지금까지 모든 스텟이 100이 되었을 때 혜택이 주어졌다.

하지만 지력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설마, 마법을 익혀야 하나.’

이서우는 그 이유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스텟에 대한 생각을 하니 관찰력에 시선이 갔다.

‘1만 올리면 순수 100이네. 한번 올려 보자.’

-관찰력을 1포인트 올리시겠습니까?

이서우의 수락이 떨어지자 관찰력 스텟이 100이 되었다.

-관찰력 순수 스텟이 100이 되었습니다.

-관찰력에 영향을 받는 모든 스킬의 능력이 향상됩니다.

-삑! 관찰력에 영향을 받는 스킬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는 것과 듣는 것에 관련된 모든 것의 능력이 상승합니다.

-함정을 더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속임수를 더 잘 간파합니다.

‘이것도 쓸 만하네. 아예 잠재력까지 다 해 봐?’

40개면 100을 만들 수 있다.

순수 스텟이 아니어서 절반 정도의 효과만 누리겠지만, 찍어 보고 괜찮으면 더 올리면 된다.

-잠재력을 40포인트 올리시겠습니까?

‘그래.’

-잠재력 스텟이 100이 되었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0퍼센트 상승합니다.

-단, 순수 잠재력 스텟이 100이 되기 전까지는 50퍼센트만 적용됩니다.

‘이것도 대박이네. 이러면 10개 더 찍어야지.’

이서우는 망설이지 않고 잠재력에 10포인트를 더 투자했다.

퍼센트로 오르니 공격력과 방어력 수치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

‘펫까지 능력치를 퍼센트로 올려 주니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100레벨 희귀 장비와 진화한 펠렌의 대검, 늘어난 스텟에 펫까지 생기니 든든했다.

이서우는 재료를 넉넉히 사서 제조 설정을 했다.

‘칭호도 업그레이드되면서 제작 시간도 단축되고 경험치까지 더 오르니 기술 레벨도 소홀히 하면 안 되겠네.’

이서우는 제조 시작을 누르고는 남작 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을 떠나기 전에 인사를 하려는 것이다.

이제 아르곤 산맥을 넘을 차례다.

이벤트 기간 대도시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아르곤 산맥을 넘으면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하려는 것이었다.

남작은 역시나 이서우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작별 인사를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자네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런 이유였군. 한 단계 더 발전한 건 환영할 일이 분명한데, 앞으로 자주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서운하구만.”

말뿐만이 아닌지 남작의 얼굴에 서운함이 깃들었다.

친밀도가 최상으로 올라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참, 제다에게도 인사를 하게.”

“네.”

남작은 제다를 불렀다.

“모험가님, 정말 떠나는 것입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모험가님께서 가시면 전…….”

“제다 님은 제가 없어도 잘 해내실 겁니다.”

이서우가 간다고 하니 제다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여서 그런지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다야, 영영 떠나는 게 아니니 그만 보내 드리거라.”

“네, 아버지.”

제다는 애써 늠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진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남작은 제다를 돌려보냈다.

“아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이해를 하게.”

“전 괜찮습니다.”

이서우의 대답에 흡족한 얼굴을 한 남작은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참, 이걸 받게.”

“이게 뭔가요?”

“마을을 나가면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아고나 마을로 가겠지?”

“네.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곳도 따로 영주가 없네. 하지만 꽤 유명했던 기사 출신이 관리하고 있지. 나와는 인연이 있는 친구이니 이걸 가져다주게. 그러면 자네에게 편의를 봐줄 것이네.”

“감사합니다.”

“자네가 우리 가족에게 베푼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네. 이런, 이별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는데, 내가 너무 자네를 붙잡고 있었구먼.”

“아닙니다. 저에게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노파심에 당부하는데, 부디 조심하게. 이곳이 고립된 곳이어서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진짜 위험은 사람에게 있네.”

“네, 명심하겠습니다.”

이서우는 남작의 충고를 허투루 여기지 않았다.

편지를 받아 든 이서우는 남작과 헤어져 성을 빠져나왔다.

루테인 마을을 한번 천천히 돌아보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북적거리며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목청껏 외치며 파티원을 모집하는 사람들, 생신 직업을 가진 유저들과 물건을 사려는 유저들이 흥정하는 모습.

‘사람이 참 많이 늘었네.’

가장 비인기 지역이지만 각 지역마다 갈 수 있는 허용 인원이 있어 제한이 풀리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하는 수 없이 이곳으로 와야 한다.

하지만 이서우는 다론으로 떨어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곧장 북문으로 나갔다.

아르곤 산맥에 가까워질수록 레벨이 높은 몬스터들이 나타났지만 이서우는 모두 지나쳤다.

드디어 산 초입에 도착했다.

나무가 쭉쭉 뻗어 있었는데, 최하 30미터 이상이었다.

길게 뻗은 나무는 80미터 이상 되어 보이는 것도 있었다.

차분히 산을 올라 중턱에 왔을 때다.

스스스스스.

이서우는 바람이 풀을 스치는 듯한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냥 보내 주지는 않겠다는 뜻이네.’

최대한 빨리 지나치려 했지만, 이득이 될 만한 몬스터라면 그냥 지나칠 이유는 없었다.

이서우는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렸다.

워낙 거리도 멀고 굵은 나무에 숨어 빠르게 이동해서 정확한 형체는 확인이 힘들었다.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이서우는 몬스터의 존재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거미네. 그것도 붉은색의. 근데, 크기가 왜 저리 무식해?’

이서우는 몸통 크기가 중형 SUV만 한 붉은 거미를 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1마리도 아니고 10마리가 이서우를 에워싸며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능력이 얼마나 올랐는지 테스트해 보자.’

이서우는 마치 산책을 나온 사람처럼 편안한 얼굴이었다.

그런 그의 표정이 기분 나빴을까, 붉은 대왕 거미들이 끈적끈적한 거미줄을 쏘았다.

촤악! 촤악! 촤악!

마치 10개의 투망이 던져진 것처럼 이서우를 잡아먹을 듯 날아들었다.

이서우의 대검이 움직였다.

‘빠르다!’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검이 가볍게 느껴졌다.

서걱!

날아오는 거미줄이 힘없이 끊어져 버렸다.

거미줄이 너무 쉽게 끊기자 붉은 대왕 거미는 당황해서 연이어 쏘아 댔다.

서걱, 서걱!

이서우는 날아오는 족족 끊어 버리고는 빠르게 접근했다.

푹!

대검이 붉은 대왕 거미의 눈에 꽂혔다.

-붉은 대왕 거미를 처치하셨습니다.

-3,467,000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미줄을 획득하셨습니다.

-붉은 대왕 거미의 눈을 획득하셨습니다.

-27실버를 획득하셨습니다.

‘경험치는 좋은데, 2차 전직 지나니 요구 경험치가 대박 늘어났네. 몰이사냥이 직빵인데.’

이서우는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빠른 속도로 거미들을 처치해 나갔다.

마나를 특별히 많이 쓰지는 않았다.

효율이 높아진 데다가 공격력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해, 적은 마나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서우는 얼마나 강한 공격을 펼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마나를 더욱 많이 실었다.

-칼날에 마나가 미약하게 깃듭니다.

-절삭력이 상승합니다.

-치명타를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오오! 이런 능력도 있었네.’

더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마나가 무기에 맺히자 절로 함박웃음을 지어졌다.

꽤 많은 마나를 담았지만 효율이 뛰어나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서걱, 서걱, 서걱!

대검이 움직일 때마다 붉은 대왕 거미들이 맥을 못 추고 쓰러졌다.

이서우는 기분 좋게 다시 산을 올랐다.

정상까지 가면서 이서우가 추가로 처치한 붉은 대왕 거미는 수백 마리에 달했다.

정상에 다다랐을 때, 이서우는 밴시를 만나 꽤 짭짤한 경험치를 얻었다.

“그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별로 없어서인지 몬스터는 많네.”

이서우는 올라왔던 것보다 더 빠르게 산을 내려갔다.

역시나 몬스터들을 만났지만 가볍게 처치했다.

그리고 반가운 소리도 들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치를 얻어야 했지만, 그만큼 강해져서인지 레벨은 오히려 더 빨리 올랐다.

산을 무사히 내려와 아고나 마을로 향했다.

처음에는 길이 없었지만 50킬로미터쯤 가자 사람들의 흔적이 간간이 보였다.

2차 전직 전이었다면 워낙 미미한 흔적이어서 찾지 못했을 테지만, 관찰력이 상승하고 나니 눈에 보였다.

마을을 향해 열심히 이동하는데 멀리서 다수의 존재가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서우는 피식 웃고는 30미터 지점쯤 가서 소리쳤다.

“모습을 드러내라!”

몬스터들에게 경고를 한 것인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간이었다.

아니, 이서우의 입장에서는 인간형 몬스터였다.

하지만 특수 직업을 가진 산적이나 도적의 입장에서 그들은 몬스터가 아니라 NPC였다.

“아르곤 산맥을 넘어온 것 같은데, 완전 맹탕은 아니구나.”

2미터에 달하는 근육질의 사내가 등장했고, 길 양쪽에서 100명이 넘는 사내들이 커다란 도를 어깨에 걸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산적들인가?”

“산적이라니.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근육질 사내의 옆에 있던 자가 핏대까지 세워 가며 호통을 쳤다.

키는 평범했고, 근육질 사내와는 대조적으로 호리호리했다.

“사람이 지나가는 길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 게 그럼 산적이 아니고 뭐지? 도적인가?”

“이놈, 우리는 산적 따위가 아니라 바탄 도적단이다. 네놈은 통행세만 받고 그냥 보내 줘서는 안 될 녀석이구나!”

“그만해라.”

“네, 형님.”

이서우의 처리 여부마저 언급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대장 사내가 그를 제지했다.

그러자 얼른 허리를 굽히고는 한 발짝 크게 뒤로 물러났다.

“부하 녀석이 좀 나불대는 성격이어서 말이야.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지. 너처럼 싸가지없는 놈은 통행세만 받고 그냥 보내 주기 힘들어.”

“난 네놈들에게 땡전 한 푼 줄 생각 없으니 덤비기나 해.”

“하하하하하, 옷도 허름하게 입은 녀석이 간덩이가 부었구나. 떼거리로 몰려와서 쪽수만 믿고 네놈처럼 설친 녀석들이 있었다. 아마 한 백 놈쯤 되었을걸. 그놈들이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이놈이, 그냥 말로 해서는 정말 안 되겠구나. 얘들아, 쳐라!”

“네, 형님!”

우렁찬 외침과 함께 10여 명의 도적들이 거친 기세로 이서우를 공격했다.

허풍은 아닌지, 어설픈 움직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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