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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속도는 9.8ms^2-157화 (157/260)

# 157

레벨업 속도는 9.8m/s^2 157화

그의 마력이 폭발적으로 치솟는다.

에어포스뿐만이 아니다. 대열이 깨지면서 흩어지기 시작하던 헌터들. 아직 현장에 남아서 어쩔 줄 몰라 하던 헌터들.

심지어는 엘리지아 퀸조차 그 모습에 경악했다.

“마제스티엘…….”

퀸이 중얼거리는 것은 아무도 듣지 못했다.

목소리가 작아서가 아니다. 윤성이 이어서 만들어낸 충격적인 장면에 모든 주의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윤성은 아예, 지면 아래의 촉수를 뽑아버렸다.

퀸의 팔꿈치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던 촉수를 윤성은 힘껏 잡아당겼다.

이번에는 퀸의 완력보다 윤성이 더 위다.

“캬아악!”

날카로운 비명 소리.

퀸의 몸뚱이가 이쪽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끝에서는 윤성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콰직!

에어포스가 썼던 빛펀치 이상의 위력이다. 마법을 쓴 게 아니기 때문에 잔파가 퍼지지 않았지만 그 힘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퀸의 콧대가 찌그러졌다.

콰아아앙!

주먹 한 방에 엘리지아의 관리자가 나가떨어져 바닥을 나뒹군다.

엘리지아들은 메탈로이드와의 전쟁 중에도 그 모습에 충격에 빠졌다.

“크윽…….”

퀸이 재빨리 몸을 가누었다. 번쩍 고개를 쳐든 그녀의 미간에 무언가가 날아와 박혔다.

콰직!

종단속도의 단검.

“까아아악!”

퀸은 고통으로 비틀거리며 단검을 뽑았다.

그녀의 감정에 반응한 엘리지아들이 와르르 몰려들어 퀸의 앞에 바리케이트를 쳤지만 윤성을 막을 순 없다.

쾅! 쾅! 쾅!

성난 들소처럼 달려온 윤성의 몸이 갑자기 새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인페르노 발동!>

달려가는 발아래 지면이 불탄다.

‘아스팔트 바닥이 불탈 수가 있는 건가?’

앤더슨은 무슨 SF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사실 헌터들 모두가 그럴 거다.

그리고 엘리지아 입장에선 4D 지옥 체험 다큐멘터리다.

“크아아악!”

끔찍한 비명 소리. 엘리지아 무리 내에서 뜨거운 화염이 번지고 있었다.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 윤성의 발끝이 퀸의 머리에 작렬했다.

콰아앙!

뒤로 몇 바퀴를 나뒹군 퀸이 이를 으득 깨물었다.

“그래. 네놈이 관리자가 맞다 이거지? 좋다, 이 애송아. 트리플 S의 싸움이란 게 어떤 건지 알려주마.”

***

마더의 분신 에이비.

마더는 자신의 마력 중 4할을 그에게 담았다. 모든 챔피언 중에서도 단연 최강의 존재.

그는 어느 차원에 가든 관리자를 제외한 모두를 꺾을 수 있다고 항상 확신했다.

인계의 관리자라는 그 햇병아리조차 짓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상대는 다르다.

지자기 폭풍으로 마비된 계를 복구하기 위해 발전소를 재가동하던 에이비는 믿을 수 없는 적을 만났다.

그는 에이비와 동일한, 그러나 더 진보한 몸체를 가지고 있었다.

콰아아앙!

아리의 펀치가 에이비의 어깨를 부수고 탈구시켰다.

에이비의 오른손이 번쩍 솟아올라 아리의 얼굴을 겨누었다.

<광전자포 발동!>

그러나 아리가 입을 쩍 벌리자 그 안에서도 광전자포가 나타났다.

<광전자포 발동!>

더 늦게 쏘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리의 공격이 더 빠르다.

그리고 더욱 막강하다.

일격을 받은 에이비는 수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광전자포를, 치직- 머릿속에 넣다니. 칙- 대체 어떤…….”

“인간의 디자인은 기계와는 다르더군요.”

“말도 안 돼…….”

에이비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넌 옛날 폐기 처분 대상이었던 로봇이군. 인계로 가서 마스크맨의 측근이 되었나?”

“그렇습니다.”

“마스크맨은 어디 가고 네가 왔지?”

“하하!”

아리의 눈이 노란색으로 반짝였다.

“마더의 챔피언 주제에 한 차원의 관리자인 주인님과 겨루려 하다니. 어이가 없군요. 체급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당신 정도 위치에선 제 주인님은 쳐다도 못 봅니다.”

아리가 말했다.

“실제로 주인님은 당신을 내버려두고 지금 퀸을 두들겨 패러 가셨죠. 전 당신을 두들겨 패러 왔고요.”

아리는 쿵쿵 바닥을 울리며 다가오다가 멈칫했다.

“앗. 잠깐만. 아까 그거 혹시 조크였습니까? 그럼 미안해요. 생각해보니 그거 좀 재밌는 것 같군요. 다음에 주인님한테 써먹어야겠습니다.”

“무슨 소린지. 대체 어떻게 그 바디를 손에 넣은 거냐?”

“레지스탕스들이 마더 시스템을 조금씩 해킹해서 데이터를 모았더군요. 다음에는 공인인증서로 보안을 걸어두시길 바랍니다.”

아리가 입을 쩍 벌렸다.

광전자포에 마력이 몰려든다.

에이비는 재빨리 손을 뻗어 아리를 겨냥했다.

<광전자포 발동!>

<광전자포 발동!>

에이비는 이번에 가지고 있는 마력의 절반 이상을 쏟아부었다. 엄청난 출력의 광전자포가 아리의 빔을 부숴버렸다.

콰과광!

아리의 파괴광선을 삼켜 버린 에이비의 공격이 날아온다.

“에고.”

아리는 몸을 재빨리 빼서 그 공격을 피했다.

“내 광전자포는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것이다. 네 입안에 있는 것보다 더 신형이지.”

에이비가 말했다.

“최대 출력으로는 내가 약간 앞서는 것 같군.”

“아. 신형 광전자포. 이것 말하는 겁니까?”

아리가 오른손을 폈다.

<광전자포 발동!>

쿠우우우우!

“우와.”

광전자포를 발사한 아리가 감탄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화산이 분출하는 것 같은 파괴력이었다.

그 공격을 정면에서 맞아버린 에이비의 몸체는 절반이 녹았다.

부서진 머리와 가슴 곳곳에서 파직파직, 전파가 튀어 올랐다.

“엄청 세잖아?”

아리가 에이비의 사체를 향해 바짝 다가갔다.

‘챙길 건 챙겨야지.’

에이비의 마정석 엔진.

오른팔에 장착된 SS급 광전자포.

마더와 연결된 통신 프로세서.

‘마지막 건 자칫했다간 마더한테 지배당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겠다.’

아리는 다른 쓸 만한 게 있는지 에이비의 사체를 계속 뒤적였다.

‘이건?’

오더 발신 터미널.

에이비 휘하에 있는 모든 메탈로이드를 통제하는 명령 통제기다.

레지스탕스는 겨우 500여 기.

하지만 에이비 휘하의 로봇은 전부 통틀어서 1,000기가 훨씬 넘는다.

아직 부품 교체가 되지 않은 휴보와 T505 사체들이 잔뜩 널려있다는 뜻이다.

‘주인님이 지자기 폭풍이라는 그 미친 스킬로 다 죽여 버렸지만 마정석 엔진만 교체하면 다시 쓸 수 있을 거다.’

그렇다면 500기의 로봇을 통제할 수 있는 거잖아?

“헥. 헥. 끄, 끝났습니까? 에이, 에이비는 주, 죽었나요?”

계단 아래에서 다니엘이 고개를 빼꼼 내밀며 물었다.

세 개 층 아래까지는 함께 왔는데 에이비와의 결투 현장은 위험하니 아리 혼자 올라왔던 것이다.

“물론입니다, 다니엘. 이 부품들을 제게 장착시켜 줄 수 있나요?”

아리가 에이비의 부품들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이것 하나만 일단 빼고요.”

마더의 통신 프로세스는 따로 분리했다.

다니엘은 아리의 왼손에도 SS급 광전자포를 달아주었다. 엔진도 두 배로 키웠다.

몇 가지 재조합을 거치면서 다니엘이 물었다.

“마스크맨은 자, 잘하고 계실까요?”

“주인님은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미, 믿긴 믿는데.”

다니엘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둠 속에 침잠된 메탈로이드의 도시.

그 가운데 거대한 기둥이 눈에 띈다. 하늘을 아찔하게 찔러 버린 듯 치솟은 기둥.

태양열 흡수막은 메탈로이드 행성의 대기를 감싸고 있다. 지구로 따지면 중간권 바로 바깥면. 오로라가 발생하는 그 지점이다.

기둥은 태양열 흡수막이 지상에 내려앉지 않도록 받쳐주는 것.

행성 전체에 퍼져 있는 402,880개의 기둥 중 하나가 이곳에 있다.

‘왜, 왜 저곳에 보내달라고, 했, 했을까요?’

다니엘이 물었다.

약 한 시간 전.

아리와 다니엘이 메탈로이드 레지스탕스를 모두 재무장시키는 가운데 윤성이 물었다.

“저 기둥은 높이가 얼마쯤 되지?”

언뜻 보아도 굉장히 높아 보였다. 거리가 상당한데도 그 꼭대기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니까.

“지구로 치면 오로라가 발생하는 고도까지 올라갑니다. 태양열 흡수막의 안쪽 면을 받치는 거니까요.”

“아리, 너 전투기 조종할 수 있지?”

“저 메탈로이드에서 운전병 출신입니다.”

“또 정신 나간 조크를 던지는군. 나 저 꼭대기까지 태워줄 수 있냐?”

“전투기로는 못 올라갑니다. 로켓 같은 게 필요한 걸요.”

“이런. 올라갈 방법 없을까?”

“원래는 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지자기 폭풍으로 부숴 버렸겠죠. 지금 저희 장비로는 방법이 없군요.”

“제, 제가, 하, 한번 볼까요?”

다니엘이 말했다.

“마, 마정석 엔진을 쓰는 에, 엘리베이터겠죠. 그, 그럼 제가 마, 마정석만 있으면.”

“당장 갑시다.”

윤성이 S급 마정석을 내밀면서 말했다.

중간권 계면까지 올라가는 메탈로이드의 엘리베이터는 S급 마정석을 두 개나 먹었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수송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크기는 매우 작았다. 샌텀 타워의 엘리베이터보다도 작다.

아리같은 메탈로이드 로봇들은 인간보다 훨씬 체구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엘리베이터의 협소함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윤성 혼자 올라가기엔 충분하다.

“둘 다 여기서 조금 기다려요.”

윤성은 아리와 다니엘을 바깥에 남겨두고 엘리베이터 최고층을 눌렀다.

작동한 엘리베이터는 총알처럼 솟구쳐 1분 안에 꼭대기에 이르렀고, 다시 1분에 걸쳐 지상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윤성은 전과 훨씬 달라진 마력을 갖고 있었다.

“아리야, 이리 와.”

<마력 주입 발동!>

윤성은 아리의 마력을 재충전했다.

“으아아!”

아리의 몸이 파르르 떨리면서 눈이 새빨갛게 빛났다.

“뭡니까? 주인님? 핫식스 다섯 캔 정도 마신 기분입니다.”

“너 그런 것도 먹을 줄 아냐?”

“저야 못 먹지만, 주인님 입장에 맞춰서 설명 드린 겁니다. 압존법 같은 거랄까요.”

“헛소리 그만하고 가서 에이비 박살 내고 와.”

“다시는 주인님께 까불지 못하도록 산산조각을 내놓고 오죠. 다녀오겠습니다, 주인님.”

“뭐, 뭘 하, 하, 하신 거, 겁?”

다니엘이 평소보다 더욱 말을 더듬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해 드리죠.”

윤성이 마스크 안에서 빙긋 웃었다. 눈앞에는 엄청난 메시지창들이 떠있었다.

<최종 속력=0.74m/s, 낙하 거리=98,085m, 낙하 시간=61.4s>

<랜딩 성공!>

<일시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힘과 순발력, 감각능력, 지능에 각각 98,085점. 남은 시간 226,197.6초. 일시적 랜덤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 빛의 강체 남은 시간 226,197.6초>

<낙하 거리 임계 돌파. 영구적 스킬 획득. ‘어팝토시스’>

다섯 번째 스킬을 획득했다.

게다가 버프 스킬로 빛의 강체라니 대박이잖아?

‘잠깐만. 랜더의 팔찌를 사용하면 아직 세 번째, 네 번째의 스킬을 하나씩 더 챙길 수 있지.’

‘어팝토시스’라는 스킬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섯 번째 슬롯도 하나 더 먹을 수 있을 거다.

“아리, 이 근처에서 높은 빌딩 몇 개만 알아봐 줘.”

윤성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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