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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속도는 9.8ms^2-32화 (3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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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속도는 9.8m/s^2 032화

손발이 지끈지끈하다.

충격량은 0.

모든 에너지는 버프가 되었다.

<최종 속력=115.55㎧, 낙하 거리=808.35m, 낙하 시간=13.22s>

<랜딩 성공!>

<랜딩 버프 : 일시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힘과 순발력, 감각 능력, 지능에 각각 808.35점. 남은 시간 86,400초. 일시적 랜덤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 윙 클리핑 남은 시간 86,400초>

<낙하 거리 임계 돌파. 영구적 스킬 획득 : 현재 레벨이 낮아 이 낙하 구간에서는 두 번째 스킬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스킬 : 스톤 스퀴즈를 ‘라이트닝’로 바꾸시겠습니까? Y/N>

대박……. 버프 800점? 실화?

윤성은 침을 꼴깍 삼켰다.

순수 지능은 현재 265. 버프는 808점.

지능이 1,073점이다.

주력 능력치가 1,000점이 넘으면 보통 S급으로 판정한다.

‘턱걸이긴 하지만 S급이 되었다…….’

“으으.”

차희가 신음 소리를 냈다.

“괜찮아?”

“나…… 살아 있어?”

“살아 있어. 괜찮아.”

“흑. 흑흑”

차희는 윤성을 껴안고 다시 펑펑 울었다.

아직 어떻게 살아 있느냐고 묻지는 않는군.

그래, 제정신이 아니겠지. 겨우 34미터짜리 폐건물에서 떨어졌을 때도 간 떨어질 것 같았는데,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800미터에서 추락했으면 기절 안 한 게 용하다.

윤성은 눈앞에 떠있는 메시지창을 읽었다.

<랜딩 임무 : 맨몸으로 종단 속도에 도달. -완료- 보상 : 이제부터 랜딩으로 1일 1회, 최종 속력에 비례하는 영구적 능력치 상승이 가능합니다.>

<랜딩 임무 : 맨몸 종단 속도 돌파. -완료- 보상 : 랜더의 전투화>

‘이게 무슨 소리야?’

랜딩 임무가 두 개나 완료되어 있잖아?

분명히 처음 임무는 <맨몸으로 종단 속도에 도달>이었는데, 그 이후에 또 하나의 임무를 더 완수한 것처럼 되어 있다.

저건 맨몸 종단 속도를 돌파하는 거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띠링-

<맨몸으로 종단 속도에 도달 : 약 44분 전, 샌텀 타워 전망대에서 뛰어내려 클리어. 종단 속도 : 51㎧. 보상 : 이제부터 랜딩으로 영구적 능력치 상승이 가능합니다.>

44분 전이면 전망대에서 창문 깨고 뛰어내렸다가 골리앗한테 미사일을 맞았던 때다.

하지만 그건 실패했는데.

‘앗!’

실패하지 않았다. ‘랜딩’은 못 했지만 충분히 많은 거리를 추락했기 때문에 종단 속도에 이르렀던 거다.

랜딩 임무는 ‘종단 속도에 도달해서 랜딩하는’ 게 아니라, ‘종단 속도에 도달’이었으니까.

‘이럴 수가. 그럼 첫 번째 임무는 그때 완료해 버린 거고. 그래서 아래의 임무가 하나 더 생겼던 건가? 근데 이것도 완료해 버린 거야. 하지만 어떻게?’

띠링!

<맨몸 종단 속도(51㎧) 돌파 : 물체의 무게 4,155㎏. 낙하 시간 13.22초. 최종 속력 : 115.55㎧. 보상 : 랜더의 전투화.>

‘물체의 무게 4톤 뭐야?’

윤성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고 보니 다윤이가 내 몸의 종단 속도를 계산할 때 몸무게를 물었었지.’

종단 속도가 어떻게 계산되는 건지 그 망할 놈의 물리학은 모르겠지만 일단 무게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다.

옛날 수업 시간에 무거운 물체든 가벼운 물체든 추락하는 속도는 똑같다고 배웠던 것 같지만 뭐…… 다윤이가 맞겠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속도가 115㎧가 된 게 말이 된다.

4톤의 무게. 엘리베이터와 등에 업은 차희까지가 한 덩어리로 계산된 모양이지? 그래서 평소 랜딩할 때보다 더 빨리 떨어졌나 보다.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사이, 차희가 좀 진정되었다.

“나 이제 괜찮아.”

호흡이 차분해진 것을 확인하고, 윤성은 그녀를 조심히 내려놓았다. 아직 가루다가 돌아다니고 있을 거다. 전황을 살펴봐야지.

“엇?”

움직이려던 윤성의 눈에 무언가가 띄었다.

차희의 등 뒤에 놓인 까만 색깔의 신발.

그 상태를 볼 때 완전히 새것이다.

‘맞아. 임무 클리어 보상으로 랜더의 전투화라는 게 나왔댔지?’

윤성은 신발을 집어 들었다.

<랜더의 전투화 : 사용 가능, 엄청난 높이로 점프할 수 있다. *점프 한계치는 버프 상태와는 관계없고, 순수 레벨에 따라 변동함.>

대박.

이름이 ‘랜더의 전투화’인데 엄청난 높이라는 게 설마 겨우 10미터 20미터는 아니겠지?

윤성은 품속에서 인벤토리 주머니를 꺼내 그 안에 전투화를 집어넣었다.

“뭐해? 웬 주머니야?”

눈물을 닦아내던 차희가 물었다.

“응? 아냐. 신경 쓸 것 없어. 가자. 벙커로. 아, 아니, 잠깐만.”

윤성이 인상을 찌푸렸다.

엘리베이터가 추락한 곳은 1층 C 게이트 인근.

지하 벙커로 가려면 관제실이 있는 A 게이트 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운데 있는 로비를 지나는 게 지름길인데.

‘로비 쪽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예민한 귀에 현장의 소리들이 생생하게 잡혔다.

이쪽으로 갔다가는 차희가 다칠 수도 있겠군.

하지만 벙커로 가려면 로비를 지나야 하는데.

“이리 와.”

윤성은 로비로 데려가는 대신 차희를 D 게이트 옆의 비상구로 이끌었다. 아직 잘 못 걷는 그녀의 손목을 쥐고 조심스럽게.

비상구를 통해서 아래층으로 이동했다. 이윽고 지하주차장에 이른 윤성은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냈다.

삐빅!

롤스로이스 애퍼리션 퍼스트에 불이 켜졌다.

A급 던전 출몰지에서도 쓸 수 있는 차량이라고 했다. 차의 장갑 자체도 온갖 신기술 집약체이며, 심지어 스킬도 있다.

<실드 발동!>

애퍼리션 운전석의 버튼을 누르자 스킬이 작동되었다.

B급 마정석 배터리가 타들어 가며 엔진에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 안에 있어.”

윤성은 차희를 애퍼리션 안에 집어넣고 문을 닫았다.

“가루다한테 공격받아도 부서질 우려 없는 차야.”

“너는?”

“마수들 다 죽이고 올게.”

차희의 표정이 찜찜해졌다.

윤성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나중에 다 얘기해 줄게. 지금은 그냥 믿어줘.”

“알았어.”

윤성은 차희를 뒤로하고 마스크를 고쳐 썼다.

그리고 로비를 향해서 곧장 달렸다.

“캬악!”

로비에서는 거대한 가루다 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로비가 쓸데없이 크고 넓다. 3층 높이까지 탁 트인 공간을 만들어 장엄함과 시원함을 주려는 목표로 디자인된 현대건축의 노력 포인트였으나, 지금은 가루다에게 날아다닐 공간을 제공해 줄 뿐이다.

“어이! 그쪽으로 간다!”

“조심해!”

“다른 놈 더 못 들어오게 해!”

헌터들이 소리를 지르며 가루다의 움직임을 쫓는 중이다. 원거리 전투가 가능한 헌터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갔기 때문에 근접전 헌터들끼리만 가루다를 잡아야 한다.

“후우. 뻐킹 버드…….”

코르소가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댔다.

“헤이. 칼다씨얀. 끌어내리는 디버프는 없어요?”

“흠. 글쎄. 윙 클리핑 같은 마법을 쓰면 가능할 텐데. 그걸 쓸 수 있는 헌터가 없지.”

로비로 들어오던 윤성은 카다시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윙 클리핑.

랜딩 버프 스킬로 먹었던 마법이 아닌가?

윤성이 손끝에 마력을 모으고 가루다를 향해 뻗었다.

<윙 클리핑 발동!>

“칵!”

2층 높이로 날아올랐던 가루다의 두 날개가 마치 올가미로 잡아챈 것처럼 꽉 조여들었다.

쿠웅!

그리곤 그대로 추락해 버리는 것이다.

경악한 헌터들이 윤성과 가루다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왓 더……. 유 마스크?”

코르소가 반가운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카다시안은 흠칫 놀랐다.

핏빛야수를 잡을 때 윤성은 전투태세에 돌입해 전력을 발산했다. 카다시안쯤 되면 그런 상대의 마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당시 윤성은 A급.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카아앗!”

가루다는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간단한 상대가 아니었다.

마치 덫에 걸린 거대한 사자를 상대하는 것처럼 헌터들이 사방을 둘러싸고도 우물쭈물했다.

윤성은 좀 전의 전투를 상기하며 손가락을 뻗었다.

<빛의 탄환 발동!>

섬광 한 줄기가 가루다를 향해 날아들었다.

“캿!”

가루다는 윤성의 손가락 총이 자신을 향하는 걸 보자마자 날개로 몸을 감쌌으나,

퓨웅!

빛의 탄환은 날개를 관통해서 가루다의 머리를 터뜨렸다.

포인트 분배를 하기 전에 가루다와 싸우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지능이 거의 두 배가 된 셈이다.

S급의 전투 마법은 이 정도 공격력을 갖고 있구나.

윤성은 소름이 돋는 팔을 문질렀다.

충격에 빠진 얼굴로 바라보는 헌터들을 뒤로하고.

“나갑시다. 바깥 정리를 도와주세요.”

윤성은 헌터들을 이끌고 타워 밖으로 나갔다.

약 20여 마리의 가루다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중이다.

원거리 헌터들이 그들을 향해 마법을 난사하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이미 몇은 죽었고 중상을 입은 헌터들도 많다. 가루다의 시체도 제법 많이 쌓여있지만.

‘이처럼 전투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가루다가 날아다니기 때문이지.’

<윙 클리핑 발동!>

<윙 클리핑 발동!>

<윙 클리핑 발동!>

<윙 클리핑 발동!>

<윙 클리핑 발동!>

하늘을 향해 난사한 스킬에 가루다들이 하나씩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윙 클리핑으로 날개를 끊어버리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들은 수십 미터 상공에 있었으니까.

‘랜딩을 했으면 안 다쳤을 텐데 멍청한 새대가리들.’

윤성은 피식 웃으며 바닥에서 꿈틀대는 가루다를 내려다보았다. 피를 컥컥 토하며 으깨진 가슴으로 숨을 쉬려고 애쓴다.

<빛의 탄환 발동!>

편히 한 번에 보내주었다.

다른 가루다 중에서도 살아남은 녀석들이 몇 있었지만, 이윽고 헌터들이 몰려들어 숨을 끊었다.

‘레벨 쭉쭉 오른다!’

벌써 2레벨이 올랐다.

윤성은 흡족한 표정으로 타워 뒤쪽의 주차장 인근으로 이동했다.

작전 본부가 그곳에 있었다. 윤성의 활약에 놀란 A급 헌터 표진수가 작전 지휘를 하다말고 달려 나왔다.

“허, 헌터님. 존함이 어찌 되십니까?”

표진수가 물었다. 웬 방독마스크를 쓴 남자가 윙 클리핑 마법으로 가루다를 다 쓸어버렸다는 얘길 듣고 헌터들이 결국 난전 끝에 정신을 놓았구나, 했는데 정말이었다.

방독마스크가 이곳으로 온 것이다.

그는 표진수에게 약간의 관심도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들어 게이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 곳에 나타났다니.”

윤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약 100미터 상공.

게이트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게이트가 높은 곳에 생성되어서 아무도 접근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에어포스가 오는 수밖에 없어요. 아니면 전투 헬기를 타고 상급 헌터들이 저곳으로 진행하거나.”

표진수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윤성은 돌아서서 인벤토리를 열고 랜더의 전투화를 꺼냈다.

<랜더의 전투화 : 사용 가능, 엄청난 높이로 점프할 수 있다. *점프 한계치는 버프 상태와는 관계없고, 순수 레벨에 따라 변동함.>

“뭐 하세요?”

갑자기 신발을 갈아 신는 윤성을 보고 표진수가 황당한 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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