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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속도는 9.8ms^2-1화 (프롤로그) (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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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속도는 9.8m/s^2 001화

0. 프롤로그

스튜디오의 방청석에 불이 꺼졌다.

진행자는 무대 위로 사뿐히 뛰어 올라왔다.

동시 통역되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중요한 토크.

제법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진행자는 프로답게 숨을 훅 들이마시고 시작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Joker등급 헌터. 누군지 아시지요?”

“강윤성!”

“더 랜더!”

“슈퍼히어로!”

방청석이 왁자지껄한 함성으로 잠깐 뒤덮였다. 진행자는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준 후,

“그렇습니다. ‘더 랜더’, ‘다이버’ 등의 여러 별명을 거쳐서 그는 이제 헌터가 아닌 ‘히어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전 인류를 구해냈기 때문이죠. 그의 특이한 착지자세를 사람들은 ‘슈퍼히어로랜딩’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강윤성’ 씨를 스튜디오로 모시겠습니다!”

그가 힘차게 소개했다.

-와아아!

환호와 박수갈채.

멀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무대에 올라왔다.

걸음걸이에는 자신감이 넘쳤으나 사실 강윤성은 내심 떨렸다.

인터뷰의 주인공, 윤성이 소파에 앉자 진행자는 그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윤성 씨가 이번에 전례 없는 X등급 마물, 핏빛야수를 퇴치하셨습니다. 현재 인류 최고의 헌터, 또는 히어로라고까지 불리고 있는데, 현재 심정이 어떠십니까?”

“얼떨떨하고요. 사실 저는 히어로 같은 게 아닙니다. 제 직업은 헌터에요. 그리고 진짜 히어로라고 할 만한 사람은 제가 랜딩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준 동료들입니다.”

“겸손하기까지 하시군요. 많은 사람이 윤성 씨의 랜딩 능력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정확히 어떤 능력인가요?”

“보여드릴까요?”

윤성은 카메라맨을 이끌고 창가로 이동했다.

방송 스튜디오는 샌텀 타워 41층.

윤성은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지상에 보이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조그맣다.

실로 아찔한 높이. 하지만 이제는 익숙한 높이이기도 하다.

돌연, 윤성이 창밖으로 점프했다.

카메라맨은 창밖으로 카메라를 내밀었다. 추락하는 윤성의 뒷모습은 생중계된다. 이미 방송국과 얘기가 되어 있었던 쇼다. 지상에서도 카메라맨이 윤성의 추락을 촬영하는 중이다.

‘브이라도 해야 하나’

윤성은 잠깐 고민했다.

‘에이, 오버하다 괜히 흑역사만 생기지.’

그가 특유의 랜딩 자세를 취했다.

오른팔을 지상에 수직이 되게 뻗어 다리에 실릴 체중을 분산한다.

왼팔은 45도 각도로 펼쳐 중심을 잡는다.

두 무릎은 충격을 흡수할 정도로 자유롭게 구부리되 무릎이 땅에 닿아선 안 된다.

지면에 닿는 것은 반드시 한 손과 두 발의 ‘3점 착지’.

자세는 중요하다. 그다음은 자유낙하의 물리 법칙에 맡긴다.

중력가속도는 9.8㎨, 이 높이라면 종단속도에 도달하지는 못하겠네. 뭐, 상관없지.

뺨을 스치는 날카로운 바람.

이젠 익숙하다.

눈을 또렷하게 뜨고 지상에 꽂히는 윤성에게 사람들의 환호가 들린다.

쿠웅!

충돌한 손발에는 전기가 통한 듯 찌릿한 감각.

눈앞에는 어른거리는 익숙한 메시지창이 나타나고, 귓가에는 시스템 음성이 들려온다.

<최종 속력=44.70㎧, 낙하 거리=192.52m, 낙하 시간=7.04s>

<랜딩 성공!>

<랜딩 버프 : 일시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힘과 순발력, 감각 능력, 지능에 각각 1192.52점. 남은 시간 86,400초. 일시적 랜덤 스킬이 개방되었습니다 : 레이저, 남은 시간 86,400초>

<낙하 거리 임계 돌파. 영구적 스킬 획득 : 현재 낙하 구간에서 얻을 수 있는 스킬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구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힘과 순발력, 감각 능력, 지능에 각각 4점.>

“와아아-!”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 세례.

윤성은 지상의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지상에서 대기하던 방송국의 카메라맨이 스튜디오와 연결된 인터폰을 내밀었다.

“아니, 윤성 씨? 인터뷰하다가 어디로 가셨나요!”

진행자가 소리쳤다.

“지금 올라갈게요.”

“이러면 출연료 못 줘요!”

“3분 안에 갑니다.”

시민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윤성은 카메라맨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 준비된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안에서도 촬영은 계속되었다.

티브이에 나오는 화면은 좌우 두 구획으로 나뉘어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윤성과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행자를 보여주었다.

“아까 낙하해서 정확히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인터폰을 통해 진행자가 물었다.

“추락할 때의 여러 가지 물리 값들이 버프로 환산됩니다. 영구적인 스탯도 얻을 수 있고요.”

“정말 신기하군요. 역시 J등급 헌터입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을 어떻게 얻게 된 것인가요?”

“얘기하자면 좀 긴데…….”

윤성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글은 픽션(fiction)일 뿐이며 절대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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