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드 오브 머니-119화 (119/315)

# 119

119. 지경의 가치는 상호 존중입니다 (3)

남산공원으로 올라가는 도로 왼편의 호텔을 지나자마자 그 길가에 있는 2층짜리 시멘트 건물이었다.

천중명이 탄 승용차가 건물의 입구에 멈추자 바로 뒤를 따라오던 승용차에서 수행비서 두 명이 다가왔다.

문을 열어주는 것이 천중명은 불편하다.

빤히 손발이 있는데 그깟 걸 기다렸다가 내릴 게 뭐 있겠나. 그러나 수행 비서가 급하게 달려오는 것을 보았는데도 굳이 무시할 이유는 없어서 천중명은 비서가 문을 열어준 뒤에야 차에서 내렸다.

“이 앞에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천중명은 건물의 좌우를 둘러보았다.

겉모습이 그저 그런 건물 안쪽으로 검은색 대형 승용차와 최대 억이 넘어가는 독일산 승용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런 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수행비서가 해야 하는 업무의 하나이며, 오너가 어떻게 대하느냐가 또한 그들의 자부심이 된다.

“저녁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수행 비서가 고개 숙여 답하는 동안, 운전 직원은 차 옆에 공손한 자세로 서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식사는 꼭 챙겨.”

이 정도가 적당하다.

지경그룹의 비서실 직원이 설마하니 법인카드 하나 없이 따라다니지도 않을 테고.

여기에서 뭘 먹을지, 어디에서 먹을지를 시시콜콜 물으면 추해 보이고, 지갑을 열어서 지폐를 쥐어 주면 내 비서는 그 정도 돈으로 부리는 사람 꼴이 된다.

그렇게 직원들을 다독여준 천중명은 건물의 입구로 움직였다.

“어서 오십시오.”

건물의 입구에 서 있는 중년 남자가 천중명을 향해 인사했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단정하게 만졌고, 부드러운 인상과 온화한 음성을 지닌 세련된 느낌의 남자였다.

“지경그룹 천중명입니다.”

“모시게 돼서 영광입니다, 회장님.”

깍듯하게 인사한 그가 공손하게 안을 가리킨 뒤에 앞서 움직였다.

따라오라는 말이 없어도 이쯤 되면 따라가는 것이 맞다.

바깥의 현관 안쪽으로 짧은 통로가 있었고, 그 끝에 두 번째 현관이 있었다.

안쪽의 문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두꺼운, 마치 극장이나 뮤지컬 공연장의 출입문을 연상시킬 수준의 두께였다.

중년 남자가 안쪽 문을 열자 주황색의 불빛과 클래식 선율이 훅 천중명을 덮쳤다.

이런 상황에 당황하면 도깨비 이름 버려야 한다.

천중명은 태연한 태도로 그가 열어준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샹들리에, 오크 톤의 장식장과 테이블, 격을 맞춘 나무 바닥, 벽에 걸린 그림, 그리고 단정한 복장의 직원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랄들은!

벽 가장 안쪽에서 다섯 명의 여자와 남자들이 현악기를 연주하는 앞에서 소파에 앉은 남자와 여자들, 그리고 대략 20여 명의 남녀가 각자 잔을 들고 서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천중명을 향해 몰려들 때였다.

“위로 모시겠습니다.”

중년 남자가 정면에 있는 계단을 정중하게 가리킨 뒤에 또 앞서 걸었다.

그래.

10억 원의 입회금에 5억 원의 연회비를 냈는데 건질 건 좀 건져 가야지. 어떻게 노는 지 구경도 하고.

나무로 된 계단을 돌아 올라가자 2층은 분위기가 또 달랐다. 4인용 소파들이 네 세트 정도 있었고, 반대편 벽으로 직원이 서 있는 바가 있었다.

소파의 두 곳에 이미 남녀가 섞여 세 명씩, 모두 여섯 명이 있었고, 역시 와인이나 칵테일 잔을 든 정장 차림의 남녀가 서 있었다.

힐끔 돌린 천중명의 시선에 꽤 몸값 비싸다는 탤런트나 영화배우도 눈에 들어왔다.

“오늘 회장님을 모실 조동명입니다.”

2층에 올라온 뒤에야 중년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음료는 어떤 것으로 하시겠습니까?”

“2층에는 처음 올라와 봐서 잘 모르겠네요.”

천중명이 솔직하게 건넨 말에 조동명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그려내고는 입을 열었다.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말씀하시면 됩니다. 회장님께서는 따로 룸을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2층이 아래층보다 좁아 보였구나.

천중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우선 이곳에서 담배를 하나 피울 테니 권해주고 싶은 음료를 부탁합니다.”

“만족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막말로 아무거나 가져다 달라는 요구였는데, 그걸 또 이렇게 세련되게 응대할 수도 있구나 싶은 답이 있었다.

조동명이 시선을 돌리기 무섭게 직원 두 명이 재떨이와 담배, 라이터를 가져왔고, 외국산 생수와 물 컵, 얼음이 담긴 컵, 아몬드, 그리고 내용을 알 수 없는 칵테일을 천중명의 앞에 놓아주었다.

“음료를 준비하겠습니다.”

테이블의 세팅을 확인한 조동명이 바를 향해 돌아섰다.

칵테일까지 나왔는데 무슨 음료를 준비하겠다는 건지 천중명은 조동명의 선택이 궁금할 지경이었다.

다른 거 없다.

화려한 조명, 쟁반을 손바닥에 올린 채 돌아다니는 직원, 안쪽에 놓인 바, 시가와 커팅기까지 그저 외국 영화에서 보는 파티의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

천중명은 우선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두셋씩 서 있는 이들이 천중명을 힐끔거렸고, 여자 연예인들이 노골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었는데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면 쉬 늙는다.

과연 이런 곳에서 무얼 얻으려고 하는 걸까.

어차피 독불장군에 꼴통 회장 하기로 했던 거니까 이렇게 헛된 시간과 돈을 버릴 바엔 곽대출과 둘이 한강 공원에서 3천 원짜리 꿀차를 먹는 게 백배쯤 낫지 싶었다.

아무튼, 기껏 왔는데 뭔가 건져 가는 건 있어야지.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천중명이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셨을 때였다.

“천중명 회장님?”

누군가 옆으로 다가와 천중명을 불렀다.

“방은경입니다. 잠시 앉아도 될까요?”

천중명이 고개를 돌린 앞에 이하연을 천봉서에게 소개했다는 바로 그 중년 여자 탤런트, 방은경이 있었다.

“불편하지 않으시면 말동무나 해드릴까 해서요.”

“그러세요.”

“고맙습니다, 회장님.”

방은경이 천중명의 왼편에 앉았다.

이렇게 수더분하게 생긴 여자가 뚜쟁이 짓을 한다는 거지?

우선 하나는 건진 것 같고.

천중명은 무심한 얼굴로 물을 한 모금 더 마신 뒤에 담배를 입으로 가져갔다.

“회장님과 인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 건 아세요?”

“그런가요? 처음 나왔더니 어색하기만 하네요.”

“어쩜. 겸손하시기까지. 이곳에 계신 분들은 그룹의 후계자분들이세요. 아시죠? 그리고 회장님처럼 그룹을 책임진 분들은 룸에 드세요.”

“재미있네요.”

천중명은 가볍게 웃어준 뒤에 담배를 입으로 가져갔다.

**

천호득은 유진교와 함께 정원에 있었다.

충직한 장만섭은 해가 기울기 무섭게 담요를 가져와 천호득의 어깨와 무릎을 덮어주었고, 가스난로를 가져다가 휠체어 옆에 틀어주었다.

“내가 저놈 때문에 정원에 오래 못 있어.”

천호득의 불평에 유진교가 슬쩍 장만섭을 볼 때였다.

“저러고 계속 서 있으니 마음이 불편해서…. 에이.”

천호득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남은 말을 쏟아냈다.

“정말 많이 변하셨습니다.”

“뭐가 말인가?”

“전에는 직원들을 그렇게까지 배려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거지. 아, 그리고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저놈은 내 생명의 은인이 아닌가.”

뭔가 켕기는 얼굴로 변명을 늘어놓던 천호득이 한순간에 표정을 바꾸었다.

“지경전자는 어떻게 된 거야?”

천호득의 질문을 받은 유진교는 지경전자의 브리핑 룸에서 있었던 일을 소상하게 알려주었다.

“드릴 말씀이 더 있습니다.”

그 뒤에 유진교는 다시 천중명이 집무실에서 들려주었던 홍콩물고기 황채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조승필의 음모에 관해서도 들은 대로 모두 전했다.

“흠. 아무래도 쉽지 않겠지?”

“조철행 장관이 총수님께 직접 전화한 것을 보면 일종의 경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찌그러진 눈꺼풀 속에서 천호득의 눈이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언론은 천중명 회장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눈치입니다. 지경전자가 조만간 상장할 거란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멍청이들. 지경전자를 상장할 마음이 있었다면 그걸 여태 그냥 뒀겠어?”

툭 타박을 던진 천호득이 입맛을 다시며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먼 곳을 바라보았다.

“들었던 대로 프랑크증권이 1조 원의 주식을 매도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이상 하락할 겁니다. 선물지수야 말할 것도 없고, 풋 옵션에서 최소 30배, 0.10 이하의 풋 옵션에서는 100배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친놈들.”

“지경 관련주식의 ELW 역시 풋으로 포지션을 설정했습니다. 회장님의 정보가 정확하다면 1조 원을 제외한 나머지 4조 원의 주식은 지경그룹 계열사의 주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호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외국계 기관이 보유한 우리 주식의 절반 이상을 매도하겠다는 뜻이겠군. 당일 오후쯤 급하게 신고서를 제출하겠지.”

“4조 원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 외국인은 아예 지경의 주식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거기에 주가까지 감당 못 할 수준으로 폭락할 테니 회장님을 향한 원성이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회장은 박승양을 앞세워서 5조 원만 준비했다?”

“지경건설에서 2조5천억 원을 증권사 계좌로 이체시켜 놓았고, 주식회사 지경이 지닌 유보금을 증권계좌와 연동시켜 놓았습니다.”

보고를 들은 천호득이 고개를 저어댔다.

“매도한 주식을 한번에 받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어. 장 마감 이후에 10분이야. 1분을 남기고 주문을 쏟아내면 그걸 어떻게 감당하겠나? 그렇다고 먼저 매수주문을 넣어둘 수도 없고.”

혼잣말처럼 상황을 짚던 천호득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자네도 같은 생각인가?”

“저는 총수님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천호득의 질문에 유진교가 굳은 얼굴로 답을 전했다.

“나는 이미 각오했어. 만약 회장이 날 속이는 거라 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겠다고 말일세.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자네와 윤 실장, 그 친구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겠나.”

씁쓸한 얼굴의 천호득을 유진교는 평소와 다름없이 묵직한 시선으로 대했다.

“총수님.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저는 그 결과에 대해 원망하지 않습니다. 감히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된다면, 이제는 총수님께서 행복한 결정을 내리셨으면 싶습니다.”

“행복한 결정이라니. 자네는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잘도 하는군.”

말을 마친 천호득이 입술을 늘이며 웃었다.

“미국에 연락하게. 내용을 설명해. 그리고 선택은 알아서 하라고 전해주게. 내 성격이 변해서 이제는 함께하는 사람이 아픈 꼴은 보기 싫어한다고 말하면 되겠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진교의 답을 들은 천호득이 떨리는 손으로 담요를 당긴 뒤에 시선을 먼 하늘에 두었다.

“회장을 잘 보살펴 주게. 부끄럽지만 말일세, 회장이 내 목과 어깨를 주물러줄 때 살아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네.”

시선을 내린 천호득이 유진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네가 잘 살펴줘.”

“이미 제가 살펴드릴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총수님. 외람된 말씀을 한 번 더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천호득이 궁금한 눈으로 유진교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회장님이 말씀을 따르는 유일한 분이 총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앞으로 회장님을 살피는 일은 총수님께서 맡아주십시오.”

천호득의 눈에 매달린 미소를 유진교가 비슷한 표정을 그려낸 채 바라보았다.

“저녁을 들고 가도 되지?”

“감사합니다.”

유진교가 답을 건넨 직후였다.

아무런 눈짓도, 지시도 없었는데 장만섭이 조용하게 다가와서 천호득의 휠체어를 붙들었다.

말소리가 들리는 거리도 아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유진교가 정말이지 놀란 표정으로 장만섭과 이런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천호득을 바라보았다.

**

직원이 움직여 방은경의 앞에 칵테일을 놓아주었다.

“최근에 워낙 유명하셔서 한번 꼭 뵙고 싶었어요.”

“보시니까 어떠세요?”

“글쎄요. 무서운 분? 그런 느낌이네요. 아, 회장님. 불편하지 않으시면 제가 저쪽에 계신 분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천천히 하죠.”

천중명은 담배를 끈 뒤에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조금 편한 자세를 취했다.

“나는 방은경 씨를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을까요?”

“이하연이란 병아리가 내게 직접 협상 전화를 하게 할 정도로 사람 관리를 못 하는 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야 돌아가신 천봉서 회장님께서 반칙을 하셨으니 제가 끼어들 틈이 없었지요.”

천중명의 쿡 찌르는 말을 방은경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곧바로 받아쳤다.

이거 봐? 만만치 않은데?

천중명은 시선만 돌려 방은경을 보았다.

“오해들 하시거든요. 제가 어린아이들을 소개해 드리는 것은 스폰서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이 바닥 생리 때문이에요. 그런데 꼭 제가 뭔가 큰 걸 떼어먹는 것처럼 뒤에서 몰래 손을 잡으시고는 나중에 원망만 던지세요.”

중년인 방은경이 마치 조카를 다독이는 이모처럼 자분자분한 음성으로 말을 늘어놓았다.

“영웅은 호색이고, 잘난 남자는 열 계집 마다치 않는다 하잖아요. 여유 있는 분들이 가능성 있는 아이들을 성공하게 도와주시며 활력을 얻으시면 서로에게 좋은 일 아니겠어요?”

천중명을 힐끔 살핀 방은경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회장님께서도 불과 얼마 전까지 그렇게 즐기셨던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변한 모습을 뵈니 좀 당황스러워요.”

천중명은 픽 웃었다.

교통사고로 죽은 이전의 천중명은 오지은이나 룸살롱에서 추하게 놀았지, 절대 이런 수준에 어울리던 인간은 아니었다.

“자! 빤한 이야기는 그만두고.”

천중명은 소파에 기댔던 등을 세우고 방은경에게 똑바로 시선을 주었다.

“만난 김에 이야기하죠. 나는 돌아가신 큰형님이 더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다고 병아리 탤런트를 만나서 구질구질한 이야기 듣고 싶지도 않고요. 이하연을 알아서 정리하세요.”

“그럼 저는 뭘 얻게 되나요, 회장님?”

화사한 블라우스에 넓게 퍼진 치마를 입은 방은경이 욕심을 한껏 드러낸 눈으로 천중명을 바라보았다.

“병아리 탤런트에게 우리 방은경 씨를 통해서만 주식을 협상하겠다고 하겠습니다. 분배는 이하연과 알아서 하시고, 내가 원하는 건 한 가지입니다.”

질문 대신 방은경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하연의 입에서 돌아가신 큰형님이나 내 이름이 다시는 나오지 않는 것.”

“맡겨주세요, 회장님.”

답은 바로 나왔다.

“건방진 아이들을 다루는 법을 제가 잘 알고 있거든요.”

“이하연이 시장에 직접 주식을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도 통제 못 한다면 이 방은경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겠지요.”

천중명이 고개를 끄덕이자 방은경은 피라미를 발견한 메기처럼 씨익 웃었다.

“이제 저쪽에 계신 분들을 소개해 드려도 될까요? 회장님께서 경영하시는데 도움 되실 거예요.”

이게 진짜구나.

천중명을 저들에게 소개하면 방은경에게 무언가 이득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녀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며 천중명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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