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
093. 결국 한 배를 탄 것이겠군요 (4)
천중명의 취임식은 상상하지 못했던 반응을 일으켰다.
인터넷 매체, 신문사, 보도방송, 그리고 공중파 뉴스에서조차 이례적일 정도로 천중명의 발표를 분석했는데 보도방송은 아예 패널들을 불러 분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공식 직함이 명예회장으로 되어 있는 천호득 총수가 취임식에 참석해서 축사까지 했는데요?]
[그렇습니다. 오늘 취임식장에 천호득 명예회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신임 천중명 회장의 결단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로 보아도 되겠습니다.]
앵커와 패널이 천중명의 발표를 번호까지 매겨가며 차례대로 분석하는 중이었다.
[지경화장품과 냉동창고는 이미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앞으로 그룹 전체를 정직원으로 전환하면 경영에 부담이 많을 텐데,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화두는 손쉬운 해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1년간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천중명 회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네. 그럼 여기에서 잠시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앵커가 화면을 향해 멘트를 던진 직후에 화면이 바뀌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기쁜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준비생이 분명한 남자의 인터뷰가 있었고,
[아직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독단적인 결정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숫자가 줄게 되어서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불편한 기색의 중소기업 경영자의 인터뷰도 나왔다.
그 뒤로 지경그룹 홍보실 직원의 인터뷰가 있은 뒤에 화면이 다시 앵커에게 돌아왔다.
이어지는 화제는 신문고 제도와 암행어사 제도였다.
[발상은 대단한데 과연 효과가 있겠습니까?]
[지경그룹 내에서도 이번 신임회장의 발표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도방송은 모처럼 떨어진, 기가 막힌 떡밥을 움켜쥐고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
유진교와 최만호는 저녁을 도시락으로 먹었고, 커피를 앞에 둔 채 방송을 시청했다.
“신문고에 벌써 메일이 3백 통 넘게 접수되었습니다. 계열사 임원들과 중간 관리자들의 비리, 부품 단가 조작 등이 주로 제보된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파악은 곽대출 이사가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진교는 가타부타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본부장님께서 잘 조율하시겠지만, 반응이 상상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그룹 내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겠지.”
“친환경 재배라는 농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농가가 다 농약을 사용하는데 우리만 친환경 농법을 주장하면 온갖 병충해가 다 우리 논밭으로 몰려듭니다.”
최만호의 비유를, 유진교는 먼저 재미있다는 웃음으로 받았다.
“자네는 회장님을 설득할 방법이 있나?”
그런 뒤에 그가 던진 질문에 최만호는 답을 하지 못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어쩌겠나? 우리 논에 병충해가 몰려들지 못하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결과가 말해주겠지. 실적이 곧 결과 아닌가.”
유진교의 말을 받아들이듯 최만호는 조용하게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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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에서 저녁을 먹고 두 시간쯤 시간을 더 보낸 천중명은 9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밤에는 곽대출까지 셋이서 간단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준비를 마친 직후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지경 신문고와 암행어사 제도에 매달린 곽대출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은 말이다.
[죄송합니다. 신문고로 워낙 많은 메일이 몰려서 비상사태입니다. 축하드리러 가지 못하는 점 용서하시고,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삼성동의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와인과 치즈, 과일을 준비했던 허선영이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 둘이 축하해야겠네요.”
“어쩔 수 없지 뭐.”
처음으로 둘이서만 맞는 밤이었다.
와인을 따른 허선영이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았다.
거실의 조명을 낮추고 가로등이 아름답게 피어난 탄천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앉아 와인을 앞에 두었다.
천호득을 만난 소감, 디자인으로 꼭 기쁘게 하고 싶다는 바람과 행복하게 살자는 다짐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와인이 있었고, 음악이 꼬드긴 데다, 천호득에게 인사를 마치고 돌아온 밤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이 시작한 입맞춤의 끝에서 천중명은 허선영을 깊게 안았다.
밤이 그렇게 지났고, 새롭게 시작된 아침은 이전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다녀올게.”
아침 인사로 가벼운 키스를 나눈 천중명은 헤어지기 싫은 감정을 누르며 먼저 회사로 향했다.
지이잉.
[회장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시간 편하실 때를 알려주시면 찾아뵙겠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연락은 황성규의 몫이었다.
[오전이 편하겠습니다. 12시 전에 편한 시간을 부속실에 알려주세요.]
[예, 회장님. 부속실에 10시에 약속을 잡아놓겠습니다.]
문자를 마친 천중명은 뒷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지난밤과 허선영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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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화장품의 임원들과 손도운은 아침 7시에 생산시설에 들어섰다.
출근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직원들의 절반 이상이 출근해서 손도운과 임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제품의 내부 테스트였다.
당연하게 샘플을 나눠주고 반응을 살피는 일들이야 이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성공하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모인 적은 없었다.
천중명 회장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모인 이들 주변에 자욱하게 피어날 때였다.
“준비됐습니다.”
서큘레이터의 전원을 올린 손도운이 평소보다 높고 가느다란 음성으로 준비를 알렸다.
테스트였다.
자원한 여자 직원 두 명과 남자 직원 두 명이 기계 앞으로 나왔다.
“4시간 정도 피부가 붉게 일어나거나 반점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에 피부과 치료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른 제품 아닌 화장품이었다.
신제품을 이렇게 긴장해서 테스트하는 건 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이중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 직원 한 명과 여자 직원 한 명이 각각 준비된 서큘레이터 장치의 의자에 앉았다.
직원 한 명이 두 사람의 얼굴을 먼저 카메라에 담은 다음이었다.
“시작하겠습니다.”
고개를 돌린 손도운을 향해 이중성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화장품만 바르는 분들은 직접 발라주세요. 먼저 피부 재생크림을 넓게 발라줍니다.”
시연회를 주도할 베테랑 여직원이 손도운의 옆에서 같은 동작으로 여직원의 얼굴에 재생크림을 발라주었고, 그 바깥쪽에서 열 명의 직원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재생크림을 얼굴과 목에 발랐다.
“다음은 서큘레이터로 얼굴과 목 피부를 자극해줍니다.”
손도운이 원통형의 마사지 기계를 손에 들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는 마사지 기계를 남자 직원의 이마에 댄 후 천천히 원을 그렸다.
옆에 지켜보던 베테랑 여직원이 손도운을 따라 장치에 앉아있던 여직원의 얼굴을 마사지했다.
“아프거나 하면 바로 말하세요.”
“아직 괜찮습니다.”
손도운의 요구에 남자 직원이 답을 건넸고,
“회사를 위한답시고 참는 건 도움이 안 돼. 피부가 따갑다던가 하는 증상을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어.”
지켜보던 이중성이 당부를 전했다.
“파스를 바른 것처럼 화한 느낌은 있어요.”
볼을 자극할 때 여직원이 느낌을 전했는데 손도운은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지는 30분쯤 걸려 끝났다.
“자, 이번엔 재생크림을 닦아내지 않은 상태에서 두 번째 탄력크림을 바릅니다.”
손도운이 장치에 앉아 있는 남자 직원의 얼굴에 탄력크림을 바르는 순간, 시연할 베테랑 여직원과 바깥쪽의 직원 열 명이 함께 움직였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건성 피부인 경우에는 1분, 지성일 경우에는 3분이면 흡수가 됩니다.”
장치에 앉은 남자의 피부를 살핀 손도운이 마지막 화장품 케이스를 들었다.
“검지로 만져봤을 때 끈적이는 느낌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보습크림을 발라주세요.”
마지막 과정까지 손도운을 따라 보습 크림을 바르고 난 다음이었다.
“일어나셔도 됩니다.”
손도운의 지시에 따라 서큘레이터에 앉아 있던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화장품만 발랐던 열 명의 직원들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통증은?”
지켜보던 이중성이 얼른 질문을 던졌다.
“약간 후끈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남자 직원의 느낌이 먼저 나왔고,
“따끔거리는 거 같은 느낌은 있는데 제가 민감하게 생각해서 그런지도 몰라요.”
두 사람은 앞에 놓인 거울에 얼굴을 비쳤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약간 붉어진 피부가 전부였다.
서큘레이터 시연을 마친 두 사람이 얼굴 사진을 찍은 다음이었다.
“신기하네!”
반응은 화장품만 발랐던 여직원들 틈에서 나왔다.
“저는 알겠어요. 여기 눈가하고 입가가 확실히 팽팽해졌어요. 피부는 촉촉한데 세수하고 아무것도 안 바른 것처럼 살짝 당기는 느낌도 있고요.”
느낌을 전한 여직원이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마다 그 자리에 있는 임직원들의 시선이 몰렸다.
“서큘레이터를 사용했을 경우에 빠르면 1시간, 늦어도 4시간이면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직 8시가 되지 않았다.
이중성의 지시로 커피와 빵, 샌드위치가 준비되어서 다 함께 그 자리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테스트 결과를 지켜보았다.
반응이 나오는 건 샌드위치를 먹는 30분이면 충분했다.
먼저 서큘레이터를 사용한 여직원 주변으로 다른 여직원들이 우르르 몰려 감탄사를 뱉어내는 게 그랬다.
“어머! 어머!”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온 얼굴에 보톡스를 맞았다고 생각할 정도야!”
실제로 그랬다.
팽팽하게 당겨진 여직원의 얼굴에 윤기까지 흘러서 정말이지 7년에서 10년은 젊어 보였다.
“이거 언제부터 매장에 풀려요?”
베테랑 여직원의 흥분한 질문이 있었고,
“직원들부터 구입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더 테스트하시면 되잖아요!”
흥분한 여직원들의 요구도 나왔다.
이중성은 화장품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제품 판매를 담당한 영업이사 오승현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며 확신했다.
이런 제품이 실패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어떤 제품을 판매하겠나.
“고생했어요.”
“모두 회장님과 대표님의 덕분입니다.”
이중성의 치하에 손도운이 흥분한 음성으로 답을 했고,
“됐어. 시장 한 번 휩쓸어보자.”
이중성의 각오에 임직원들이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출근한 천중명은 책상에 올라온 메모들을 살피다가 픽 웃었다.
곽대출의 면담신청서가 올라와 있어서였다.
“곽 이사 좀 불러줘.”
“예, 회장님.”
커피를 가져다준 부속실 직원이 나가고 1분도 되지 않아서 곽대출이 들어왔다.
“사내 통신망을 우선 확인하셨으면 합니다.”
그는 혹시 천중명이 일어날까 염려했는지 책상으로 곧장 다가왔다.
“아침은?”
“먹었습니다.”
밖에서 들어오기 전에 부탁했던지 부속실 직원이 곽대출에게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바빴잖아.”
솔직히 말해 집에 왔으면 서운할 뻔했던 참인데 그걸 또 설명하기는 곤란해서 천중명은 적당하게 받아넘겼다.
“어제 하루만 400통 가까운 메일이 들어왔습니다. 내용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어서 분류하느라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어때?”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내일까지는 회사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커피를 마신 천중명은 모니터에 시선을 주었다.
“메일 아래로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두었습니다. 회장님과 윤 본부장님, 저, 안신우 과장만 봅니다.”
곽대출의 설명을 들으며 천중명은 앞에 있는 메일 몇 개를 읽어보았다.
성희롱, 부품단가조작, 법인카드 무단사용, 폭언에 폭력까지, 그 몇 개 되지 않는 메일에 다양한 제보가 들어 있었다.
“이건 뭐야?”
“지경케미컬 인사과 과장에 관한 제보입니다. 거래 여행사에서 부부동반으로 다녀오라고 괌 여행 상품권을 주었는데 인사과 여직원과 갔었던 모양입니다.”
천중명은 시선만 들었다.
“여행사에서 충성한답시고 해변에 있는 두 사람을 몰래 찍은 뒤에 그 사진을 액자에 담아 집으로 보내주었답니다.”
“집에?”
“예. 부인이 회사에 뛰어와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답니다.”
“그런데 이걸 왜 제보한 거야? 그 정도면 깨끗하게 끝났어야 하잖아.”
“여직원만 지방으로 발령 내고 과장은 여전히 인사과에 근무하고 있다는 제보였습니다.”
천중명은 먼저 한숨을 내쉬었다.
“소파로 가자.”
그런 뒤에 몸을 일으켜 곽대출과 함께 소파에 앉았다.
“규정 알아봤어?”
“강제 추행이 아니어서 고작해야 품위손상 정도가 전부입니다. 함께 여행 다녀온 여직원도 딱히 처벌하기가 곤란합니다.”
곽대출의 보고를 들은 천중명은 슬쩍 문을 보았다.
“말 편하게 해.”
“버릇이 들어서 이게 편해, 회장님.”
“지랄!”
둘이서 모처럼 함께 웃었다.
“감정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규정에 따라. 앞으로도 일은 계속 쏟아진다. 괜히 보여주기 식으로 무리하면 뒤에 수습하기가 어려워.”
“이건 윤 본부장의 지시대로 해결할 생각이야, 회장님. 여직원을 지방으로 보냈으니 당연히 과장도 보내야 할 거 같고. 문제는 그 인간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데 있는 거지.”
“능력이 탁월하면 뭐할 거야? 조직을 좀 먹는데. 인간성이 틀려먹은 것들이 높은 자리에 가면 괜히 직원들만 힘들어진다. 그런 짓을 따라 하는 사람도 나오고.”
천중명의 의도를 알아들었든 듯 곽대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주인영 과장도 집에 못 들어갔어?”
“그렇게 됐어, 회장님.”
“낮에 잠깐 나가서 한숨 자고 와. 거울 봐라. 눈만 보면 당장 사람 하나 잡겠다.”
“그러겠습니다.”
곽대출이 뒤통수를 매만지며 답을 했다.
“단숨에 해결 안 돼. 그러니까 하나씩 꾸준하게 해.”
“알았습니다.”
답을 한 곽대출이 생각났다는 듯 궁금한 얼굴을 들었다.
“어제 둘만 있었잖습니까, 회장님?”
“뭐?”
“어라? 혹시 그냥 잔 거야? 짐승만도 못하게?”
천중명의 눈을 들여다본 곽대출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영 수상한데?”
“쓸데없는 소리 할래?”
실없는 웃음을 흘린 곽대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점심 먹고 한두 시간 나가서 자고 옵니다.”
“알아서 해. 휴식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거 잊지 마라.”
“예, 회장님.”
곽대출이 인사하고 나간 다음이었다.
천중명은 책상에 앉아 결재할 서류들을 들여다보았다.
잘못하면 천중명마저 집에 못 들어갈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절대 그럴 수 없지!
집중력이 평소보다 배는 높아진 상태에서 서류를 살피고 있을 때였다.
“회장님. 황성규 씨의 방문입니다.”
노크를 해도 못 들었는지 부속실 직원이 문 안쪽에서 황성규의 방문을 알려주었다.
“지금 몇 시죠?”
“10시입니다, 회장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흘렀다.
“들어오시라고 해요.”
책상에서 몸을 일으킨 천중명이 소파로 움직일 때 황성규가 들어왔다.
처음 봤을 정도로 심각한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