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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쓰나미처럼 밀려온 물살이 오크 부대를 강타했다.

오크들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자 드워프 전사가 공격을 시작했다.

드워프들이 전투에 유리한 자리를 선점했지만, 누가 더 강하다고 말할 것도 없이 이곳저곳에서 포효와 신음이 들려왔다.

오크의 근력은 곰보다 강하다고 하니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계곡 위로 올라가려는 오크와 그 위를 지키는 드워프 전사.

판타지 책이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멋진 전투와는 달랐다. 현대 문물이라고 불리는 총이 만들어지기 전, 인간들의 전쟁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릿한 피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광기에 휩싸인 전장을 보고 있자니, 손가락이 떨려왔다. 네 번째 라운드에서 겪었던 싸움과는 전혀 달랐다.

남자의 피가 끓어오른다고 해야 하나? 그들의 전투를 지켜보는 동안 심장이 두근거렸다.

두려움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에 대한 공포 또한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설렘에 가까웠다.

게임 속 캐릭터들을 실제로 보는 것만 하더라도 묘한 기분이 드는데.

그들의 전투를 직접 볼 수 있다니.

“후우….”

전투에 참여하고 싶지만,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때를 기다렸다.

처음 진행하는 임무라 조금 더 신중했다.

[드워프/오크 전투에 참가하시겠습니까?]

[YES/NO]

‘내 마음을 읽었나?’

때마침 시스템 메시지가 선택지를 주었다.

처음 겪는 임무의 선택지라 어디로 갈지 고민되었다.

NO라는 항목이 있으면 굳이 전투에 참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데.

보상이 무엇인지, 아니 보상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 수가 없으니.

전투에 참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원래대로라면 오크들이 엘프 마을을 점령했어야 하는데 말이야….’

나는 뒤따라온 X 바이러스 트롤 무리를 보았다. 빨리 먹잇감을 달라는 듯 기이한 소리를 내며 혀를 날름거렸다.

“…… YES.”

[‘김천재’ 플레이어가 별이 지는 언덕, 계곡 대전에 합류했습니다.]

[드워프의 왕을 도와, 오크 무리를 제압하시오.]

[보상: 직업 전용 스킬 북]

나는 손뼉을 쳤다.

짝!

“개꿀!”

계곡물에 쓸려갔던 오크들이 하나 둘씩 상류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목표물, 오크. X 트롤 부대 출동.”

보라색 피부의 좀비 트롤 부대가 기이한 소리를 내며 계곡으로 달려갔다.

트롤을 발견한 오크들이 환호의 함성을 질렀다.

-트롤이다! 트롤이 우리를 도와주러 왔어!

-역시 오크 대장님, 이런 상황까지 예측하고 지원군을 부르셨군요.

-근데 저놈들은 왜 피부가 보라색이지?

오크 대장이 독백했다.

“트롤…?”

트롤들을 본 오크 부대의 기세가 올랐다.

겨우 수십의 트롤이었지만, 그들은 오크보다 더욱 높은 개체값의 몬스터였기 때문이다.

멸망의 땅 기존의 밸런스로 계산해보자면, 한 마리의 트롤이 다섯 마리의 오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

드워프의 왕, 드니로가 크게 소리쳤다.

“트롤의 수가 많지 않다. 신경 쓰지 말고 싸우도록 해라!”

오크 대장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기세로 드워프들을 밀어붙여라!”

-우어!

두두두두두두-

계곡을 향해 달려간 트롤들이,

-키야아아아악!

오크들을 공격했다.

콰직!

목을 물린 오크가 계곡으로 쓰러지며 신음을 뱉었다.

“커억.”

“크에에엑.”

“커어어- 억. 왜….”

뒤이어 달려온 트롤들도 오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먼저 시작된 드워프와의 싸움으로 정신이 없는 오크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

-대, 대장! 트롤이 우리를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아아악! 이 새끼 뭐야, 꺼…. 꺼지라고 크악.

-사, 살려줘!

때는 이미 늦었다.

앞에는 드워프, 뒤에는 트롤이 공격을 해오니 오크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무리 많은 수의 병력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였다.

오크 대장이 소리쳤다.

“으아아아아악! 이 빌어먹을 트롤 새끼들, 감히 우리를 배신하고 드워프와 손을 잡아.”

드니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저 좋은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시간이 흐르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승자는 드워프. 기세가 꺾인 오크들이 이곳저곳으로 도망가고 남아있는 놈들마저 전의를 상실했다.

나는 대호와 함께 천천히 계곡 밑으로 내려갔다.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갑자기 모든 전투가 멈추고 정적이 흘렀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오라가 안개처럼 주위에 퍼졌다.

나는 X 트롤들을 향해 손짓했다.

“돌아와.”

트롤들이 공격을 멈추고 숲으로 돌아갔다. 정신을 차린 오크 대장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

“네 놈이 트롤들을 조종했는가!”

나는 대답 없이 대호의 위에서 내려, 그를 향해 걸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오크 중 몇 마리가 나를 향해 덤벼들었다.

쉬익-

힘껏 휘두른 오크 병사의 도끼가,

캉!

내 갑주의 어깨 쪽을 강타했다.

“…… 어리석은 놈.”

오크의 공격은 내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했다. 머리 위에 있는 생명력 게이지 바가 눈곱만큼도 꺾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다.

오크 병사의 명치에 꽂혔다.

‘탕!’ 소리와 함께 놈의 철갑옷이 찌그러졌다. 충격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오크가 배를 부여잡고 그대로 쓰러졌다.

-크헉.

나는 오크 병사의 머리채를 잡아 계곡 쪽으로 밀어 던졌다.

풍덩!

이어 오크 대장의 앞으로 걸어갔다.

‘생각보다 크구나.’

내가 고개를 들어서 봐야 할 정도로 오크의 키가 컸다.

대략 백 구십에서 이 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데, 우람한 덩치가 그를 더욱 크게 보이게 했다.

나는 그를 올려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 내가 저 트롤들을 조종했다.”

“왜 우리를 방해하는 거지?”

“…… 그냥.”

“그냥?”

“그래, 그냥.”

전투가 멈추고 조용해지자, 새가 날아들었다.

짹짹짹짹.

“너는 전쟁광이라 들었는데, 내게 덤비지 않을 건가?”

“…… ”

“겁쟁이라고 부르도록 하지.”

“…… 지랄.”

오크 대장이 눈을 부릅뜨더니 내게 도끼를 휘둘렀다. 나는 손등으로 가볍게 막아낸 후 놈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캉!

내 주먹 모양 그대로 놈의 갑옷이 구겨졌다.

“크헉.”

고개가 내려왔다.

나는 놈의 목에 걸린 ‘돈 비토’의 머리를 뜯어냈다.

팍!

“……어?”

[다섯 번째 라운드의 숨겨진 스토리를 발견했습니다.]

[‘돈 비토’의 유골 속에 있는 기억의 파편을 발동시켜 스토리 영상을 재현합니다.]

갑자기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하얗게 변했다.

앞서 세 번째 라운드에서 경험해본 유체이탈.

정신을 차렸을 때는 무대 위에 커튼이 걷히듯 안개가 양옆으로 갈라지며 내 시야가 넓어졌다.

‘뭔데 이게.’

숲속이다.

푸르고 짙은 잎의 나무들이 많은 깊은 숲속, 그곳에 날렵한 체격의 젊은 남성 한 명이 걷고 있었다.

‘소년이라고 해야 하나….’

은빛 갑주에 잘 빠진 단검을 허리춤에 차고 있는 드워프.

내가 알고 있는 우람한 덩치에 난장이 같은 키가 아니라.

드워프와 인간 사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호빗 정도의 키를 가진 자였다.

‘저놈이 돈 비토인가.’

크르르르!

오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씨익 웃더니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달려가 오크를 단방에 처리했다.

“안뇽!”

쉬익-

뎅겅.

오크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후유-. 너무 약해.”

돈 비토가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투구 사이로 보이는 그의 멋진 얼굴.

‘잘 생겼네.’

드워프 같지 않다.

자신의 힘을 실험해볼 겸 오크를 사냥하러 나온 것 같은데.

‘흐음.’

나는 하늘로 날아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크 요새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돈 비토가 기쁜 얼굴로 또다시 달렸다. 마치 사건이 나기를 기다렸다는 마냥 말이다.

그가 달려간 곳에는 엘프 헬름의 공주 실비아가 있었다.

얼굴로 예측해보자면….

십 대 중반 정도인 것 같다.

“사, 살려주세요.”

그녀를 덮친 오크가 비열한 웃음을 보였다.

“가만히 있어.”

콰직!

오크의 등 뒤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돈 비토의 검날이 뼈를 비틀고 들어와, 복부로 튀어나왔다.

오크가 뒤로 돌아 돈 비토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너…. 드워…. 프….”

그대로 쓰러졌다.

털썩.

돈 비토가 해맑게 웃으며 실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엘프구나.”

실비아가 쓰러진 오크와 돈 비토를 번갈아 보더니 애써 미소를 지었다.

“네.”

돈 비토의 손을 잡고 일어난 실비아가 그의 등 뒤로 숨었다.

“무서워하지 마. 어차피 죽었어.”

“…… ”

실비아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돈 비토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가볍게 손등에 키스했다.

쪽, 하는 소리가 났다.

“떨지 마. 내가 옆에 있잖아.”

“……”

돈 비토는 실실거리며 그녀를 엘프 헬름에 데려다주었다.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모르겠지만 화목해 보였다.

나는 그들의 행동을 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청춘 만화 같고 보기 좋네.’

엘프 헬름에 도착한 실비아는 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돈 비토는 푸하하하, 웃으며 그녀의 등을 툭툭 치더니 숲속으로 사라졌다.

실비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어 내 앞에 안개 커튼이 다시 펼쳐졌다.

‘어어 좋아, 좋아. 두 번째 스토리는 어떻게 되는 건데?’

짙은 안개가 흔들거리더니 다시 양옆으로 갈라지며 새로운 화면을 보였다.

실비아가 소리쳤다.

“야, 돈 비토!”

돈 비토가 바보같이 양팔을 흔들며 숲속으로 달렸다.

“잡아보라고!”

나는 생각했다.

‘옘병.’

실비아와 돈 비토가 서로 잡을 듯 말 듯 술래잡기를 했다.

손을 뻗어 잡을만한 거리가 되면 실비아가 일부러 손을 살짝 접고, 쫓아오는 것이 힘들어 보인다 싶으면 돈비토가 달리는 속도를 늦추고.

“하아…. 야, 비토!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

“그래? 나는 종일도 할 수 있는데.”

“그건 너고. 나는 여자잖아.”

“여자도 힘을 길러야지. 드워프들은 여자들도 매일 운동해.”

“나는 엘프라고.”

둘이 서로의 눈을 마주치더니 깔깔대며 좋아했다.

그렇게 술래잡기를 마친 두 명은 천천히 걸어 별이 떨어지는 언덕에 꼭대기까지 왔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대며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들어보니 별말은 아니었다. 어제는 무엇을 먹었는지, 비가 내릴 때는 무엇을 하는지, 내일은 어디서 만날지.

젊은 남녀의 데이트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내일은 계곡에서 만나는 게 어때?”

“좋아. 근데 너 왜 자꾸 눈썹을 긁어?”

“아 이거…. 습관이야. 어렸을 때 늑대 발톱에 당한 적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계속 긁어.”

“…… 그렇구나. 근데 비토, 너 진짜 무드가 없다.”

“뭐? 왜?”

“여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 여자라. 우리 엄마는 멧돼지 구이 좋아해.”

실비아가 손가락을 튕겨 비토의 콧등을 쳤다.

딱!

“아니 그런 거 말고!”

“아야…. 왜 때리고 그러냐.”

“에휴…. 됐다.”

“흐음, 여자들은 뭐가 가지고 싶은데?”

“…… 그걸 내가 직접 말해야겠냐.”

돈 비토가 머리를 긁적였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태양이 지고 밤이 찾아왔다.

세계수 앞에 앉은 실비아와 돈 비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쏟아져 내려 밤하늘을 밝게 비추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렇게 스토리의 두 번째 커튼이 펼쳐졌다.

‘아, 왜!’

나는 다음 장면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생각했다.

그럼 돈 비토는 언제 죽은 거지?

그리고 드워프와 엘프는 그의 죽음을 알고 있었는데, 왜 오크 섬멸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을까?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다음 장면이 나왔다.

돈 비토는 갑주가 아니라 드워프 들이 행사에 입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마치 인간들이 입는 것과 같은 형태, 하지만 가죽으로 만들어진 옷이었다.

“여자들은 참 이상하단 말이야…. 꽃이 지천으로 널렸는데 왜 이걸 받고 싶다고.”

그가 꽃다발을 킁킁거리며 세계수로 향했다.

별이 지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숲의 끝에서 갑자기 나타난 오크가 돈 비토를 공격했다.

-크워어어!

“이 자식들이.”

돈 비토는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대었지만, 검이 없었다.

설마 세계수가 있는 곳까지 오크가 찾아오리라는 생각을 못 하고 안 챙겨왔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오크들의 별이 지는 언덕 진출.

돈 비토는 오크들을 피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달리는 와중에도 꽃다발이 흐트러질까 봐 품 안에 꼭 안았다.

-쿠워어어어!

-어이, 됐다 저 새끼는 놔둬!

-왜?

-저기 세계수 앞에 엘프 여자가 있던데. 그년이나 잡아가자고.

-엘프 여자? 흐흐흐흐 좋지.

전속력으로 달려가던 돈 비토가 걸음을 멈추었다.

“…… 이 빌어먹을 새끼들.”

돈 비토는 꽃다발을 땅에 두고 오크에게 덤볐다.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완벽하게 무장한 오크를 맨손으로 상대할 수 있는 종족은 몇 없으니 말이다.

처참하게 망가졌다.

뼈가 부러지고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그 와중에도 돈 비토는 소리쳤다.

“실비아는 안 돼!!!”

오크들이 그를 비웃으며 머리를 짓밟았다.

세 마리의 오크 중 한 마리가 그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더니 속삭였다.

“…… 오호라. 이 녀석의 목걸이, 드워프 왕가의 표시잖아?”

오크들이 그의 옆으로 붙어 목걸이를 보았다.

-오 정말이네?

-이 녀석을 빌미로 드워프를 압박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카바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유체이탈 상태의 나는 카바타에게 날아가 발차기를 날렸다. 턱에 적중시켰으나 그대로 투과해버렸다.

‘x발.’

다시 안개 커튼이 쳐졌다.

나는 답답한 가슴을 치며 다음 장면을 기다렸다.

수 초 후 다시 커튼이 열렸다.

어둡다.

사방이 어둠으로 꽉 찬 공간에 문이 열렸다.

끼이이익.

감옥인가? 슬며시 들어온 빛 덕분에 방안이 보였다. 원룸 정도 사이즈의 아주 작은 방이었다.

그곳에는 생쥐와 각종 벌레가 땅을 기고 있었고, 쇠고랑을 차고 있는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뼈밖에 안 남은 남성.

오크 한 마리가 들어와 그의 뺨을 툭툭 치며 말을 걸었다.

“죽었냐.”

“……”

“네가 쓴 편지, 폐하께 전했다. 이번 한 번은 카바타의 변덕으로 갈 수 있었던 거니 그렇게 알도록 해.”

“……”

“너 대체 왜 무장을 안 한 채 거기를 갔냐….”

“……”

열쇠 뭉치를 들고 있는 오크가 그를 안쓰러운 표정으로 내려봤다.

“내가 첩자 짓을 하고 있더라도 여기서 너를 꺼내주는 것은 불가능해. 너도 알잖아?”

“……”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미안하다, 돈 비토.”

돈 비토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고맙다.”

[스토리 영상이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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