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420화 (42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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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드컵 초단기 특강 -->

KTX 롤러코스터 대 GOO Tigers.

8강 C조는 팬들 사이에서 단 하나로 요약이 되고 있다.

어째서 나이즈를 밴하지 않았나?

-어휴, 똥고집 오진다

-그냥 밴 좀 하지……

-나이즈 딜 감당이 안됨ㅈㅈ

-GOO팬들 뿔났네ㅋㅋㅋㅋ

진행되고 있는 세 번째 세트.

GOO Tigers팬들로서는 화날 만하다.

또다시 레전설의 나이즈가 캐리하고 있다.

이미 장군이란 칭호가 어색하지 않아졌다.

저 손에 걸리면 어떻게 될지.

지난 1, 2세트에서 뼈저리게 느낀 마당이다.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는 답답하실 수 있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은 심하지 않냐?〉

〈그런데 하나하나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 좋게 풀린 거지…….〉

결과론적으로만 따지면 억울하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는데 안 통한 거다.

해설진들이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준다.

-아니, 준비고 나발이고 밴을 하라고

-3연 미드 솔킬ㅋㅋ

-나이즈 상대로 대비를 해온 건데 상대는 레전설의 나이즈였던 거지

나이즈라는 챔피언은 고질적인 약점을 가진다.

초중반에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뚜벅이라서 CC기에 약하다.

약점을 파고들면 오히려 상대하기 편하다.

GOO Tigers는 그럴 듯한 해답을 제시했다.

역시 교수님!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놀라운 아이디어였다.

레전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아!

GOO Tigers의 정글러 리심.

운 좋게 음파를 적중시켰다.

현재 레전설의 나이즈는 점멸이 없다.

들어가서 궁극기를 사용해 배달한다면?

제아무리 레전설이라고 한들 죽는다.

그것이 일반적인 생각임이 맞다.

─KTX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날아가는 도중 나이즈의 속박에 한 번 걸렸다.

풀리자마자 바로 궁점멸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죽을 때까지 풀리지 않아.

과부하가 걸린 나이즈가 연속 속박을 날렸다.

아니, 분명 약간의 텀은 있다.

스킬 레벨이 낮기 때문에 0.1~2초 정도 풀린다.

〈리심이 순간 벙쪘어요. 이거 점멸로 차야 하나? 거리가 안될 거 같은데? 도망가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습니다.〉

속박을 걸고 조금씩 거리를 벌린다.

그러면서 딜은 꼬박꼬박 박아 넣는다.

레전설이 빠듯하게 돌린 풀콤보에 리심이 녹아내린다.

날카로웠을 갱킹 시도가 무위로, 아니 갱승으로 돌아간다.

〈리심 입장에서도 억울한 게…… 보통 이렇게까지 데미지가 살벌할 타이밍이 아니잖아요?〉

〈레전설의 나이즈에요~. 데미지가 보통 선수들과는 다르거든요!〉

초중반에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아직은 무력해야 할 타이밍이다.

그런데 레전설은 무언가 다르다.

상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킬각으로 연결된다.

당하는 입장에서 딜 계산이 안된다.

나이즈가 필히 가져야 할 단점이 없다.

-딜이 무슨 기계처럼 쏙쏙 들어가네

-로아만 나와도 왕귀임

-ㄴㄴ여눈부터 딜 다 넣음

-무빙은 무빙대로 빡시고……

단점을 본인의 피지컬로 상쇄하고 있다.

GOO Tigers 입장에선 어안이 벙벙할 만하다.

뼈를 깎아 준비해온 카운터 전략이 헛된 수고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수는 있습니다. CC기가 많은 조합은 언제든 역전의 여지를 가지고 있어요.〉

클끼리 해설이 GOO Tigers팬들을 위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가능성이 결코 낮다고는 볼 수 없다.

그도 그럴게 이번 세 번째 세트의 조합은 컨셉이 확연하다.

파사딘을 제외하면 전부 하드 CC기를 가졌다.

끊어먹기든, 한타든 득점을 하기가 쉬운 조합이다.

하물며 상대팀에 CC기에 약한 뚜벅이 챔피언들이 즐비할 땐.

싸아앙……!

고질라의 모르피나가 각을 보았다.

벽을 넘어 점멸 궁으로 나이즈를 묶었다.

물론 맞점멸 반응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이다.

춘봉박의 말화이트가 텔레포트를 타고 있다.

파사딘과 리심도 한 발 빠르게 합류한다.

이전 세트에서 클끼리 해설이 말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점사해서 나이즈부터 잡아야 한다.」

GOO Tigers의 세 번째 세트 조합 컨셉이 그러하다.

합류와 CC 연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상황 또한 굉장히 운이 좋다.

관객들에게는 보이겠지만 선수들에게는 아니다.

KTX 롤러코스터의 위치는 전부 확인되지 않았다.

리스크를 짊어지고 연 시도가 상대의 허점을 찌른다.

─KTX 레전설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통하지 않았을 뿐이다.

레전설의 나이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모르피나를 향해 모든 스킬을 쏟아부어 결국 잡았다.

〈아니, 이러면 변수가…….〉

-변수 읍다!

-영구 읍다!

-'그 여지'

-ㅁㅊ 탈진 걸렸었는데ㅋㅋㅋㅋ

시도가 안이했던 게 결코 아니다.

모르피나도 당연히 생각이 있었다.

블랙 실드도 있고, 여차하면 탈진 쓰면 된다.

그런데 실드가 순식간에 깨졌다

탈진을 쓰려고 했을 때는 이미 반피.

모르피나 본체가 죽어버리자 궁극기가 강제로 꺼졌다.

그러자 활로가 열린다.

완벽했을 GOO Tigers의 포위망에 구멍이 난다.

그나마 나머지 인원들이 고군분투해서 CC기를 연계했지만.

〈탑캔치, 맏따 도착했어요. 슈퍼 세이브!〉

〈심지어 혼자 온 게 아니거든요?〉

테러스티나를 삼킨 탑캔치가 궁극기로 도착했다.

레벨이 낮은 탓에 이동 거리가 짧아 시간이 걸렸다.

레전설의 슈퍼 플레이가 없을 기회를 만들어냈다.

모르피나에 이어 말화이트까지 잡힌다.

나머지 인원들도 스펠 손해가 막심하다.

GOO Tigers가 또다시 치명적인 손해를 보고 만다.

〈나이즈는 또 킬을 먹었고, 계급장을 갱신했습니다…….〉

〈장군에서 대장군이 된 거 아닙니까? 별 네 개가 이마에 딱 박혀있는 거에요!〉

클끼리 해설이 부르짖었던 변수.

이제는 그마저도 찾기가 힘들다.

예로부터 대장군 나이즈는 캐리의 대명사다.

온갖 수단을 준비해왔음에도 막아내지 못했다.

세 번째 세트에서도 레전설의 나이즈가 걸어온다.

강팀의 입장에서 논하는 김은준 해설이 경기를 총평한다.

〈누구나 그럴싸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전설에게 레전설 당하기 전까지는.〉

-교수님 전략 잘 짰는데……

-이건 GOO Tigers가 못한 게 절대 아님

-레전설이 그냥 또라이야

GOO Tigers의 노림수가 안 좋았던 게 아니다.

전략 하나하나가 의외성, 실효성 전부 챙겼다.

해설진들이 괜히 격찬을 마다하지 않은 게 아니다.

단 한 선수의 존재가 모든 것을 부정한다.

레전설이 레전설해버렸을 뿐이다.

마지막 동아줄을 찾자면 하나.

-혹시 대퍼 타임 안 오나?

-말화이트 5인궁에 리심 5인 당구 박으면 또 모름

-근데 그걸 맞아주겠냐고ㅋㅋ

-KTX면 가능성 있다……

세 번째 세트의 마무리.

커뮤니티 반응이 불꽃 튄다.

* * *

8강 C조의 경기는 전세계적으로 이목이 쏟아졌다.

가장 강한 지역인 LCK의 경기인 만큼 당연하다.

한국팬들의 관심은 어느 때 이상이다.

매 경기 커뮤니티 반응이 들끓는다.

특히 두 번째 세트에서는 델 듯이 뜨거웠다.

레전설을 노골적으로 마크하는 이색적인 전략.

─교수님 원딜 캐낸 입갤ㄷㄷㄷ

─롤드컵 단기 특강 가나요?

─춘봉박 다리우트ㅋㅋㅋㅋㅋㅋ

─믿고 있었다고 젠장!

교수님이 범상치 않은 전략을 준비해왔다.

이 정도면 레전설이라도 골치 깨나 아프겠다!

해설진의 극찬까지 더해지며 GOO Tigers의 설욕이 예고되었다.

시도가 좋았을 뿐이다.

레전설의 캐리를 막을 수 없었다.

1세트도, 2세트도 헛된 수고가 되고 만다.

하지만 세 번째 세트야 말로 진짜 모른다.

CC기도 많고, 이니시도 좋아서 변수 창출에 특화돼있다.

KTX 롤러코스터라면 분명 허점을 보일 것이다.

그런데 진행되는 경기의 내용이 예상 외다.

─?? 왜 그 시간 안 옴?

─킅이 3 대 0으로 압살하겠네

─와, 게임 이기려고 환장한 것 보소

─여기서 억제탑만 깨고 빠지는 게 말이 되나

GOO Tigers팬들 입장에서는 그럴 만하다.

아니, 약팀들한테는 대놓고 퍼줬잖아?

우리팀한테도 실수해줄 만하지 않아?

문제는 이것이 GOO Tigers팬들의 글이 아니다.

KTX 롤러코스터 게시판의 실시간 반응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좋아해야 할 일일 텐데.

─내가 아는 KTX가 아닌데?

─대퍼팀 예능 안 하고 다큐 찍고 있네

─레전설이 애들 줄 세워 놓고 싸대기 때렸냐?

─바론 좀 치라고 바론 좀!

평소라면 슬슬 던져줘야 할 타이밍이다.

말도 안되는 시트콤이 하나 터져 나와야 한다.

던지는 일 없이 정신줄 똑바로 잡고 스노우볼을 굴린다.

3 대 0으로 KTX 롤러코스터가 승리를 확정지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준결승에 무난히 진출했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가 빗발치지 않는다.

─대퍼팀 실망인데……

─아니 씨발 예능은 어디 갔냐고

─이따위로 할 거면 대퍼팀 때려 쳐라!

─대퍼를 위해 혼자 애쓰는 킹인의 모습 호감인 걸?

.

.

.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온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리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는 반응이 대세가 되는 기현상이 인다.

지나가던 다른 팀 팬들의 의아함이 솟구칠 만하다.

─너네 킅 좋아하는 거 맞지?

왜 던지는 걸 응원하고 있냐?

└마약 같은 팀이라 좋아하는데 갑자기 건강한 맛이 남

└킅팬이 아니고 대퍼팬이라ㅎ

└뒤틀린 팬심ㅋㅋㅋㅋㅋㅋ

└예능 중독ㅋㅋㅋㅋㅋ

마치 둘리가 고길동 센세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다는 느낌이다.

사건이 발생을 안 해.

화목한 가정이 성립된다.

도저히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다.

던질 때가 와도 한참은 온 거 같은데.

GOO Tigers의 처절한 저항에도 기회 한 번 주지 않았다.

─오늘 KTX 롤러코스터 팬들 뿔난 이유.Real

원래 초반에 이기다 알파카나 킹인 잘려서 한타 뒤집히거나

바론 뺏기고 코돈빈 개새끼 외치는 게 대퍼팀의 매력인데

그런 거 없이 스무스하게 이기니까 노잼됨

└킅이 압살하다 대퍼 타임 하고 그걸 다시 역전해서 이겨야 좋아함;;

└심지어 바론도 그냥 먹었음

└코돈빈 위대한 정글러 모드 발동!

└ㄹㅇ 힘겹게 이기거나 져야 하는데 너무 쉽게 이기자너ㅋㅋㅋㅋ

KTX 롤러코스터의 경기력이 워낙 좋았고, 안정적이었다.

레전설의 묵묵한 하드 캐리는 명불허전이다.

나머지 팀원들이 제역할을 해버리자 너무 쉽게 이겼다.

탑은 잘리지 않는다.

정글은 전라인 갱킹 다 찔러준다.

원딜은 한타 프리딜 미친 듯이 쑤셔 넣는다.

위험하면 서포터가 슈퍼 세이브까지 해버려.

뜬금없이 던지는 일이 없다.

바론도 안전한 타이밍에 잘 먹는다.

이러면 대체 무슨 재미로 경기를 보라는 거야?

─대퍼팀팬이 현 롤판 최대의 악성 팬덤인 이유.Fact

대퍼팀의 매운맛에 너무 중독돼서

일방적으로 이기면 노잼이라 욕하고

역전 당하면 암 걸린다고 욕하는 놈들임

롤러코스터 몇 번 태워주고 이겨야 만족함

└단순한 경기로는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Bitch'

└망가진 뇌ㅋㅋㅋㅋㅋㅋㅋㅋ

└강제 조교 ㅗㅜㅑ

└킅토미 켜라

하도 독특한 경기만 하다 보니 팬들도 맛이 들렸다.

아니, 어떻게 던지지도 않고 이길 수 있지?

물론 일부 팬들은 다르다.

└지랄 마 개새끼야 얼마나 쫄리는데!

└맘 놓고 경기 보고 싶음 ㅠ.ㅠ

└그래서 난 이긴 경기만 다시보기 함

└우리도 편하게 좀 이기자ㅅㅂ 한 판 한 판 똥줄 타서 죽겠다

문제는 일부 팬들이다.

일부가 되어야 되는 비중이 반대가 됐다.

롤판 최대의 악성 팬덤으로 인해 즉각적인 평가가 오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긴 건 이긴 거고.

커뮤니티에 KTX팬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려 진정할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오늘자 레전설 나이즈.Gif

탑이 터지건, 봇이 터지건 묵묵히 하드 캐리

└대 전 설

└대퍼팀 최후의 억제기!

└사실 탑봇 위험할 뻔했는데 레전설이 다 풀었지

└레전설 나이즈는 치트키야……

상대의 노림수를 정면돌파 해버린다.

도대체 이 팀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해진다.

불과 일주일 전과는 180도 또다시 달라진 평가가 커뮤니티에 들끓는다.

경기력에 기복은 있지만 확실히 상한선이 높아.

나이즈라는 필밴급 조커 카드로 더욱 까다로워졌다.

부정할 수 없는 최대의 롤드컵 우승 후보로 주가가 상승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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