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417화 (41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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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드컵 초단기 특강 -->

GOO Tigers.

2015년 스프링 시즌 혜성 같이 나타난 팀이다.

압도적인 포스로 정규 시즌을 찍어 누르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부활한 SKY T1에게 참패.

섬머 시즌에서는 KTX 롤러코스터에 지며 결승전도 못 갔다.

한동안 체면을 구겨온 만큼 이번 롤드컵에 대한 투지가 대단하다.

-이번에는 킅 꺾을 수 있겠죠?

-교수님, 실전 강의 부탁드립니다

-롤드컵 특강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어요!

-내일 정말 믿고 봐도 되나요??

팬들도 이번에야 말로 보여주리라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경기를 치르기 전날에 도도갓은 개인 방송을 켰다.

그는 레전설에 준할 정도로 인기 방송인이다.

"나는 져본 적이 없어~ 편하게 들어오란 말이야~."

-역시 도도갓!

-편하게 수강하겠습니다^^

-교수님을 의심하면 안되지!

-저번에도 그렇게 말했던 거 같은데……

KTX 롤러코스터와의 상대 전적이 좋지가 않다.

시청자들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만하다.

수강생들의 불안을 떨쳐주기 위해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말했잖아, 원딜의 신이야 신. 롤드컵은 우승하는 편이야~."

말은 편하게 했지만 속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섬머 시즌의 패배, 그리고 리프트 라이벌즈의 굴욕.

최근 GOO Tigers의 대외 전적은 만신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도도갓은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최고의 선수이자 교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응원해주는 수강생들의 지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따라와, 캐리해줄게-!」

「교수님, 축지법 쓰신다!」

「믿고 보는 약팔이 도도갓!」

「과감함과 데스는 비례한다.」

「하지만 배인이 도도갓이라면?」

「'섹 시 도 발' 상대를 유혹하는 미친 무빙!」

대회에서의 아쉬운 모습으로 하락한 민심.

수많은 명강의를 쏟아내며 자연스레 회복했다.

강의의 수준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현재 도도갓의 폼은 최정상을 달리고 있다.

"아이언카이저를 풀었어? 슈벌탱! 한사바리 해야겠는데?"

첫 번째 세트의 밴픽이 진행되고 있다.

도도갓이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이 열렸다.

이를 확인한 도도갓이 잔뜩 흥분해 소리친다.

지난 LCK 포스트 시즌 때도 꺼내 들었다.

도도갓이 처음으로 선보이며 유명세를 탔다.

최근 롤드컵에서 최고 OP로 지목될 만큼 아이언카이저는 선픽할 만하지만.

"뭐래……, 애씨나 잘해."

팀의 서포터인 고질라가 핀잔을 주는 이유가 있다.

처음 꺼내서 나름 재미를 보긴 했는데 결국은 졌어.

진 것도 그냥 진 게 아니라 약점이 파고들며 농락 당했다.

뚜벅이라는 고질적인 약점 말이다.

레전설의 포킹에 속수무책 얻어 맞았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교수라는 이름이 운다.

"교수님, 저희가 이니시 강한 픽 가져올 테니 걱정 뚝 붙들어 매십시오."

"발전하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GOO Tigers 선수들도 패배 후 느낀 것이 있다.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만큼 우매하지 않다.

당시 이상으로 조합의 이해도를 높였다.

하지만 KTX 롤러코스터.

바로 그 레전설이 에이스로 있는 팀이다.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는 듯 껄끄럽게 받아친다.

"쟤네 쓰렉귀&갈리 가져갔다."

"헉! 어쩌죠 교수님?"

아이언카이저는 분명 강력한 챔피언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린다.

라인을 먼저 푸쉬할 수 있을 때.

픽이 대중화가 되며 상대법도 밝혀지고 있다.

라인전 강한 걸로 압박하면 딱히 할 게 없어.

그렇게 후반 가면 일반 원딜이 훨씬 더 좋다.

KTX 롤러코스터는 라인전 강하기로 손에 꼽는 봇듀오를 가져갔다.

심지어 문제는 그 하나가 아니다.

고질라의 챔피언 숙련도 문제.

뚜벅이인 아이언카이저는 이니시를 서포터에게 맡긴다.

CC기가 잔뜩 있는 픽을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하필 고질라는 탱커 서포터를 잘 못한다.

"광우스타가 살긴 했는데 라인전이 너무 약해서 두들겨 맞을 것 같은데요."

"뭐래……, 너나 잘해."

광우스타와 쓰렉귀 정도는 할 줄 안다.

하지만 쓰렉귀는 뺏겼고 광우스타는 애매하다.

지난 포스트 시즌에도 숙련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나오는 이유가 있다.

자신은 알아서 잘 할 자신이 있으니까.

도도갓의 힘찬 외침과 함께 등장한다.

"디스 이즈 폐지줍기맨~~!"

KTX 롤러코스터를 뒤흔들기 위한 핵심 카드다.

* * *

진행되고 있는 8강 3일차의 승부 예측.

베이스만 물고 늘어진다면 간단하게 정리된다.

왜냐!

상대 전적에서 KTX 롤러코스터가 GOO Tigers를 압도한다.

-섬머 때 발랐었지ㅋㅋㅋ

-대퍼 하면 또 모르지 않을까?

-응, 대퍼 하고도 발랐어~

-사스가 내수용팀……

서로 한국팀인 만큼 상대 전적이 있다.

심지어 몇 달 되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기록이다.

그 이후 국제 대회에서도 딱히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반팬들이 KTX의 우세를 점치는 것도 그럴 만하다.

하지만 롤은 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가 현저하다.

해설진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진 데는 이유가 있다.

〈조별 리그에서 위태위태했던 것도 아니고, 아직 주요 전략을 많이 숨겨뒀을 겁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에요!〉

GOO Tigers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클끼리 해설도, 김은준 해설도 동의한다.

특히 김은준 해설이 근거를 열심히 덧붙이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 확연하게 앞서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섬머 시즌과 고스란히 비교하기에는 여러모로 많이 달라졌어요.〉

익히 알려진 대로 당시에는 스폰서 문제로 팀이 불안했었다.

그때와는 달리 현재는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다.

현재 솔로랭크에서도 물이 한창 올랐다.

-솔랭에선 잘하는 건 맞는데……

-D조 2위 아님?ㅋㅋ

-토이치TV한테 결국 졌었지

-교수님을 모독하는 놈들이 있네!

학업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학생들.

도도갓의 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이들은 모를 수가 있다.

도도갓이 어째서 교수님이라 불리는지, 어째서 그의 강의는 특별한지.

와아아-!

경기장 내 관중들이 웅성거린다.

이윽고 시작한 첫 번째 세트의 밴픽.

GOO Tigers가 꺼내든 챔피언이 심상치 않다.

아이언카이저도 아이언카이저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서포터가.

〈바트! 출시된지도 꽤 됐고, 프로 무대에서도 써보려는 움직임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기존 서포터의 자리를 대신하기에는 살짝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거든요?〉

2015년 중순에 나온 신규 챔피언이다.

신규라고 하기에는 이미 반년 가까이 지났다.

그럼에도 애매한 스펙과 스킬 구성, 난이도 기타 등등의 문제로 기피되었다.

-저거 트롤 챔피언이잖아?

-바필패자너 바필패ㅋㅋㅋ

-서폿이 저거 고르는 순간 즐겜 선언이지

-어휴……, 교수님 강의 수강 안 하는 양아치들은 아직도 뭘 모르네^^

하지만 최근에 들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그 계기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다.

역시 E-스포츠 학계 일타 강사!

「도도갓의 바트 서폿! 이번에는 제대로 약 판다!」

「폐지에서 느꼈다. 음~ 이 냄새는 승리의 냄새~!」

「난 서폿을 그만두겠다! 로밍으로 전장을 지배한다.」

명강의와 함께 바트 서폿의 기초를 닦아냈다.

도도갓의 강의를 보고 나니 완전 새로운 걸?

기존의 선입관을 허물어뜨리는데 기여했다.

〈바트의 스킬 활용 법을 교수님…… 아니, 도도갓 선수가 정립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수님이 교수 특권으로 답안지를 살짝 보여주었죠. 아직까지는 살짝인데 이번 경기 정말로 기대되네요.〉

-교수 특권ㅋㅋㅋ

-클끼리도, 김은준도 강의 열심히 챙겨보나 보네

-여윽시 일타 강사!

-교수님 강의는 믿음입니다^^

바트의 강점은 변수 창출이다.

그런데 스킬이 너무 입롤에 가깝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저평가를 받게 된 이유다.

도도갓의 강의 이후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프로들도 아, 바트는 이렇게 써야 하는 거구나!

깨달음을 얻고 너도 나도 바트를 써보는 추세다.

와아아아아-!

그렇다면 선행 학습을 마친 같은 팀의 팀원들은 얼마나 잘할까?

일반 수강생들보다 집중 교육을 받았을 게 분명하다.

하물며 다른 사람도 아닌 교수님의 서포터.

〈말하자면 수제자죠.〉

〈고질라 선수가 약간 츤데레과라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솔랭에서 바트 연습을 열심히 하더라고요.〉

-츤데레ㅋㅋㅋㅋ

-고질라 모에캐였누ㅋㅋㅋ

-뭐래, 너나 잘해!

-혜지야……

도도갓이 누구보다 성심성의껏 가르침을 하사했을 것이다.

그 성과가 이번 첫 번째 세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질라의 바트는 수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꾸웅-!

그 기대에 보란 듯이 보답한다.

바트의 Q스킬 우주의 광선이 맞았다.

미니언을 뚫고 들어가 갈리스타에게 스턴을 건다.

〈와-! 갈리스타 점멸 빠졌습니다. 스킬샷 미쳤는데요오?!〉

〈고질라 선수가 보호막 서포터, 일명 보포터만 잘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사실 보포터 자체가 기본적으로 견제력을 깔고 들어가는 거거든요?〉

한나, 랄라, 인어 이런 챔피언들을 천상계에서 쓰려면 견제를 무척 잘해야 한다.

근접 챔피언들이 라인전 힘들어서 피를 토할 지경까지 때려줘야 한다.

보포터를 잘한다는 건 라인전 압박 능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파앙-!

바트의 패시브 평타가 갈리스타의 뺨을 때린다.

짜릿한 마법 피해가 체력을 한 줌 덜어냈다.

성난 쓰렉귀 앞무빙을 밟으며 위협했지만.

〈바트의 Q스킬이 두 명에게 맞혀야만 스턴인데 이걸 진짜 잘 맞혀요. 과장 조금 포함하면 딜교환을 혼자 다 하고 있습니다.〉

-여왕벌들과는 비교가 안되네

-이렇게 잘하면 보포터 해도 되지!

-혜지야……

이름이 여성스러운 고질라 선수다.

챔피언도 보포터 계열만 하다 보니 오해를 받는다.

실력도 없이 도도갓 교수님의 버스만 받는 거 아니냐?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경기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KTX 롤러코스터를 상대로 라인전을 압박한다.

그러자 게임 주도권 잡는 게 쉬워진다.

「폐지 +1」

「폐지 +1」

「폐지 +1」

.

.

.

소환자의 전장에 폐지가 널려있다.

바트는 폐지를 주울수록 평타가 세진다.

서포터임에도 성장형이라는 아이덴티티.

─퍼스트 블러드!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다름이 아니다.

바트가 사라진 사이 라인을 빨리 밀고 귀환 타이밍을 잡으려던 KTX 봇듀오가 봉변을 당한다.

생각지도 못한 위치에서 바트와 구리가스가 튀어나왔다.

〈차원문 활용이 기가 막혔습니다.〉

〈점멸로 선고 피한 것도 깔끔했고, 점멸 빠진 갈리스타 잡으면서 GOO Tigers가 기분 좋은 선취점을 올리네요!〉

바트의 E스킬 차원문.

멀쩡한 벽을 뚫어서 통로를 만든다.

정글러와 함께 넘어가 깜짝 갱킹으로 선취점을 거뒀다.

GOO Tigers가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는다.

봇라인을 기점으로 스노우볼을 굴릴 발판을 마련했다.

가져간 챔피언도 이를 행하기에 워낙 안성맞춤인 픽이다.

-아이언카이저가 좀비 드래곤 부리기 시작하면 답 없겠다;

-바트 의외로 좋네? 개까다로운데?

-저거 차원문이 진짜 어이 털림

-폐지를 대체 얼마나 줍는 거야ㅋㅋ

웃을 일이 아니다.

폐지를 잔뜩 주운 바트는 어지간한 딜러 만큼 세진다.

봇라인전이 풀린 덕분에 폐지를 주우러 다닐 시간이 많아졌다.

KTX 입장에서는 언제 또 정글러와 나타날지 모르니 긴장된다.

아래쪽 강가 시야를 뺏길 수밖에 없다.

즉, GOO Tigers가 용을 가져가기에 좋은 환경이다.

〈6레벨 이후에 용 먹기 시작하면 좀비 드래곤 대동해서 순회 공연 진짜 열렬히 다닐 거거든요?〉

〈봇 주도권을 잡는 게 관건이었는데 결국 잡았고, 이러면 KTX 롤러코스터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파집니다.〉

심지어 아이언카이저다.

용을 먹으면 좀비 드래곤으로 만들어버린다.

봇 주도권을 잡았으므로 큰 실수만 안 하면 시간 문제다.

웍낙 임팩트 있는 픽을 뽑았다.

경기 내에서 그럴 듯한 선전을 했다.

시청자들과 해설진의 이목이 팔리게 된 것도 어쩔 수 없다.

─KTX 레전설님이 GOO 구로님을 처치했습니다!

그저 허락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래쪽 강가에 인접한 다른 한 라인.

봇라인과 마찬가지로 용 싸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추천과 코멘트& 원고료 후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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