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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스테이지는 롤드컵 기간 중 가장 바쁜 기간이다.
열여섯 팀의 충돌이 8일 차에 드디어 막을 내렸다.
성황 리에 진행되며 지난 해 이상으로 들떴다.
그만큼이나 수많은 이변이 싹트게 됐다.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지만 과정이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이변 한두 개 터지는 정도야 예삿일이겠으나.
「[롤드컵] 어게인 2012? 일장춘몽일 뿐. 오리겐, TWA 상대 승리!」
「[롤드컵] 한숨 돌린 중국, 흔들리는 한국, 예측을 거부하는 조별 스테이지.」
「[롤드컵] Underdog doesn't mean lose! 졌잘싸의 전형, 세계팬들을 사로잡은 G5.」
시즌2 롤드컵의 우승팀이다.
지금도 수많은 팬들의 기억에 스킨으로 남아있는 TWA는 광탈했다.
2012년의 우승팀이지만 현재는 2015년이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연이은 패배로 시작했던 중국.
부랴부랴 제정비 했으나 이미 체면을 구겼다.
대표격인 Royal Club마저 본선 진출권을 얻었을 뿐 만신창이다.
흔들리는 기존 강팀들의 면모는 팬들에게 충격을 줄 만하다.
반대로 약팀의 선전도 대두되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유럽의 3시드 G5는 단박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가장 약팀임에도 우승 후보인 Royal Club과 KTX 롤러코스터에게 회심의 일격을 먹였다.
〈Underdog doesn't mean loser!〉
(약자가 패자를 의미하진 않는다.)
유럽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G5의 퍽스가 했던 말이다.
"Underdog(약자)은 언제든 물 수 있는 도전자라는 뜻"이라 덧붙이며 전세계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조별 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E-스포츠맨십은 더할 나위 없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
이외에도 정말 수많은 이변들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각 지역 별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화제는 다 따로 있다.
아무래도 한국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건 LCK팀들의 진출 여부다.
「GOO Tigers 중국팀 IC에 충격의 패배…… 본선 진출 물 건너 가나?」
「교수님을 당황시킨 선행 학습. GOO Tigers의 전략을 간파해낸 IC!」
「토이치TV에게 GOO Tigers의 운명이 걸려있다? 자력 진출은 불투명.」
SKY T1과 KTX 롤러코스터는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GOO Tigers만이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진출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렇게 분위기 싸해질 뻔한 GOO Tigers를 도와준 건 예상 외였다.
아니, 어쩌면 필연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 아니 이펙트, 어째서 우릴 도와준 거지?
그저 옛날이 떠올랐을 뿐이다
└어라? 왜 눈물이……
└아아 소까
└13슼은 인정이야!
└슼 전 드!
과거에는 SKY T1 K 소속으로 정말 여러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토이치TV의 탑라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이펙트의 슈퍼 플레이로 토이치TV가 IC를 2 대 0으로 잡아냈다.
2 대 1도 아니고 2 대 0
그에 따라 재경기도 할 필요도 사라졌다.
토이치TV와 IC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GOO Tiger가 조 2위가 됐다.
─캬~ LCK팀들 전부 본선 진출했네
무난하다 무난해
취한다 취해
└무난하다고?
└방금 그 말……! 취소해라…!!
└에이스 왔누ㅋㅋㅋ
└'그 팀' 팬들 뿔남ㅋㅋㅋㅋㅋ
최종적으로 LCK는 단 한 팀도 탈락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메이저 지역 중 어느 한 곳도 내지 못한 성과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무난했는지는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적어도 한 팀만은 아니야.
정말 보다가 정신병 걸리는 줄 알았다.
아니, 정말로 정신병이 걸린 팬도 있었을 정도다.
─KTX 이 새끼들 때문에 진짜 정신병 걸렸음 ㅠ.ㅠ
경기 보다가 지는 분위기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108배함
스스로 개또라이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게 또 은근히 효과가 있음
힘들어서 매번은 못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건 타율 100%임
이 지랄하고 지면 그만둘 텐데 자꾸 이겨버리니까 멈추질 못하겠음…….
└드디어 미쳐버리신;;
└진짜 정신병 걸리게 만드는 경기력ㅋㅋㅋㅋ
└그 팀에 그 팬이구만
└대퍼팬은 할 게 못 된다
이른바 대퍼증후군!
사람마다 증상은 가지각색이다.
정신이 피폐해진다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다.
보는 팬들로 하여금 뒷목을 잡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승부의 결과를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을 만큼.
─조별 스테이지는 C조가 제일 꿀잼이긴 했음ㅋㅋ
대퍼력은 명불허전이고
퍽스 장군님이 퍽퍽퍽!
└퍽퍽퍽을 복수로 해서 퍽스 ㅇㅈㄹ 씹것ㅋㅋㅋㅋ
└Royal Club G5는 재밌다기보다는 통쾌한 맛이 ㅆㅅㅌㅊ였지
└퍽! 퍽! 퍽!
└대퍼팀을 도와준 것 잊지 않겠다……!
그 어느 팀보다 호쾌한 출발을 밟았다.
과정에서는 정말 탈락설, 위기설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조 1위로 올라갔다.
다른 팀이었으면 본선 어떡하지?
걱정할 수 있는 일이겠으나 그 팀은 원래 그래.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빗발치는 그런 팀이다.
그럼에도 비난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국가대표의 자격으로 롤드컵에 나간 셈이다.
국제 대회에서 경기력이 안 좋으면 월드컵도, 올림픽도 가리지 않고 까인다.
─'그 엔터테인먼트' 근황.jpg
비틀즈 거리 애버 로드에서 1위 기념 촬영ㅋㅋ
└진짜 KTX 엔터테인먼트였누ㅋㅋㅋㅋ
└유쾌함으로 승부한다고?
└리야도 있네
└리야는 경기도 안 하는데 끌려갔어!
결과적으로 조별 리그 1위,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걱정할 팬들을 위해 런던 근황을 유쾌하게 밝혔다.
자신들의 SNS를 통해서.
평범한 SNS가 아니다.
슈퍼 스타인 레전설과 달래가 함께 한다.
어지간한 유명 미디어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순식간에 확산됐다.
[Best Comment]- The KTX Entertainment.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Best Comment]- 남자 셋, 여자 둘, 동물 하나, 쓰레기 하나
[Best Comment]- 그 와중에 여신님 비율 실화냐ㄷㄷ
[Best Comment]- 제발 좀 잘 하자……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연습이나 하지 무슨 화보를 찍고 있냐?
그런 불편한 댓글도 찾아보면 드물게 있다.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소리다.
─경험상 킅은 적당히 풀어졌을 때가 가장 좋음
빡집중하고 성적 좋을 때 오히려 불안해짐
└ㄹㅇ루다가 폭풍전야자너ㅋㅋ
└연습해서 막을 수 있는 대퍼면 진작에 막았지
└코돈빈이 커스텀에서 강타 얼마나 연습했겠냐
└그냥 예능쪽으로 컨셉 잡자!
어차피 한국팀은 세 팀이나 본선에 진출했다.
예능팀으로 가닥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큐팀은 이미 하나 있는 마당이다.
* * *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8강이 열리는 팔라시오 비스탈그레 아레나가 있는 장소다.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E-스포츠 불모지에 해당했으나.
〈하지만 현재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하죠?〉
〈맞습니다. 지난 EU LCS의 결승전이 이곳 팔라시오 비스탈그레에서 열렸을 정도로 현재는 스페인 E-스포츠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팔라…… 뭐라고?
-팔라딘 개새끼야!
-거참 경기장 이름 한 번 기네
-한국말로 합시다. 인간 성기사 뿌뿌뿡!
서양권, 특히 유럽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이야기.
가장 외향적인 나라로 알려진 스페인도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다.
이것이 과연 좋은 변화인지!
그건 둘째 치고 일단 E-스포츠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
현장에 찾아온 수천 명의 관중들이 일련의 이야기를 방증한다.
〈정말 수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셨네요.〉
〈사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한국한테는 독이 되죠. 상대팀의 홈 그라운드라는 느낌이 있어서.〉
일련의 이야기를 괜히 짚고 넘어가는 게 아니다.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홈 그라운드 느낌이 있다.
적다고는 했지만 없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특히 이곳 스페인의 마드리드.
바로 그 레알 마드리드의 연고지다.
굳이 해외축구팬이 아니라도 알 법한 최고의 축구 명가다.
-레알로?
-ㄹㅇ루다가~
-아, 그 마드리드구나
-근데 뭐 어쩌라는 거지
E-스포츠도 스포츠다.
따라서 연고지 개념이 슬슬 도입되는 추세다.
유럽의 2위팀 오리겐은 바로 그 레알 마드리드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와아아아아-!
오리겐이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진다.
현장의 열기가 대단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곳 스페인의 마드리드는 그들에게 홈 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다.
딱히 특별할 것까지는 없다.
우리나라만 해도 롯데는 경상도, KIA는 전라도, 한화는 충청도라는 느낌이 있지 않은가?
문제는 그 상대팀이 바로 한국팀이 됐다는 사실이다.
〈하필 오리겐이 조 2위로 올라오는 바람에…….〉
〈1위로 올라왔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었죠. WA와의 자존심 승부에서 한 끗 차이로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조별 리그 B조는 다른 조에 비해 많이 한산했다.
누가 봐도 오리겐과 WA가 본선 진출하겠네.
갬빗을 응원하는 김은준 해설 빼고는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리겐이 LPL팀 WA를 이겼다.
그러니까 오리겐이 1위를 하겠지?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LMS팀 TWA가 고춧가루를 제대로 끼얹었다.
〈조추첨식의 결과에 따라 8강 A조 첫 번째 경기는 SKY T1 대 오리겐이 됐어요. 하지만 SKY T1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국 최고의 팀이잖아요? 이 정도 어드밴티지는 아무런 문제도 아니에요~.〉
조별 리그의 1위는 2위와 매칭된다.
2위 진출팀 중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다.
가장 까다로운 스테이지 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간대에 경기를 치르게 됐다.
A조인 만큼 첫 번째로 경기를 치른다.
심지어 상대는 홈 스테이지의 이점을 가졌다.
물론 며칠 정도 미리 와서 적응 기간을 가지기는 했겠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Y 왕린님이 학살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SKY T1이 당연히 강하다.
하지만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전문가들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했다.
의외로 싱겁게, 간단하게 오리겐을 압도하고 있다.
〈너무 강해요. 너무 강합니다. SKY T1이 진다는 그림이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굳이 설명하자면 세 가지다.
탑 차이, 미드 차이, 봇 차이.
로드 오브 로드에는 라인이 세 개 있다.
그 세 개 라인을 전부 월등하게 앞선다.
게임을 질래야 질 수가 없어진다.
아니, 그 세 개만이 아니다.
─SKY 뱅기님이 OG 페케님을 처치했습니다!
정글 차이가 화룡점정을 찍는다.
두 번째 세트가 SKY T1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세 번째 세트도 어찌 될지 이미 팬들은 상상하고 있다.
-역시 다큐팀!
-봐주는 게 하나 없네……
-꿈과 희망 짓밟아버리기~
-상대도 절대 못하는 팀이 아닌데;
유럽 2위팀이다.
팀 자체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기존의 유명 선수들을 섭외했다.
페케 장군과 쏘아즈는 한국팬들 사이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그저 SKY T1 강할 뿐이다.
〈기발한 기용이나 반전은 없었어요. 순수한 힘의 차이와 전술의 차이가 오리겐을 몰아넣고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롤드컵을 대비해 분명 준비해둔 카드가 있을 텐데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 놓고 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완벽하게 이기고 있거든요?〉
강한 라인전, 뛰어난 운영.
두 가지 무기가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승리를 위한 가도를 철두철미하게 밟아나간다.
세간에서 다큐팀이라 평가 받고 있는 이유다.
해외팬들에게는 두려움을 사고 있다.
한국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든든한 아군이 없다.
최종 스코어 3 대 0.
이변 없이 8강전을 마무리 짓는다.
현장에 찾아온 유럽팬들에게는 애석하게도 SKY T1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벌써 LCK팀 하나가 준결승을 결정지었네요. 물론 실력을 보자면 당연한 결과지만 벅차오르는 건 저 뿐만이 아니죠?〉
〈롤드컵이잖아요? 한국이 올해는 우승 차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스포츠 종주국의 위엄을 보여줘야죠!〉
-국위환향 해야지!
-그놈의 국위환향ㅋㅋㅋ
-아무튼 SKY T1 개셈
-문제는 나머지 두 팀인데……
한 팀은 예능팀이고, 한 팀은 강사진이다.
그런 우스갯소리가 살짝쿵 떠돌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의 아쉬운 모습 때문이다.
어느 한 팀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단 한 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C조.
다큐팀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승부의 장이 찾아온다.
========== 작품 후기 ==========
댓글은 늘 읽고 있습니다
어떤 소설이든 주인공이 지는 건 안 좋아하겠죠
하지만 일단 작가의 변명을 세 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일반 스포츠보다 판수와 변수가 몇 배는 많다(판수가 많다는 것도 엄청 큽니다)
2. 상대 선수를 바보로 만들면 가능하겠지만 적팀 입장에서 상대법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3. 실제 대회에서 보면 의외의 실수가 자주 터진다. 전작에서는 안 썼지만 이번 작에서는 쓰고 싶다. 왜냐면 그게 더 현실에 가까우니까
프로가 무슨 이런 실수를 하지?
이걸 진짜로 했다고……?
대퍼팀의 선례가 생기면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이 소설은 원래부터 주인공이 고통을 받았죠
그리고 주인공이 실력으로 극복합니다
애초에 이 소설 컨셉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