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414화 (41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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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스테이지 -->

역대급의 이변이 터지나?

갑작스레 전세계 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잡는 것도 요행이 깃든 처음 한 번 뿐이다.

─블루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Royal Club이 세 번째 세트의 승기를 잡는다.

라인전 단계부터 게임을 유리하게 풀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승리이긴 했으나.

〈마지막 결사항전이 결코 만만치가 않았죠?〉

〈동의합니다. 만약 퍽스 선수가 우즈를 잡았다면 향후 풀이를 재단할 수 없었을 거에요. 그 정도로 퍽스 선수의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리플레이를 통해 송출된다.

경기의 사활이 걸려있던 바론 한타.

G5로서는 거의 마지막 동아줄과도 같았다.

투웅!

파아아앙-!

그러니까 화끈하게 간다.

구리가스가 배치가 점멸로 이니시를 열었다.

그로 인해 일단 빼도 박도 못하게 한타가 걸렸다.

-저팀은 무슨 상남자 잼할이 다섯 명 있나?

-퍽스만 상남자인 게 아니네

-게임 개재밌게 함ㅋㅋㅋㅋ

한국팬들 입장에서는 저걸 걸어?

잼할도 저 상황에서는 사리겠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화끈했다.

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런데 계란이 의외로 단단하다.

바위에 쩍쩍 금이 갈 뻔했다.

〈퍽스의 자드가 우즈를 퍽퍽퍽! 내려쳐요! 치는데…… 결국 우즈 친위대가 지켜냈습니다.〉

〈글로벌 골드와 코어템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이거는 비빌 뻔했던 것 자체가 대단한 거에요.〉

급박한 한타 와중에 포커싱이 정말 날카로웠다.

그래도 결국 계란은 계란이다.

기초 체력 차이가 너무 난다.

밑그림은 좋았으나 물감이 부족해.

다 칠해지기 전에 진영이 무너져 내린다.

Royal Club이 한타 대승과 함께 바론을 챙기며 최종 승리를 확정 짓는다.

〈Royal Club이 결국 2 대 1로 G5를 상대로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뭐, 사실 당연하긴 했어요. 두 번째 세트가 워낙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사소한 요행이 쌓이고 쌓인 결과였거든요?〉

갬빗 빼고는 칼같이 평가할 줄 아시는 김은준 해설이 총평한다.

G5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기 측면에서 확실히 밀린다.

세 번째 세트의 패배는 필연이었다.

-살짝 아깝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즈쉑ㅋㅋㅋㅋ

-핵폭발을 막았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다행이라고 할 만한 일인지.

채팅창에 ㅋㅋㅋ이 도배되는 이유가 있다.

가장 파란만장했던 C조의 결과가 나온다.

롤드컵을 지켜본 팬들 중 열에 아홉은 동의할 것이다.

동의합니다!

김은준 해설도 외쳤던 롤드컵 C조는 다른 의미로 죽음의 조였다.

조 자체는 분명 무난한데 그 과정이 이변의 이변의 이변의 이변이었으니까.

〈G5가 지긴 했지만 할 건 다 해줬잖아요~? 아, 우리나라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선전을 해줬죠! 한 세트 따낸 게 결코 의미가 없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와 Cloud7에게는 단비와도 같아요.〉

조별 스테이지 C조는 워낙 얽히고설켰다.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이기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최종 결과가 계속 엎치락뒤치락 한다.

경기의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부터 커뮤니티에는 정리글이 올라왔다.

─롤드컵 C조 최종 결과.txt

1위. KTX 롤러코스터 5승 3패

공동 2위. Royal Club, Cloud7 4승 3패

4위. G5 2승 6패

ㅅㄱ잼

└혼돈의 카오스

└이변의 이변의 이변의 이변이었던 거임!

└이걸 누가 어떻게 예상해ㅋㅋ 노스트라다무스도 못하겠네

└돼지쉑 재경기 해야 하누ㅋㅋㅋㅋㅋ

진용준 캐스터의 '할 건 다 해줬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의미를 담은 말이다.

일단 약팀이 강팀을 꺾은 것부터가 뿌듯하다.

만에 하나 이겼어도 어차피 집에 가야 한다.

조별 스테이지의 탈락은 정해진 일이었다.

다만, 가기 전에 한팀을 제대로 엿 먹였다.

예상치 못한 Royal Club의 1패 적립.

그로 인해 C조의 최종 결과가 비틀어졌다.

KTX 롤러코스터 1위, Royal Club과 Cloud7이 공동 2위가 되고 만다.

〈KTX 롤러코스터가 어부지리를 선사할 뻔했는데…… 결과적으로 다시 어부지리를 얻게 된 셈이죠?〉

〈손 안 대고 코 풀면 좋은 거 아닙니까? 아무튼 결과가 좋으면 된 거에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어부지리잼

-중국놈들 대퍼 맛보니까 꼼짝 못해!

-대박꼼

그렇게 아이러니한 과정을 거쳐 C조의 결과가 나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니까 진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다 찍고 돌아왔다.

어찌 됐건 한국, LCK의 두 번째 본선 진출팀이 정해진 셈이니 한국팬들은 기뻐한다.

〈SKY T1과 KTX의 본선 진출이 1위로 확정됐네요. 이러면 최소 두 팀이 8강에서 만나는 경우의 수는 사라진 거라 마음이 놓입니다.〉

〈리프트 라이벌즈와는 당연히 달라서 소위 말하는 동족상잔, 동국상잔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국상잔ㅋㅋㅋ

-같은 나라끼리 만나서 분위기 싸해지는 거임!

-동국상잔은 웃어주면서 왜 국위환향은 까죠?

똑같이 올라가도 순위는 중요하다.

1위로 올라가야지 2위는 가오가 상하잖아.

Royal Club을 제쳤다는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

〈시청자 여러분들, 그럼 저희는 내일 현지 시각 오후 두 시에! 마지막 8일차 조별 스테이지와 C조의 2위 결정전과 함께 보다 풍성하게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용준' 예정ㅋㅋㅋㅋ

-강제 용준ㅋㅋㅋㅋㅋ

-더욱 풍성한 컵라면!

-영국 컵라면 맛있나?

2위 쟁탈전을 치러야만 한다.

승산이 높고 안 높고 이전에 껄끄러운 자리다.

심지어 단판제라서 승리를 100%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러면서도 부담감은 더럽게 높다.

이겨도 영광 하나 따라오지 않는다!

Royal Club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한국팬들은 딱히 알 바가 아니다.

─이 와중에 클끼리 갠방에서 했던 C조 예상.Real

또 틀림ㅋㅋ

└클 펠 레

└The Science!

└근데 이건 맞추는 게 이상한 거지

└C조가 제일 재밌었어ㅋㅋㅋㅋㅋ

롤드컵 조별 스테이지가 마무리되어간다.

* * *

요즘 달래가 하도 깝친다.

그래서 잠깐 시간을 내어 교육적 지도를 해주었다.

"미친놈……, 또라이……, 너무 좋앙."

뭔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숨이 벅찬 모양이다.

숨이 가쁠 때 말을 걸면 짜증나므로 쉬게 둔다.

침대 위에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잠깐 봤다.

「[롤드컵] 만만치 않은 G5 "Royal Club아 3세트 가자!".」

「[롤드컵] G5, '퍽스' 탈리반 3세 맹활약으로 Royal Club에 1:1 동점.」

「[롤드컵 C조] 이변의 소용돌이! KTX 롤러코스터 어부지리로 조 1위 확정각?」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잠깐 핸드폰을 닫았다 다시 켰다.

아직 달래는 숨을 몰아쉬고 있으므로 아닌 듯하다.

'이 새끼들 완전 동네북이 다 됐네.'

물론 우리가 할 소리는 아니긴 하다.

G5한테 똑같이 한 세트 졌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쳐맞거나 하진 않았어.

커뮤니티 반응을 보니 참교육을 당한 듯하다.

결과적으로 이긴 거지 상처만 남았다.

이기고도 이긴 게 아닌 만신창이다.

"야, 일어나."

"응기잇……."

"이상한 소리 내지 말고."

엉덩이를 찰싹 때리자 부들부들 댄다.

왜 이렇게 여운에 잠겨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민심 회복은 타이밍이야.'

아직 현실감이 와 닿지는 않는다.

경기를 봐봐야 아, 저래서 졌구나?

머릿속에서 입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분명 확실하다.

확실하지도 않은데 이 난리가 났을 리는 없지.

우리 KTX 롤러코스터가 C조 1위로 올라가게 됐다.

즉, 본선인 8강에 진출이 정해진 셈이다.

재경기라던지 골치 아픈 일도 사라졌다.

8강 첫 경기가 치러지기까지는 앞으로 약 일주일 남았다.

아직 조별 스테이지가 치러지고 있다.

여러가지 화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여유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해서는 안된다.

* * *

영국 런던 하면 관광의 명소다.

해리포터 테마존, 킹스 크로스, 베이커 스트리트, 빅 벤, 템즈강, 타워 브리지, 런던 아이…….

여러가지 많으 데다 길거리 자체도 모던한 느낌이라 대충 걸어 다니기 만해도 뽕은 뽑는다.

"너 뽕 넣었지?"

"안 넣었요오!"

리야와 둘이 택시를 타고 가는 중이다.

지적하자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엉덩이가 탐스럽게 익었길래 그냥 물어봤다.

마음 같아서는 어떻게든 이유 하나 만들어서 때려보고 싶지만 많이 우울해 하는 거 같아서 그러기가 좀 그렇다.

'많이 답답했을 테지.'

많은 관광 명소를 자랑하는 런던에 왔음에도 불구.

팀 분위기 조성을 위해 리야는 개인 행동을 금지 당했다.

어디 싸돌아다니면 원숭이 엉덩이로 만들어주겠다고 윽박질러 놨다.

참고로 리야는 후보 선수조차 아니다.

롤드컵 멤버는 최대 여섯 명.

달래가 들어갔으므로 자리가 꽉 찼다.

경기할 때만 힐러 겸 스태프로 들어간다.

나머지 시간에는 알아서 자습해라.

방송을 하든, 밥을 먹든, 노가리를 까든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

"심심했단 말이에요."

"그렇구나."

"저, 저…… 영어도 못하는데……, 그래서 밖에 편의점도 못 가는데……, 밥도 겨우겨우 눈치 보면서 식사 시간 맞춰서 식당 내려가서 혼자 먹었어요."

쫑알쫑알쫑알쫑알 떠들어 댄다.

얘도 교육적 지도를 한 번 해줘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지만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내가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긴 한데 공감 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건 아니야.'

유리야가 나름 여자다.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우리 숙소에는 못 있는다.

달래가 묵는 굉장히 비싼 호텔에서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심심해.

말도 안 통해!

궁시렁거리는 걸 들어보니 식사도 애로사항이 많았던 듯하다.

"호텔밥 맛있게 먹었어?"

"맛있어요! 있잖아요 막 음식이 엄청 많아서 골라 먹어요. 골라 먹는데 소스도 엄청 많아서 뭐 집을지 모르겠어요. 식당 크기도 엄청 커서 저 사실은 한 번 길 잃어 가지고 지나가던 직원 언니한테……."

고막 터지겠네 진짜!

무슨 밑도 끝도 없어.

아무튼 맛이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이 잘 지내서 다행이네.

"근데 혼자 먹으면요. 외로워요. 밥맛도 없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맛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그렇게 많이 없어서 질려요."

리야가 시무룩한 얼굴로 전국의 혼밥충을 비판하고 있다.

혼자서 밥을 먹으면 맛이 없다는 아무런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유언비어를 유포한다.

이거 어떻게 감성팔이 잘 하면 논란 키워 가지고 문제의 그 혼밥충 비하 스트리머로 만들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상상에서 끝내겠다.

"니 방송 시청자랑 먹으면 되잖아."

"평소에는 그러는데요. 식당까지 가서 방송하기는 좀 그래요. 막 백인 아저씨랑 흑인 아저씨들이 보는데 어떻게 해요."

리야의 구구절절한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단 한 가지도 쓸 데 없을 듯한 사연을 들어주고 있다.

평소의 나였으면 이렇게 자비심이 깊지 않다.

이게 뭐라 해야 하지.

애완동물을 두고 명절날 친가에 다녀오거나, 여행을 갔다 온 주인의 심정이다.

'바닥에 똥을 질질 발라 놔도 웬만하면 이해해주잖아.'

빨래통 뒤집어엎고, 쓰레기통에 기어 들어가서 뗏국물이 질질 묻어 나와도 이뻐 보인다!

우리 애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그랬겠어~.

잘은 모르겠지만 리야도 분명 고달팠을 것이다.

"처음에 사흘 동안은 그래도 호텔도 넓고, 식당에 먹을 것도 많고, 내일은 뭐 먹을까 고민하면서 밤에 달래 돌아오면 같이 수다 떨다가……."

"아, 닥쳐!!"

"히잉……."

웬만하면 이뻐 보이는데 뗏국물 질질 묻은 입으로 뽀뽀 하거나 하면 확 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벅벅 목욕 시킨다.

목욕시키고 집안을 둘러보면 온갖 깽판을 다 쳐놨지.

아무리 반려견이 이뻐도 참는데 한계가 있다는 소리다.

'다행히 도착했네.'

달래가 리야 좀 신경 써달라고 하길래 친히 데리고 왔다.

달래는 나머지 팀원들과 합류해 이미 도착했다고 한다.

영국 런던의 애비 로드(Abbey Road).

오프게임넷을 통해 이미 한국 팬들에게는 소개가 됐다.

패러디 화보 찍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없다.

민심 회복을 위한 컨셉샷을 찍으려고 한다.

영국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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