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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스테이지 -->
예선전이 끝나고 진짜가 다가왔다.
롤드컵의 조별 리그 본선.
가장 많은 이변이 야기되는 무대다.
「[롤드컵 조별예선] ‘이변 속출’ 중국 잇단 패배…… SKY·KTX는 승리.」
「[롤드컵 2015] 한·중 자존심 대결까지 E-스포츠 열기 '후끈'.」
「[롤드컵] 첫 이변! 오리겐, '백도어'로 중국 2위 WA 격파!」
사실 중국만 빼면 다 기분 좋은 쪽의 이변이다.
조별 리그 1주차에서 중국팀들이 대거 패배를 기록했다.
손 꼽히는 우승 후보였던 Royal Club마저 참패를 면치 못했다.
─중국애들은 현자 타임 오지게 오겠다
어떻게든 한국 잡아보려고 돈을 그냥 때려 박았다는데
비등비등은 커녕 그냥 개박살이 나버렸네
└ㄹㅇ 불쌍한 수준
└놀리면 나쁜놈 되는 거 같아서 못 놀리겠음ㅋㅋ
└응, 어제 게시판 딜 미터기 터졌었어~
└착한 짱깨는?
여러모로 이미지가 안 좋은 나라다.
선입견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짓을 하고 다닌다.
전세계적으로 중국인 하면 아…….
그 뒤에 붙은 말은 굳이 상상하기도 머리 아픈 일이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싸잡아 욕하는 짓은 역으로 개념 없는 행위겠지만 Royal Club과는 악연이 깊다.
아직까지도 해당 사건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업보다.
─근데 Royal Club이 뭔 짓을 해도 털리는 건 필연이었음
담당 일찐이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임
└우즈쉑 찐따였누ㅋㅋㅋㅋ
└담당 일찐 한 명만 있어도 찐따가 기를 못 펴는데 두 명!
└ㄴㄴ 한 명과 한 마리임
└한 마리가 맏따ㅋㅋㅋ
작년 Royal Club을 찍어 누른 레전설의 감동 실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워낙 이슈가 되기도 했고 애초에 롤드컵이다.
롤팬인 이상 당연히 찾아보고, 못 본 사람은 나중에라도 본다.
그에 반해 알파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LPL에 스카웃되어 활동하던 2015년의 초.
알파카 대 우즈는 치열한 라이벌로 회자되었다.
알파카는 글자 그대로 알파카.
우즈는 개, 혹은 돼지라 불린다.
전자는 좋은 의미이고 후자는 나쁜 의미지만 어느 쪽도 동물이다.
두 동물의 혈투는 LPL의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
서로 피지컬을 장기로 삼다 보니 경기 자체가 진국이다.
결국 팀이 조금 더 체계적이었던 알파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겨도 동물, 져도 동물이라면 승리한 동물이 돼야지
장하다 알파카!
└KTX는 알파카 샐러드 추가 안 해주고 뭐하냐ㅋㅋ
└역시 국산 동물
└'그 신수'
└알파카가 우즈보다 엄청 잘하는 것 같진 않던데
두 선수 모두 탑급 기량을 가진 선수다.
그 정도 레벨이 되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 우위라고 재단할 수 없다.
다만 일방적 우위라고 평가될 만한 다른 담당 일찐에 의해 쐐기가 박혔다.
─오늘자 레친놈 반응 속도.Gif
랄라 변이 씹고 다이브 킬
트페 골카 심리전
'그 콤보'
└레친 새끼ㅋㅋㅋㅋㅋ
└와……, 트페도 심리전 넣었던 거구나
└리픈 점멸 스턴이 무슨 준비 동작도 없네ㄷㄷ
레전설이 끠오라와 리픈으로 하드 캐리.
압도적인 기량 차이로 Royal Culb을 찍어 눌렀다.
복수의 칼을 갈아온 우즈는 또다시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현장 직관]패배 직후 우즈 직촬.jpg
초~고열~~ 용광로~~~~~
└우즈 용광로!
└돼지 열 80도ㅋㅋㅋ
└우 즈 체 온 곤 곤 래
└건강이 걱정될 지경이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엄청난 놀림감이 되고 있다.
경기를 지고 나면 눈에 띄게 얼굴이 빨개진다.
이길 때는 안 그러는데 꼭 질 때만 그래.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게 우즈의 특색이다.
분노를 태워서 다음 경기를 위한 에너지로 만든다.
LPL측에서는 아직 조별 리그라며 여론을 진정시키고 있다.
─[롤드컵]현재까지 진행된 각 지역별 승패 상황.Txt
LCK(한국)-2승 0패
LPL(중국)-0승 2패ㅋ
NA LCS(북미)- 1승 1패
EU LCS(유럽)- 2승 0패
LMS(대만·홍콩·마카오)-0승 2패
└ㅋ
└LPL은 그렇다 치고 LMS도 발리네. 얘네 좀 센 팀 있지 않았나?
글쓴이-Flash Wolf가 셌는데 에이스 나가면서 GG
└그 에이스는 Royal Club 가서 공찼다는 소문이……
물론 아직 조별 리그 초반이다.
앞으로의 경기 결과에 따라 뒤바뀔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기세를 보면 적어도 한국은 걱정할 것 없겠지.
팬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GOO Tigers, Flash Wolf전 승리! 리프트 라이벌즈의 아쉬움 만회하나?」
「교수 도도갓…… 8강은 가볍게 가는 편이야~! 인터뷰 이목 모아.」
「LCK가 롤드컵을 제패한다. GOO Tigers, SKY·KTX 이어 조별 리그 승리!」
매년 롤드컵 조별 리그 기간이면 이변이 들끓는다.
우승 후보팀 하나가 억하고 떨어진다거나.
초약팀이 이변의 초석을 다진다거나.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외국팀이 상대다 보니 데이터가 부족해.
그리고 솔직하게 얕보는 것도 사실이다.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전세계 팀들이 이런 방심을 저지른다.
올해에도 당연히 있었고, 앞으로도 아마 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팀은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인다.
─SKT, KTX, GOO Tigers까지 깔끔하네 깔끔해
이번 롤드컵은 편하게 봐도 되겠지?
└작년 롤드컵은 살 떨렸자너~
└레전설 씹새끼!
└우리 편일 때는 든든하니까ㅋㅋㅋ
└선택적 매국노
이번 2015년의 롤드컵.
현재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한국은 대선전이다.
앞으로 국제 무대에 적응이 될수록 경기력이 더 물이 오를 것이다.
방심의 방심을 저지르고 만다.
* * *
조별 리그 본선.
C조의 최대 라이벌 Royal Club을 현저한 차이로 꺾었다.
아직 두 팀이 남아있긴 하지만 웬만하면 변수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팀 분위기도 좋고, 성적도 좋고.'
여러모로 너무 잘되고 있다.
달래도 기대한 수준까지 기량이 부쩍 올랐다.
오히려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단순한 적응 문제다.
불과 사흘 전까지 프랑스에 있었다.
조별 리그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말이다.
그리고 또 얼마 전에는 리프트 라이벌즈 때문에 중국에 갔다.
그런데 지금은 영국의 런던.
솔직히 말해서 너무할 정도의 강행군이다.
3시드로 올라간 인과응보이긴 한데 그래도.
'몸과 마음을 쉬어줄 필요가 있어.'
사실상 8강 진출은 안전하게 확보했다.
팀의 경기력도 안정됐으니 이제는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계속 해외를 다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딱 지치는 순간이 온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안 그런 동물도 있긴 한데.
"후후, 런던의 풀 기대댐미다."
피로를 풀 겸 팀단위 외식을 나왔다.
선글라스를 낀 알파카가 중얼거린다.
'각 나라의 풀을 맛보는데 재미가 들린 모양이야.'
유리야와 마찬가지로 한 마리 키우면 적적하지 않을 친구다.
친구는 아니고 한참 동생이긴 한데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참고로 유리야도 쫄래쫄래 따라오고 있다.
"어디 가요."
"밥."
"맛집 있어요? 맛있어요? 영국은 맛없다던데!"
실없는 질문을 던져온다.
하루하루 먹기 위해 살아가는 리야에게는 중요할지 모른다.
그런데 보통 영국에 처음 온 사람이 영국의 맛집을 꿰고 있진 않겠지?
'이 빡대가리야!'
마음 같아서는 교육적 지도를 해주고 싶다.
안타깝게도 주위에 보는 눈이 많다.
팀원들도 팀원이지만 지나가던 길거리 행인들에 의해 오해 받으면 어떡해.
신사의 나라 영국이기 때문에 나도 신사답게 행동한다.
"흐에엥!"
"닥, 쳐."
신사답게 우산으로 때렸다.
007이라던지 킹스맨이라던지 영화에서 보면 우산으로 싸우잖아.
우산에서 막 총알도 나가고 그래!
내가 총은 군대에서 학을 뗐다.
그래서 종아리만 때찌했다.
'원래 엉덩이가 찰진데.'
엉덩이를 때리면 성추행이라고 안타까운 오해를 살 수가 있다.
그게 다 동양의 미더덕, 애정 표현이란 걸 이해해줄까?
서양 사람들의 윤리관은 다를 수 있어서 참았다.
영국은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온다.
딱 봐도 비가 올 것 같은 꿀꿀한 날씨다.
그래서 들고 다닌 우산을 요긴하게 사용된다.
"언니 때리지 마. 이 나쁜놈아."
"달래야, 나 맞았어. 우산으로 때렸어!"
달래와 리야가 한 팀을 먹었다.
아프면 얼마나 아프다고 징징대.
두 처자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도착했다.
일단 현지인인 롤드컵 관계자분의 추천을 받아서 왔다.
"런던의 풀…… 풀마시 남미다!"
"그럼 풀이 풀맛 나지 고기 맛이 날까?"
식당에 도착하자 혹시 삐끼 아니었는지 아주 잠깐 킹리적 갓심이 든다.
아웃백 같은 곳인데 약간 다운그레이드된 감이 있다.
가장 기대를 했던 알파카도 런던의 풀이 별로란다.
삶은 완두콩과 베이크드 빈즈가 그나마 낫다며 으적으적 씹는다.
베이크드 빈즈는 강낭콩에 토마토 소스를 졸인 형태다.
맛은 케찹콩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채식주의자의 입맛에는 맛있을 수도 있겠네.'
나름 마음에 드는지 자꾸자꾸 추가해서 먹는다.
이빨에 낀 콩껍질을 되새김질까지 하고 있다.
역시 영국 음식은 듣던 대로 그냥 그랬다.
"왜 맛집 아니에요……."
"여기선 이 집이 맛집이야."
"힝, 집에서 배달 시켜 먹는 것보다 별로에요."
집순이가 또 맞고 싶은지 궁시렁궁시렁댄다.
근데 영국 음식이 그럼 그렇지.
대체 뭘 기대했던 거야?
'세계에서 가장 악명이 높잖아.'
가장 음식이 맛이 없는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그 선입견에 비하면 의외로 먹을 만하다.
정말 삐끼가 아니라 제대로 된 곳을 추천해준 걸지도 모른다.
다른 곳은 먹기도 애매한 수준일지 몰라.
실제로 해외 식당들이 다 그렇다.
'내가 최근에 이곳저곳 많이 가봐서 아는데.'
해외 많이 안 가본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음식이다.
외국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맛이 없다.
이탈리아의 전통 스파게티보다 한국 양식점이 웬만하면 더 맛있어.
한국인 입맛을 고려하지 않기도 하고 아무튼 뭐 그렇다.
진짜 맛있는 곳도 있겠지만 그런 곳을 관광객이 어떻게 찾아?
애초에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아웃백 짝퉁 맛있게 먹고 있다.
"그런데 어제 보니까 탑캔치 좋아 보이더라. 아군이 병…… 아니, 실수해도 커버할 수 있어서."
맏따의 입에서 말실수가 조금 튀어나왔다.
병 다음은 아마 그거겠지.
그런데 딱히 말을 고를 필요까지는 없다.
'갖다 던지는 경우가 좀 많은 게 아니니까.'
오히려 반성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식사 도중 경기 피드백 관련이 나왔다.
안 그래도 탑캔치가 좋아 보였는데 연습을 해보겠다고 한다.
"맏따, 맏따!"
"멈미까?"
"따라하지 마심씨오! 나도 하나 이씀미다."
알파카도 번뜩이는 생각이 났나 보다.
좋은 현상이다.
피로를 풀고, 컨디션 관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긴장을 놓아서야 아니된다.
'그래, 우리팀도 발전을 해야지.'
발전 가능성 자체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결승전 징크스.
그런 게 있긴 한데 아직 고민하려면 한참은 남았지.
반대로 말하면 결승전까지는 연승 가도를 밟을 수 있다는 소리다.
너무 얕보고 말았다.
* * *
롤드컵 조별 리그 C조.
가장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이다.
양팀이 치열하거나 스토리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역시 KTX! 슈퍼팀! 북미의 맹주 Cloud7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KTX 롤러코스터의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국내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팬들에게 엄청나게 인기 몰이 중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Royal Club을 찍어 누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현재 북미의 맹주 Cloud7을 압도하고 있다.
클끼리 해설의 조정에 의하면 7.5 대 2.5!
게임을 거진 가져왔다는 의미다.
현재 KTX의 폼을 생각하면 이겼다.
단 한 명도 말리지 않고 성장을 잘했다.
그렇게 유리한 상황에서 일어나버린 미드 한타.
「버거킹!」
Cloud7 쪽에서 반억지로 걸었다.
탈리반 3세가 깃창 점멸로 알파카를 띄운다.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원딜을 자르고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시도 자체는 훌륭했지만 화력이 부족하다.
순삭이 되지 않았고 탈출할 기회가 온다.
점멸로 얇은 벽을 넘기만 하면 되는데.
〈알파카! 알파카! 아니, 왜 갑자기 텔레포트가?!〉
〈제임스 죽으면서 끠오라 대난투 터졌습니다. 이거 난리 났어요. 분위기 싸해지고 있습니다.〉
알파카의 제임스가 1cm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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