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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410화 (41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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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스테이지 -->

약속된 상황이 펼쳐진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리픈이 픽이 되자 Royal Club의 부스 안은 분주해졌다.

밖에서도 그 상황을 알 수 있을 만큼.

실제 직관을 온 팬들에 의해 퍼날라지고 있다.

지금 Royal Club은 코치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고.

─Royal Club 코치들도 좆같긴 하겠다ㅋㅋㅋ

전 세트 참혹하게 털린 상황에서

밴픽 짜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사람 없을 듯

└ㅋㅋㅋㅋㅋㅋ

└극 한 직 업

└밴픽은 문제 없었던 거 같은데……

└그냥 레전설이 너무 잘함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손발이 안 좋으면 한계가 있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

클끼리 해설이 터져버린 미드를 공허하게 바라본다.

〈점멸은 안되는데…….〉

〈그냥 곱게 죽었어야 했죠?〉

〈저는 솔직히 죽은 것까지는 무죄라고 하려고 했거든요.〉

귤플랭크 입장에서도 불가피하다.

천천히 라인을 밀며 다가오는 리픈.

디나이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달콤한 빅 웨이브다.

그런데 갑자기 거미여왕이 나타났다.

유령 벽을 넘어 실뭉치를 적중시켰다.

깜짝 놀란 귤플랭크가 허겁지겁 귤을 삼켰을 때엔.

콰항!

리픈의 3타가 내려쳐진 후였다.

즉시 이어진 스턴과 거미여왕의 풀콤보.

점화가 걸린 시점에서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저 귤 먹는 게 은근히 선딜이 있어서 바로 점멸이 안 써져요.〉

〈카사도 눈치를 채고 있었는지 늑대 치던 거 포기하면서까지 거~의 바로 나타나긴 했지만 세상에서 다이브 제일 잘 치는 거미여왕입니다.〉

게임 시간 4분.

선취점이 이르게 터져버렸다.

그것도 빅 웨이브를 동반한 큰 놈이다.

리플레이 영상이 시청자들과 중계진의 아쉬움을 자아낼 만하다.

-인생 망했네

-갱붐: 내가 저 기분 잘 알아!

-거미여왕이라 다이브가 너무 깔끔하다

물론 LCK 입장에서는 한없이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클끼리도 괜히 안타까워한 게 아니다.

앞으로 귤플랭크의 운명이 어찌 흘러갈지 뻔히 그려진다.

쿠훙!

6레벨을 찍고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점멸 스턴과 함께 궁극기가 발동돼있다.

이후 연계되는 평캔에 처참하게 찢긴다.

─KTX 레전설님이 Royal 사오후님을 처치했습니다!

귤을 먹고 해봤자 순수 딜이 감당이 안된다.

눈 뜨고 코 베이듯 썰려 버린다.

미드 라인이 또다시 터진다.

〈리픈이 선취점을 먹고 검을 세 자루 사왔거든요?〉

〈그러니까 나오는 거죠. 삼도류 도깨비 참수!〉

-궁극기는 108 번뇌하는 봉황임?

-도란검 포함하면 네 자루인데ㅋㅋ

-클끼리 원피스 드립 너무 좋아해!

글자 그대로 참수 당했다.

어떻게 뭐 반항할 여지가 없었다.

김은준 해설이 데이터에 기반한 설명을 잇는다.

〈귤플랭크가 리메이크 전에는 탑으로만 쓰이다가 미드로 옮겼잖아요? 이게 사실 미드가 더 좋아서라기 보다는 도망갔다는 의미가 큽니다.〉

리메이크 직후의 귤플랭크는 연구가 별로 안됐다.

룬특템과 스킬 구조도 초반에 매우 약했다.

탑에서 브루저를 만나면 숨도 못 쉰다.

그래서 연구된 게 미드 귤플랭크.

라인이 짧고, 브루저가 거의 안 온다.

귤 먹으면서 파밍하면 나름 버틸 만하더라?

〈그런데 레전설은 리픈을 미드로도 써요.〉

〈탑에서 도망갔더니 미드에서 마주친 꼴이 됐죠. 코돈빈 선수의 다이브도 워낙 절묘했고 이건 KTX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귤플랭크로 리픈은 답이 없지……

-1렙 최강이던 리멬 전에도 리픈은 못 이겼음

-그땐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나ㅋㅋ

리메이크를 거쳐 좋아지긴 했지만 라인전은 이전보다 약해졌다.

그 약점을 뼈저리게 파고든다.

레전설의 리픈이 또다시 라인을 몰아 슬금슬금 접근하고 있다.

Royal Club도 대비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카사의 랙싸이가 미드 라인을 대놓고 시팅해준다.

프로 레벨에서는 이 정도 했으면 좀 가달라는 그런 신호다.

〈봇듀오도 여차하면 탑캔치가 궁극기를 탈 기세라 안 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선수들에게는 짐작이겠지만 관점의 시점에서는 확실하다.

은근한 윗무빙이라던지.

조금 더 빡세진 라인 푸쉬라던지.

해설진의 지적대로 Royal Club은 미드 라인을 봐주고 있다.

─KTX 달래님이 Royal 랫미님을 처치했습니다!

그래서 KTX는 다른 쪽에 갔다.

탑라인에서 다이브가 이루어진다.

귤플랭크가 일단 궁극기 지원은 했지만.

〈거미여왕이 한 턴 버텨주면서 줄타기 하면…… 잡았죠.〉

〈달래갓! 쇈의 약점을 사정 없이 찔렀습니다.〉

-외쳐 달래갓!

-EE!

-EE는 뭐야?

아이템을 단단하게 두른 쇈이다.

아무리 거미여왕의 다이브가 좋아도 쉽지 않았다.

달래의 끠오라 약점을 잘 터트렸으며 다른 한 가지.

〈쇈이 원래 끠오라를 상대로 초반에는 리드를 해줘야 하는 픽인데…….〉

〈달래 선수가 잘하기도 했고, 애초에 좀 쫄아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더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어요.〉

사람이 하는 게임인 이상 멘탈적인 요인은 크다.

선수는 달라졌어도 똑같은 끠오라다.

전 세트의 악몽이 떠오른다.

초반이 약한 끠오라가 프리 파밍.

티아매트까지 너무 무난하게 갖춰졌다.

다이브로 킬까지 먹었다는 건 의미가 크다.

〈미드 라인 주도권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태에서 사이드 라인까지 무너졌습니다. KTX의 스노우볼을 막을 근거가 Royal Club에게는 희박해요.〉

김은준 해설이 게임의 구도를 짚는다.

Royal Club은 미드와 원딜이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5분, 10분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한참은.

그런데 KTX 롤러코스터는 이미 강하다.

스노우볼을 굴리기에 최적의 조합이다.

하지만 Royal Club도 아직 모든 걸 보여준 건 아니다.

꾸웨에에엑-!

기괴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랙싸이가 궁극기를 발동했다는 신호.

그 위치는 봇라인이다.

─Royal 우즈님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KTX 맏따 님이 Royal 카사님을 처치했습니다!

카사가 몸을 대고 다이브를 시도했다.

우즈의 핑크스가 더블 킬을 먹었다.

그 과정에서 희생이 있긴 했으나.

〈랙싸이가 몸을 대고 우격다짐으로 잡네요. 약간 아쉬운데요 KTX?〉

〈카사가 미드에 보였기 때문에 아예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거는 카사 선수가 승부수를 잘 던졌다고 봐야겠죠.〉

포탑까지 밀며 글로벌 골드 차이를 다소 좁힌다.

우즈가 킬을 먹었다는 것도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좋아요, 좋습니다. Royal Club도 후반 가면 파괴력이 있는 조합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여지가 생길 수 있어요.〉

-좋아요, 좋습니다 : 곧 나빠질 것

-후반 가면 파괴력이~ : 후반 못 감

-클끼리 언어는 척하면 착이지!

-응, 바로 나오죠?

가뭄의 단비가 가뭄을 해결해주는 건 아니었다.

* * *

Royal Club은 필사적이다.

지난 리프트 라이벌즈와는 상황이 다르다.

롤드컵을 위해 엄청난 액수의 금액을 투자했다.

물론 이는 장기적인 안목이다.

롤드컵 롤드컵이지만 이후로도 팀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는다.

LPL 하면 Royal Club!

이미지를 확고히 박아버리기 위함이다.

'그런데 대체 왜…….'

완벽한 팀에, 우수한 코치진.

우즈 자신도 롤드컵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조별 리그에서 KTX와 레전설을 찍어 누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Royal 카사(랙싸이)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Royal 랫미(쇈)님이 지원 요청을 보냄!

여기저기서 핑이 난무한다.

상대가 아군 정글의 시야를 장악하며 압박해온다.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해 최대한 틀어 막고 있기는 하다.

"나 다이브 당할 거 같은데 봐주거나, 2차 내줘야 돼."

"내가 갈게. 궁 있으니까."

불행 중 다행인 건 이전 세트와 다르다.

끠오라가 아예 손도 쓸 수 없을 정도의 괴물은 아니다.

가만히 두면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처럼 위태위태할 뿐이다.

랙싸이의 커버로 시간을 벌고 있다.

상대는 바론을 주도적으로 치지 못한다.

우즈는 Royal Club의 코치진을 통해 상대의 약점을 전해 들었다.

〈상대는 웬만하면 바론을 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친다고 해도 높은 확률로 스틸할 수 있다. 코돈빈은 바론 강타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다.〉

흔하지는 않아도 있을 수 있는 케이스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존재한다.

강타를 못 쓰기로 유명한 선수들이.

'아무리 그래도 귤플랭크의 궁극기에 스틸 당했다는 건 비약이 심했던 것 같지만.'

그만한 수준이라는 비유일 것이다.

첫 세트 패배 때문에 코치진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났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외의 방법이 없다.

바론을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내주는 순간 경기는 급속도로 무너진다.

반대로 지키려고 너무 욕심을 내다가는 본말전도.

상대의 이니시에 쓸려 나가며 경기가 끝난다.

그만큼 바론의 고삐를 쥐고 있다는 건 위협적이다.

적 정글이 트라우마 때문에 시도를 못한다면 반가운 일이다.

"휴…… 쳤으면 먹혔을 상황인데 다행이다."

"정말인가 봐. 바론 안 친다는 전제 하면 시간을 좀 더 끌 수 있겠는데?"

Royal Club은 여러모로 엉망진창인 상태다.

미드는 망했고, 탑은 압박 당하고, 원딜도 아직 더 커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 게임은 끝난 게 아니고 조합의 특색도 살아있다.

'3코어까지만 어떻게든 갖추면 이긴다.'

상대 조합은 하드 탱커가 없다.

전부 딜탱형 브루저 챔피언이다.

프리딜 구도만 나오면 자신이 혼자 다 때려잡을 수 있다.

우즈가 가진 실력을 생각한다면 결코 자만이라 볼 수 없다.

한 가지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시간을 준 게 아니다.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 * *

경기는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오자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

쿠훙!

대놓고 들어가는 정면 돌파.

적 미드 2차 포탑 안으로 뛰어든다.

레전설의 리픈이 어느샌가 이동했다.

당해본 프로 선수들의 피셜에 의하면 눈 뜨고 코 베이는 듯하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생각도 못한 속도로 훅 치고 들어온다.

중체원 우즈도 예외가 아니었다.

─KTX 레전설님이 Royal 밍첸님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잡지 못했다.

밍첸의 탑캔치가 슈퍼 세이브.

핑크스를 먹어서 살려낼 수 있었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맏따의 쓰렉귀가 당기고, 레전설이 요리한다.

후방에서 지원되는 딜량도 양측이 비교가 안된다.

〈화력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탑캔치가 녹았어요! 실드도 못 쓰고!〉

Royal Club도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귤플랭크의 궁극기를 동반한 광역딜.

나름 제대로 들어가며 위력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어디까지나 그래픽에 의한 연출이다.

실상은 소나기에 옷 젖은 수준이었다.

핑크스가 점멸로 억제 포탑까지 도망가며 카이팅을 했지만.

─더블 킬!

KTX 레전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거의 반억지로 쫓아간 레전설에게 잡히고 만다.

잡고 나서 특유의 실드로 유유히 살아나간다.

참사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KTX 달래님이 Royal 랫미님을 처치했습니다!

핑크스에게 궁을 탔던 쇈.

하지만 핑크스는 그냥 녹아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끠오라에게 약점이 썰리고 있다.

궁극기가 강제로 취소됐을 때는 사실상 시체나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쇈은 무죄에요. 저 상황에서는 일단 궁극기 타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

-역시 국쇈변호사ㅋㅋㅋ

-???: 이의 있소!

-그래서 이즈한테 일단 궁 쓴 거야……?

-현역 시절이었으면 죽여 이 간나 새끼!

클끼리 해설이 변호해주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변하는 건 하나도 없다.

Royal Club은 미드와 탑이 동시에 뚫렸다.

홀로 목숨을 부지한 귤플랭크만이 어찌할 줄 모르며 우물로 도망간다.

경기가 아직 20분 초반 대.

부활이 빨라서 끝나지는 않겠지만 그 뿐이다.

2억제탑을 부수고 바론을 향하는 KTX 롤러코스터를 막을 수가 없다.

〈우즈 선수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평가를 받는 선수인데 레전설 선수와 겨룰 때면 항상 결말이 씁쓸한 듯한 건 기분 탓이 아니겠죠?〉

〈동의합니다. 참고로 알파카 선수도 LPL에 있을 때 우즈 선수에게 상대 전적이 크게 앞서서…….〉

해외 대회를 챙겨보는 김은준 해설이기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러모로 Royal Club의 천적과도 존재.

KTX 롤러코스터가 압승을 거둔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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