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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스테이지 -->
롤드컵 시즌이다.
그리고 조별 리그다.
정말 여러팀들, 가지각색의 구도로 맞붙는다.
다양한 화제가 싹틀 수밖에 없다.
이팀이 졌고, 저팀은 이겼고, 승산은 어떻고 기타 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이목을 모으는 경기는 다름이 아니다.
「Welcome to the wild, no heroes and villains…….」
웸블리 아레나가 웅성거린다.
경기 시작에 앞서 영상이 틀어진다.
이번 2015년도 롤드컵 공식 뮤비다.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
-ㅋㅋㅋㅋ레전설
-근데 ㄹㅇ 잘 만들긴 함
대충 봐도 잘 만든 뮤비다.
레전설이 다 때려 부수고 다닌다.
전투씬의 장면에서는 관중석 여기저기서 오오~ 함성이 터져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게 알고 보면 더 재밌다고 하죠?〉
클끼리 해설이 어디선가 들은 듯한 잡지식을 늘여 놓는다.
실제로 커뮤니티에서 반짝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냥 볼 땐 몰랐는데 이런 속뜻이 있었구나.
틀어진 뮤비에서 주인공이 등장한다.
바닥에는 챔피언들의 무기가 가득 떨어져 있다.
주위에 꽂아진 깃발들은 당시 참가팀들의 것이다.
주인공은 바닥에 떨어진 무기들을 뽑아 들고 여정을 떠난다
노래의 제목인 Rise on, 오르다라는 뜻에 걸맞게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래서 노래 제목이……
-올, 대충 볼 때는 몰랐는데
-저거 하나하나 의미 있어서 소름 돋음
토이치TV는 8강에서 KTX 롤러코스터 B팀과 맞붙었다.
당시 상대팀의 에이스는 까메오.
그 까메오는 노텀을 즐겨 썼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주인공은 고립된다.
당황한 찰나의 틈에 등 뒤에서 덮친다.
얼핏 노텀의 칼에 스치는 듯 보였으나.
-와, 이때 부시안 개쩔었지
-까메오 개뚜들겨맞네ㅋㅋㅋㅋ
-영상 속에서 두 번 죽여버리기~
한 끗 차이로 피하며 양손에서 권총을 꺼내 든다.
거리를 벌리며 무자비한 사격을 쏟아붓는다.
까메오의 노텀은 마지막 일격을 시도했다.
샤라라락-!
눈앞에서 정조준 일격을 맞고 빛으로 화한다.
그렇게 주위의 어둠이 가신다.
주인공은 다시 여정을 떠난다.
4강 상대였던 Royal Club.
팀의 에이스인 우즈가 가로막는다.
마찬가지로 시그니처 픽인 배인으로 분장해있다.
-배인 3팬댄인가? 공속 개빠르네
-한 대도 못 맞힘ㅋㅋㅋ
-이때 중국놈들 개얼탔는데ㅋㅋㅋ
-악당 출현 BAAAM!!
단 한 방의 화살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토이치TV의 깔끔한 전승을 의미한다.
맞히지 못한 채 거리를 내주자 주춤해버린 우즈.
주인공의 눈을 마주 보자 몸이 굳어버린다.
이는 3세트에서 픽한 카시오가피의 궁극기다.
우즈는 딱히 궁극기 스턴을 당하진 않았지만 연출이다.
우즈를 꺾고, 빙하길을 넘어 도착한 곳은 용암 동굴.
동굴과 용암은 앞으로 겪을 고난을 상징한다.
그 안에 발을 디디자마자 한 방 거세게 얻어 맞는다.
-아, 저게 저래서……
-1세트 지고 시작했었지
-쓰렉귀 맏따임?
-응, 지금 같은 팀이야~
쓰렉귀가 던진 사슬에 발목이 묶이면 내동댕이쳐진다.
삼선 레드의 에이스 맏따.
본인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쓰렉귀가 되어 나타났다.
주인공이 달려들지만 땅이 꺼지고, 천장이 무너진다.
맏따의 손에서 날아간 푸른 표창에 찰과상을 입는다.
푸른 표창은 삼선 블루의 에이스 다대기의 것으로 형제팀의 의지를 이어 받았음을 의미한다.
-다대기의 자드?
-쓰렉귀가 붉은 건 태극, 한국을 뜻하는 거겠지?
-딱 그거까진 예상했는데
-레전설 씹새끼
나름대로 아무튼 의미가 많다.
영상의 표현자가 심혈을 기울였다.
끝내 주인공과 쓰렉귀의 무기가 충돌하며 대폭발을 일으킨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승자는 주인공.
들고 있던 검을 내려 꽂으며 벅찬 함성을 내지른다.
그것으로 뮤비의 내용은 끝이 났지만.
〈아이러니한 건 마지막에 싸운 두 선수가 지금은 같은 팀에 속하게 됐죠.〉
〈인생이라는 게 한 치 앞을 모르는 거 아닙니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될 수도 있는 거에요!〉
진용준 캐스터의 외침대로 그렇게 됐다.
KTX 롤러코스터 소속으로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롤드컵에 나왔다.
아이러니한 일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와아아아아아-!
조별 리그 본선이 열리는 런던 웸블리 아레나.
한 팀의 등장과 함께 환호성이 쏟아져 나온다.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평소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방금 전 뮤비에서 4강 상대였죠. Royal Club!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명실상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이다.
전력 면에서 가장 강한 팀이기도 하다.
수많은 중국팬들이 영국 런던까지 찾아온 이유다.
당시처럼 현장팬 대부분이 중국팬이지는 않다.
아무리 중국팬들이 극성이라도 아직 조별 리그다.
악당 출현 BAAAM!! 할 필요성도 이제는 사라졌다.
〈KTX 롤러코스터의 선수들이 등장합니다.〉
〈역시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선수답게 팬들의 환호가 대단하네요.〉
1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서양권은 물론 중국에서도 날뛰었다.
수많은 중국팬들이 레전설의 등장을 환호한다.
하지만 경의를 담은 환호와는 별개로 국제 대회다.
국가 대항전을 유난히 민감해 하는 중국이다.
Royal Club은 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 *
중국에서 Royacl Club이 가지는 위상은 대단하다.
2013년 이후 명실상부 중국 최고의 팀이다.
잠깐 주춤거렸을 때도 있으나 언제 그랬냐는 듯 회복했다.
안 그래도 높았던 팬들의 기대치.
리프트 라이벌즈를 계기로 폭발했다.
그도 그럴게 SKY T1을 꺾고 우승하지 않았는가?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중국은 이미 세계 최강.」
「Royal Club, 강적과의 결착. SKY T1을 넘어서다!」
「어째서 전세계는 LPL을 최강이라 칭송하는가?」
당시 중국의 언론은 난리도 아니었다.
국가 규모로 E-스포츠를 밀어주고 있는 만큼 비단 게임계에 한정할 이야기가 아니다.
자랑스러운 중국, 전세계가 우러러보다!
대충 봐도 과도한 느낌이지만 중국에서는 평범하다.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 굳게 믿고 있는 만큼 국제 대회의 우승이 한층 더 달갑다.
물론 영광뿐인 우승은 아니었다.
그 사실 자체는 중국팬들도 인지한다.
KTX 롤러코스터에 완패하는 등 추한 모습도 보이긴 했으나.
「완성된 Royal Club에게 적은 없다!」
거의 표어 수준으로 밀고 있는 말이다.
리프트 라이벌즈 당시에는 완벽하지 않았다.
다시 붙는다면 자신들이 절대 질 리가 없다.
일련의 자신감은 그럴 듯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
롤드컵을 앞두고 불과 1개월.
Royal Club은 이례적인 수준의 개혁을 감행했다.
[인기 댓글]- 카사를 영입한 건 최고의 선택이야! 안정적으로 우즈를 받쳐줄 테니까
[인기 댓글]- 최고의 중국을 보여주는 팀. 난 응원한다
[인기 댓글]-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키운다. 지금의 Royal Club을 막을 팀이 있을까?
팀의 전력을 크게 강화시켰다.
기존에 기량이 부족하던 선수나, 코치진은 과감히 목을 잘랐다.
지나친 조치라는 비판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여론은 호의적이다.
Royal Club이 강해져야 한다.
중국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줄 팀은 이팀 뿐이다!
중국팬들은 굳게 믿고 있고, 이번 롤드컵에 대한 관심은 역대급이다.
〈대다수의 팬분들이 Royal Club을 믿고 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팬분들도 있죠?〉
중국측에서 나온 롤드컵 중계진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각 지역 별로 대표 방송사들이 자리에 나왔다.
현장에 나온 LPL의 중계진들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짚는다.
〈얼마 전 리프트 라이벌즈 때와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나요?〉
〈많은 부분이 달라졌죠. 봇라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갈아 엎었다고 봐도 과언이…….〉
캐스터의 물음에 제유안 해설이 답한다.
LCK로 따지면 클끼리와 포지션이 겹친다.
그만큼 유능하고, 전반적인 게임 지식이 훌륭하다.
-선수들이 모두 중국인이라서 더 마음에 들어!
-순혈팀이라서 호감이 가지
-한국인 있는 팀들 너무 싫어!
1억 명을 넘어가는 시청자들이 중계 플랫폼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믿어지진 않지만 중국에서 잡은 통계에 의하면 그러하다.
채팅으로 오가는 이야기는 현재 Royal Club의 인기몰이가 배가 된 이유다.
본래 미드를 맡고 있던 궆.
한국인 용병으로 뛰어난 활약을 해왔다.
갑작스런 허리 부상 이후 불가피하게 기량이 하락하게 됐다.
그러자 Royal Club은 궆을 팀에서 내쫓았다.
그리고 Gamtee라는 팀에서 탑과 미드를 빼왔다.
중국 내 최고 기량으로 평가 받던 사오후와 랫미를 팀에 받아들였다.
〈두 선수 모두 최고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감이 극히 뛰어납니다.〉
〈안정감! 그렇다면 우즈의 캐리를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겠군요?〉
캐스터가 유추한 대답 대로다.
Royal Club의 부정할 수 없는 에이스.
우즈가 보다 활약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가장 틱틱대던, 말이 많던 정글도 예외는 아니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마라샹궈도 숙청을 당하겠구나.
그런 이야기가 나돌았으나 추가 선수 영입에서 그쳤다.
-카사의 기용은 정말 신의 한 수야
-마라샹궈는 오로지 공격밖에 모르니까哈哈
-훨씬 잘하더라고. 마라샹궈 따위 이제 몰라!
-Royal Club 구단주가 롤드컵 우승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지
중국 내 여론이 Royal Club에게 호의적인 것도 당연한 결과다.
엄청난 투자, 그리고 팬들의 여론도 의식한다.
인기가 없을 수가 없다.
더욱이 이는 단순히 기존 선수에 대한 복지나 예우만이 아니다.
〈아하! 마라샹궈와 카사 선수의 기용에 따라 팀의 색깔이 바뀔 수 있겠네요?〉
〈극공의 색깔을 가진 마라샹궈, 안정적인 성향의 카사. 중국 최고의 정글러인 두 선수가 Royal Club을 더욱 무섭게 만들어줄 겁니다.〉
카사는 본래 Flash Wolf에 속해있던 선수다.
불과 1개월 전까지만 해도 분명 그러했다.
Royal Club의 거의 반억지로 빼와 버렸다.
친정팀인 Flash Wolf에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본인에게도 후한 대우와 연봉을 약속해 꼬드겼다.
그렇다면 적어도 순혈팀이라는 표식어는 빼야겠으나.
-아직도 그런 걸로 싸워? 대만섬은 중국 거야
-LMS는 LPL의 2군 같은 곳이지
-인정 안 하는 대만 지역 놈들이 가끔 있더라고
중국은 대만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만 또한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이를 굳게 믿고 있다.
때문에 대만인들이 중국에서 활동을 할 때.
문제시되는 발언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중국인으로 본다.
Royal Club을 밀어주는 분위기에 힘입어 완전히 자리 잡았다.
〈첫 번째 세트는 카사! 바로 엊그제 Cloud7을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잖아요?〉
〈하하, 마라샹궈가 나올 기회도 없을 정도로 말이죠.〉
동시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최초의 공식 경기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하는 걸?
앞으로 마라샹궈가 나올 기회가 없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와아아아아-!
당시 카사가 Cloud7을 혼찌검 낸 픽이다.
리심이 락인되자 관중석의 환호가 대단하다.
뇌리에 찰싹 달라붙은 슈퍼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최근 리심의 티어가 내려간 감은 있지만 카사 선수의 리심은 다릅니다.〉
〈오히려 카사 선수가 개인 기량을 발휘하기에 리심은 최고의 픽이라고 할 수 있죠~.〉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이다.
두 가지 상반된 플레이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정글러다.
Royal Club의 팬들이 카사의 영입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바뀐 탑과 미드도 이에 준한다.
리프트 라이벌즈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강해졌다.
그러면서도 안정감이라는 색깔까지 더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완성된 Royal Club에게 적은 없다.
일련의 밈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방증한다.
글자 그대로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키워왔다.
-아무리 레전설이라도 지금의 Royal Club은 못 이겨
-리프트 라이벌즈에 이어 롤드컵도 위대한 중국의 우승이야!
-투자 액수의 단위부터가 소국과는 다르거든~
-이것이 바로 중화인민공화국 힘이다??
중국측에서 자신만만할 만도 하다.
한 가지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선수가 바뀐 건 Royal Club만이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마나의 주인님//외전은 완결이 나야 알겠지만 바로는 안 쓸 거 같아요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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