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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승 준우승 -->
수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LCK, 한국 팬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이다.
리프트 라이벌즈 결승전 마지막 5세트의 경기.
한국에서는 SKY T1이 출전했다.
중국에서는 Royal Club이 나왔다.
대부분 팬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 세트에 이겼던 KTX 롤러코스터가 나오는 게 낫지 않냐?
그런 이야기도 있었지만 서로 꿍꿍이를 모른다.
다른 팀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연속 출전은 부담이 된다.
무엇보다 SKY T1.
명실상부 2015년의 패자다.
스프링 시즌, 섬머 시즌 연속 우승팀이다.
발언권 측면에서 가장 강하다고 보는 게 합당한 추론이다.
〈LCK의 네 감독들이 고민 끝에 결정한 거에요.〉
〈KTX 롤러코스터, SKY T1! 어느 쪽도 한국 최고의 팀들 아닙니까~?〉
진용준 캐스터의 외침대로 둘 다 잘한다.
누가 나와도 이길 듯한 그림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SKY T1도 선전 좀 하자.
경기 시작 초만 해도 수많은 팬들이 환호했다.
이제 와서 하는 소리긴 한데 슬슬 후회가 돼.
KTX가 나오는 게 낫지 않았을까?
터억! 퍼엉!
테이커의 르풀랑.
대명사화 되어버린 명물이다.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곡예는 언제 보아도 일품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르풀랑이 던진 두 개의 표식과 사슬.
리심에게 정통으로 그어졌다.
〈하…… 근데 이게 결국 막히거든요?〉
〈궆 선수의 모르피나가 르풀랑의 스킬 매커니즘을 완벽하게 카운터 치고 있습니다.〉
테이커에게 절대 르풀랑을 내어주면 안돼!
SKY T1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이 입을 모으는 소리다.
Royal Club은 다른 방비를 우선시한 나머지 소홀했다.
르풀랑이 픽되자 커뮤니티들은 터질 듯이 날뛰었다.
밴픽은 얼핏 이긴 듯한 기세였다.
그런데 정작 게임에 들어가자.
-블랙 실드에 다 막혀버리네
-르풀랑이 할 게 없음 ㅠ.ㅠ
-역시 인간 상성……
-저건 그냥 조합 카운터지!
Royal Club의 미드라이너 궆이 꺼낸 모르피나.
챔피언 자체가 캐리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
전형적인 1인분 특화형 미드라이너다.
하지만 현재 경기에서는 존재감이 남다르다.
하나, 르풀랑을 상대로 불과 마그마급 상하 관계다.
둘, 그냥 궆이 잘한다.
철컥-!
모르피나는 속박에서 시작해 속박에서 끝난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속박 의존도가 높다.
그 속박을 적재적소에 너무 잘 맞힌다.
─Royal 우즈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이를 쓸어담을 든든한 딜러도 존재한다.
우즈의 치비르가 전 세트의 한을 푼다.
엄청난 기세로 프리딜을 욱여넣는다.
와아아아아아아-!
경기장 수만 관중들.
가히 대륙 다운 스케일이다.
단순한 소음에 의해 경기장이 흔들린다.
비유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일이다.
5만 명의 군중이 한 자리에 모인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요동 친다.
〈모든 것이 모르피나의 속박으로부터 시작돼요. 그러면서 상대의 역공세는 블랙 실드로 빈틈없이 대처합니다.〉
경기의 한 줄 요약이다.
클끼리 해설이 한 말대로다.
물론 아직 진행되고 있고, 경기가 끝난 건 아니지만.
-답이 안 보인다
-주님이 너무 잘해;
-이러다 진짜 지는 거 아님?
-뭔 진짜야 이미 져있는데ㅋㅋㅋ
불리해도 풀리는 게임이 있고 안 풀리는 게임이 있다.
밴픽에서부터 이미 조합을 카운터 당했다.
과정까지 썩 유리하게 풀지 못했다.
설마가 현실이 되고 만다.
SKY T1이 가진 유일한 희망.
테이커의 르풀랑이 잡히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테이커가 안이했거나 실수를 한 건 아니었는데…….〉
〈아찔한 외줄타기도 반복되면 결국 눈에 익어요. 나무카이가 점멸 속박! 우즈의 과감한 앞점멸! 퍽퍽! 때리면 딜러인 르풀랑은 터지죠.〉
불리한 경기를 풀기 위한 유일한 변수였다.
테이커가 적을 암살하는 것.
하지만 상대도 계속 당해주지만은 않는다.
결국 한 번 걸렸고, 그 한 번이 치명타다.
바론과 함께 억제탑이 줄줄이 깨진다.
Royal Club이 SKY T1을 상대로 승리한다.
우즈! 우즈! 우즈! 우즈! 우즈!
인성 논란이 이는 것도 맞고.
까가 매우 많은 선수인 것도 틀리지 않다.
그럼에도 역시 중체원이라 불릴 만큼 실력과 명성을 지녔다.
수만 관중들의 환호가 이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중국인들에게는 특히나 그 의미가 깊다.
드디어 저 얄미운 한국을 꺾었구나.
〈워낙 무대가 LPL 선수들의 홈그라운드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어려운 경기가 예고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싸웠다고 봅니다. 밴픽이 약간 아쉬운 측면도 있긴 했는데…….〉
충격적인 패배다.
그 이유에 대해 왈가왈부가 오간다.
김은준 해설이 괜히 짚고 넘어가는 게 아니다.
밴픽에서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보다 신중하게 대처했다면 좋았을 텐데.
오만했다는 팬들의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승패를 가른 건 결국 '절실함'임
Royal Club은 지들이 가진 카드 다 꺼냈고
SKY T1은 그냥 대충 해도 지지는 않겠지ㅋㅋ
└평소 밴픽이랑 똑같이 간 게 패인이지
└Royal Club은 조합부터가 맞춤형이었음
└근데 뭐 그냥 궆이랑 우즈가 잘해……
└돼지쉑 몸놀림 날렵하긴 하더라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만약 이겼으면 승산이 높은 조합을 골랐다.
그러한 해석이 붙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졌다.
심지어 결승전 마지막 세트였다.
비난과 논란이 커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 아깝네♣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볼까?◆
여유롭게 쓰러트릴 수 있는 수준을 말야♥
추구하는 것은, 확실한 승리…!
「최강」인 이유!!
└LC게이들 상대로 승점 따낸 거였자너~
└중국팀 만나니까 바로 밑천 드러남
└허세킹 슼소카ㅋㅋㅋㅋㅋ
└빼애애애액! 상대팀이 버그 쓴 거거든요?
경기를 진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
밴픽의 미숙.
지나쳤던 과신.
예상치 못한 상대의 조합.
어느 것이든 패배에 변명을 다는 것은 추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추론도 나오고 있다.
Royal Club측에서 버그를 악용했다!
화두가 나오자 커뮤니티들은 잠깐 불타올랐다.
─[관계자피셜]모르피나 스펠 실드 버그가 있었다!
모르피나 스펠 실드를 사용하면 르블랑의 첫 표식 폭발 데미지가 무효화 되는 버그가 있었음
Royal Club은 그 버그를 알고 있었고 SKT에게 르블랑을 풀어준 거임ㄷㄷ
└하여간 짱깨 새끼들 존나 더럽게 플레이하네 시발
└근데 저래도 됨? 프로 경기에서 버그를 이용하는 게??
└와…… 이거 사실이면 진짜 ㅅㅂ
└ㄹㅇ 버그 사용했던 거면 개쓰레기이긴 한데 궆 속박 적중률이 진짜 역대급이였어
마지막 5세트.
Royal Club의 밴픽과 조합은 의도적이었다.
테이커가 르풀랑을 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줬다.
아니나 다를까 SKY T1은 꺼내 들었다.
이것이 SKY T1의 밴픽이 너무 안이했다.
비난 받는 이유였지만 한 가지 속사정이 더해진다.
르풀랑을 카운터치기 위해 꺼내든 궆의 모르피나.
알고 보니 버그가 있었다고 하더라?
관계자가 이야기했다고 하니 나름 신빙성이 있다.
─궆 모르피나 표식 버그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모르피나 실드에 표식이 들어가지 않는 버그는 있었지만
패치 버전이 달랐기 때문에 대회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네요ㅎㅎ
└의심했던 새끼들 진짜 다 나가 뒤져야 된다
└앙 마녀사냥띠!
└아무리 중국이 싫어도 이번 건 좀 심했어……
└궆 선수 비웃어서 미안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은 해명됐다.
명확한 증거 영상이 있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일련의 소동은 한 가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만큼 충격이 크다.
LCK가 LPL에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뻔한 루머에 휘말릴 정도로 팬들의 정신은 갈라질 듯 혼미하다.
─사실 황금수염은 인격이 두 개임
빛의 인격 황금수염과 어둠의 인격 검은수염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똥 싼 건 후자인 검은수염이야
└ㅇㄱㄹㅇ임 내가 봄
└어쩐지 면도가 어설프더라니……
└진짜 봇 차이가 너무 크긴 했다
└애초에 봇이 반반 갔으면 센빠이가 똥꼬쇼 안 해도 됐지!
한국 최강이라 불리는 팀이다.
팬들의 충격은 이만저만 하지 않다.
특히 봇라인의 부실함이 크게 지적 받는다.
상체는 테이커, 뱅기, 왕린 드림팀인데.
하체는 검은수염&우르프 급이 딸리잖아?
이럴 거면 아예 새로운 멤버를 보충하던가.
─???: SKY0010101001111001
00100001AD10101000Carry001010100011
└아니 씨발 미친놈이신가ㅋㅋㅋㅋㅋㅋ
└아, 혹시 그 웃음임?
└ㅋㅋㅋㅋㅋ이러면 4인 체제 가능하잖어
└4인 1봇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런 건 비전문가들이 마음대로 따질 게 아니다.
선수들의 활약상은 단순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딜량 그래프나 KDA로 구별해서는 안된다.
─애초에 왕린 그 새끼가 뱅기만 적당히 불렀어도
봇라인이 그렇게 터질 이유가 없었을 걸?
└???: 그거 먹고 탑 와^^
└왕 선 실 세
└잘 커놓고 존재감 솔찌 없었음
└어휴, 커피만 마는 게 아니라 게임까지 마네
사실 단판제는 강팀 약팀을 논하기에 무리가 있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밴픽 말리고, 인게임 말리면 진다.
그 한판이 하필 에이스 결정전이다 보니 팬들의 아쉬움이 사무친다.
「리프트 라이벌즈 중국 우승. Royal Club, 테이커 잡아내며 SKY T1 무너뜨려.」
「Royal Club, 에이스 결정전 격전 끝에 승리. 중국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오만했던 패배자, 절박했던 승리자……. 자존심 구긴 LCK.」
이런저런 기사들이 나돌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아무리 큰 대회는 아니라고 한들.
최근 국제 대회 성적이 미묘하던 LCK다.
더군다나 SKY T1이 무너진 건 타격이 크다.
리프트 라이벌즈 화제가 오래 지속될 만도 하다.
하지만 경기를 이긴 측의 사정도 딱히 좋지만은 않았다.
* * *
리프트 라이벌즈를 승리한 Royal Club.
현재 중국에서는 여론이 극에 다르듯 뜨겁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유난한 경쟁 심리를 불태운다.
굳이 따지면 한·일전 느낌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집착이 강하다.
왜냐!
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일본한테 지면 변명 거리라도 있다.
자금력도 딸리고, 인구도 적고, 투자 시간도 적은 등 한 마디로 환경이 열악하다.
솔직히 말해서 이기는 게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중국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선다.
그럼에도 지니까 미치고 팔딱 뛰는 거다.
한·중전을 지면 모든 국민들이 부들부들 부들부들!
진동의 주파수가 고주파에 해당한다.
만약 리프트 라이벌즈를 졌다면, 그것도 Royal Club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면?
얼마나 한 파동이 일어났을지 생각하는 것조차 두렵다.
다행히 이겼지만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허억…… 허억……."
우즈는 최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악몽의 내용은 극히 평범하다.
결승전의 상대가 바뀌었다.
SKY T1이 아닌 KTX 롤러코스터가 출전.
그리고 레전설에게…….
레전설에게…….
'젠장!'
침대를 주먹으로 내리쳐봤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매트리스의 쿠션감을 확인한 우즈는 고민에 잠겼다.
4세트에서 패배했지만 5세트에서 만회했다.
구단주도 만족하고 있고, 여론 또한 지극히 호의적이다.
이 모든 것이 지는 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동안 잘 나가다 보니 잊고 살았던 패배감.
'네 녀석한테는 두 번 다시 안 져.'
불같은 격노를 억누르지 못한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난 우즈는 찾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롤드컵에서 레전설을 꺾어낼 방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이루어낸다.
Royal Club을 자신이 원하는 이상으로 바꿔버린다.
"네, 구단주님 접니다. 다름이 아니라……."
몇몇 마음에 안 드는 팀원이 있다.
자신이 경기력을 끌어내는 걸 방해한다.
다가올 롤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할 환경을 원한다.
〈우즈가 원한다면 못해줄 거야 없지만…….〉
"무리한 부탁인 건 압니다. 해주시기만 하면 결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아, 믿지! 안 그래도 기대하고 있었어~.〉
리프트 라이벌즈의 승리로 우즈의 신뢰가 보다 높아졌다.
앙숙인 왕 샤오찬이 싸고 도는 레전설은 차오진핑 또한 눈엣가시다.
Royal Club 내에서 대대적인 숙청이 이루어진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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