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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94화 (3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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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의 롤드컵.

아니, 그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인연이다.

'악연이지.'

우즈는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토이치TV라는 팀이 아닌 레전설이라는 개인을 향해.

사정을 모르면 오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상대팀의 에이스 선수를 시기하나?

경기에서 졌다고 질투를 하는 건가?

실상을 알면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

'쓰레기 같은 녀석.'

레전설, 그 악질적인 본모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의도적으로 솔로랭크에서 저격.

멘탈이 약한 자신의 약점을 긁어 자폭을 유도했다.

롤드컵 당시 경기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없었고 결국 패배했다.

앞전의 자폭과 겹치며 중국에서도 지탄의 세례를 받았다.

한동안 슬럼프에 휘말리는 등 후폭풍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보란 듯이 재개해냈다.

자신 같은 특별한 사람이 극복하지 못할 리 없다.

'빵즈들이 아무리 편파적인 수를 써봤자 결국은 나보다 한참은 못 버는 떨거지들이야.'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 그리고 이어질 롤드컵.

진정한 패자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면 그만이다.

우즈는 자신만만한 각오로 네 번째 세트에 임한다.

촤악!

체력이 얼마 안 남은 미니언을 푸른 창이 꿰뚫는다.

꿰뚫고 지나가 적 아이언카이저에게 박힌다.

「애걸해봐라!」

갈리스타의 기본적인 스킬 콤보다.

아이언카이저가 상대임에도 밀리지 않는다.

아니,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내고 있다.

"설마 저 동물 자식한테 쫀 거야? 적극적으로 좀 나가 봐."

"알았어, 알았어 화내지 마."

Royal Club의 서포터 밍첸.

우즈가 바짝 독이 오른 이유를 안다.

레전설도 레전설이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상대가 천적이다.

'우즈 녀석은 왜 이렇게 적이 많은 건지…….'

올해 초, 스프링 시즌.

알파카와 우즈의 대결은 LPL의 주 화젯거리였다.

처음에는 우즈가 앞서가는 듯했다.

그러다 어느새 밀려버렸다.

스프링 시즌 우승이라는 왕좌도 내줬다.

우즈는 당시의 굴욕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만나면 되갚아 주겠다고 이를 간다.

서포터인 밍첸으로서는 골치가 아프다.

'옛날에는 저런 녀석이 아니었는데.'

순수하게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였다.

선수 생활을 하며 무언가 어긋났다.

이질감을 도저히 떨쳐내기 힘들다.

때때로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이 충고를 건네기엔 너무 먼 곳까지 가고 말았다.

씁씁함을 삼키며 밍첸은 주시했다.

슬슬 기다리던 것이 오고 있다.

철썩!

밍첸의 쓰렉귀가 점멸로 호응한다.

사슬 채찍으로 상대를 넘기며 선고.

그 위로 미달리의 창이 정확하게 적중한다.

─퍼스트 블러드!

Royal 우즈님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우즈가 박아 넣은 창을 찢어버리며 마무리.

Royal Club이 선취점을 가져오자 경기장이 들뜬다.

와아아아아-!

명실상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이다.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팬들은 딱 그것까지 알고 있지만.

"마라샹궈, 방금 막타 먹으려고 했던 거 아니야?"

"혹시 모르잖아."

"뭐가 혹시 몰라? 너 이 자식이 내 말이 말 같지……."

"자, 자! 경기 끝나고 피드백 하자~."

사실 선수들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가 않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다.

가장 큰 건 안하무인 격인 우즈의 태도.

그 사이에 낑겨 밍첸이 중재하는 게 Royal Club의 일상이다.

'내가 잘 나가니까 견제하려는 거야 저 자식은.'

구단주에게 말을 꺼내봐야겠다.

마음을 먹은 우즈는 미드 라인을 살펴봤다.

멍! 멍!

꼬그모가 게걸스럽게 침을 뱉고 있다.

옆에서 랄라는 따까리처럼 따라다닌다.

아마 AP템트리로 후반 캐리를 노리려는 거겠지.

'발전이 없는 녀석이구만.'

우즈의 입가에 조소가 떠오른다.

꼬그모는 리메이크 이후 애매해졌다.

옛날처럼 후반 캐리력이 괴랄하지 않다.

몰아먹기 전략에 대해서도 잘 안다.

직접 사용해보며 장단점 파악을 마쳤다.

캐리력의 분배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는다.

결정적으로 갈리스타.

스노우볼에 최적화된 챔피언이다.

성장을 기다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

「고통을 안겨주어라.」

우즈는 정글러를 계속 콧해 봇라인을 터트렸다.

라인전을 빠르게 끝내고 미드로 출장을 간다.

정신 못 차리고 파밍 하고 있는 꼬그모를 향해.

콰항!

갈리스타의 궁극기가 작렬한다.

점멸로 피해봤자 마찬가지다.

철썩!

거리를 내준 시점에서 끝이다.

쓰렉귀가 사슬 채찍으로 넘긴다.

궆의 나이즈도 호응을 위해 다가온다.

'랄라가 와서 궁극기를 써봤자.'

점멸로 따라가 같이 보내주리라.

우즈의 머릿속에서는 계산이 잡혔다.

그 날카로웠던 계산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멍멍멍멍멍멍멍멍!

꼬그모가 미친 듯이 짖어댄다.

침 뱉는 속도가 말도 안되게 빠르다.

궁극기를 피하는 등 다소의 노력은 해봤으나.

─적에게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트리플 킬!

KTX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단순한 평타에 찢어발겨 진다.

자신이 성장을 못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뭐야, 이게?'

계산과는 조금 많이 다르게 흘러간다.

* * *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다.

다만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효율이란 문제도 있고.'

어지간한 정글러가 아니다.

코돈빈 정도면 세계에서 손 꼽히는 수준이다.

유리야처럼 막 굴리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

팀에 이니시가 부족해진다는 결점도 무시 못한다.

사이드 라인의 강함도 살리기 힘들다.

팀 성격에 그다지 맞는 전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촤악!

하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충분히 쓸 수도 있다.

억척스러운 교전을 좋아하는 Royal Club이다.

우즈의 갈리스타가 평타 거리에서 깔짝댄다.

멍멍멍멍멍멍멍멍!

한 대 치고 빠질 생각이었나 보다.

창까지 던지면 2단 대쉬가 되니까.

근데 난 이미 몰락검이 나왔거든.

─적을 처치했습니다!

KTX 레전설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쭉~ 빨고 따라가서 몇 대 치자 녹는다.

깜짝 놀라 궁극기를 써봤자다.

노예를 부르기 전에 상황 종료다.

'정말 잘 대주네.'

여전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만나도 변하지 않아.

사실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감이 안 잡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맞아봐야 입감이 오는 데미지다.

앞으로는 더욱.

「배부른 포식귀」

공격 속도: +50%

기본 공격 적중 시 50의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2번째 기본 공격마다 적중 시 효과를 추가로 적용한다.

꼬그모와 매우 잘 맞아 보이는 아이템이다.

실제로도 매우 잘 맞는다.

맞는 사람이 정신도 못 차린다.

'꼬그모 공속이 거의 미친놈급이라서.'

침 뱉기를 켜면 공격 속도가 두 배다.

온-힛 효과가 마구마구 터지며 살살 녹는다.

챔피언도 잘 녹이지만 오브젝트는 특히 더.

─용을 처치했습니다!

뭔가 불합리한 데미지가 들어간다.

업진살도 이 정도면 인정하지 않을까 뭐 그런 느낌?

물론 내가 쓰니까 사기처럼 보이는 거다.

'원래 사기 챔프 하는 사람이 다 그렇게 말하긴 해.'

꼬우면 님도 XX 하세요.

어린 애들 떼쓰는 듯한 무적 논리를 펼친다.

특히 리픈하는 애들 그러던데 사기 맞으니까 입 다물고 조용히 꿀 빨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여기까지 크는 과정이 힘든 거다.

상대가 한 번 잘 대준 덕분에 일이 쉽게 풀린다.

어떤 해설의 명언 대로 트리플 킬을 먹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상황이다.

왜냐!

템이 잘 나오기 때문에.

* * *

일전에도 몇 번 나왔던 전략이다.

따라하는 팀들도 있었고, 대부분 실패했지만 개중에는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된 이유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강타를 원딜러 든다는 게 애매하기도 하고…….〉

다른 라인이 부담이 많이 된다.

초반에 갱킹을 봐줄 수 없지 않은가?

그렇게 몰아먹어서 큰 미드가 2인분 이상 안 해주면 게임 균형이 안 맞는다.

한 선수에게 너무 부담이 되는 전략이다.

다른 선수들도 희생이 강요되는 측면이 있다.

사장된 이유 자체는 그럴 듯하고 납득도 되지만.

─트리플 킬!

KTX 레전설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세상에는 예외가 꼭 한 명씩은 존재한다.

레전설의 피지컬이라면 아직 쓸 만도 하네.

아니, 쓸 만한 수준을 넘어서 업진 살살 녹여버린다.

〈괴물! 나라는 괴외물!!〉

-괴라는 나물!

-그놈의 괴물……

-Nara is monster

상황을 총평하는 클끼리의 비명이 들려온다.

보통 저 소리가 들리면 경기의 관점이 명확해진다.

거의 말릴 수가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최대 반증이다.

〈꼬그모가 트리플 킬을 먹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상황입니다! 왜냐! 아이템이 잘 나오기 때문이죠!〉

잠자코 있던 강빈 해설도 한 마디 거든다.

그 트리플 킬을 무려 두 번째 먹고 있다.

꼬그모의 아이템이 매우매우 잘 나온다.

〈아이템부터가 이건 좀 세겠구나. 그런 느낌이 오죠?〉

〈동의합니다. 근데 방금은 포커싱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Royal Club이 조급한 나머지 치명적인 판단 미스를 저질렀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저 꼬그모 언제까지 가만둘 거야?

한 번 작정하고 잡아야 하지 않겠어?

리플레이를 통해 방금 전 상황이 흘러나온다.

콰항!

갈리스타가 쓰렉귀를 잡아 던졌다.

특유의 궁극기는 이니시를 겸한다.

귤선장이 궁극기까지 지원하면서 나름 괜찮아 보이는 그림이 그려졌는데.

「커져라~♬」

쓰렉귀가 바로 튕겨 나가고 꼬그모가 앞점멸로 파고든다.

갈리스타의 면전에 침을 튀긴다.

순식간에 녹아 사라진다.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점멸 쓰는 게 옳아 보였는데…….〉

〈이거는 레전설이 일부러 맞은 거에요. 싸늘하잖아요? 꼬그모가 당황한 기색이 1도 없어요.〉

뚜벅이 챔피언이 이니시를 당하면 당황한다.

스킬 연계가 들어가면 아무리 강해도 녹는다.

그것이 뚜벅이 챔피언들이 가진 숙명이다.

멍멍멍멍멍멍멍멍!

대신 그만큼 말뚝딜이 어마어마하게 강하다는 이점을 지녔다.

원거리에서 창을 맞히고 들어왔던 미달리.

순간 폭딜은 나름 야무지게 박혔다.

하지만 마무리를 못하면 의미가 없다.

곧 갈리스타를 따라 사라진다.

마지막 남았던 쓰렉귀도 곧.

〈17분에 3코어 나왔습니다. 진짜 괴에물. 제가 가끔 쓰는 이 괴물이라는 표현이…….〉

〈가끔이 아니지 않아요?〉

-팩트 폭행

-용준좌ㅋㅋㅋㅋ

-꺼라위키 클끼리 항목- "괴물!" 그가 빈번히 남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표현

괴물이라는 게 가장 와 닿는 단어이기도 하다.

말버릇 정도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멍멍멍멍멍멍멍멍!

조금 많이 심각하게 세다.

치고 있는 대상이 약한 것도 아니다.

용은 명실상부 롤에서 두 번째로 강한 오브젝트다.

─블루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그 용마저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용을 포기한 Royal Club의 판단은 분명 옳았다.

〈소위 입롤로 배인이 배부른 포식자를 가면 무척 세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3타가 평타 두 방에 터지니까.〉

하지만 실제로 하면 트롤이다.

왜냐!

정글 배인은 아군의 합법적 욕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2번째 기본 공격마다 적중 시 효과를 추가로 적용한다.

이것이 온-힛 효과를 이용하는 챔피언들에게 너무 좋다.

마찬가지로 꼬그모도 비슷한 부류다.

평타에 묻어 나는 %데미지가 극대화된다.

물론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세간의 정설이다.

〈대회 무대에서는 리메이크 꼬그모가 픽이 되는 일이 드물지만 솔로랭크에서는 종종 보여요. 하지만 결국 상하는 시기가 오거든요?〉

챔피언 매커니즘이 독특하게 바뀌었다.

W스킬을 쓰면 공격 속도가 두 배.

프로들이라고 손을 안 대본 게 아니다.

특징을 잘 살리면 중반 타이밍까지는 상당히 세다.

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점점 무력해진다.

스스로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너무 지나치게 빠르다 보니 움직임이 제약된다.

딜도 치명타 딜러에 비하면 밀린다는 평가가 있다.

-그런데 레전설은……

-레전설 전용 챔프인 듯

-와 쿠단의 허리케인 ㅁㅊㅋㅋㅋ

온힛 템셋팅이 너무 이상적으로 갖춰졌다.

카이팅은 진작에 보증 받아왔다.

헬퍼를 뛰어넘는다는 소문은 과장 하나 없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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