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79화 (37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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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개념 해설 -->

SKY T1.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스타팀이다.

한국 최초 롤드컵 우승이라는 업적을 써내렸다.

삼선처럼 팀이 해체되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성적이 조금 애매했던 것도 작년 뿐이다.

대규모 리빌딩으로 보란 듯이 회복했다.

〈왕린……, SKY T1의 통합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화려한 데뷔를 했던 선수다.

SKY T1의 탑솔러 왕린.

타 AOS게임 카오스 시절부터 유명했고, 로드 오브 로드 넘어와서도 솔로랭크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기대 속에 SKY T1 S 소속으로 데뷔했지만 그럴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 형제팀 체제가 무너지며 SKY T1이 통합된 이후.

같은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기량이 상승했다.

〈기량 상승의 이유야 여러가지 있을 거잖아요? 연습을 더 했다거나, 메타가 잘 맞는다거나. 그런데 왕린 선수는 근본적으로 달라요.〉

클끼리 해설 정글러 출신 답게 핵심을 꿰고 있다.

한 마디로 정글러와 쿵짝이 잘 맞는다.

팀이 잘해서 덩달아 잘해졌다 그런 게 아니다.

팀게임에서 1+1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정답인 2보다 작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SKY T1의 정글러 뱅기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뱅 더 정글 갓 기!

-정글 종결자……

-그가 흑염룡의 봉인을 풀면 세계가 멸망한다!

그리고 미드는 테이커와 킴지훈.

그냥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전부 다 에이스다.

웬만한 팀에 가면 멱살 잡고 하드 캐리할 만한 인재들이다.

〈봇라인의 황금수염&우르프 듀오도 탑 클래스의 선수들이에요. 상체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SKY T1. 이 두 단어면 충분하죠.〉

그만한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3 대 0의 우승.

섬머 시즌도 그냥 SKY T1이 SKY T1하고 있다.

정규 시즌을 압도적으로 찍어 누르며 결승전에 직행했다.

포장이라는 구구절절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클끼리 해설의 애드립은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산다.

-레전설이 레전설 하듯?

-근데 SKY T1은 팀 단위로 잘하지

-서로 돌아가면서 캐리하는 미친 팀……

-오늘 이기면 LCK 네 번째 우승이네ㄷㄷ

테이커의 임팩트가 크다 보니 원맨팀이라 오해 받기 쉽다.

SKY T1을 상대하는 팀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다.

탑도 정글도 캐리력이 미쳤어.

만에 하나 상체가 천재지변으로 말렸다.

그러면 잠잠하던 봇라인이 괴물 같이 성장해 캐리한다.

모든 라인이 잘한다는 게 바로 SKY T1이 가진 근본적이 무서움이다.

〈하지만 SKY T1에 모든 면에서 밀리지 않아요.〉

〈약간 기복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런 기복이란 거는 팀의 규합 과정에서 늘상 있는 일이고 오늘 경기력 충분히 믿어볼 만합니다.〉

-기복이라고 쓰고 대퍼라고 읽는다

-슈퍼팀이 탄생했다!

-멤버는 KTX 롤러코스터도 개쩔지

한 명, 한 명의 임팩트가 대단하다.

SKY T1에 밀리는 모습이 하나 없다.

특히 미드 라인을 맡고 있는 레전설.

〈같은 팀 소속이었잖아요? 경기도 많이 했고.〉

〈일이니까 어쩔 수 없었죠.〉

-일ㅋㅋㅋㅋㅋ

-달피셜: 비즈니스였다

-그냥 말만 해도 빵 터지네

객원해설로 나온 달래가 매우 잘 알고 있다.

진용준 캐스터의 질문대로 같은 팀 소속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

〈알고 지내게 된 계기는 게임이었어요.〉

〈아, 게임! 게임에서의 인연이 지금까지 엄청 굵고 길게 이어졌네요~!〉

〈사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거든요. 왜 저는 그런 인연이 한 번도 없었을까요?〉

〈이미 결혼도 하신 분이…….〉

-클끼리ㅋㅋㅋ

-집 가서 등짝 스매시 맞을 드립

-로망은 ㅇㅈ

-아, 레전설 씹새끼 로또 맞았네

온라인 게임에서 여자사람친구를 만난다.

게임을 하는 모든 남자가 가진 로망이다.

이게 뭐, 현실에서는 여자를 못 만나서.

그런 게 아니라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것부터 의미가 있다.

〈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레전설 하면 고독한 늑대, 옛날에는 혼자 게임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에요.〉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정말로 그러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레전설이 유명해지고, 꺼라위키도 신설되면서 알게 된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 레전설과 친분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확실히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달래씨가 프로게이머를 한 게 우연이 아니다. 방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헤에…… 과찬이세요.〉

순간 씁쓸한 웃음이 일었다.

아무도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양팀 선수들의 소개가 진행되어 간다.

KTX 롤러코스터.

그 한 명, 한 명이 대단한 커리어를 가졌다.

알파카&맏따 듀오는 팬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구 삼선의 희망……

-코돈빈도 KTX B팀 에이스였지

-괜히 슈퍼팀이 아니다!

굳이 따지면 탑라이너인 킹인은 신인이다.

하지만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포텐셜도 1류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다.

〈더욱 재밌는 건 오늘의 자리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거에요.〉

〈어떤 필연이 있죠?〉

〈KTX가 섬머 시즌만 되면 유난히 강해지는 느낌이 있잖아요?〉

KTX 롤러코스터는 나름 LCK의 명가다.

작년 쯤만 해도 그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유서 깊은 명가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왜냐! 3년 연속 섬머 시즌 결승전에 진출했기 때문이죠!〉

존재감이 적을 뿐 있기는 있다.

결승전은 정규 해설진이 총출동한다.

강빈 해설의 말대로 KTX 롤러코스터는 작년, 재작년에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2013년도 KTX B팀이 준우승.

2014년도 KTX A팀이 드디어 우승.

2015년도, 통합 KTX 롤러코스터가 결승전에 발을 디뎠다

〈오늘도 죽고 있는 듀 선수를 위해 꼭 테이커를 물리치도록 하겠습니다~.〉

국어책을 읽는 또박또박 어조로 사전 인터뷰를 마쳤다.

재작년부터 벌써 수천만 번은 죽었을 선수다.

코돈빈은 아직도 듀를 잊지 않았다.

〈당시에는 코돈빈 선수가 원딜러였죠. 2013년도 결승전에서는 헤이클린을 하고 있었어요.〉

〈KTX의 원로 선수로 창단 초기부터 지금까지 쭉 의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년만에 복수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런 것 치고는 딱히 비장하진 않지만 스토리 연결은 된다.

한 가지 굉장히 안타까운 건.

〈재밌는 건…… 코돈빈 선수가 B팀이라 우승은 아직 아앜.〉

-김은준 좋아 죽네ㅋㅋ

-코돈빈 선수 생활 진짜 오래했는데……

-한국 최초의 프로게이머 중 한 명 아님?

한국 최초의 프로팀이었던 스타테일의 창단 멤버다.

그만큼 프로 생활을 굉~장히 오래했고, 임팩트 있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정점에는 아직 다다른 적이 없다.

〈오늘 이 자리가 역사적인 자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물론 코돈빈 선수에게요.〉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SKY T1도 스프링 시즌에 이어 섬머 시즌 연패를 노려 봐야겠죠!〉

SKY T1도, KTX 롤러코스터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의미가 더욱 뜻깊은 결승전이다.

팬들은 과연 어찌 생각할지.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인 만큼 경기의 결과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팬들 사이에서는 안경 누나로 통하는 김수연 아나운서.

현장의 수많은 관중들 사이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은 바로 승부 예측 투표의 결과에 대해서다.

대망의 결승전을 앞두고 인기 투표 한 번쯤 필요하지 않겠는가?

크게 세 분류다.

1. 프로게임단 투표

2. 기자단 투표

3. 팬 사전 투표(온/오프라인)

〈LCK 총 여덟 팀의 코칭 스태프 및 선수분들은 KTX 롤러코스터의 우세를 근소한 차이로 예상했습니다.〉

그 이유는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는 경기력.

특히 정글러인 코돈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코돈빈 선수가 강타 빼고 다 잘한다! 이게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강타 실수가 잦았으니까 나오는 말이잖아요?〉

〈그 말을 제가 먼저 했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클끼리ㅋㅋㅋㅋ

-마! 다 잘한다 아이가?

-확실히 KTX가 요즘 물 오르긴 했지

하지만 근소한 차이다.

그리고 나머지 투표도 봐야 한다.

〈기자단 투표에서는……〉

MVP 뽑는 사람들입니다.

솔직하게 왜 있는지는 잘 모른다.

사람들이 보다 관심 있어 하는 건 팬들의 투표.

〈온라인에서는 SKY T1이 63%,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KTX 롤러코스터가 57%로 앞서고 있습니다!〉

김수연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장의 관중들이 목청 높여 소리친다.

KTX 팬들이 응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

양팀 팬들의 기세 싸움이 대단하다.

-슼팬인데 여신님 위해 KTX에 투표했다 ㅍㅌㅊ?

-3년차 슼팬이지만 ㅇㅈ한다

-여신님 아니었으면 SKY T1이 압승했을 거 같은데

KTX 롤러코스터가 단기간에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SKY T1은 2013년도부터 쭉~ 이어져 내려왔다.

팬층의 두터움은 당연 위.

〈물론 투표라는 게 큰 의미가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해설자로서 대놓고 말하기 뭣한 부분이다.

사실 팬들의 투표는 인기 투표에 지나지 않는다.

승부의 신 예측하듯 진지하게 승산을 논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가볍게 한 번 이야기해볼 수 있다.

해설자들도 한 마디씩 내뱉는다.

강빈 해설부터 차례를 가진다.

〈전 SKY T1에 한 표 걸겠습니다!〉

-님이 말하면 왠지……

-슼팬으로서 뭔가 좀 화나는데

-포나틱도 그러다 말아 먹지 않았나?

하지만 해설자는 3명이 더 있다.

데이터로 봤을 때 약간은 더 힘이 실린다.

김은준 해설도 SKY T1에 한 표 행사했다.

KTX가 흔들릴 여지가 많은 거 같다

변수가 많은 팀이라 불안한 감이 있다.

결정적으로 SKY T1의 다전제 이해도가 무섭다.

〈강제로 KTX에 몰리는 감이 있는데…… 참고로 저는 원래 KTX를 뽑으려고 했어요.〉

클끼리 해설은 KTX 롤러코스터의 우위를 점쳤다.

일단 대회에서 기세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

그 기세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3명의 정규 해설진이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나머지 한 명에게 자연스레 이목이 쏠린다.

결승전의 객원해설로 참여한 달래의 의견.

〈저는 SKY T1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아앜, 인기 투표가 아니거든요? 하핫, 혹시 이유가 있나요?〉

〈성훈 오빠가 잘난 척이 너무 심해서 주눅 든 모습을 좀 보고 싶어요.〉

-레전설 이 쉨ㅋㅋㅋㅋ

-'그 쓰레기'

-뭔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와, 근데 오빠라고 부르네

예상을 뒤엎고 SKY T1의 3 대 1.

물론 장난삼아 한 너스레다.

〈장난이고요. 저는 KTX 선수분들을 응원합니다. 경기를 굉장히 재밌게 하더라고요~.〉

〈동의합니다. 저도 SKY T1에 투표를 하긴 했지만 정말 근소한 차이에요.〉

해설진 투표는 2 대 2로 귀결된다.

다른 투표들도 약간씩 차이가 있었을 뿐 결국은 두 팀 다 승산이 있어.

즉, 붙어봐야 안다는 소리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와 기대 속에서 결승전 첫 번째 세트가 막을 올린다.

* * *

SKY T1의 부스 안.

바깥은 굉장히 소란스럽지만 선수들은 고요하다.

말을 주고 받지 않는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마음가짐의 이야기다.

'레전설…….'

수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SKY T1의 탑라이너 왕린.

레전설과는 이러저러 악연이 깊게 얽혀있다.

카오스 시절 뿐만 아니라 롤에서도다.

작년 LCK 스프링 시즌 몇 번이나 겨뤘다.

결과는 이루어 표현하기 싫을 정도의 참패.

'박살이 났었던 건 인정해.'

당시에는 인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머리에 핏기만 올라서 남탓만 해댔다.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기에 그 시간은 길었다.

과거 항상 경쟁 상대였다.

카오스의 1,2위 하면 자신과 레전설이 꼽혔다.

그런데 대회 무대에서 완전히 체면을 구겨버렸다.

왕린? 걔 완전 퇴물 아니냐?ㅋㅋ

세간의 평가는 180도 바뀌어 냉랭해졌다.

처음에는 화도 났고, 분노 조절이 안되었다.

하지만 차분하게 생각할수록 자업자득이다.

프로게이머가 대회에서 성적을 못 낸다.

문제는 레전설이 아닌 자신에 있다.

왕린은 초심으로 되돌아갔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나의 수행법을 개발했다.

"오늘은 어떠신가요?"

"무슨 대답이 필요하겠어……. 완벽 그 이상의 콜드 브루야."

SKY T1 게임단의 박다균 감독.

텀블러 안의 커피를 머금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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