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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 교수님 -->
가히 놀라움의 연속이다.
귤플랭크부터 심상치 않긴 했지만.
〈해외 무대에서는 최근 핫해요. 이미 핫합니다.〉
김은준 해설은 해외 리그 경기도 꼬박꼬박 챙겨 보기로 유명하다.
데이터를 봤을 때 귤플랭크의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밴도 당하는 등 활약을 한다.
〈삼종신기만 나와도 엄청 세고, 한타에서 술통이 늪이 펼쳐지면 알고도 피하기 힘들 정도로 넓어요.〉
-그거 교수님 강의에 나오는 내용 아님?
-나는 해적왕이 될 거야!
-교수님 강의 애청자 ㅇㅈ합니다
국내에서는 GOO Tigers가 처음이다.
하지만 전조는 충분히 보였다.
이미 해외에서도 쓰이고 있지 않은가?
그 이전에 솔로랭크에서 가능성을 보여왔다.
교수님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연습을 해.
조만간 쓸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일었다.
─GOO Tigers 이번 밴픽이 진짜 짜낸 느낌이다
반드시 이기려고 작정했나 봐
└딱 봐도 조커 카드들임
└GOO Tigers가 신박한 기용 잘해
└그게 다 교수님의 안배……
└뭐, 지면 끝인데 당연히 짜내야지
포스트 시즌 마지막 경기.
사실상의 준결승전에서조차 꺼내기 아깝다.
세 번째 세트까지 아끼고 싶었을 정도의 카드다.
충분히 이해는 되는 일이다.
그런데…… 다른 픽은 뭐야?
어차피 졌으니 막 가기라도 하자는 건가?
의문을 불러일으켰던 아이언카이저가 무쌍을 찍고 있다.
-아니, 아이언카이저를 원딜로?
-뭔진 모르겠지만 겁나 세다
-레전설이 한 거랑 비슷한 건가……
잘은 모르겠는데 그냥 세.
강타 빼고 다 잘하는 그 정글러가 갱승을 해버렸을 정도다.
섣불리 다가가기 힘든 위압감을 풍긴다.
그야 말로 강철의 왕!
〈아이언카이저가 비주류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픽률이 극단적으로 저조한 챔피언인데…… 최근 리메이크와 함께 원거리 딜러로 써보려는 움직임이 있긴 합니다.〉
김은준 해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새로이 추가된 패시브.
「아이언카이저는 미니언을 처치하면 항상 100%의 경험치를 획득한다.」
그러니까 원딜로 쓰면 레벨업 엄청 빠른 거 아니야?
그냥 우스갯소리다.
에이, 원딜은 원거리에서 때리니까 원딜인 거지.
상식적으로 원거리 딜러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근데 그건 상식이고 전조가 없었던 건 아니다.
굳이 따지면 있긴 해.
「나는 원딜을 그만두겠다 죠죠!」
「아이언카이저 「원」거리 「딜」넣어요.」
「너 내 동료가 돼라! 고대의 방패로 돈 드림~.」
교수님의 강의에 의하면 원딜이 맞다!
왜냐?
원거리에서 딜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웃어 넘기는 재미 영상이다.
썸네일부터가 지극히 장난스러웠다.
워낙 장난스러우니 비난의 댓글도 달렸다.
어처구니 없는 끼어 맞추기다.
교수님 요즘 유튜부 너무 의식하네~.
비판했던 수강생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교수님을 의심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Best Comment]- 도도갓 돈맛 봤네? 러이갓 마냥 어그로 영상이나 올리고 교수는 무슨ㅉㅉ
불과 3일 전에 쓴 댓글 실화냐……
답글 때문에 핸드폰 겁나 울려
└ㅄ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어떻게 감히 교수님을 의심하냐
└근데 이건 진짜 웃으면서 봤던 건데
└재미와 강의 둘 다 잡는 도도갓 그는 도덕책!
정말로 가능했던 거구나!
아니, 가능하기를 넘어 좋아 보인다.
약을 파는 게 아니라 진짜 사기 챔프야.
게임 시간이 7분이 되기도 전에 3킬을 거뒀다.
무서운 기세로 봇라인을 압박하고 있다.
물론 그 이상 굴리는 게 쉽지는 않다.
〈뚜벅이 챔피언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요. 라인을 먼저 밀어도 거는 각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 추가 이득을 챙기기 힘들다.
서포터인 광우스타가 걸 수 있는 각은 한정돼있다.
KTX 롤러코스터도 당해보니 슬슬 감이 잡힌다.
더 이상 허무한 실점을 안 내준다는 소리다.
즉, 허무하지 않게 강제로 굴리겠다.
교수님은 자신의 강의에서 요점을 쫘악-! 짚어줬다.
─블루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라인을 먼저 밀었으면 용 타이밍을 잡으면 된다.
용 스택을 쌓으며 안정적으로 가야 하나?
아니다.
아이언카이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박물관이…… 아니, 용이 살아 움직입니다!〉
〈처음 보는 시청자분들은 놀라실 수도 있는데 이게 리워크된 아이언카이저의 패시브입니다.〉
패시브가 여러가지 주렁주렁 달렸다.
워낙 고인 챔피언이라 많이 밀어줬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용을 잡으면 아군이 돼.
3번 강의인 너 내 동료가 돼라!
글자 그대로의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죽은 용이 좀비 드래곤이 되어 되살아났다.
-롤판의 루피, 도도갓 교수님!
-루피라기 보단 걔 아니야?
-겟코 모리아
-좀비 교수님ㄷㄷ
아무튼 엄청난 포스를 품기고 있다.
아이언카이저가 좀비 드래곤을 수하로 부린다.
멋있기만 한 게 아니라 조종해서 실용성도 무시할 수 없다.
꾸엉-!
투명 드래곤…… 아니, 좀비 드래곤이 울부짖는다.
살아있을 적의 위엄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브레스가 미니언을 광역으로 불태운다.
공격력 면에서는 원판을 오히려 웃돈다.
물론 체력은 밸런스상 낮게 조정이 돼있다.
하지만 챔피언이 툭툭 생채기 내는 정도로는.
〈좀비 드래곤을 앞세워서 포탑을 툭! 툭! 툭! 생각보다 많이 깎이거든요?〉
〈용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챔피언이 하나 더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2인인데 3인이다.
챔피언 한 명분의 역할을 수행한다.
GOO Tigers가 용을 앞세워 포탑의 체력을 절반 이상 깎아내는데 성공한다.
〈아이언 카이저가 슬슬 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괴물 좋아하는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정말 괴물이 되었다.
킬도 잘 먹고, CS도 쓸어 담았다.
결정적으로 특유의 패시브가 레벨링을 도운다.
10명의 챔피언 중 가장 레벨이 높다.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덧 코어템도 갖췄다.
가드를 올린 상대의 방어를 강제로 뚫어낼 만한 힘.
「융단 폭격이다!」
KTX 롤러코스터는 가능한 수성을 해보려 했다.
그런데 탑에서 귤플랭크가 지원 궁까지 떨어뜨린다.
정글러까지 슬쩍 다이브 압박을 주자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다.
─레드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GOO Tigers 팬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렇듯 깔끔하기 그지 없는 합류전과 운영.
드디어 자랑하는 경기력을 백분 발휘한다.
레전설도 이전 세트와 다르게 잠잠하다.
잡은 챔피언도 크게 유별나지 않다.
미드 파루스는 종종 픽이 된다.
〈정규 시즌 때 꽤 자주 얼굴을 비친 포킹 챔피언입니다. 요즘은 솔로랭크에서도 원딜보다 미드 픽률이 더 높아요.〉
뒤에서 스킬샷을 날리는 전형적인 포킹 챔피언.
챔피언도 딱히 유별나지 않다.
롤챔스에 나름 많이 얼굴 도장을 찍은 녀석이다.
이전 세트처럼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힘들다.
슈퍼 플레이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레전설이 한다고 크게 달라질 게 있을까?
김은준 해설의 예상은 정확하게 부합한다.
특출난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 하나.
그저 잘 맞힐 뿐이다.
─KTX 레전설님이 GOO 구로님을 처치했습니다!
쏘아진 관통 화살의 끄트머리.
구로의 랄라가 무빙을 쳐봤지만 닿았다.
예상도 못한 듯 궁극기도 못 썼고, 그대로 사망한다.
꽉 막힌 게임을 뚫어 내주는 듯한 한 방.
KTX 롤러코스터 팬들의 환호가 분기점이 된다.
* * *
미드 파루스.
굉장히 간단한 챔피언이다.
'원래 포킹 챔피언이 다 그래.'
라인전 난이도 어쩌고저쩌고 많은데 결국 요점은 하나다.
스킬을 잘 맞힐 수 있느냐.
맞히면 사기 챔프고 , 못 맞히면 딜이 제로인 게 포킹이다.
쿠루룩!
쏘아진 관통 화살이 랄라의 뒤통수를 스친다.
사거리가 굉장히 길어서 안 맞을 것 같은 것도 저렇게 맞는다.
'대신 좌우 폭이 좁긴 해.'
옆으로 무빙 치면 은근히 피하기가 쉽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도 쏘는 사람 나름이다.
쿠루룩!
시야가 보이지 않는 바깥.
스쳤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동시에 관중들의 함성 소리도 울린다.
'귀에 직접적으로 들리는 건 아닌데.'
방음 부스에, 전용 헤드셋까지 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때 워낙 사고가 많았다 보니 생긴 조치다.
하지만 너무 큰 함성 소리는 안 느끼고 싶어도 느껴진다.
소리가 파동이지 않은가?
밖이 지금 소란스럽구나.
몸 안이 자잘하게 울린다.
한 가지 확신이 더해진다.
「쯔쯧~!」
시야 변두리 언뜻 보인 랄라가 이동 속도 버프를 쓰고 도망간다.
체력이 거의 200도 남지 않았다.
실드 반응도 못한 모양이다.
'생으로 맞으면 이게 반피 정도 깎여.'
이렇게 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프게 박힌다.
체력 바가 단 한 방에 반토막.
관중석이 소란스러워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군이 GOO 도도갓(아이언카이저)를 지목!
체력이 깎인 랄라는 귀환을 탔다.
적 봇듀오가 미드를 막기 위해 올라온다.
'……이래서 포킹 챔피언은 한 방에 이득을 보기가 힘들어.'
슈퍼 플레이가 한 번 터져도 상대의 대처에 따라 없었던 일처럼 흘러간다.
LCK 용어에 따르면 턴을 벌었다.
그런 건데 당연히 아쉽다.
쿠루룩!
그렇다면 더 맞히면 될 일이다.
적중시키기 어려운 스킬이긴 하지만.
'나는 잘 맞혀.'
그리고 상대가 잘 맞는 챔피언이다.
전부 듬직한 뚜벅이 탱커 부류.
원딜러까지 아이언카이저다.
'저거 대놓고 뚜벅이잖아.'
때리기 좋은 샌드백이라는 소리다.
아니, 과녁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대충 쏴도 어느 하나는 맞게 돼있어.
쿠루룩-!
가끔은 두 명도 맞나 보다.
파밍을 하기 위해 뭉쳐있던 상대.
관통 화살에 꿰뚫리며 그 위에 퍼부어진다.
오염된 화살비가 대지를 촉촉하게 적신다.
상대는 나름 단단해서 버티긴 버틴다.
그런데 계속 맞으면 뚫리게 돼있다.
쿠루룩!
또다시 관중석에서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이유는 광우스타가 다진 고기가 되어서.
그것도 있지만 봇라인에서 이득을 가져왔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적 봇듀오가 미드에 발이 묶였다.
그 사이 알파카가 봇 1차를 부숴버린다.
미드에서 꼬치구이를 만든 보람이 생긴다.
포킹 챔피언은 한 방에 확 이득을 보긴 힘들다.
대신 운영적 이득을 쌓아가기가 편하다.
인원 배분을 바탕으로 조금씩.
'포킹은 이 맛에 하는 거지.'
일방적으로 상대를 포격하는 재미.
맞았을 때 최고의 희열을 느낀다.
그 희열을 느끼기 좋은 상황이다.
쿠루룩!
촤락!
봇 1차를 포기한 상대는 미드에 힘을 실었다.
다이브각 조성해보려 했지만 안된다.
웨이브 클리어가 너무 깔끔하다.
쏘아진 관통 화살과 화살비.
미니언이 없었던 것처럼 삭제된다.
블루 버프가 있기 때문에 미드 수성은 혼자서도 가능하다.
쿵! 쾅!
가끔 미쳐서 점멸로 들어오는 것만 대비하면 된다.
조급해진 광우스타가 이니시를 걸었다.
점멸 쿵쾅으로 예리하게 노려왔지만.
'느려.'
맞점멸로 씹으며 옭아맨다.
광우스타는 즉시 맞궁극기로 푼다.
그런데 못 참은 시점에서 이미 대형 실수다.
파아아앙-!
코돈빈의 구리가스가 측면에서 파고들며 술통 폭탄.
스킬이 다 빠진 광우스타를 배달한다.
앞선 포킹으로 체력을 빼놨기 때문에 금방 찢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KTX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포킹 챔피언은 심리적인 효과도 있다.
저 새끼 때릴 수만 있으면 금방 찢는데.
거리를 줄듯 말듯하면 조급해져서 낚인다.
'지금처럼 말이야.'
특히 저 고질라라는 선수.
보호막을 쓰는 보포터는 잘하더라.
하지만 탱커형 서포터는 소질이 없나 보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용 타이밍과 겹치며 전리품을 추가로 가져온다.
의아할 정도로 코돈빈이 강타를 잘 써줬다.
걱정을 한 시름 덜자 게임이 간단해진다.
쿠루룩!
쏘아진 관통 화살이 아이언카이저를 꿰뚫는다.
잘 커서 단단하고 맞딜이 매우 강력하다.
그런데 그래봤자.
'결국 뚜벅이야.'
거리 안 주면 평생 닿을 일이 없다.
카이팅은 날카롭게 하는 편이야.
게임 끝날 때까지 과녁에 불과하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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