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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 교수님 -->
결승전을 향한 마지막 관문.
포스트 시즌은 성황 리에 치러지고 있다.
손 꼽히는 두 강팀의 대결은 팬들 사이에서도 당연 논란 거리였다.
GOO Tigers가 스프링 시즌 준우승팀인데 만만하냐?
응, KTX가 이전에도 이겼어 대퍼하고도 이겼어~.
달아오른 양팀 팬들은 의외로 잠잠하다.
─KTX팬이지만 솔직히 승산 예측 못하겠다
이번에는 어떤 신박한 방법으로 던질까?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폼이 문제가 아니라 스로잉이 문제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지
GOO Tigers팬들은 이미 한 번 졌으니까.
KTX팬들은 언제 또 던질지 모르니까!
양팀 팬들의 심정은 불안불안하다.
의외로 시원시원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두 번째 세트가 마무리 중이다.
레전설의 카이팅이 미쳐 날뛴다!
─KTX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바론 지역에서 일어난 한타.
GOO Tigers는 전력을 쏟아부었다.
여기서 게임을 비비는 수밖에 없다.
그 헛된 반항이 정리되어 간다.
부시안이 앞대쉬를 할 때마다 한 명씩.
지나치리 만큼 과감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부시안 딜 미터기 터졌네;
-템 저렇게 진짜 딜탱 다 되겠다
-앞대쉬 겁나 무섭게 함ㄷㄷ
혼자서 딜탱에 카이팅을 전부 해낸다.
레전설이 미칠 듯한 캐리력을 보여준다.
탱커에게 약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부시안.
푸슝!
타, 탕!
살갗을 파고든다.
최후의 숨결까지 갖추자 방어력을 그냥 뚫어버린다.
몰락검 특유의 %뎀 탓에 체력이 많은 것도 의미가 없다.
〈나라는 괴물! 나라는 괴무울!〉
클끼리 해설이 저 단어를 꺼낸 시점에서 이미 끝났다.
괴물 같이 성장해, 괴물 같은 카이팅으로 쓸어버린다.
바론 한타는 두 번째 세트의 쐐기가 되었다.
KTX 롤러코스터의 연이은 대승.
미드 부시안이라는 참신한 픽도 이목을 사로잡는다.
현장의 관중들과 중계 플랫폼의 시청자들이 난리가 날 만도 하다.
하지만 의외로 커뮤니티에서는 주된 화제가 아니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기에.
가장 많은 조회수와 추천수를 자랑하는 게시물이다.
─???: 바론을 스틸 당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난 모르겠는 걸~?"
└이 뻔뻔한 새끼!
└벌써 거만해졌누ㅋㅋㅋㅋㅋ
└강 타 의 신
└바론 먹은 것 보고 깜짝 놀라서 콜라 엎질렀잖아……
물론 레전설이 잘한 게 가장 클 것이다.
그런데 그건 대부분의 게임에서 늘상 있는 일이고.
이처럼 진귀한 사건은 언제 또 생길지 모른다.
코돈빈의 강타가 실패하지 않아.
용을 깔끔하게 챙길 때는 수상했다.
에이, 보나 마나 바론에서 한 건 터트리겠지.
─코돈빈 강타로 먹은 거 아니다 증거 있음
Q로 먹었음
└진짜네ㅋㅋㅋㅋ
└이 새끼들 엄격한 거 보소
└마! 먹기만 하면 됐지!
└솔직히 두두는 반칙 아니냐?
스틸을 당해도 한타만 열면 된다.
KTX 롤러코스터는 한타가 목적이었다.
진영부터가 아주 공격적으로 돌출돼있다.
원하던 대로 한타를 이겼다.
이기고 보니 바론 버프가 있어?
놀랍게도 코돈빈은 스틸 당하지 않았다.
바론 버프 덕분에 한타도 더 수월했다.
이기고 난 이후 챙길 것도 많다.
아니, 게임을 길게 갈 필요 없이 쭉 고속도로를 뚫어 끝냈다.
─승리의 대퍼팀 출첵 가즈아~~!!
부시안은 캐리를 할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대 전 설
└교수님 이 쉑 강의 준비 대충 했었네!
└New 교수님!
└원조 교수님 부시안으로 캐리 못했는데ㅋㅋ
코돈빈의 강타도 빛났지만 캐리를 한 건 결국 레전설이다.
심지어 부시안으로 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이전 세트에서 워낙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부시안은 캐리를 못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
그 정설을 보란 듯이 무너뜨리며 해내 버렸다.
가볍게 레전설 해버리며 교수님의 강의를 의심케 만든다.
─교수님 이러다 1타 강사 자리 내줘야겠는데?
레전설 이 새끼 교수 자리까지 넘보나
└정설을 실력으로 깨버리시는……
└실전파 교수님ㄷㄷ
└로봇 교수님 위협할 때부터 알아봤다
└로봇 교수님ㅋㅋㅋ
가히 위협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수직이 박탈…… 당하지는 않겠지만 경쟁자가 생긴다.
크하하 사건 이후 독점 체제를 이루던 자리가 위태위태하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고 이겨야 한다.
5전 3선승제에서 2세트를 연이어 내줬다.
영락없이 막다른 코너에 몰린 꼴이지만 괜찮다.
GOO Tigers의 부스 안에서 선수들이 열띤 담론을 펼치고 있다.
그 표정에는 의외로 조급함이나 긴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최강의 비밀병기를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귤플랭크 첫 판! 이런 사기 챔프가 어딨어~!」
「입 벌려, 귤 들어간다. 나는 해적왕이 될 거야!」
「버스터 콜! 봇에 꿀 발라 놨다! 술통의 늪에 빠져들어라~~.」
혹시나 하던 이야기다.
최근 솔로랭크에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챔피언이다.
리메이크된 귤플랭크는 슬슬 사기 아니냐?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다.
권위 있는 교수님으로서 검증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노릇.
관련 논문과 강의를 유튜부에서 펼친 바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팀의 춘봉박 선수가 꺼냈다.
〈실제로 해외 대회에서는 이미 나와서 유의미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귤플랭크가 삼종신기만 갖춰져도 진짜 세요. 무엇보다 그 진가는…….〉
즉발 글로벌 궁극기인 엄호 포격.
넓은 원형의 범위에 둔화 효과가 있는 포격을 떨어뜨린다.
궁극기만으로도 다른 라인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이색적인 특성을 지녔다.
안 그래도 선전해주고 있는 GOO Tigers의 봇라인.
귤플랭크의 궁극기가 더해지면 킬각을 잡기가 더욱 용이해진다.
데이터에 기반을 한 김은준 해설의 설명은 결코 틀리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틀에 박힌 주입식 교육은 교사의 것이다.
교수의 직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참신함이 필요하다.
상암 E-스포츠 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군중들이 입에 놀라움이 가득 찬다.
* * *
GOO Tigers의 부스 안.
연이은 패배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두 번째 세트는 역전을 노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들어갔다.
"강타의 신이야 신……."
"니가 못 쓴 게 아니고?"
"솔직히 두두는 반칙이잖아."
상대가 오브젝트 치면 뺏어오자.
토진은 강타 싸움을 안 질 자신이 있었다.
그 넘치는 자신감이 패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말았다.
스틸 시도는 실패.
점멸이나 킬을 주는 등 실점도 쌓였다.
강타의 신, 코돈빈을 얕본 대가를 뼈저리게 치렀다.
"두두만 안 하면 내가 이길 자신 있는데."
"오브젝트 문제가 아니야. 솔직히 뺏었어도 마지막 한타는 졌을 거야."
두 번째 세트의 대패는 결국 레전설이다.
레전설이 레전설 하는 바람에 막을 수가 없어.
교수님의 강의에도 없던 기묘한 미드, 기묘한 템트리 탓에 막기가 버거웠다.
하지만 그런 짓을 상대만 할 줄 아는 게 아니다.
타이온을 포함해 창조적인 뉴메타는 교수님의 특기다.
1, 2세트에서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먼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다.
"결승전까지 최대한 아껴두려고 했는데……."
"교수님, 저희가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아, 친구들 괜찮아. 나 빠꾸 없어."
지난 스프링 시즌의 결승전.
GOO Tigers는 폭풍과도 같은 기세였다.
정규 시즌 1위를 가볍게 차지하며 결승전을 직행했다.
정작 결승전에서 패배를 당한다.
그것도 0 대 3이라는 치욕을 겪었다.
SKY T1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갈아 온 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교수님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될까요? 너무 독특한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춘봉박 너는 의심하면 안되지."
"내가 왜?"
"귤플랭크로 솔랭 200점 빨았다고 장안에 소문이 자자해?"
"그건 인정!"
교수님의 강의를 절찬 수강 하는 학생들.
미드 타이온도, 탑 귤플랭크도 효력은 확실했다.
스크림과 솔로랭크에서 각각 성적을 입증해냈다.
그런 만큼 교수님에 대한 신뢰는 두텁다.
아무리 독특한 뉴메타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그런 충성심 깊은 학생들조차 의심하게 만드는 카드.
"레전설도 작년에 야흐오랑 블러디랑 기묘한 거 다 하지 않았나?"
"그러긴 했지."
"근데 그때는 야흐오가 사기였고 블러디도 힐라카빨이라……."
로드 오브 로드가 하루이틀 된 게임이 아니다.
기나긴 역사 동안 뉴메타는 수도 없이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묻히는 이유.
하나는 상대법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메타에서 밀리거나 너프 당했다.
처음에는 프로들도 솔깃했으나 결국은 사장되었다.
하지만 뉴메타 보존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한 번의 뉴메타가 가면, 또 다른 뉴메타가 온다.
최근 도도갓이 장난스레 강의하는 챔피언이 하나 존재한다.
"쓸까? 죽여버릴까?"
"죽여버리시죠 교수님!"
도도갓도 처음에는 장난이었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SKY T1을 잡기 위해서는 그 상식을 갈아엎어야 한다.
사용을 해볼수록 느낌이 괜찮아.
아니, 도저히 질 것 같지가 않은데?
비밀병기라는 네 글자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소환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결단 끝에 세 번째 세트가 시작된다.
GOO Tigers의 비밀병기들이 총출동한다.
춘봉박의 귤플랭크와 더불어 도도갓이 선택한 카드.
"쑤웅! 쭉쭉 밀어! 라인전은 세게 가는 편이야~."
라인전이 극도로 세다.
얼마 전 리메이크가 된 아이언카이저.
시즌2에는 탑이나 미드로 종종 나오던 챔피언이다.
이를 원거리 딜러로 쓴다?
쉽게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창의력과 절친을 맺은 교수님이기에 가능하다.
"레벨링 세상에서 제일 빨라~ 벌써 3레벨이야."
단순히 애드리브로 하는 헛소리가 아니다.
새로이 추가된 아이언카이저의 패시브.
옆에 서포터가 있어도 경험치 손실이 없다.
이것이 원딜러로 쓰게 된 착안점이다.
그러면서 리메이크 이전처럼 파밍이 빠르다.
빠르게 라인을 밀고 강가로 올라가 소라게를 잡는다.
"통! 탕! 뚜웅-!"
아이언카이저의 Q스킬 3타가 입딜로 인해 더 강력하게 박힌다.
소라게를 한 사바리 하고 라인을 밀자 4레벨.
성장의 속도가 말했던 그대로다.
세상에서 제일 빠르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따른다.
근거리 챔피언으로 라인을 밀자 적 정글러가 찾아온다.
"편하게 들어와~ 난 갱킹을 당해본 적이 없어. 이걸 진짜로 온다고?"
미니언도 있고 킬각까지는 애매하다.
그냥 뺄 줄 알았던 코돈빈의 구리가스가 배치기로 박는다.
체력이나 점멸을 빼는 유효갱은 프로 무대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이언카이저는 드물어.
어느 정도 단단한지, 어느 정도 센지.
이런 독특한 뉴메타는 겪어보기 전까지 감이 잘 안 잡힌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편하게 들어오자 바로 응전해버린다.
얼핏 아이언카이저가 먼저 잡히는 듯 보였다.
그 직전에 도도갓이 앞점멸로 적들 사이에 파고 들더니.
"두웅! 디스 이즈 강철퍼블매앤~!"
3타와 함께 스킬을 한 번에 터트리자 코돈빈도 터진다.
반대로 아이언카이저는 체력이 찬다.
패시브 보호막까지 차오르자 맞으면서 살아 돌아간다.
"이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야! 상대를 보고 깝치란 말이야~."
"뭐래…… 귀환이나 잘해."
코돈빈이 살짝 모자라게 생기긴 했다.
하지만 갱킹까지 모자란 정글러는 결코 아니다.
아이언카이저의 메커니즘을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다.
이렇듯 독특한 픽은 예상 밖의 상황을 유발시킨다.
도도갓의 센스로 고스란히 선취점으로 연결한다.
안 그래도 레벨링과 성장이 빠른 아이언카이저.
─적을 처치했습니다!
6레벨이 매우매우 빠르게 찍힌다.
상대가 고작 4레벨인 타이밍에 말이다.
정글러 토진의 랙싸이가 갱각까지 절묘하게 잡으며.
"끄허허허허! 디스 이즈 강철동료매앤~!"
언뜻 딜이 부족한 듯 보였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언카이저의 궁극기가 걸렸기 때문이다.
상대의 체력을 살살 녹여버리는 효과.
알파카의 애씨가 고통 속에 죽고 말았다.
죽음 이후에는 환생이다.
정말로 동료가 돼버린다.
─더블 킬!
GOO 도도갓님이 학살 중입니다!
궁극기로 죽인 적을 노예…… 아니, 동료로 만든다.
적이 되어버린 알파카가 맏따를 친다.
슬로우가 묻어 나며 더블 킬.
GOO Tigers가 초반 승기를 강렬하게 잡아 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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