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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74화 (3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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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 교수님 -->

GOO Tigers의 기본 전략.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큰 건 상체다.

상체가 최소 무너지지는 않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두 가지가 어긋나고 있다.

일단 미드 라인이 너무 많이 힘들다.

르풀랑이 부시안을 상대로 밀린다.

"교수님 부시안이 너무 세요!"

"부시안으로는 캐리를 못하는 게 학계의 정설일 텐데……."

원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란 건 없다.

또 다른 진리 앞에서 무너져 내릴 뿐이다.

특히 학술 분야로 파고들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를 테면 10년 전만 해도 태양계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었다.

혓바닥에도 짠맛, 단맛 따로 느낄 수 있다며 혀지도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명왕성도 없고, 혓바닥에 지도도 없다.

새로운 발견이나 기준에 의해 상식은 뒤바뀐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르풀랑이 부시안에게 꼼짝도 못하고 사망한다.

사린다고 나름 사리긴 했다.

그런데 치고 들어와.

"무슨 몰락검이야 아……."

교수님의 강의에도 없던 내용이다.

최소한 초반 라인전은 지지 않을 줄 알았다.

생각지도 못한 강한 공세에 실수까지 겹치며 라인전이 터지고 만다.

문제는 미드 라인전만이 아니다.

부시안이 두두와 함께 돌아다닌다.

이동 속도 버프를 받고 시도 때도 없이 간섭한다.

"이거 부시안 왔다. 부시안님이 방금 방명록 남기고 가셨어. 들렸다 가요~ 했다고!"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압박이다.

그나마 우세를 점하고 있던 봇라인.

도도갓이 불만을 토로할 만하다.

시도 때도 없이 들렸다 가요~!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것 같다.

시야에 보이지 않으니 확실하지 않은 정보지만 만에 하나 진짜로 오면.

푸슝!

타, 탕!

어느새 나타난 부시안이 앞대쉬와 함께 쏟아낸다.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딜계산을 할 틈도 없다.

원딜이 아니다.

미드 부시안이다.

살을 찢어내는 듯한 폭딜에 궁극기까지 끼얹어지자.

"살고 싶어. 살고 싶다고 외쳐. 살고 싶어어어어!"

"뭐래…… 살았으면서."

"아, 잠깐만 마음 너무 아픈데. 뚝배기를 왜 이렇게 부숴 놔~."

애씨는 생존궁과 점멸, 힐을 전부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바닥까지 깎였다.

도도갓의 마음이 아픈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마음만 아프면 좋은데 꼭 몸이 같이 아파.

삼거리 와드를 지우고 간 부시안.

점멸로 벽을 넘으며 방명록을 깊게 남겼다.

"제바아아알! 아 시발 꿈이 아니구나."

체력도 없고, 생존기도 빠진 애씨가 눈 깜짝할 새에 녹는다.

하지만 퉁명스러웠던 고질라가 반응했다.

도도갓의 원한을 갚겠다.

"잡았지? 잡았잖아 왜 말로 표현하게 해~."

흑백 화면으로 쇼핑을 하고 있던 도도갓.

기다리던 알림이 뜨지 않자 초조해진다.

부시안을 설마 마무리 못하나?

모르피나가 부시안의 체력을 거의 다 빼놨다.

시간 또한 제법 지체하게 만들었다.

구로의 르풀랑이 합류해서 마무리하면 된다.

"W궁이 끊겼어요 교수님!"

"아~~~ 까~비. 간절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수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간절함이다.

간절한 학생일수록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

간절하지 못했던 스킬샷…….

사실 그냥 맏따의 사슬 채찍 타이밍이 예술이었다.

전황이 급속도로 불리해져 간다.

그나마 유리하던 봇도 큰 손해를 보고 말았다.

학생들의 상태를 살펴본 도도갓은 교편을 잡았다.

"게임이 한 번에 가버리긴 했는데 괜찮아. 아직 진 건 아니니까 친구들~."

괜히 유쾌하게 나가는 게 아니다.

불리하다는 것도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대퍼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

다른 하나는 지금부터라도 게임 잘 풀어보면 이길 가능성이 충분해.

슈우웅~!

도도갓의 애씨가 독수리를 날린다.

지나친 경로의 시야를 밝혀주는 효과다.

별 거 없어 보이지만 팀게임에서는 엄청난 이점이다.

예측과 병행하면 상대의 위치를 거진 다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GOO Tigers는 이니시가 좋다.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고 유리한 교전을 건다.

글로벌 저격 스턴인 애씨의 궁극기가 와드를 박는 쓰렉귀를 향해 쏘아진다.

쩌저정!

빗맞을 위험이 하나도 없다.

백발백중이다.

입으로 내는 소리도 아니다.

실제로 애씨 궁을 맞은 쓰렉귀가 얼려졌다.

"나 김애씨야 김애씨. 이 친구는 무빙이 무조건 위에더라고."

도도갓의 주도 하에 득점을 하나하나 챙겨 나간다.

아군도 호응할 스킬이 많아서 끊어 먹기 좋다.

이렇게 조금씩 비비면 또 모르는 게 롤이다.

물론 KTX 롤러코스터도 두 번은 안 당한다.

한 번 거하게 당한 이후 움직임이 세밀해졌다.

하지만 기본 전략이 각개격파일 뿐 정면 싸움도 피하지 않는 편이야.

"피하고, 피해주고! 세상에서 허리 제일 잘 돌려. 샤악~! 분무기 뿌려주고 어?!"

쓰렉귀의 선고를 가볍게 피해낸다.

쏘아지는 고르키의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연이어 터진 슈퍼 플레이 덕에 전황이 조금 밝아진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그럴 기미가 보였을 즈음.

갑작스레 튀어나와 상황을 정리한다.

레전설의 부시안이 몇 대 툭툭 쏘니 녹아내린다.

"부시안 미쳤나 봐. 옆구리 전문이야. 진짜 이게 공포 게임도 아니고 살살 좀 하지……."

분위기를 탄 나머지 너무 나갔다.

당장 보이는 상대의 스킬을 피하는데 온 정신을 집중했다.

옆구리 벽에서 튀어나온 부시안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는 적도 마찬가지다.

한창 흐름을 탄 부시안이 라인을 쭉쭉 민다.

자신이 패왕이라도 되는 듯 적당히 안 깝치고 있어.

"야, 야, 야 적당히 깝쳐야지. 우리 끠즈형 불 났잖아. 보여주나?"

"보여주겠습니다 교수님!"

GOO Tigers의 탑솔러 춘봉박.

날카로운 뒷텔로 부시안을 조인다.

앞에서는 랙싸이가 땅굴을 타며 들이닥친다.

이건 확실하게 잡았다.

부시안은 탱커한테 상당히 약한 면모를 보인다.

사거리가 짧고, 애초에 원딜이라 한계가 명확해.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GOO 조토진님이 KTX 레전설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추가 골드 : +432G)

기다리고 있던 승전보.

그런데 패전보도 함께 울린다.

"춘봉박 많이 죽었네. 실망이 커~."

"이게…… 아, 재롱잔치가 한 끗 차이로 안 닿네."

상대의 카이팅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점화까지 박히자 예상 이상으로 푹푹 들어간다.

나무카이를 상대로 라인전을 하다 보니 방템을 못 올린 탓이 컸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둬들였다.

결국 부시안은 부시안.

캐리를 못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심지어 KTX 롤러코스터는 원딜러도 고르키다.

중반이 넘어가면 탱커진을 상대로 고전한다.

그에 반해 도도갓은 성장력이 무한하다.

애씨는 리메이크 이전에도 성장 기대치 하나는 좋았다.

리메이크가 된 요즘은 캐리력이 손가락에 꼽힌다.

파일럿이 잘한다는 전제가 깔리긴 하지만.

"후반 가면 무조건 이겨. 내가 다 캐리해. 김캐리야 김캐리~."

"뭐래…… 지금이나 잘해."

고질라가 새침하게 툭 쏘아붙인다.

끊기는 것만 좀 조심하면 이길 수 있겠다.

후반으로, 운영으로 갈수록 이득 볼 여지가 많다.

강타의 신.

상대는 바론을 치기 애매할 게 분명하다.

용은 몰라도 바론은 자신감 있게 치기 힘들 테다.

교수님의 실시간 강의 하에 GOO Tigers가 힘을 얻는다.

* * *

라인전 단계에서는 확실하게 KTX 롤러코스터의 우위였다.

하지만 GOO Tigers는 원래 라인전보다는 운영이다.

특히 합류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쩌저정!

도도갓의 애씨가 기가 막힌다.

어째서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지 이유를 보여준다.

-3초 스턴!

-이건 무조건 죽었다

-애씨 궁을 뭐 저리 잘 맞히냐……

-교수님 강의 수강 하면 You can do it!

롤판의 주몽이다.

백발백중의 명사수.

도도갓에게는 따라다니는 수식어도 아니다.

라인전도 잘하고, 한타도 잘하는 알파카.

하지만 끊기는 일이 잦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백분 활용한 GOO Tigers가 또다시 득점을 거뒀다.

〈알파카를 기가 막히게 끊었습니다. 이러면 또 턴을 번 거거든요?〉

턴을 벌다.

한국의 롤챔스, LCK에서는 유난히 많이 나오는 표현이다.

이는 한 마디로 서로 싸우기 애매한 타이밍이 생겼다는 소리다.

후반을 가는 것이 목표인 GOO Tigers에게는 희소식이다.

KTX 롤러코스터는 전형적인 투 원딜 체제.

한타가 강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나무카이라서 스플릿 주도권도 딱히 없고 답답한 감이 있어요.〉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다.

힘은 센데 발휘할 공간이 없어.

용 정도는 먹고 있지만 그게 효력을 보려면 40분은 지나야 한다.

소위 말하는 드래곤볼.

용 5스택 전에는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이 안 간다.

든든한 보험인 것도 사실이긴 한데 효과를 발휘하려면 한참 남았다.

〈4스택쯤 되면 GOO Tigers가 기를 쓰고 막을 거기도 하고…….〉

〈결국은 강타 싸움으로 귀결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론이든 용이든.〉

-아니, 강타의 신 무시함?

-지금 두두 잡고 각성했어 각성

-신 뢰 도 제 로

아직 게임 시간이 20분도 채 되지 않았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신뢰도 필요하고 필요한 게 좀 많다.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KTX 롤러코스터가 어떻게 게임일 풀어나갈지.

의외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사이드 라인 스플릿으로 결판이 난다.

레전설의 부시안이 끠즈를 향해 앞대쉬를 해버린다.

「점심시간이네~!」

춘봉박의 끠즈가 어이가 없다는 듯 바로 응전한다.

이미 삼종신기가 갖춰진지 오래다.

방어력도 슬슬 챙겨주고 있다.

상대가 미쳐 가지고 달려든다?

자신의 피지컬을 너무 신뢰한다?

역으로 이용해 잡아먹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

─KTX 레전설님이 GOO 춘봉박님을 처치했습니다!

물론 결과가 좋으리란 보장은 없다.

일단 궁극기가 빗나갔다.

이후 카이팅에 완전히 농락 당했다.

〈아니, 와……! 아무리 미드라도 원딜 챔피언인데…… 점멸도 안 쓰고 끠즈를.〉

-아니준 시동?

-이건 좋은 의미의 '아니'

-한국의 아니와 씨발은 세계 제일!

대부분의 상황에 아니와 씨발로 대답이 가능하다.

이번 경우는 말문이 막혀서.

카이팅이 미쳐 날뛴다.

끠즈의 QR은 거의 확정 타겟팅으로 박을 수 있다.

이를 몰락의 이동 속도 증가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평타를 미친 듯이 박아 넣는다.

〈그래도 웬만하면 끠즈가 점화도 있어서 이기잖아요? 현재 메타에서 원딜러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하는 게 탑끠즈거든요?〉

〈그런 끠즈도 1대1로 이기는 게 레전설 아닙니까? 레전설 한 거에요!〉

진용준 캐스터의 외침도 당연히 포함된다.

하지만 피지컬만 좋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해답은 교수님 강의에도 없던 템트리에 있었다.

-몰락검에 양날 도끼 뭐지?

-교수님은 템 저렇게 안 갔는데

-교수님도 뛰어넘는 레전설…… 인성 빼고 다 잘하는 그는 대체

-인성의 신!

「새까만 양날 도끼」

체력: +400

공격력: +4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20%

적에게 물리 피해를 입히면 이동 속도가 증가하고, 그 대상이 챔피언이면 방어력을 깎습니다.

얼마 전 리메이크가 된 아이템이다.

많이 좋아져서 브루저들이 애용한다.

일반적으로 원딜 아이템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추가 체력 때문에 생각보다 단단했고, 대쉬기의 쿨타임도 빠르게 돌아왔어요. 끠즈가 춤을 추듯 농락 당하다 죽었습니다.〉

원딜러 따위 씹어 먹는 게 바로 끠즈다.

그것도 춘봉박의 끠즈.

어디 가서 피지컬 싸움 절대 안 밀린다.

하지만 레전설에게는 밀렸고, 딜 사이클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점화를 걸고 평타를 쳐봤지만 생각보다 딜이 안 박혀.

결국 부시안에게 카이팅 당하다 죽는 신세다.

타, 탕!

푸슝!

레전설의 부시안이 미쳐 날뛴다.

미쳐서 2차 포탑까지 쭉쭉 들어온다.

토진의 랙싸이가 막아서자 사정 없이 때린다.

이미 방어 아이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단단하다.

웬만큼 맞아도 기스밖에 안 난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아파.

〈퉁! 퉁! 쏘니까 너무 아파요! 랙싸이 흠칫 놀라서 도망가지만 이미 반피 빠졌습니다.〉

〈생각보다 딜이 잘 박히는데요? 이거 랙싸이 혼자서 못 막죠?〉

사이드 스플릿에서 브루저를 오히려 압도한다.

부시안은 캐리를 못한다는 학계의 정설이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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