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72화 (37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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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 교수님 -->

결승전을 향한 여정.

그 마지막 관문에 도착했다.

사실 그런 이유 안 붙여도 GOO Tigers는 그냥 강적이다.

'한 번 잡기는 했는데.'

정규 시즌 초반, 이기기는 했다.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강렬하다.

그때가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대기업 아들내미들이 귀싸대기 한 대 맞으면 정신 못 차리는 이유가 조금은 공감이 간다.

'집착을 하게 되네 확실히.'

GOO Tigers전 이후 코돈빈의 강타가 고장 났다.

대퍼 이상으로 안정적인 승리의 발목을 잡는다.

현재 내가 꿈꾸는 목표의 최대 난적이다.

대퍼 없는 대퍼팀.

사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문제일 수 있다.

던지는 순간만 미리 억제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근데 그게 꼭 그렇지가 않아.'

능력 부족 이전의 이야기다.

알고 있어도 막는 게 힘들어.

그 영화에도 가끔 나오지 않는가?

미래를 알고 있는 주인공.

자신의 행동으로 영향을 준다.

정해진 미래를 과연 바꿀 수 있을까!

'꼭 못 바꾸더라 주인공 개새끼.'

아니, 왜 거기서 그렇게 하냐고.

다른 온갖 창의적인 방법이 있잖아.

답답한 마음에 욕을 하면서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내가 주인공이면 절대 저렇게는 안 해.

최근에 들어서는 조금 약한 마음이 인다.

사실 주인공도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닌지.

─적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일어나버린 용 교전.

사실 교전이랄 것도 없다.

그냥 무난하게 타이밍 잡고 먹었다.

상대가 스틸 타이밍을 노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뺏겨버렸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미안해~ 뺏겼어."

미안할 짓을 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어디까지 참나 인내심 테스트하는 거 같다.

하지만 그조차도 이제는 딱히 놀랍지도 않다.

사앗……!

머릿속에 그려두고 있었다.

랙싸이가 분명 땅굴로 오겠지.

만만하니까 스틸을 노리려고 할 거야.

예측을 하고 있었기에 반박자 빠르게 사슬을 맞혔다.

스틸하자마자 점멸로 도주했지만 따라간다.

같이 벽을 넘자 금빛 사슬이 안 끊어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파괴의 표식을 터트리며 마무리.

하지만 상대도 대기하고 있었다.

타이온이 번쩍 든 도끼를 내리친다.

그로 인해 스턴이 걸렸지만 그냥 그 뿐이다.

딜러가 아니라서 별 위협이 안된다.

용 대신 정글러의 점멸과 킬까지 가져왔다.

"따서 다행이다~. 다음에는 강타 잘 쓸게!"

코돈빈이 미안한 듯 사과를 해온다.

마치 착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팀게임에서 제일 나쁜놈은 다음에도 못하는 놈이다.

'다음에도, 다음에도, 다음에도…… 코돈빈 개새끼야!'

차라리 밉살맞게 중얼거리던가.

큰 그림 ㅇㅈ? 초반 용 쓸모없다 ㅇㅈ?

그러면 불같이 화라도 내지.

성격상 그러지도 않는다.

사실 화를 내든 안 내든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안된다.

어떻게 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인공도 고민을 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과 한 가지 다르다.

묻고 싶으면 물을 수가 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정글러가 자꾸 바론 뺏기면 어떡해요?

친구가 바론을 자꾸 스틸 당해요

온갖 방법으로 아오……

└뒤통수 ㅈㄴ 세게 때려

└한국 제품은 때리면 대부분 말 듣던데

글쓴이-아니, 때리는 거 말고요

└혹시 친구 이름이 코돈빈이니?

소름 돋았잖아.

왜 이렇게 눈치가 빨라.

그리고 폭력적인 애들도 보이네.

물론 장난으로 단 댓글일 것이다.

글을 몇 번 더 올리자 장난이 아닌 댓글도 올라왔다.

└바론을 치지 마 그럼

└바론 안 먹고 게임 이기면 되지

글쓴이-ㅇㅎ

└요즘은 용만 먹어도 드래곤볼임

그 방법은 절찬리에 실패했다.

바론 뿐만 아니라 용도 뺏기네.

오브젝트라면 아주 종류를 가리지 않아.

그래서 요즘은 뺏긴다는 가정 하에 적을 죽이고 있다.

방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건 임시방편이지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다른 댓글도 있었다.

└딱 대퍼팀 같은 경우네. 간단하지. 오브젝트를 교전용으로만 써

글쓴이-오~ 그럴 듯한데. 님 티어가?

└골드시다 엣헴!

파랑 이즈도 골드가 개발했다는 소리가 있다.

그런 골드의 말이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건 누구나 아는 거고.'

골드가 아니라 브론즈 실버도 아는 사람 많을 것이다.

실전에서 그러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서 문제지.

내 노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글을 하나만 쓴 게 아니다.

집단지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여러 개 썼다.

똑같은 아이디로 한 세 개 쓰니까 이런 댓글이 달리더라.

└님 혹시 KTX 선수임?

└진짜 절박해 보인다……

└뒤에 코돈빈이 있다면 ㅋ을 두 개 써주세요!

글쓴이-아니ㅋㅋ 그럴 리가요

이후로는 아이디를 바꿔가며 썼다.

그렇게 모으고 모은 몇 가지 방법들.

그중에는 나름 신박하고 획기적인 것도 있었다.

"적 블루에서 싸움 한 번 열어볼 만한 거 같은데?"

"블루? 너무 깊숙한 거 아닐까~."

"괜찮아. 타이온 정글에서 궁극기 쓰기 힘들어."

"그래~?"

적당한 말로 구슬린다.

그리고 오브젝트 싸움을 유도한다.

지금까지 실험한 바에 의하면.

'오브젝트라면 종류 가리지 않고 그냥 다 뺏겨.'

용만 그런 게 아니라 블루, 레드, 일반 정글 몬스터까지 기부 천사다.

물론 괜히 구박하는 감도 있다.

안 뺏길 때도 은근히 많다.

"아, 아깝다~."

그런데 중요할 때는 다 뺏기더라고.

적 블루를 치자 상대가 모여든다.

안타깝게도 블루는 뺏겼다.

하지만 바론이나 용과 달리 중요도가 그리 높지 않다.

뺏겨도 아쉬울 게 없다는 소리다.

닭 대신 꿩을 먹자.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 서포터 모르피나.

블루 싸움의 와중 블랙 실드가 빠졌다.

풀콤보와 함께 점화를 박아 넣자 녹아내린다.

파아아앙-!

코돈빈의 구리가스가 궁극기로 원호한다.

맏따가 던져준 랜턴을 타자 점멸도 아꼈다.

뺏긴 블루도 미드가 아닌 정글이 먹은 거라 아쉬울 게 없다.

'그런 댓글이 있었지.'

보고서 솔직히 좀 화가 났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그럴 만해.

└이 새끼 대체 글 몇 개를 싸지르냐? 팀탓충 새끼야 꼬우면 니가 캐리해

└일침 오지고 지리고 레릿고 스무th~

└팀탓 하는 새끼들 치고 티어 높은 놈 못 봄ㅋㅋ

확실히 그럴 수 있다.

팀탓 하는 애들 보면 정말 가지각색으로 변명을 싸지른다.

아군이 이거 못해줬고, 저거 못해줬고, 이래서 지고, 저래서 지고…….

올라갈 사람은 결국 다 올라가.

니가 올라갈 사람이면 올라가겠지.

괜히 이러저러 추한 변명 붙이지 마라.

'응, 챌린저 1위야.'

사실은 47위다.

솔로랭크는 그다지 의미가 없어서 요즘은 스크림 위주로 돌린다.

특히 대회 기간에는 솔로랭크를 돌릴 시간도 없고, 잘못하다가는 전략 유출이다.

여하튼 간에.

'요는 그거야.'

내가 캐리한다.

그리고 상대의 방심을 유도한다.

강타 싸움으로 가면 높은 확률로 질 것이다.

이를 상대도 알고 있다.

코돈빈의 강타가 고장 났다는 사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르는 사람은 슬슬 간첩이다.

* * *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아니, 어떻게 이젠 하다 하다 블루도 뺏기냐?

-구리가스 QW강타 하면 무조건 먹는 거 아님?

-이젠 뭐 놀랍지도 않다……

-강타의 연금술사 코돈빈 센세!

-강타의 연금술사래ㅋㅋㅋㅋㅋ

그런 만화가 있다.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금단의 영역을 손을 댄다.

그 우를 범한 사람은 소중한 걸 잃는 대신 엄청난 지식을 손에 넣는다.

코돈빈은 강타를 잃고 나머지를 잘하게 된 게 아닐까?

〈커뮤니티에 나온 드립인데 솔직히 조금 피식 했어요.〉

〈그래도 결국 이득은 이득이죠. 잘리지도 않았고, 술통 폭탄도 절묘하게 잘 던졌습니다.〉

8~90년대 생은 모를 수가 없는 만화다.

김은준 해설도 참지 못하고 입꼬리가 조금 씰룩댄다.

하지만 블루가 그렇게 중요한 오브젝트도 아니고, 모르피나를 잡은 게 훨씬 더 이득이다.

〈애초에 교전 자체에 의미를 둔 것 같습니다. 타이온의 운전에 어려움이 따르는 지역이잖아요?〉

결과 이전에 과정, 설계 자체가 훌륭했다.

타이온이 궁극기를 쓸 각이 안 나와.

이니시 걸기 애매한 좁은 정글이다.

서로 블루에만 포커스를 두자.

코돈빈은 안 끊기고 마지막까지 잘 쳤다.

그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KTX 레전설님이 GOO 고질라님을 처치했습니다!

리플레이를 통해 흘러나온다.

순간적으로 인장을 두 개 던지며 터트린다.

점화와 함께 들어간 평타 한 방이 결정적이다.

뒤늦게 힐을 써도 치유 감소.

관중들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애매해질 수 있다.

〈방금처럼 누구 하나 녹이는 구도가 점점 안 나올 거에요.〉

GOO Tigers가 조합을 참 잘 짜왔다.

미드 타이온이라는 비밀 병기.

놀랍게도 탑이나 정글이 아니었다.

독특한 아이템 선택도 이목을 모은다.

대회에서도, 솔로랭크에서도 보기 드물다.

어째서 이런 선택을 한 건지 궁금증이 인다.

-교수님 최신 강의에서 저 아이템 본 적 있어!

-ZE관의 깃창

-ZE관ㅋㅋㅋㅋㅋ

-수호자의 방패 왜 두 개나 올리나 했는데 지휘관의 깃창이었구나?

강의를 빼먹지 않고 수강 하는 모범 학생들에 의해 밝혀진다.

운영에 탄력을 더하는 지휘관의 깃창.

GOO Tigers가 노리는 건 안정적인 운영이다.

〈타이온 단단하고, 끠즈도 탱끠즈고, 부시안은 모르피나가 실드로 지키면…… 르풀랑이 실업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은준 해설이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안정적으로 가면 GOO Tigers가 유리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더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전에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KTX 롤러코스터는 그러기가 참 힘들다.

오브젝트를 쳐서 불러야 하는데 강타가 자신이 없어.

〈근데 쳐요. 먼저 치는데요?〉

〈당연히 안 칠 줄 알았는데…… 아, 물론 코돈빈 선수도 이번에는 집중할 겁니다.〉

-급하게 정정ㅋㅋㅋ

-코돈빈은 당연히 뺏기자너~

-원래 구리가스면 강타 진짜 믿음직한데……

KTX 롤러코스터의 이례적인 판단.

앞서 첫 번째 용도 결과가 안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차원에서 믿어주겠다.

믿어줘야, 만회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살다 보면 원래 불운이 겹칠 수도 있는 거다.

메이플에서 60% 강화 주문서가 한 장도 안 붙는 진귀한 경험 누구나 한 번은 한다.

─레드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사실 믿을 만큼 믿어주기는 했다.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찍어봐야 알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싸움이 열린 것도 사실이다.

랙싸이와 함께 들이닥쳤다.

타이온이 이니시를 건다.

「전~~~지이인~!」

블루 지역과는 사정이 다르다.

시원하게 뻥-! 뚫려있는 강가 지형.

운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도로가 없다.

GOO Tigers가 가져간 조한 컨셉.

돌진 조합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용도 먹고 한타까지 이기는 듯한 구도였으나.

─KTX 레전설님이 GOO 도도갓님을 처치했습니다!

KTX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용쪽 지역에 이목이 과하게 쏠렸다.

반대로 외곽 지역은 느슨해진다.

레전설의 르풀랑이 파고들었다.

〈쇈이 대체 어디에 궁을 탔나 했는데 특공대로 진입했네요. 르풀랑이 파고들면서 쇈까지 튀어나오니 대. 형. 참.사!〉

한타의 승패를 가른 순간이었다.

얼핏 보면 앞라인과 뒷라인의 교환이다.

타이온은 끠즈와 함께 들어가며 활약을 제대로 했다.

〈그런데 부시안이 죽으면 GOO Tigers는 딜이 없어요.〉

〈살 사람은 살아야죠! 아악…… 끠즈는 생존기 쓰면서 도망갔는데 타이온은 뚜벅초라 도망을 못 가요!〉

오브젝트는 뺏겼지만 이득을 보는 구도.

게임이 점점 미묘해진다.

다른 건 다 둘째 치고.

-르풀랑 벌써 데캡ㄷㄷ

-레전설 큰다……

-레전설 취직 성공?

무난하게 가면 르풀랑이 실업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무난하지 않으면 취업이 잘된다.

아니, 그 이상으로 존재감이 미쳐 날뛴다.

─KTX 레전설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암살자가 독성장을 하면 원딜러는 죽어 난다.

도도갓이 활약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조합이다.

GOO Tigers가 준비해온 운영에 적신호가 켜진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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