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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타의 神 -->
가만히 있어도 화젯거리가 마르지 않는 게임단이다.
레전설이 발 벗고 나서자 커뮤니티가 폭발한다.
─???: 바론을 스틸 당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난 모르겠는 걸~?"
└이 새끼가……?
└유리야 방송에서 저 ㅈㄹ함ㅋㅋㅋ
└유리야? 웬 유리야?
└어제 레전설 때문에 강제로 합방 했지
갑작스레 예고도 없이 진행된 합방이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레전설이 코돈빈을 동반해서 왔더라?
뭐, 기묘하다고 할 일까지는 아니다.
KTX 롤러코스터 선수들은 토이치TV에서 개인 방송을 켠다.
코돈빈도 예외가 아니고, 이따금 솔로랭크 방송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을 하는 걸 내보낼 뿐이다.
그런 딱딱한 느낌의 방송밖에 해본 적이 없다.
전문 스트리머처럼 농담 따먹기 하면서 보라 방송을 하다니.
─코피셜: 유리야님 너무 이쁘신 거 같다
레전설이 말했으니 레피셜인가?
└씹새끼ㅋㅋㅋㅋㅋ
└고등학교때 꼭 저런 새끼 있었음
└코돈빈 신고식 제대로 당하누ㅋㅋㅋ
본업BJ, 부업 프로게이머라는 말이 있는 레전설.
코돈빈을 놀려 먹는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 컨텐츠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내 적응하여 재밌게 논다.
무엇보다 나쁜 느낌의 희생양이 아니다.
유리야의 방송을 평소 재밌게 본 이유가 무엇일까?
─코돈빈 유리야한테 사심 쩌는데?ㅋㅋ
이 새끼 가만히 보니까
유리야한테 눈길 계속 보내네
└이쁘대잖아ㅋㅋㅋㅋㅋ
└코돈빈 너무 해맑자너~
└둘이 성격 잘 맞긴 함
└이걸 러브 라인을 긋는다고?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애초에 달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실물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 유리야다.
방송으로는 살짝 빵떡 같은 얼굴.
실제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주변 지인들의 오피셜로 밝혀진 이야기다.
레전설에 의해 온갖 것이 다 밝혀졌다.
현재 몸무게.
프로필을 조금 고쳐야 할 듯싶더라?
─유리야 방송하면서 4kg 쪘대ㅋㅋ
161cm에 43kg-〉47kg
출처: 레전설이 직접 들어봄
└의자에 앉아있는 애를 들었어ㅋㅋㅋ
└들어보고 맞추는 그는 도덕책……
└161/47도 개쩌는 거 아님?
└웬만한 쇼핑몰 모델 급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명령 받았다.
이행하지 않을시 심각한 불이익이 뒤따른다.
레전설이 직접 집행하러 오기 때문에 부들부들 부들부들!
유리야의 볼따구가 튀어 나왔지만 시청자들도 편이 아니다.
자꾸 쳐묵쳐묵 하다가 진짜로 빵떡 되면 어떡해.
많은 도네가 쏟아지며 민심이 하나로 모아졌다.
그런 유리야의 사정이야 어쨌든.
KTX 롤러코스터의 팬들도 반기고 있다.
코돈빈의 오피셜에 의하면 앞으로는 강타를 잘 쓸 것이다.
─코돈빈 스크림에서는 강타 잘 쓰는 편이라네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아서 실수했다나 봐
아무튼 결과적으로 이겼고
앞으로 잘하면 되는 거지
└슈퍼팀팬들 출첵 가즈아~!
└ㅇㅇ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음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다
└클끼리도 스크림에서는 막 날아다녔다던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잖아?
앞으로 잘하는 게 중요한 거다.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리빌딩 이후 불안불안하던 KTX 롤러코스터.
슬슬 자리가 잡힌다는 징조가 보이고 있다.
장본인들도 큰소리 떵떵 치며 공약한다.
─레전설: 대퍼 없는 대퍼팀 보여주겠다
나 레전설이다
걱정 붙들어 매라
└오, 새끼…… 가오 잡는 법을 알아
└든 든 하 다
└대퍼 없는 건 좀 좀 섭한데ㅎㅎ
└결국 유리야는 방송 무대 내주고 먹는 거 통제 당하고 물벼락 맞았네
단 한 명을 빼놓고는 전부 해피 엔딩이 됐다.
커뮤니티에서 대차게 까이던 코돈빈.
여론이 조금은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제부터 잘하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팬들은 온화한 심정으로 응원을 했지만.
* * *
"코돈빈 머함미까! 간타 간타 간타!"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바론의 체력 바.
알파카의 절박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 절박함이 무색하게도.
"코돈빈 개새끼야 강타 좀 쳐박으라고!"
"아, 뺏겼다. 미안해~."
"됐고, 빨리 점사나……."
가짜에어 블루윙즈팀과 경기를 진행 중이다.
설마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을 잡고 말았다.
바론을 뺏긴 이상 한타라도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싸아앙……!
적 탑라이너 모르피나의 점멸 궁극기.
조냐의 물시계까지 깔끔하게 연결되었다.
바론 버스트를 한 탓에 4인궁을 뒤집어 썼다.
3초 후 스턴이 터지면 대형 참사다.
대퍼 타임이 오기까지 앞으로 2초.
그전에 움직여 이변을 만들어낸다.
휘리링!
해낸 것은 딱히 없다.
모르피나가 조냐를 쓰기 직전 밟았다.
야흐오의 E스킬, 질풍보를 내디디며 점멸을 쓴다.
호응하기 위해 다가오던 두 명의 적.
브라운과 트와이스 페이크가 하늘에 붕-! 떠버린다.
그 상태에서 한 번 더 내디뎌 모르피나의 궁을 떨쳐내고.
「우리에게 돈!」
궁극기를 내리치자 트페의 체력이 반토막난다.
나로 인해 상대의 한타 포지션이 완전히 갈라졌다.
호응이란 이름의 흐름 또한 끊기며 기세를 가져온다.
콰과광!
기세가 넘어오자 상대의 대처가 안일해진다.
갑작스런 역관광에 당황해버린 브라운.
계산도 없이 바로 얼음 계곡을 깔았다.
투사체이기 때문에 돌풍 장막에 흡수 당한다.
트페와 고르키의 딜각 또한 애매해진다.
그런 와중에 트페의 치명적인 실수.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멸로 벽을 넘는데 실패한 바람에 쉽게 잡았다.
다른 선수라면 참 어처구니가 없을 테지만.
'갱붐 벽 못 넘은 것 보고 군대에서 개쪼겠는데.'
얼밤에서 가짜에어로 이적을 한 갱붐.
벽을 못 넘는 징크스는 여전한 듯하다.
덕분에 코돈빈이 덜 놀림 받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한타를 압승할 수 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KTX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린 아군과 함께 적들을 하나하나 썰어나간다.
결과적으로 한타는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문제는 이것이 과연 이득인지.
"쟤네 바론 버프 안 꺼졌어. 고르키 도망 갔다."
"괜히 쳤나? 바론을 그냥 안 칠 걸 그랬나?"
"근데 이게 뭐 안 칠 수도 없고……"
상대 정글이 없거나 스틸각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만 바론을 먹는다.
그런 교과서적인 해답만 구하다가는 어느 세월에 먹겠는가?
하물며 가짜에어 블루윙즈.
'이 새끼들이 자꾸 존버를 타가지고…….'
소위 늪롤을 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게임을 질질 끌다가 한타 한 번 잘해서 이긴다.
요즘 메타에서는 은근히 잘 먹히는 공식이기도 하다.
용이 가지는 초중반 가치가 낮아졌다.
드래곤볼, 5스택 모으기 전까지는 스노우볼이 안된다.
그러니까 아싸리 포기하고 바론만 안 내주며 존버를 타자.
그 결정체격인 상대의 운영 때문이다.
게임에 결정타를 먹이기 위해 바론을 쳐야만 했다.
그만 대퍼…… 아니, 뺏겨버리는 바람에 갑분싸 직전까지 갔지만.
『승리』
경기의 승리에는 지장이 가지 않았다.
바론 한타를 이긴 덕에 승기가 유지된다.
시간이 점점 흐르자 조급해지는 건 상대다.
우리가 모은 용이 4스택.
결국 5스택을 안 내주기 위해 나오다가 딱 걸렸다.
코돈빈의 깔끔한 이니시로 한타가 열리며 대승했다.
경기 시간이 후반에 이르렀기에 넥서스까지 쭉 밀린다.
그렇게 1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근데 이게 참 기분이 묘해.
"우리 또 대퍼하고 이긴 거야?"
"대퍼는……아니지. 강타의 신이 잠시 심술 났을 뿐."
"간타 좀 쓰심시오 코돈빈!"
"얘들아 미안해~."
팬들도 성화겠지만 우리도 참 그렇다!
웬만하면 먹을 공산이 높다고 생각해서 시도한 건데…….
실패하고 나니 순간적으로 뇌정지가 오며 대퍼를 할 뻔했다.
'바론 한타 졌으면 진짜로 모르긴 했을 거야.'
유리한 상황이긴 했지만 바론 뺏기고, 한타 대패.
이 정도면 게임이 비벼져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호랑이 동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고 대퍼를 방지할 수 있었다.
게임 한 판, 한 판이 외줄타기 하는 기분이다.
멘탈이라는 이름의 끈이 가당가당하다.
나까지 끊기면 진짜 큰일 날 거야.
─소환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윽고 두 번째 세트가 시작된다.
정규 시즌은 모든 팀과 한 번씩 맞붙는다.
각각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면 이긴 팀은 승점을 얻는다.
한 세트 이겼기 때문에 조금은 편한 입장이다.
하지만 비벼지는 순간 또 모르는 게 롤이다.
특히 우리팀은 도저히 방심할 수가 없어.
'코돈빈 개새끼야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쓴 거라며…….'
알파카만 욕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심지어 나는 면전에서 들었어!
그 날은 컨디션 난조로 인한 실수였고, 더 이상 뻔한 실수 안 할 테니 믿어 달라고.
아니다.
정말로 어쩔 수 없었던 걸 수도 있다.
사람은 서로의 처지를 역지사지 해야 한다.
'바론 트라이가 강제 되는 측면이 있었어.'
상대의 존버를 깨기 위해 바론을 친다.
오면 한타 하는 거고, 안 오면 우리가 먹고.
먹다가 스틸을 당할 확률은 솔직히 무시 못한다.
강타 싸움은 5 대 5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겠는가?
아무리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도 뺏길 수 있다.
그렇다면 강타 싸움을 안 해도 되게 만들자.
사앗……!
그러기 위한 챔피언이다.
초중반 스노우볼에 최적화된 르풀랑.
갱붐의 빅토리를 향해 다가가 금빛 사슬로 붙든다.
상대는 야흐오를 밴하더니 빅토리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내 챔피언 폭이 만만하지가 않다.
그리고 존버를 봐줄 생각도 없어.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코돈빈의 랙싸이가 호응하며 킬각으로 연결된다.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선취점을 가볍게 가져왔다.
'호응도 그렇고, 동선도 그렇고 정말 잘해.'
빈말이 아니라 코돈빈은 일류의 반열에 드는 정글러다.
저렇게만 해주면 팀 입장에서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그런데 강타만 계속 실수하니 미치고 팔딱 뛰겠다.
'존나 지능적인 트롤을 보는 거 같아.'
솔로랭크에 보면 별별 애들이 다 있다.
게임 제대로 하는 거 같다가 마지막에 던진다.
씹새끼야, 니가 옛날에 여기서 게임 지게 만들었지?
그래서 나도 던지는 거야ㅇㅇ.
이런 정신병 걸린 원한을 보여주는 애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천상계 구간은 만나는 애들만 만나는 고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복수를 성공하고 희열.
모니터 화면 밖에서 쪼개고 있을 거라는 게 상상이 된다.
"응?"
"아니야."
안 쪼개고 있네.
잠깐 코돈빈의 얼굴을 보았다.
굉장히 진지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이다.
덕분에 경기의 상황도 무척 좋다.
미드가 풀리며 내 행동 반경이 넓어진다.
반대로 빅토리는 1000Gold가 안 모여서 무척 힘들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약속된 솔킬까지 나오며 게임이 무너진다.
이후 흘러가는 경기의 풀이도 간단해진다.
상대는 이전 세트처럼 작정하고 존버를 탈 수가 없다.
터억!
사앗……!
어슬렁 지나가던 적 정글 거미여왕.
튀어나가 파괴의 표식과 함께 금빛 사슬을 잇는다.
거미줄을 타며 하늘로 솟구치지만 사슬은 끊기지 않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순간 솔로킬.
22분 타이밍에 적 정글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아군 탑솔러 킹인만이 텔레포트를 가졌다.
"프리 바론이야 이거."
"적 정글 없으니까 천천히 먹자 천천히."
소위 말하는 프리 바론이다.
정글러도 없어서 스틸의 여지는 당연히 없다.
굳이 주의할 점을 찾자면 상대가 이니시를 걸어오는 건데.
'가짜에어 쟤네는 그런 걸 못해.'
늪롤이 장기인 팀이다 보니 과감함이 부족하다.
정식 한타도 아니고, 수적인 열세.
예상대로 바론을 포기했다.
상대 정글이 없거나 스틸각이 안 나오는 교과서적인 예시다.
이렇게만 하면 대퍼고, 강타의 신이고 할 일이 없지.
이조차도 얕봤을지 모른다.
휘리리리링~!
풀차징한 한나의 회오리.
고작해야 서포터의 견제기에 지나지 않다.
그 미약한 돌풍에 의해 소환자의 전장이 소용돌이친다.
"코돈빈 개새끼야-!!"
교과서는 개뿔이!
알파카의 마음을 공유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너무 어이없이 게임을 진다.
소설이라고 막 쓰는 거 아니냐
그런데 현실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전작에서는 선수의 실수를 지양하며 썼는데 사실 엄밀히 따지면 실수를 포함해서 쓰는 게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