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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타의 神 -->
해설자들로서도 심히 당황스럽다.
왜냐면 포장을 이미 다 마쳤어.
그런데 포장을 다시 뜯어야 돼.
〈어차피 맏따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스틸 못해요. 괜히 갔다가 1+1이 될 수 있습니다.〉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 스틸 변수도 없다.
맏따의 쓰렉귀가 든든하게 대퍼를 방지한다.
만에 하나 강타 싸움이 돼버린다?
그러면 뺏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말했다.
강타 싸움은 5 대 5!
〈이런 건 팀이 마크를 해주는 게 맞아요.〉
〈강타 싸움은 5 대 5?〉
〈저는 사실 뺏는 쪽이 6 대 4 정도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심리적인 압박 때문에…….〉
-뺏는 쪽은 심리적으로 압박이 없음?
-추끼리 클하다……
-현역 시절에 그냥 산타클로스였지ㅋㅋ
강타 싸움을 이기는 꼬라지가 거의 없었다.
전설적인 강타의 소유자.
그렇기에 정글러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정글러의 인권과 환경 개선에 힘을 쓴다.
강타 쓰기 편하도록 팀이 받쳐줘야 한다.
받쳐주지 않으면 그건 팀의 잘못!
틀린 말은 아닌데 왠지 조금 추한 감은 있다.
덕분에 정글러의 복지가 올라가는 것도 맞다.
KTX가 바론만 가져오면 이건 확실하게 이겼네.
─레드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세상에 절대는 없다.
없어야 할 이변이 만들어진다.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중계진들도 할 말을 잠시 잃었다.
〈뭐죠……? 바론을 GOO Tigers가 먹었는데요?〉
뺏길 변수가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찌나 자연스러웠는지 선수들도 눈치를 못 챘다.
귀환을 타려고 하는데 강화 귀환이 아니야.
그제서야 헐레벌떡 난리가 난다.
〈랙싸이 Q로…… 뺏은 거 같은데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려고 던졌는데 하필 그게 대형 사고를 내버렸습니다!〉
김의정 캐스터의 물음에 클끼리 해설이 대답한다.
대형 사고.
어처구니 없는 이변이 싹 트고 만다.
-아니, 랙싸이 Q에 스틸 당했다고??
-코돈빈 개새끼야!
-얼척이 없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프로 무대라면 다르다.
심지어 옛날 바론도 아니고 요즘 바론.
요즘 바론은 미니언을 강화시킨다.
먹은 쪽에서 스노우볼 굴리기 참 좋아.
바론 버프를 두른 GOO Tigers가 진격한다.
─블루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GOO Tigers의 조합은 단단하다.
주위 미니언까지 단단해지니 막기가 버겁다.
외곽 지역 포탑을 하나둘 파괴하며 글로벌 골드를 역전시킨다.
물론 원점으로 회귀했을 뿐이다.
KTX 롤러코스터도 멘탈 잡고 다시 하면 된다.
프로 무대에서 그 멘탈을 잡는다는 게 힘든 일이라서 문제다.
─GOO 춘봉박님이 KTX 알파카님을 처치했습니다!
멘탈이 약한 선수라면 더더욱.
라인전도 잘하고, 한타는 더 잘하는 알파카의 단점은 뭘까?
선수 데뷔 초기부터 약한 멘탈은 고질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아니, 굳이 몸으로 부쉬 체크를 할 필요는 없었는데…….〉
〈이거 큰일 났습니다. 바론 버프 아직 두 웨이브 남았거든요?!〉
후반에 가장 중요한 원딜러가 잘렸다.
그리고 GOO Tigers는 조합이 단단하다.
치고 들어오자 막지 못하고 어어? 하다가 포탑이 밀린다.
「곰이다!」
막기 위해 어영부영 있다가 이니시까지 당한다.
배티의 점멸 곰돌이가 2인 스턴을 박았다.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유리하게 열린 한타.
-뭐야?
-아니……
-게임 끝나겠는데?
-레전설 뭐 좀 해봐아!
아무리 레전설이라고 한들.
열세인 상황에서 먼저 걸린다.
상대는 바론 버프까지 두르고 있다.
공격력 증가는 둘째 치고 미니언이 압박이다.
탑과 봇에서 쏟아져 내려온다.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그냥 어어? 하다가 끝난 느낌이죠?〉
〈아니, 이건 대체……..〉
-아니준ㅋㅋㅋㅋ
-강팀준 극대노!
-진짜 어이 없이 끝나긴 했다;
라인전 잘 하고, 스노우볼 잘 굴리고, 한타 대승하고…….
다 잘하다가 와장창 무너졌다.
어처구니가 없기는 하나 KTX 롤러코스터라면 그럴 만하다.
〈바론을 뺏긴 것부터가 시작이었어요. 뺏길 수가 없는 바론이라고 봤는데…….〉
〈솔직히 선수 생활하면서 한 번은 할 수 있는 실수긴 해요.. 분위기 좋았기 때문에 멘탈만 잡으면 KTX, 언제든 역전할 저력을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
클끼리 해설이 강력하게 실드를 쳐준다.
왜냐!
자신도 저지른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글러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한다.
오히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액땜 한 셈 치고 멘탈 잡아서 다음 세트 이기면 되지.
-코돈빈이 그래도 그나마 대퍼 덜했는데……
-한 번은 면죄부 줄 만함
-너무 웃기게 뺏겨서 욕하기도 애매해ㅋㅋㅋ
워낙 대퍼를 자주 하다 보니까 이쯤이야~.
팬들도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다.
'강타의 신' 코돈빈의 탄생을.
* * *
첫 번째 세트를 기묘하게 역전패 당했다.
이제는 하도 당해서 그러려니 한다.
차라리 이렇게 당하는 건 충격이 덜하다.
"코돈빈, 코돈빈! 간타 또빠로 쓰심씨오!"
"너도 끊기지나 마."
알파카의 물음에 맏따가 한숨을 쉰다.
바론이 뺏긴 것도 문제였지만, 알파카가 끊긴 게 결정타였다.
한 번에 시원하게 말아 먹은 게 아니라 조금씩 말아 먹었다.
'원래 경기는 이렇게 지는 게 보통이야.'
이전처럼 대퍼를 해버리며 말도 안되게 단체 스로잉하고.
몽유병 환자 마냥 우어어~~ 좀비처럼 달려가서 죽고.
그렇게 지는 것보다야 백 배는 낫다.
"이런 건 솔직히 천재지변이지."
"강타 실수는 어쩔 수 없어. 가끔 아다리가 안 맞을 때가 있어서……."
나도, 팀원들도 전부 이해한다.
정글러가 강타 쓰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
괜히 부담 주면 멘탈도 상하고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진행되는 GOO Tigers와의 경기.
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現LCK에서 SKY T1과 함께 손 꼽히는 강팀이니까.
'슬슬 팀 순위도 신경 써야 돼.'
정규 시즌이 절반이 조금 안되게 지나갔다.
순위가…… 조금 많이 처참하더라.
열 개 팀 중에 고작 6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아무리 팀이 자리를 잡는 과정이라고 해도!
최소 3, 4위권에는 있어야 체면 유지가 된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두 번째 세트가 막을 올린다.
이기기 위해 수많은 준비를 해왔다.
설사 대퍼를 해도 어떻게든 캐리한다.
'그리고 부진이라는 게 아군만 겪는 게 아니지.'
인간인 이상 누구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다.
나는 겪어본 적 없는데 아무튼 그러하다.
GOO Tigers의 미드라이너 구로.
LCK 최고의 미드라이너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기량이 하락했다고 한다.
이전 세트를 겪어보며 확실하게 느꼈다.
좌아악-!
빅토리의 레이저가 미니언을 가른다.
나까지 함께 맞히려고 했던 걸 피했다.
당연히 내가 잘 피했기 때문도 있지만.
'스킬샷에 소울이 없네.'
그나마 빅토리를 해서 저 정도다.
이전 세트에서는 파사딘을 꺼냈다가 혼쭐이 났다.
정신을 차렸는지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챔피언을 꺼냈다.
구로의 빅토리.
스프링 시즌부터 승률 100% 자랑하는 조커 카드다.
사람이 아프면 익숙한 걸 찾게 되듯 열리자마자 냉큼 가져갔다.
'안 넘어갈 거 알면서도 괜히 죽 말고 다른 거 먹고 싶거든.'
그러다가 쳐먹고 배탈이 나고 나서야 후회한다.
곧 구로도 그렇게 될 예정이다.
나를 상대로 과연 거리 조절을 잘 할 수 있을지.
휘익!
휘익!
미니언을 밟으며 달려나간다.
오랜만에 잡는 야흐오.
최근 대세 미드픽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빅토리를 상대로는 찍어 눌러.'
특히 최근 야흐오는 변화가 있었다.
아이템트리와 스킬 선마스터가가 달라졌다.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움직임이 엄청나게 재빠르다.
「다대기!」
상대는 빗맞혔지만 나는 봐주지 않는다.
쏘아진 회오리가 빅토리를 가른다.
그와 동시에 씌어진 실드.
빅토리는 브루저 상대로 강력한 면모를 보인다.
실드가 붙어있는 Q스킬 때문이다.
그리고 장판 CC기인 중력실.
갇히기라도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지만.
사각!
휘익!
야흐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다.
들어가 평타로 한 번 썰어내고 미니언을 타다.
야흐오가 자랑하는 무한 대쉬가 보다 빠르게 이루어진다.
E스킬 질풍보를 선마스터 하며 생긴 변화다.
안 그래도 잽싼 몸놀림에 날개가 달린다.
상대로 하여금 정신 차릴 틈을 주지 않고 압박.
─적을 처치했습니다!
생각보다 용이하게 솔킬까지 연결됐다.
상대의 자그마한 욕심이 부른 화근이다.
'1000골드 맞춰서 귀환하고 싶잖아.'
빅토리의 전용 아이템 업그레이드에 드는 비용이다.
하고 안 하고는 천지 차이다.
귀환을 안 하고 버티려 하길래 다이브 쳐서 따냈다.
그렇게 상대는 말렸지만 킬을 먹은 나는 풀리게 된다.
1300골드 가량이 수중에 모였다.
라인전이 한결 더 수월해진다.
찰칵!
최근 야흐오는 삼종신기를 올린다.
그 하위템인 탐욕의 망치.
이동 속도 상승과 체력, 공격력 어느 하나 버릴 부분이 없다.
라인전만 해도 솔킬각을 계속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야흐오를 뽑은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코돈빈이 세상에서 제일 자신 있다는 구리가스.
파아아앙-!
갱킹을 와서 술통 폭탄을 정말 대충 던졌다.
대충 맞히기만 해도 필킬이기 때문이다.
방금 전 교전에서 빅토리는 스펠을 전부 사용했다.
「우리에게 돈!」
궁극기를 연계하며 공중에 붙잡는다.
그리고 검에 모은 회오리로 한 번 더 띄운다.
빅토리는 중력실을 깔며 갖은 반항을 도모하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기동력의 차이가 현저하다.
중력실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농락.
도망갈 여지를 주지 않고 확실하게 척살한다.
미드 라인을 가볍게 압도해버린다.
'요즘 미드 메타가 참 좋단 말이야.'
캐리력 좋은 미드픽을 기용할 게 워낙 많다.
기존에 쓰던 챔피언들도 이렇듯 구도만 갖춰지면 꺼낼 만하다.
캐리를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황금기가 도래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그렇다고 굳이 환경을 갖춰줄 필요는 없는데.
봇 듀오가 갱킹을 당해 사망해버렸다.
딱히 안이해서 당했다기 보다는.
'상대가 봇 시팅을 노골적으로 하네.'
라인전을 빠르게 끝낼 속셈이다.
자신들이 자신 있어하는 운영과 합류전으로 가겠다.
더블 킬을 따내고 봇 1차를 파괴하기 위해 안간힘을 퍼붓는다.
─아군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상대의 의도는 막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손해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미드 1차를 파괴해준다.
'이러면 미드&정글 캐리로 가야겠지.'
합을 맞춰보며 느꼈다.
코돈빈의 실력이 생각 이상으로 뛰어나.
원딜러 출신으로 보증 받은 피지컬.
누적된 경험이 만들어낸 노련함.
가히 만능형에 가까운 스타일의 소유자다.
이전 세트에서도 강타 실수를 빼면 나머지 부분은 완벽에 가까웠다.
여태껏 합을 맞춰본 그 어떤 정글러보다 뛰어나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미드&정글의 힘을 바탕으로 경기를 유리하게 푼다.
상대의 빠른 합류를 사전에 박살 낸다.
코돈빈과의 호흡이 척척 맞는다.
"파이어뱃 텔 끊었다. 바론 칠 만하겠는데?"
"코돈빈, 코돈빈! 이번엔 간타 잘 써야 함미다."
상대의 노림수를 역으로 받아쳤다.
야흐오와 구리가스의 순간 폭딜.
빅토리를 끊고 고질라의 쓰렉귀까지 잡았다.
킹인이 파이어뱃의 텔을 끊은 덕에 완벽하다.
바론을 가져오기에 이상적인 상황이다.
적 정글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정글 레벨 싸움이 앞서있어서 이번에는 확실해.'
고레벨에 갈수록 강타 데미지 차이가 많이 난다.
코돈빈의 실력을 감안하면 확실하다고 보면 된다.
세상에 절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순간이었다.
"간타! 간타! 간타! 코돈빈 개새끼야 강타 쳐박으라고!"
알파카가 절실하게 소리친다.
그 절박함이 무색하게도 설마가 현실이 된다.
─적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들어온 적 리심을 잡았다.
다른 쪽을 못 잡아서 문제다.
분위기가 급속도로 싸해진다.
'아니……!'
나는 얕봤던 걸지도 모른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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