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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T1 대 KTX 롤러코스터.
엄청난 관심이 집중되는 개막전이다.
얼마나 아찔한 승부가 펼쳐질지 기대가 높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계 롤팬들이 입맛을 다시고 있다.
그도 그럴게 레전설은 글로벌 스타.
─(속보) KTX 롤러코스터 '레전설' 한국 귀화
외교통상부 난민 신청 수용 및 귀화 허가, 제3의 LCK 태극전사 탄생!
└귀화했누ㅋㅋㅋㅋ
└만약 롤드컵 지면 바로 추방되냐?
└레전설 까지만 ㅇㅈ한다
└오늘 만큼은 까도 빠도 대동단결!
2014년 롤드컵, 북미의 토이치TV 소속으로 롤드컵에 나왔다.
나와서 한국팀을 때려잡고 우승하는데 이른다.
오히려 한국보다 해외에서 훨씬 유명하다.
그런 레전설이 한국에 돌아왔다.
해외팬들은 아쉽겠지만 국내팬들로서는 다행이야.
또 어디 가서 롤드컵에 나온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이다.
─엑소더스 이후로는 해외팀에 한국 선수 있는 게 흔해졌는데
작년 롤드컵 때만 해도 거의 드물었지
그런데 레전설이 그 임팩트를 찍어버리니까……
과하기는 했어도 욕한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는 가
└이벤트전 때문에 그나마 덜 까였지
└레전설 진짜 이 어메이징 한 새끼ㅋㅋ
└이 새끼 작성글 보니까 3개월 전까지 존나 깠었네
글쓴이-데헷~☆
한국인이 해외 대표로 나와서 한국팀을 꺾어?
너무 어이가 없다 보니 허탈한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원망 어린 시선이 있었다.
아무리 엑소더스라는 사태로 익숙해졌다고 한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같은 사태가 일어난다?
과장 조금 보태면 유승준급 여론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적으로 두기엔 진짜 무서운 선수라는 사실은 동의합니다.〉
〈왜냐! 세계에서 이적료가 가장 높은 선수라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강빈 해설도 알 정도로 레전설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게 높다.
레전설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
한국이 될 가능성이 낮을 것 같다.
왜냐면 연봉을 맞추기가 진짜 어렵다.
또다시 적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무섭다.
통신사 KTX의 전폭적인 투자 덕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진행되는 첫 번째 세트의 경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바로 그 선수!
레전설의 아자르가 미드 라인을 무섭게 압박한다.
〈황제훈에게서 황제를 뺏어갔어요~!〉
〈LCK에서 안정감 둘째 가기로 서러워 하는 선수인데……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매섭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황제훈은 SKY T1의 서브 미드라이너 김지훈의 별명이다.
아니, 중요한 경기인데 서브를 내보내?
사정을 모르면 의아할 수도 있다.
-KTX 전력이 미지수니까 김지훈 내보냈나 보네
-그러는 게 맞지
-김지훈이 안정적이니까
서브임에도 테이커와 동등한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 받는다.
다른 것이 있다면 성향 뿐.
테이커는 지극히 공격적이다.
김지훈은 완전히 수비적이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고자 할 때는 김지훈이 출전한다.
SKY T1이 첫 번째 세트에서 판단한 선수 기용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라인전이 신통치가 않아.
〈그렇다고 뚫린다는 이야기는 또 아닙니다. 이 구도가 선수들이 세상에서 제일 많이 연습하는 구도 중 하나에요.〉
빅토리 대 아자르의 라인전.
시즌4 노잼톤 & 또바나의 뒤를 잇는다.
빅노잼 & 또자르라 불릴 정도로 눈에 익은 구도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선수들이 실수를 잘 안 한다.
웬만하면 서로 비슷하게 성장하며 파밍 하는 법을 안다.
두 선수의 성향 또한 창과 방패이니 맞물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창이 너무 날카롭고, 방패가 너무 단단합니다. 이러면 서로 치고 박는 재미가 있죠!〉
-크~
-진짜 모순이네
-라인전 수준이 진짜 높다……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미드라이너.
빼고 논하면 너무나도 섭한 선수들이다.
레전설은 물론이고 김지훈도 굉장히 뛰어나다.
공격적인 맛은 부족하지만 수비력 하나는 일품이야.
치고 박는 공방이 불꽃 튀긴다.
정글러의 개입까지 포함해서.
투웅!
SKY T1의 정글러 뱅기.
정글 그 자체라 불리는 실력은 여전하다.
언제, 라고 할 것도 없이 어느새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뱅기의 구리가스가 배치기로 미끄러진다.
점멸까지 사용하며 갱킹을 성공시키려 한다.
정화가 없는 레전설은 맞는 순간 100% 필킬.
-피했어!
-대 전 설
-이런 건 헬퍼도 못 피할 텐데;;
반응 속도만으로는 안되는 경지다.
상대가 점멸을 쓸 것이다
예측과 판단이 동시에 이뤄진다.
하지만 아직 공세는 끝나지 않았다.
파아아앙-!
구리가스의 술통 폭탄이 곧바로 연계된다.
최근 롤챔스에 1티어 정글러로 손 꼽히는 이유다.
한 번 갱각을 잡으면 CC기 연계가 무섭게 들어간다.
〈뭐, 있었나? 너무 자연스럽게 피했는데요?!〉
〈레전설 했네요. 이 선수의 가장 큰 특징이 짜증날 정도로 잘합니다.〉
-클끼리 본심ㅋㅋㅋ
-진짜 좀 당해주면 덧나나?
-와, 갱 가는 쪽이나 피하는 쪽이나……
프로 무대에서 갱각을 잡는 것.
어려운 일임에도 당연하게 해낸다.
최종뱅기.
테이커와 함께 SKY T1의 쌍두마차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KTX도 그에 뒤지지 않는 위대한 정글러가 함께 한다!
구루룩-!
유령 벽에서 땅굴을 파며 기어 나온다.
코돈빈의 랙싸이.
일직선으로 쭉 돌진해 땅에서 일어선다.
점멸로 뱅기의 구리가스를 띄우는데 성공했다.
─KTX 레전설님이 SKY 뱅기님을 처치했습니다!
레전설의 칼 같은 호응과 함께 구리가스가 터진다.
앞선 갱킹으로 모든 스킬과 스펠을 써버렸다.
반항의 여지가 없이 결과적인 갱승.
〈이게 다 레전설이 피했기 때문에 각이 만들어진 거에요.〉
〈한 끗 차이의 승부 아니겠습니까? 초고수의 대결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요소에요!〉
박진감이 뼈에 사무친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소름을 긁게 만든다.
예상했던 대로 환상적인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그 미소'
-술통 피했으면 썩소 한 번 날려줘야지
-휘글렛인 줄 알았네ㅋㅋ
레전설의 피지컬이 빛을 발한다.
킬까지 먹자 미드 라인의 균형이 무너진다.
결국 솔로킬이라는 대형 사고, 아니 필연이 터지고 만다.
와아아아아-!
역시 슈퍼팀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구나.
슈퍼팀, 대퍼팀 소리가 나오는 거구나!
심지어 미드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세나찡 복수다!」
봇라인도 KTX의 기세가 매섭다.
알파카의 부시안이 궁극기를 쏟아낸다.
과거에는 라인전이 약점이라 평가 받던 선수였지만.
〈사나운! 야생 같은! LPL에서 활동하며 라인전이 강해져서 돌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동물적인 육감으로 넣는 한타 딜은 여전히 1인 군단!〉
클끼리 해설의 외침대로 너무 잘한다.
이제는 더 이상 약점이 없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SKY T1의 봇듀오가 압도 당한다.
-검은 수염 이노오오옴!
-어서 황금수염의 몸에서 나가지 못할까!
-근데 이건 SKY가 봇 시팅을 안 해줘서도 있어
하지만 반대편.
탑라인에서는 역시나 활약하고 있다.
「기가 갤럭시 브레이커!」
왕린의 파이어뱃이 궁극기 장판을 깐다.
불바다 미사일이 이글이글 대지를 불태운다.
킹인은 신인답지 않은 기세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탑끠즈의 치명적인 단점 중의 하나는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죽는다는 겁니다!〉
-일방적으로 얻어맞으면 당연히 죽지……
-라인 푸쉬 차이 말하나 봐
-그래도 비비는 줄 알았는데!
최근 롤챔스에 종종 기용되는 신규 픽이다.
미드가 아닌 탑으로 가는 기형 끠즈.
공격적인 성향인 킹인이 잘 다룬다.
〈역시 탑솔러의 내공이라는 부분이 아직 부족해요.〉
〈왕린입니다! 지금 LCK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 아닙니까? 신인이 아무리 매서워도 짬 먹은 병장 앞에서는 아직 안되거든요~!〉
2015년의 SKY T1이 강한 이유.
그냥 별 다를 게 없다.
모든 라인이 전부 다 미친 듯이 잘한다.
이에 너무나도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너희만 전부 잘하는 줄 알아?
KTX 롤러코스터 대 SKY T1의 개막전.
세 라인이 전부 피 터지게 싸우고 있다.
팬들이 원했던 바로 그 이상.
이상의 이상이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진다.
─아니, 게임 수준 돌았네
라인전만 해도 이 정도인데……
운영이랑 한타는 진짜 미쳐 날뛰겠지?
└SKY T1이 한타 유도할 것 같은데
└파이어뱃 잘 컸으니 당연히 한타 해야지
└KTX가 한타 씹어 먹을 걸?
└조합 고려하면 SKY도 승산 충분해
심지어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누가 뭐래도 로드 오브 로드의 꽃은 한타.
라인전만 해도 불꽃 튀는데 한타는 과연 어떨까?
상상이 안 갈 지경이다.
정말 상상을 가볍게 초월해버렸다.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중계진들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 어어……?〉
벌어진 입이 도저히.
그토록 긴장의 끈을 못 놓게 만들었던 라인전이 거짓말 같다.
* * *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게임의 전황이 불리하다.
뭐, 그럴 수도 있는 노릇이다.
모든 경기가 유리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불리한 경기도 합심해서 역전한다.
혹은 지더라도 패인을 알아간다.
프로 무대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솔직히 완승까지는 생각도 안 했어.'
준비도 열심히 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첫 출범이지 않은가?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있을 만하다.
심지어 상대가 SKY T1.
한국 롤챔스 스프링 시즌의 우승팀이다.
어려운 상대라는 걸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 우리가 걸 타이밍 아니야. 걸어도 내가 걸 테니까 먼저 절대로 걸지 마. 알았어?"
나 말고도 잊지 않은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맏따가 큰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는다.
제발 사고 좀 치지 말라고.
'믿음직하네.'
메인 오더가 있으니 역시 듬직하다.
게임이 좀 꼬이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되지.
이렇듯 팀의 중심을 맡아주면 나는 딜러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정복하라!」
일어난 흙병사가 적을 세차게 찌른다.
박히는 데미지를 보니 견적이 나온다.
딜각만 잘 잡으면 충분해.
'지금부터라도 역전의 여지는 넘쳐.'
아자르 자체가 하드 캐리형 미드라이너다.
지속딜이 워낙 좋아서 혼자서도 다 잡는다.
맏따가 이니시만 잘 걸어준다면.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그 맏따까지 갑자기 제정신이 아니게 됐다.
말도 안되는 걸 기어 들어가더니 죽었다.
누가 봐도 이니시각은 아니었는데?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 거임.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 버렸으니까 책임져!
이렇게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문제는 던진 게 끝이 아니다.
이후 일어나는 연쇄 작용.
막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적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괴수의 울음소리가 심기를 자극한다.
아니, 던지더라도 타이밍을 봐서 던져야지.
미드 근처에서 두 명 잘리면 바로 바론이잖아!
'개꿀잼 몰카겠지? 조금 기다리면 PPAP춤 추면서 나타나는 거겠지?'
알파카와 코돈빈에 이어 맏따까지.
단체로 정신의 끈을 놓고 있다.
이러면 내가 뭘 할 게 없다.
던진다는 것도 타이밍이 존재한다.
똑같이 1데스를 하더라도 죽음의 가치가 다르다.
프로 무대에서 킬이 나와도 게임이 쉽게 안 무너지는 이유.
'바로 허무한 죽음을 안 하기 때문이잖아 이 시벌럼들아…….'
어디서 PPAP 노래 안 들려오나?
진짜로 개꿀잼 몰카 아닌 거야?
아닌 게 아니라고 말 좀 해줘봐.
"뭐지? 왜 졌지?"
"질 게임이 아닌데……."
"자꾸 주쑴미다. 주찌 마심씨오!"
첫 세트가 패배로 끝이 났다.
패인을 분석할 것도 없다.
그냥 너무 던져서 졌다.
개꿀잼 몰카 같긴 하지만 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
"라인전이 잘 풀리다 보니까 주체하지 못한 감이 있는 거 같아. 우리가 괜히 걸다가 손해 봤어."
"아, 정말!"
"킹인 스플릿 돌리고 그냥 미드나 반대쪽 사이드 압박만 할 걸 그랬다……."
그걸 아는 놈들이 교대로 갖다 던지냐 확 마!
근데 나도 말리지 못했던 건 실수다.
'그때는 한타 스노우볼을 굴릴 만했거든.'
이게 참 여러모로 상황이 안 좋게 맞물렸네.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구나.
바보 같은 실수 안 하고 다음 세트 이겨 보자.
패배하고 싸해졌던 분위기가 다시 돌아온다.
이길 만했는데 실수해서 진 거잖아?
언제 그랬냐는 듯 하하호호 웃는다.
'졌어도 화목한 분위기 너무 좋다!'
때문에 나는 느끼지 못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정말로 단 하나도.
========== 작품 후기 ==========
손목 부상은 중간에 설정을 한 번 바꿔서 공지사항에 썼었는데요
완치를 했습니다
이후 모이는 포인트는 전성기 시절 피지컬을 뽑아 쓰기 위해 사용됩니다
그 포인트를 굉장히 잘 얻기 때문에 패시브라는 느낌이에요
게임 시스템까지 쓰다 보면 글이 난잡하고 길어지게 돼서 설명이 생략됐습니다